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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太影) 님의 서재입니다.

만렙 in 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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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태영(太影)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4
최근연재일 :
2024.07.05 18:20
연재수 :
6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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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527
추천수 :
4,725
글자수 :
374,240

작성
24.05.2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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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99
추천
103
글자
13쪽

제21화

DUMMY

진시(辰時)가 되자 이장로 나승이 단상 중앙에서 포권을 취하며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이장로 나승이라 한다!


지금부터 제 10회 선천무관 문파대회를 시작하겠다!


총 50명의 삼대제자들이 한번씩 겨뤄, 이긴 자만이 다음 대전에 참여할 수 있고, 대결은 최종 5명이 선발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최종 선발된 5명은 의도현에서 열리는 지급 무림대회에 문파 대표로 참가하는 영광을 갖게 될 것이니, 모두 최선을 다하거라!


그럼 지금부터 선천무관 문파대회를 시작하겠다!”


“와아아-!”


이장로 나승의 개회 선언에 장내에 우뢰와 같은 함성이 울려 퍼졌다.


삼대제자들 뿐만 아니라 선천무관의 남녀노소 식솔들과 각 삼대제자들의 가족들까지도 한 자리에 모두 모여 수백명이 한꺼번에 환호성을 지르니, 마치 축제와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백천은 그런 선천무관 식솔들 사이를 둘러보다, 삼대제자 선발에서 탈락하여 허드렛일을 하고 있는 보육동의 아이들과 자신을 키워준 보모들을 발견했다.


백천은 그들을 보자 괜히 가슴이 무거워졌다.


슬쩍 옆을 보니 같은 보육동 출신 동천도 그들을 발견하였는지, 괜히 코를 스윽 훔치고 있었다.


백천은 그런 동천을 보며 말했다.


“동천! 무조건 이기자”


그러자 동천이 결연한 표정으로 소리쳤다.


“당연하지!”


“너희도 지면 알지?”


이어서 공량과 순우창을 보며 말하자 그들도 호기롭게 소리쳤다.


“그럼!”


“이겨야지!”


투지를 불태우는 백천 사형제의 시야 너머로 대연무장의 중앙에서 경기가 시작되고 있었다.


* * *


경기장에 먼저 올라온 것은 섭선을 든 소전이었다.


준수한 용모를 가진 그가 흰색 무복에 오색창연한 빛깔이 감도는 섭선을 든 모습은 가히 미남자라 시선을 잡아 끌만했다.


그 모습에 관중석 곳곳에서 경탄성이 터져 나오며 누군가 ‘옥면공자(玉面公子)’라고 소리쳤다.


옥처럼 아름다운 얼굴을 가진 남자를 뜻하는 말이었다.


소전은 그 별호가 퍽 마음에 들었는지, 섭선을 접어 포권을 취해 보였다.


그러자 관중석에서 ‘소전’, ‘옥면공자’ 등의 환호가 다시금 이어졌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뒤이어 경기장에 올라온 상대는 이미 잔뜩 주눅이 든 모습이었다.


이때 이장로 나승의 목소리가 들렸다.


“첫 경기, 소전 대 왕호!”


둥둥둥!


뒤이어 울린 북소리와 함께 경기가 시작되었다.


소전은 여유 있는 웃음을 지으며, 마치 선수를 양보하겠다는 듯 섭선으로 왕호를 척 가리켰다.


“이익!”


이에 자존심이 상한 왕호는 손에 든 짧은 박도(朴刀)를 사선으로 든 채, 달려와 마구 휘둘렀다.


후웅!


내달려온 기세가 더해져 박도에는 제법 힘이 실렸다.


하지만 소전은 여유 있게 섭선을 들어 막아냈다.


팍!


그리곤 섭선을 살짝 펼쳐 부채살과 살 사이에 박도를 그대로 끼고 움켜 쥐었다.


“이이익!-“


용을 써서 빼내려는 왕호를 향해 소전은 그대로 다리를 뻗어 왕호의 종아리를 강하게 돌려찼다.


퍽!


“윽!”


그러자 외마디 비명과 함께 왕호는 그대로 중심을 잃고 바닥으로 쓰러졌다.


쓰러진 왕호의 목에는 어느 새 섭선이 차갑게 닿아 있었다.


“져, 졌다.”


왕호의 패배 선언에 소전은 여유롭게 웃으며 섭선을 거두었다.


박도를 틀어 쥐던 소전의 섭선에 담긴 힘이 어찌나 컸던지 바닥을 짚은 왕호의 손아귀는 찢어져 피가 흥건했다.


단 한 수 만에 결정된 승부에 관중석에서 다시 한번 ‘소전’, ‘옥면공자’를 외치는 환호성이 크게 울려 퍼졌다.


“소전 승!”


이장로 나승이 만족한 표정으로 승리 선언을 함과 동시에 첫 번째 경기가 끝이 났고 이어서 계속해서 경기가 이어졌다.


* * *


첫 경기는 큰 변수 없이 진행되었다.


소전에 이어 그의 사형제들인 사마웅과 고간 또한 예상대로 가볍게 첫 번째 경기를 승리하였고, 백천의 사형제들인 동천, 공량, 순우창, 그리고 제갈혜와 그 사형제들도 대부분 한, 두 초식 만에 손쉽게 승리하였다.


그리고 드디어 백천의 차례가 되었다.


이장로 나승이 소리쳤다.


“백천 대 철유라!”


대연무장의 중앙으로 올라서며 백천은 주변을 둘러싼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수백의 사람들 사이 어디에도 역시 유저로 보이는 사람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살짝 실망감이 들었지만 그리 기대하지 않았던 만큼 신경 쓰지 않으려던 백천은 단상 위를 보다가 표정이 구겨졌다.


아주 낯익은 얼굴 둘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바로 지난 팔년 간 매일 밤마다 자신을 감시하고 있는 삼장로와 오장로였다.


그들은 무시무시한 안광을 빛내며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아이쒸··· 저 할배들! 여기까지 따라와서 또 저러고 있네!’


백천은 질린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경기장에 올라섰다.


그러자 반대편에 올라온 이류 정도로 보이는 여제자 하나가 보였다.


그녀는 매서운 눈빛으로 연검을 들고 서 있었고, 그녀의 뒤편 관중석에선 제갈혜와 그의 사형제들이 지켜보며 그녀를 응원하고 있었다.


‘오호라? 제갈혜의 사매인가 보네?’


백천은 문득 여섯 살 때, 삼대제자가 되던 날 힘을 아끼느라 가까스로 합격한 자신을 한심하단 표정으로 쳐다보던 제갈혜의 눈빛이 떠올랐다.


어린 꼬마애의 표정이어도 그때 어찌나 얄밉게 느껴졌는지 아직도 기억이 생생했다.


원한은 열 배든 백 배든 꼭 갚아줘야 직성이 풀리는 백천이었다.


백천은 순간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음흉하게 웃었다.


‘네가 쟤 사매라 이거지···? 너 잘 걸렸다!’


둥둥둥!


시작을 알리는 북소리와 함께 철유라가 연검을 펼쳐 달려들었다.


치이이잉!


연검은 위협적인 소리를 내며 천지사방으로 들이닥쳤다.


하지만 백천은 산보하듯 옆으로 크게 한걸음을 내걷는 것 만으로 연검의 공격 범위를 가볍게 벗어나 버렸다.


그러자 깜짝 놀란 그녀가 뻗어냈던 연검을 회수하며 돌아서서 연검을 쳐냈다.


치이이잉!


날카로운 쇳소리에 뒤이어 은빛 검영이 백천의 상반신을 온통 휩쓸어 왔다.


그리고 다음 순간!


퍽!


“아악!”


손목에서 전해지는 통증에 철유라는 그대로 연검을 바닥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백천의 주먹이 무수한 연검의 검영을 뚫고 정확히 그녀의 손목을 가격한 것이었다.


놀란 그녀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백천을 바라보던 다음 순간!


그녀의 복부에 날아와 박히는 각력에 그녀는 그대로 기절해선 관중석으로 훌쩍 날아갔다.


공교롭게도 그녀가 날아간 방향에는 제갈혜와 그녀의 사형제들이 있었다.


제갈혜는 다급히 신형을 움직여 철유라를 받아냈다.


그러나 철유라를 받아 든 순간 그녀의 전신에 담긴 알 수 없는 미증유의 압력에 제갈혜는 공력을 끌어올려 버틴 끝에 그대로 두 발자국을 물러서서야 겨우 멈춰 설 수 있었다.


‘설마 이건?’


제갈혜는 그 미증유의 압력이 백천이 철유라에게 각법을 전개할 때, 격공타법(隔空打法)의 수법으로 공력을 담아 자신을 공격한 것임을 깨 달았다.


그녀는 싸늘한 표정이 되어 백천을 보고 이를 악물었다.


그런 제갈혜의 표정을 보며 백천은 속으로 통쾌한 마음에 쾌재를 불렀다.


‘약 오르지? 그러게 왜 가만히 있는 날 건드려!’


만족한 표정이 된 백천의 뒤로 ‘백천’을 연호하는 엄청난 환호성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


그런 백천의 모습에 동천을 포함한 백천의 사형제들은 서로를 마주 보며 같은 생각을 떠올렸다.


'쟤한테는 앞으로도 절대 원한 살 일은 만들지 말자!'


그렇게 문파대회의 일회 전 경기가 모두 종료되었고, 이제 절반인 스물 다섯 명이 남게 되었다.


* * *


‘호오! 저 아이를 보러 오신 게로 구나?’


삼장로와 오장로의 눈치를 살피던 관주 임백상은 그들이 누구를 보러 왔는지 금세 알아차릴 수 있었다.


앞선 경기 내내 눈을 감고 있다가, 백천의 경기가 시작되자 눈을 뜨고 그의 움직임을 뚫어져라 주시하는 모습들이었기 때문이었다.


“저 아이를 보러 오신 겝니까?”


관주 임백상은 슬쩍 삼장로에게 다가가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삼장로는 백천에게 시선을 집중하다 관주의 그 물음에 흠칫 놀랐다가 이내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알 거 없다. 모르는 아이니라.”


이에 관주 임백상은 안타깝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허허! 그러시다면 저도 어쩔 수 없겠습니다. 관주의 권한으로 저 아이를 이번 대회에서 탈락시키는 것도 어렵지 않은데···”


물론 임백상의 평소 성품 상 실제로 그럴 리는 없겠으나 협박에 가까운 그 말을 듣자 삼장로는 어쩔 수 없이 관주 임백상의 말을 자르며 말했다.


“전대의 연이 닿은 아이다. 그래서 그런다.”


“전대의 연이요? 누구의?”


삼장로는 의아해하는 관주에게만 들리도록 전음(傳音)으로 말했다.


『개파조사의 진천검과 태상장로의 쾌섬검공을 얻은 아이다.』


관주 임백상은 그 전음을 듣고 대경실색했다.


선천무관 역대 최고수인 개파조사와 태상장로의 사라진 진전을 동시에 이었다니!


오십 년 전에 사라진 그것들을 어찌 얻을 수 있었단 말인가.


그것도 두 가지를 동시에!


문득 관주 임백상의 뇌리로 전대 관주로부터 전해들은 개파조사 진천자가 남긴 전언이 떠올랐다.


<선검진천(仙劍震天), 쾌섬건곤(快閃乾坤). 신선의검이 하늘을 울리고, 빠른 번쩍임이 하늘과 땅을 뒤덮는다.>


전대 관주는 말했다.


전언이 현실이 되는 날, 선천무관이 다시 비상하게 될 것이라고!


‘진천검! 쾌섬검공! 허허···!’


관주 임백상은 어째서 삼장로와 오장로가 저 백천이란 아이를 주목하고 있는지 깨 달았다.


관주 임백상의 눈도 어느 새 삼장로와 오장로와 같은 눈빛이 되어 백천의 신형에 고정되었다.


* * *


두 번째 경기에서도 큰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미 일류 이상인 백천, 소전, 제갈혜 그리고 그들의 사형제들과 나머지 이류 정도의 삼대제자들과는 실력차가 상당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두 번째 경기가 끝난 후, 부전승으로 올라온 한 제자를 포함한 총 열 세명의 삼대제자들이 드디어 세 번째 경기에서 겨루게 되었다.


백천의 사형제 중 먼저 나서게 된 것은 동천이었는데, 그는 대진운이 가장 좋지 않았다.


하필 세 번째 경기 상대가 소전이었기 때문이었다.


* * *


“옥면공자 소전!”


“소전! 잘 생겼어요!”


“멋있어요!”


소전이 경기장으로 올라서자, 여기저기서 큰 환호성이 들려왔다.


역시 사람은 잘생기고 볼 일이었다.


기생오라비 같이 하얗고 준수한 얼굴에 섭선을 들고 온통 백의를 입은 소전은 여성 관중들의 강력한 지지를 얻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그 맞은편에서 동천이 경기장으로 올라섰다.


투박한 귀두도를 건들건들 휘돌리며, 아무렇게나 자란 거친 머리카락 사이로 주근깨 잔뜩 낀 동천의 얼굴이 보였다.


그 모습에 여성 관중들 중에 일부는 못 봐주겠다는 듯 인상을 찌푸리는 경우도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험상 궂은 아저씨 관객들의 걸걸한 응원 소리가 이어졌다.


“봉두난발의 도객! 동천! 이겨라! 우오오!”


“우오오! 봉발도객(蓬髮刀客) 동천! 이겨라!”


그야말로 극과 극의 반응이 아닐 수 없었다.


백천과 공량, 순우창은 그 광경에 배꼽을 잡고 웃어 댔다.


“봉발도객이래! 크크큭!”


“어떻게 쟤는 응원해주는 사람이 저런 아저씨들 밖에 없냐? 푸하하!”


하지만 진지한 표정으로 결전을 준비 중인 동천의 모습을 보고 애써 진정한 그들은 동천을 응원해주기로 했다.


“잘해라! 동천!”


“지고 오면 우리한테 뒈지는 거다!”


그 말에 순간 흠칫하는 동천의 모습이었지만 뒤이어 시작을 알리는 북소리가 울려오기 시작했다.


둥둥둥!


그리고 동천은 기다렸다는 듯이 몸을 날렸다.


동천의 귀두도가 소전의 전신을 향해 순식간에 여섯 번을 베어내며 뻗어왔다.


바로 혼천삼도(昏天三刀)의 제 일식인 삼혼개세(三魂蓋世)였다.


단 며칠 만에 늘어난 공력 만큼 도영도 세 개에서 여섯 개로 두 배나 늘어나 있었다.


소전의 눈앞이 온통 도영으로 뒤덮이며 마치 여섯 개의 귀신의 형상이 나타난 듯했다.


휘우우웅!


이제 공력이 1갑자나 된 터라 귀두도에 실린 도풍은 극에 달해 거의 태풍처럼 휘몰아쳤다.


여유 있는 표정으로 서 있던 소전도 그 강맹한 공격에 놀란 표정으로 섭선으로 마주 쳐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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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제36화 +4 24.06.07 3,119 54 14쪽
35 제35화 +6 24.06.06 3,224 54 13쪽
34 제34화 +4 24.06.05 3,266 64 15쪽
33 제33화 +6 24.06.04 3,332 68 15쪽
32 제32화 +5 24.06.03 3,431 65 14쪽
31 제31화 +4 24.06.02 3,466 72 13쪽
30 제30화 +7 24.06.01 3,556 70 15쪽
29 제29화 +6 24.05.31 3,586 73 12쪽
28 제28화 +6 24.05.30 3,727 73 12쪽
27 제27화 +4 24.05.29 3,794 75 12쪽
26 제26화 +6 24.05.28 4,129 79 12쪽
25 제25화 +19 24.05.27 4,446 87 15쪽
24 제24화 +6 24.05.26 4,577 100 15쪽
23 제23화 +7 24.05.25 4,553 105 13쪽
22 제22화 +6 24.05.24 4,615 103 12쪽
» 제21화 +5 24.05.23 4,799 103 13쪽
20 제20화 +8 24.05.22 4,972 99 13쪽
19 제19화 +6 24.05.21 5,038 108 13쪽
18 제18화 +7 24.05.20 5,108 114 12쪽
17 제17화 +3 24.05.19 5,220 108 12쪽
16 제16화 +5 24.05.18 5,269 110 15쪽
15 제15화 +4 24.05.17 5,334 108 12쪽
14 제14화 +7 24.05.16 5,355 113 13쪽
13 제13화 +6 24.05.15 5,337 112 12쪽
12 제12화 +4 24.05.14 5,375 1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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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제10화 +6 24.05.12 5,629 10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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