퀵바

태영(太影) 님의 서재입니다.

만렙 in 무림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공모전참가작

태영(太影)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4
최근연재일 :
2024.07.05 18:20
연재수 :
64 회
조회수 :
229,523
추천수 :
4,725
글자수 :
374,240

작성
24.05.19 18:20
조회
5,219
추천
108
글자
12쪽

제17화

DUMMY

“예···예? 제 경신법을요···? 그건··· 좀···”


이제는 무림인이 목숨 보다 더 소중하게 여기는 진신절학까지 내놓으라니.


만리신투는 두려운 중에도 어이가 없어 쉽사리 대답하지 못했다.


자신이 누구던가.


당금 강호에서 경신법으로 최고라는 천하신법대가 중 한 사람인 만리신투였다.


그런 그의 경신법은 누구나 탐낼 만한 보물 중의 보물이었다.


그런데 그런 걸 내놓으라니, 목숨의 위협을 느끼면서도 만리신투는 선뜻 그러겠다 하지 못했다.


그 반응에 백천이 심드렁하게 말했다.


“아? 못 내놓겠다? 뭐, 그것도 좋지. 그렇게 뒈지고 싶다면야···”


백천은 그야말로 찰떡 같이 소마괴 불신통인 척 연기하며, 손가락을 올려 갔다.


“어디 보자! 어디를 찍어줘야 잘 죽었다고 소문 날까···"


손가락을 휘휘 저으며 손가락이 잠시 멈추는 곳들은 모두 제대로 찍히면 순식간에 절명하게 되는 사혈들이었다.


만리신투는 기겁하여 소리쳤다.


“드··· 드릴게요! 사, 살려주십쇼!”


백천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래? 어디 있는데? 너 설마 또... 그 더러운 곳에 숨긴 건 아니겠지?”


백천이 못 볼 것을 본 표정으로 자신과 자신의 아랫도리를 번갈아 보며 쳐다보자, 두려운 중에도 수치심을 느낀 만리신투는 다급히 말했다.


“제, 제 머릿속에 있습니다. 구결로만 전해지는 비인부전에 일인전승 공법이라서요.”


그 말에 백천은 낯빛을 차갑게 바꾸고는 무서운 말투로 말했다.


“아··· 그래? 진짜 뒈지고 싶다는 거지?”


백천이 그 말을 믿지 못하고 다시 손을 휘휘 돌려대자 다급히 만리신투가 말을 이었다.


“저, 정말입니다요! 제 옷을 다 뒤져 보십쇼! 정말입니다!”


얼굴이 하얗게 질색하여 그렇게 말하는 것이 아무래도 진짜인 듯 했다.


뭐, 시스템이 있는 백천으로서는 구결로만 들어도 사실 크게 불편할 게 없었다.


“아이쒸! 더럽게 네 옷을 왜 뒤지냐? 됐고! 너, 제대로 불러라. 틀린 부분이 있으면··· 알지? 그냥 바로 뒈지는 거야!”


그 말에 다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만리신투는 구결을 읊어가기 시작했다.


백천의 뇌리에 곧바로 시스템 알림음이 들려왔다.


띠딩!


<시스템 알림 : 지상급(地上給) 잠영신법(潛影身法)을 발견하였습니다. 습득하시겠습니까? 예, 아니오>


백천은 순간 깜짝 놀랐다.


‘와, 뭐야? 아무리 천하신법대가라지만 도둑놈이 지상급 신법을 갖고 있었어?’


초절정의 두 장로를 순식간에 떨쳐낸 것이나, 상단전의 선천지기 기감으로 뒤쫓지 않았다면 찾을 수 없을 만큼 빠르고 신묘한 움직임이어서 자못 기대하곤 있었지만 설마 지상급 일 줄이야!


백천은 웬 떡이냐 싶어 신이 나서 얼른 속으로 ‘예’를 외쳤다.


그러자 시스템 알림이 이어졌다.


<시스템 알림 : 습득을 위해 스킬 포인트 ‘10’ 포인트가 소모됩니다. 습득하시겠습니까? 예, 아니오>


지상급도 습득에 스킬 포인트가 드는 모양이었다.


백천은 10개의 스킬 포인트를 사용하여 ‘예’라고 속으로 외쳤다.


띠딩!


<시스템 알림 : 잠영신법(潛影身法)(등급 : 지상(地上)급)을 습득하였습니다. 현재 상태 – 1성. 보상 : 민첩이 20 상승합니다.>


백천은 전신이 가벼워지며, 살짝 위로 뛰는 것만으로 발바닥 밑에 뭔가 안개 같은 것이 생겨 자신을 밀어 올리는 반탄력 같은 것이 느껴졌다.


아직 펼치지 않고 익힌 것만으로 몸놀림도 배는 빨라진 느낌이었다.


이때 구결을 다 읊어낸 만리신투는 백천의 그 모습에 경악했다.


방금 백천이 뛰어오른 발 밑에 나타난 것은 분명 잠영신법의 독특한 반탄력인 탄영력(彈影力)이 분명해 보였기 때문이다.


잠영신법과 같은 절학을 구결을 한번 듣는 것만으로 깨우친다니!


만리신투는 어쩌면 저 마두가 강호에 알려진 것보다 더 무서운 사람일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 * *


잠영신법을 익힌 후 백천은 동혈에서 얻은 인급 단약의 공력을 흡수하기로 하였다.


일반적으로 단약은 인급은 1갑자의 공력을 흡수할 수 있었고, 지급은 2갑자, 천급은 4갑자의 공력을 흡수할 수 있었다.


하지만 등급당 1개의 단약만 흡수할 수 있어 등급 별로 각각 한 개까지만 복용 시 공력을 얻을 수 있었고 더 복용하여도 공력을 빠르게 회복하는 것 외에는 전혀 효과가 없었다.


그리고 보통 임독맥이 막혀 있는 일반 유저의 경우 그 절반 정도만 흡수가 가능하였고, 약효를 온전히 흡수하기 위해서는 초절정 경지 이상의 고수의 도움이나 이에 준하는 영약을 같이 복용해야 했다.


하지만 백천은 자신이 임독맥을 타통한 것과 천중급 무극천무지체를 지니고 있는 것을 떠올리고 인급 단약을 곧바로 복용하였다.


그러자 입으로 들어간 단약의 기운이 뱃속을 뜨겁게 달구더니 그 강맹한 기운들이 임독맥을 포함한 기경팔맥의 혈맥들로 우르릉! 소리를 내며 강하게 밀려가는 것이 느껴졌다.


마치 노도와 같은 그 기세에 각 혈맥을 지날 때마다 자신도 모르게 움찔하게 되었지만, 너무도 쉽게 각 혈맥을 지나쳐 흘러갔고 이윽고 순식간에 한바퀴 휘돈 후 하단전에 돌아와 묵직한 기운 덩어리가 되어 자리를 잡는 것이었다.


뒤이어 시스템 알림음이 들려왔다.


띠딩!


<시스템 알림 : 인급 단약 1개를 복용하였습니다. 사용자의 임독맥이 타통되어 있어 복용된 약효의 100%가 흡수됩니다. 1갑자의 공력을 흡수하였습니다.>


백천은 전신에 힘이 넘치고 어떤 상대라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으하하! 이거지, 이제 온전한 초절정이 되었구나!’


백천은 아직도 -40%인 상태 패널티가 신경 쓰였으나 이 정도 속도라면 스무 살 전이어도 ‘화경’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을 것 같았기에 그때쯤 이면 충분히 강호로 나가봐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천은 그렇게 생각을 정리한 후, 다시 한번 비경공법을 펼쳐 경지를 점검하였다.


비경공법을 펼치자 초절정이었던 경지는 단숨에 일류 정도의 경지로 낮아져 보였다.


백천은 이에 안심한 후 다시금 만리신투를 향해 소마괴 불신통의 표정으로 돌아가 돌아보았다.


* * *


만리신투는 눈앞의 어린 소년 모습의 마두가 점점 더 두렵게 느껴졌다.


자신이 예전에 스승에게 1년 동안 배워 익힐 수 있었던 잠영신법을 구결을 한 번 듣자마자 익힌 것도 모자라, 인급 단약을 단숨에 복용하길래 저러다 뒈지겠구나 하고 기대했었다.


본래 사도나 마도의 무공을 익힌 자는 내공이 정순하지 못하고 혈맥에 쌓인 탁기가 많아 아무리 경지가 높아도 다른 누군가의 도움 없이 영약을 복용하는 것은 자살 행위에 가까웠다.


그런데 극악한 마공을 익혔을 것이 뻔한 저 노마두가 자신도 도와줄 사람이 없어 아껴놓고 있던 인급 단약을 혼자 낼름 복용하였으니, 저러다 뒈지겠구나 하며 좋아했거늘.


그런 기대가 무색하게 약효를 한번에 다 흡수하더니 다시금 자신의 경지마저 자유자재로 낮추는 기사(奇事)를 보였으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만류귀종이라고 하여 사도나 마도의 무인이라도 화경의 끝자락에 이르러 현경에 도달할 정도가 되면 정종의 대가와 같은 내공과 혈맥의 정순함을 갖게 된다 하던데, 어쩌면 저 노마두의 상태가 그런 것일 지도 몰랐다.


‘진짜 저러다 현경에 오르는 것 아냐?’


만리신투는 그런 생각이 들자 눈앞의 백천이 더 무섭게 느껴졌다.


현경의 경지가 무엇이던가.


당금 무림에 단 열 명, 일신이제삼황사왕(一神二帝三皇四王)이라 불리는 고수들만이 현경의 경지에 올라 있다 알려져 있었다.


그들은 대부분 천급 세력의 수장들로 당금 무림을 지배하는 절대자들이었다.


그런 열 명에 이어 새롭게 이 노마두가 포함된다면?


모르긴 몰라도 세상에 마두란 마두들은 죄다 이 노마두의 밑에 모여들 것이 분명했다.


‘헛, 그럼 혹시 나한테도 한 자리 떨어지는 거 아냐?’


그런 생각이 들자 만리신투는 눈앞의 노마두에게 충성을 다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 *


백천은 만리신투의 마혈을 풀었다.


그러자 만리신투는 벌떡 일어서서는 스스로 무릎을 끓고 머리를 땅에 엎드려 조아렸다.


“어르신, 감사합니다!”


제 보물도 다 털어가고 마혈도 모자로 사혈을 짚으려 했었던 자신에게 감사 인사를 한다?


'이놈이 드디어 미쳤나?'


만리신투의 굽실거리는 또 한번 달라진 태도에 ‘미쳤나? 왜 이래?’하는 생각을 속으로 하면서도 백천은 다시금 소마괴 불신통을 연기하며 말했다.


“어이, 도둑 놈! 잘 들어라!”


“예예··· 하명만 하십시오. 어르신!”


백천은 그야말로 납작 엎드려 공손한 태도가 된 만리신투의 변화에 의아함이 느껴졌지만, 이내 연기를 이어갔다.


“한 달에 한번씩 이 동혈로 오면 방금 건 금제를 손 봐주마!


한 달 동안 사혈교 소식과 지급 이상의 영약, 지중급 이상의 내공심법, 이것들을 구해오는 거야!


하나라도 안 지키면 알지? 그냥 뒈지는 거야!”


“예예··· 그러믄요. 각골명심하여 꼭 임무를 완수하겠습니다! 어르신!”


마치 상관의 명령에 복종하는 군인처럼 깍듯하게 대답하는 그 모습에 백천은 의심스런 표정을 거두지 않은 채, 손을 휘휘 저어 가보라고 하였다.


그러자 만리신투는 공손히 머리를 숙인 채 뒷걸음질치며 동혈을 나서 사라져갔다.


‘뭐야? 소마괴 불신통이 그렇게 무서운 거야?’


백천은 어이가 없으면서도 한편으로 슬쩍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이러다 진짜 소마괴 불신통을 만나면 어떻게 되는 거지?’


화경을 넘은 노마두가 자신을 사칭한 사실을 알고 백천을 찾아온다면?


생각만 해도 끔직한 일이었지만, 이 넓은 무림세계 속에서 그런 노마두를 만날 가능성은 희박했다.


백천은 쓸데없는 걱정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곤, 동혈 속 목함과 병장기 중에서 무급의 청강 장검 한 자루를 비롯해 몇 가지 쓸만한 몇 가지를 더 수거해 봇짐에 담았다.


그리곤 그 길로 숙소로 조용히 복귀하였다.


이때 백천은 자신의 걱정이 몇 년 후에 실제로 일어나게 될 것이라곤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 * *


돌아와보니 아직도 만리신투를 찾으러 갔는지 초절정 경지의 두 장로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백천은 마치 바람처럼 유유히 숙소에 돌아와 누웠다.


그날 이후로 백천은 새로 익힌 무공들과 기존의 무공들을 익히며 한 달에 한번 만리신투의 동혈로 가 만리신투가 가져온 소식과 물건들을 확인하고 사혈법으로 금제를 계속 걸어주었다.


만리신투는 이따금 인급 단약 정도를 몇 개 더 구해오기도 했다.


이에 혹시나 하여 한 개 더 복용해 보았지만 환생 전 알던 사실과 마찬가지로 아쉽게도 같은 등급의 영약은 복용 시, 소모된 공력을 회복하는 효과만 있는 모양이었다.


아쉬움을 삼키며 백천은 나중을 위해 봇짐 속에 몇 개를 보관해 두었다.


그 뒤로는 지급 이상의 영약이나 지중급 이상의 내공심법을 찾는데 집중하게 하였으나, 그 정도의 보물들은 도무지 찾기가 어려웠다.


한편 초절정 경지의 두 장로들은 이후에도 여전히 밤마다 백천의 숙소 주위에 나타나 주시하였으나 따로 위해를 가하지는 않았고 단지 눈을 감고 앉아 있을 따름이었기에 점차 그들에 대한 경계심도 누그러져갔다.


이제는 그들이 자신을 감시하기보다 보호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게다가 이미 비경공법을 습득하여 자신의 경지를 일류 정도로 숨기고 있었던 데다, 잠영신법을 통해 그들의 눈을 피해 몰래 빠져나가 수련을 할 수 있게 된 백천은 더 이상 그들의 주시를 신경 쓰지 않게 되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만렙 in 무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8 제38화 +7 24.06.09 2,963 59 12쪽
37 제37화 +4 24.06.08 3,055 54 14쪽
36 제36화 +4 24.06.07 3,119 54 14쪽
35 제35화 +6 24.06.06 3,224 54 13쪽
34 제34화 +4 24.06.05 3,266 64 15쪽
33 제33화 +6 24.06.04 3,332 68 15쪽
32 제32화 +5 24.06.03 3,431 65 14쪽
31 제31화 +4 24.06.02 3,466 72 13쪽
30 제30화 +7 24.06.01 3,556 70 15쪽
29 제29화 +6 24.05.31 3,586 73 12쪽
28 제28화 +6 24.05.30 3,727 73 12쪽
27 제27화 +4 24.05.29 3,794 75 12쪽
26 제26화 +6 24.05.28 4,129 79 12쪽
25 제25화 +19 24.05.27 4,446 87 15쪽
24 제24화 +6 24.05.26 4,577 100 15쪽
23 제23화 +7 24.05.25 4,553 105 13쪽
22 제22화 +6 24.05.24 4,615 103 12쪽
21 제21화 +5 24.05.23 4,799 103 13쪽
20 제20화 +8 24.05.22 4,972 99 13쪽
19 제19화 +6 24.05.21 5,038 108 13쪽
18 제18화 +7 24.05.20 5,108 114 12쪽
» 제17화 +3 24.05.19 5,220 108 12쪽
16 제16화 +5 24.05.18 5,269 110 15쪽
15 제15화 +4 24.05.17 5,334 108 12쪽
14 제14화 +7 24.05.16 5,355 113 13쪽
13 제13화 +6 24.05.15 5,336 112 12쪽
12 제12화 +4 24.05.14 5,375 111 11쪽
11 제11화 +6 24.05.13 5,469 109 13쪽
10 제10화 +6 24.05.12 5,628 104 12쪽
9 제9화 +4 24.05.11 5,650 108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