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태영(太影) 님의 서재입니다.

만렙 in 무림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공모전참가작

태영(太影)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4
최근연재일 :
2024.07.05 18:20
연재수 :
64 회
조회수 :
229,475
추천수 :
4,724
글자수 :
374,240

작성
24.05.11 18:20
조회
5,648
추천
108
글자
11쪽

제9화

DUMMY

‘아, 진짜 쓰발! 이건 너무하잖아!’


숙소동 십이 호실의 사부의 방 안, 백천은 옆에 서 있는 세 명의 아이들을 하나씩 살펴보다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척 보기에도 삼대제자로 뽑힌 아이들 중에 가장 떨어져 보이는 아이들만 모여 있었다.


거기다 그 중에 자신을 향해 손가락질로 놀려대며 킥킥대고 있는 주근깨 잔뜩 낀 낯익은 얼굴의 소년이 제일 그랬다.


바로 같은 보육동 출신 동천이었다.


그런데 더 가관인 것은 앞에 선 사부였다.


머리 위에 일류 무인을 의미하는 검정색으로 ‘양호’와 레벨 87이라는 수치가 떠있는 이 양호라는 이름의 사부 NPC는 뭐가 좋은 지 웃는 얼굴로 계속 허허거리고만 있었는데, 이 제자 조합을 보고도 웃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이 사부도 정상은 아닌 것 같았다.


‘하··· 이거 완전 망삘인데···?’


백천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상태창’을 열어 봤다.


<상태창>

이름 : 백천(차현우)

나이 : 6년

수명 : 38세(잔여 수명 : 32년)

레벨 : 40

세력 : 미배정

소속 : 인급 선천무관

위치 : 호북성

경지 : 삼류 무인

근력 : 36

체력 : 70

민첩 : 70

지력 : 1

지혜 : 100

생명력 : 1,000

공력 : 2년

잔여 포인트 : 0

근골 : 천중급 무극천무지체

상태 : 소년(현재 능력치 및 효과 - 70%), 천하급 스타터팩 사용 중(경험치*2배)

칭호 : 최초의 환생자 특전 : 천중급 무극천무지체 활성화(무공 습득 속도*5배, 공격 시 공력*5배, 방어력, 회피력, 회복력*5배, 지혜+100)


공력은 고작 2년 정도에 불과하여 그 기준으론 삼류에도 못 미치지만, 천중급 무극천무지체의 공능으로 실제적으로는 그 다섯 배인 삼류 무인 수준에 올라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공력이 일천한 탓에 다른 이들이 보기에는 삼류도 되지 않는 평민 수준으로 보였을 테니, 마지막까지 남은 이 둔재조에 들어오게 된 것이었다.


백천은 고개를 돌려 다시금 사부를 쳐다보다 인상을 팍 구겼다.


사부의 웃는 눈빛 사이로 순간 마주친 두 눈이 마치 자신을 내려다보며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이 녀석이 제일 떨어지는구나.’


순간 열이 확 뻗쳐서 ‘실력 한번 제대로 보여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내 꾹 눌러 참았다.


로그아웃도 되지 않고 여기서 죽으면 진짜로 죽게 되는 지금 상황에선 최대한 몸을 사려야 했다.


‘가늘고 길게 가자! 초절정, 아니 적어도 화경의 경지가 될 때까진!’


백천이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 연신 웃는 표정의 사부가 말했다.


“안녕, 얘들아? 나는 너희들의 스승이 된 양호라고 한단다.”


제일 앞에선 두 명의 아이들이 쭈뼛거리며 눈치를 보더니 작게 대답했다.


“예··· 안녕하세요···”


하지만 그 뒤에 선 동천은 특유의 성격대로 고래고래 소리치며 인사했다.


“사부님, 안녕하십니까아아!”


그러자 쭈뼛거리던 두 아이들이 인상을 찌푸리곤 동천을 향해 눈을 흘겼다.


‘너도 참 어떤 의미에선 대단하다.’


백천은 그런 동천을 보며 속으로 혀를 차곤 스승 양호에게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양호는 웃음 지으며 아이들의 머리를 한 번씩 쓰다듬어 주며 말했다.


“네 아이들이 모두 제각기 개성이 다르니 좋구나. 그리고 너무 기 죽을 필요 없단다. 이 스승도 너희처럼 처음 입문했을 때는 제일 둔재였으니까.”


그 말에 아이들은 모두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 놀라워했다.


양호는 그러한 반응을 예상했다는 듯 빙긋 웃으며 이어서 말했다.


“그러니 열심히만 하렴. 알겠지? 자, 이제 다들 구배지례(九拜之禮)를 하자꾸나.”


양호는 아이들을 이끌고 벽면에 세워진 한 선풍도골을 한 노인의 초상화를 보며 말했다.


“이분이 바로 백년 전에 우리 선천무관을 세우신 조사 진천자(震天子)시란다. 이때만 해도 우리 선천무관은 선천각(先天閣)이라고 불렸고, 도가 계열 문파 중 수위를 다투는 세력이었단다.


화경 경지의 조사와 초절정의 다섯 장로들에 절정 고수만 백명이 넘을 정도로 고수들이 즐비하여 지급 세력에 속해 있었단다.


게다가 오십년 전 조사께서 실종되시기 얼마 전에는 조사께서 화경의 끝자락에 다달아 현경을 앞두고 계셨기에 천급 세력으로의 진입을 꿈꿨던 때도 있었다지.


물론 지금은 절정 고수도 채 열이 안 될 정도로 인급 세력 중에서도 말석이지만 말이다.


자, 너무 지루한 얘기였지? 그럼 먼저 조사께 삼배를 하자꾸나. 조사님, 새로운 제자들을 들여 이렇게 인사 드리겠습니다. 일배!”


양호가 조사인 진천자의 초상화를 보고 이마를 땅에 탁하고 부딪치며 먼저 절을 하자 아이들도 뒤를 따라 땅에 이마를 찧으며 절을 했다.


“일배에!”


“이배!”


“이배에!”


“삼배!”


“삼배에!”


세 번의 절을 마친 양호는 일어서서 이번에는 반대쪽 벽면의 탁자 위에 세워둔 초상화를 향했다.


초상화에는 이제 마흔 정도나 되었을까, 지금의 양호보다 조금 더 나이가 많아 보이는 중년의 남자가 그려져 있었다.


사람 좋아 보이게 웃고 있는 얼굴이 인상적인 남자였다.


백천은 그 남자의 표정이 어딘지 눈앞의 사부 양호의 웃음과 닮아 있다 느껴졌다.


양호의 말이 이어졌다.


“이분이 바로 나의 사부님이신 조화검(調和劍) 낙빈이시다.


이십년 전 돌아가시기 전에 우리 선천무관의 마지막 초절정 고수 중 한 분이시란다.


내가 가장 존경하는 분이시지. 자, 그럼 다시 절을 할까?


사부님, 제가 이제 제자들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제자들의 인사를 받으십시오. 일배!”


조사께 세 번, 사조께 세 번, 그리고 사부 양호에게 세 번의 절을 끝으로 양호와 네 제자의 구배지례가 끝이 났다.


양호는 제자들을 보며 환한 미소와 함께 말했다.


“이제 너희는 정식으로 선천무관의 삼대제자(三代弟子)가 되었단다.”


이때는 그 중 어느 누구도 자신들이 이십년 후 강호에서 가장 유명한 사제지간이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 * *


그 날 아침부터 아이들의 거처는 숙소동 십이 호실 사부 양호의 제자 숙소로 옮겨졌다.


백천과 동천 외에 나머지 두 명은 공량과 순우창이라는 아이였는데, 둘은 서로 친분이 있는 모양으로 가까워 보였다.


공량은 깡마른 체구에 아이 답지 않게 조숙한 편으로 보였는데 어딘가 음습한 분위기가 있었고, 순우창은 이번에 입문한 삼대제자 중 체구가 가장 컸던 사마웅 만큼이나 덩치가 컸는데 대신 살집이 많아 뚱뚱하고 둔한 인상이었다.


수련에 앞서 짐을 정리하고 침상을 정하려 할 때, 공량이 앞으로 나서며 가장 안쪽의 두 개 침상을 보곤 말했다.


“내가 여기 쓰고, 순우창이 여기 쓸게. 너흰 저쪽을 써!”


공량이 손으로 가리키는 쪽에는 바람이 숭숭 들어오는 문 쪽 침상 두 개가 있었다.


‘어쭈, 이 자식 봐라?’


순간 백천의 입꼬리가 말려 올라갔다.


어디를 가나 꼭 이런 녀석들은 한 놈 씩 있는 법이었다.


그리고 이런 녀석들에게 제일 효과적인 방법은 오직 딱 하나 있었다.


백천은 어디 계속해보라는 듯이 의미심장하게 웃으면서 지켜봤다.


그러나 공량은 백천의 달라진 분위기는 짐작도 못한 채, 계속해서 옆구리에 척 손을 짚으며 거만하게 말했다.


“앞으로 사형제(師兄弟)로 같이 지낼 사이니, 서열 정리부터 하는 게 당연하잖아? 나는 여기 옆 마을의 학관을 운영하는 공가 출신이고 순우창은 같은 마을의 대장간으로 유명한 순우가 출신이니, 너희처럼 ‘보육동’ 출신에 부모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고아 녀석들이 양보하는 건 당연하겠지?”


그 말에 옆에 선 동천이 역시나 평정심을 잃고 얼굴이 붉어지며 주먹을 쥔 채 달려들려는 모습이 보였다.


“동천, 잠깐만!”


백천은 손으로 그런 동천을 제지하곤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암, 그러엄! 아무래도 서열 정리가 필요하겠다.”


말투가 도전적이었지만 겉으로 보이는 백천의 공력은 형편 없었고, 경지는 이 중에서도 제일 별볼일 없는 수준이었기에 공량은 무시하며 말을 이어갔다.


“그래. 그럼 동의하는 거지?”


공량이 그렇게 말을 끝맺으려 할 때였다.


백천은 마치 건달처럼 팔자걸음으로 스윽 걸어 나오며 목과 손목을 뚜두둑 하며 풀었고, 이윽고 삼 장 정도 거리 앞에 딱 멈춰 서더니 공량의 말을 끊어내며 말했다.


“근데 말이야. 고아 드립은 좀 선을 넘어도 씨게 넘은 거 아니냐?”


뒷말이 이어지기 전에 백천의 몸에서 거대한 기세가 뿜어지더니 뒤이어 신형이 더 빠르게 쏘아졌다.


“그러니··· 일단 좀 맞자! 이 싸가지 없는 사형제 놈들아!”


순우창은 공량의 앞으로 나서서 막으려다 순식간에 삼 장이 넘는 거리를 좁히며 달려든 백천이 벼락같이 내지른 발차기를 복부에 맞고 억 소리와 함께 앞으로 고꾸라졌다.


풀썩!


“끄어어억-“


순우창은 그 한 방에 게거품을 물고 흰자위가 뒤집힌 채 부르르 떨어댔다.


그러자 뭔가 잘못됐다는 걸 느끼고 돌아서 달아나려는 공량의 엉덩이와 복부에도 백천의 연 이은 발차기가 날아와 박혔는데, 그 충격이 꼭 망치로 때리는 것 같았다.


뻑! 뻐억!


“끼야야악-“


엄청난 고통이 들자 공량의 입에서는 마치 까마귀 소리인지 모를 이상한 비명성이 튀어나왔고 엉덩이와 배를 부여잡고 눈을 뒤집고는 앞으로 고꾸라졌다.


그 괴상한 신음소리와 함께 공량은 그대로 기절하고 말았다.


정신을 잃어가는 공량의 귓가에 백천의 뒷말이 맴돌았다.


“너넨 앞으로 뒈졌다고 복창해라!”


* * *


양호에게 배정된 것은 숙소동 십 이호실로 사합원 형태의 네 개의 건물의 중앙에 소연무장이 자리하고 있었다.


양호는 소연무장에 모인 아이들을 보다가 한바탕 푸닥거리를 한 듯 어딘가 불편해 보이는 모습들에 그럴 줄 예상했다는 듯 피식 웃었다.


혈기 왕성한 어린 아이들이 모였으니, 기 싸움은 당연한 것이었고 딱 보니 이미 서열 정리까지 마무리된 모양새였다.


그런데 그 결과가 자못 의외였고 놀라웠다.


넷 중에 실력이 제일 뛰어나 보였던 순우창과 공량이 저마다 배와 엉덩이를 어루만지면서 자꾸만 여유로운 태도의 백천의 눈치를 살살 살피는 것이 아무래도 가장 약해 보였던 백천이 저들을 제압한 모양이었기 때문이었다.


‘숨겨둔 재주가 있는 아이인 건가? 재밌는 아이네.’


놀란 것도 잠시 양호는 아이들을 보며 수업을 이어갔다.


“짐은 다 풀었니? 오늘부터는 우리 선천무관의 기초 공법인 무급 공법 세 가지를 위주로 수련을 진행할 거란다. 그 세 가지는 바로 권각술인 육합권, 체술인 연체술, 그리고 내공심법인 삼재기공이란다.”


그 말을 듣자 백천은 속으로 실망했다.


새로운 무공을 익힐 줄 알고 기대했는데, 육합권 하나 빼고는 이미 다 배운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연체술은 이와 비슷한 연체도인술을 백천이 이미 익힌 상태였고, 삼재기공도 이미 익힌 상태였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았다.


‘뭐, 나중에 상점에서 지급 무공 하나는 나오지 않겠어? 일단 레벨 업이나 열심히 하자.’


백천이 그런 생각으로 애써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 있을 때, 양호가 짝! 박수를 쳤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만렙 in 무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8 제38화 +7 24.06.09 2,962 59 12쪽
37 제37화 +4 24.06.08 3,053 54 14쪽
36 제36화 +4 24.06.07 3,119 54 14쪽
35 제35화 +6 24.06.06 3,224 54 13쪽
34 제34화 +4 24.06.05 3,265 64 15쪽
33 제33화 +6 24.06.04 3,332 68 15쪽
32 제32화 +5 24.06.03 3,430 65 14쪽
31 제31화 +4 24.06.02 3,465 72 13쪽
30 제30화 +7 24.06.01 3,556 70 15쪽
29 제29화 +6 24.05.31 3,585 73 12쪽
28 제28화 +6 24.05.30 3,726 73 12쪽
27 제27화 +4 24.05.29 3,793 75 12쪽
26 제26화 +6 24.05.28 4,129 79 12쪽
25 제25화 +19 24.05.27 4,445 87 15쪽
24 제24화 +6 24.05.26 4,576 100 15쪽
23 제23화 +7 24.05.25 4,553 105 13쪽
22 제22화 +6 24.05.24 4,614 103 12쪽
21 제21화 +5 24.05.23 4,799 103 13쪽
20 제20화 +8 24.05.22 4,971 99 13쪽
19 제19화 +6 24.05.21 5,037 108 13쪽
18 제18화 +7 24.05.20 5,107 114 12쪽
17 제17화 +3 24.05.19 5,219 108 12쪽
16 제16화 +5 24.05.18 5,268 110 15쪽
15 제15화 +4 24.05.17 5,333 108 12쪽
14 제14화 +7 24.05.16 5,355 113 13쪽
13 제13화 +6 24.05.15 5,336 112 12쪽
12 제12화 +4 24.05.14 5,373 111 11쪽
11 제11화 +6 24.05.13 5,467 109 13쪽
10 제10화 +6 24.05.12 5,627 104 12쪽
» 제9화 +4 24.05.11 5,649 108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