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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太影) 님의 서재입니다.

만렙 in 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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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태영(太影)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4
최근연재일 :
2024.07.05 18:20
연재수 :
64 회
조회수 :
229,478
추천수 :
4,724
글자수 :
374,240

작성
24.05.20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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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07
추천
114
글자
12쪽

제18화

DUMMY

일년 여가 흘렀다.


백천은 그동안 자신이 기존에 익히고 있던 무공과 새롭게 얻은 무공들을 체득하며 이해도와 화후를 높여갔다.


그와 동시에 그동안 마음 한 켠에 꺼림칙하게 남아 있던 숙제를 해결하려 했다.


‘어우··· 공부는 진짜 귀찮지만 명색이 지혜가 100인 놈인데, 지력 1은 좀 심했지.’


무림세계에서 지력이라는 능력치는 꽤 독특했다.


스탯 포인트로 찍을 수 없었고, 오로지 서적이나 명사와의 담론(談論), 학관 수업 등 실제로 학문을 통해서만 높일 수 있는 능력치였다.


그렇기에 지력에는 아예 손을 대지 않는 유저가 상당수였고, 일부 높은 유저라도 10~20 정도까지 올리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지력이 높을 경우, 특정 유니크 클래스로 향후 전직이 가능할 수 있다는 말도 떠돌았지만 아직까지 성공한 유저는 알려진 바 없었다.


그렇기에 백천도 이전 캐릭터를 할 당시 지력은 1에 불과했었고 이번에도 역시 지력은 등한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천둔검법과 삼재건곤기공으로 상단전을 수련하며 시스템이 구결들을 해석해 주지만 결국 자신의 지식이 부족하다 보니 좀처럼 더 높은 깨달음을 얻기에는 부족하다는 생각에 혹시 지력을 높이는 것이 해결책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이에 적어도 일정 수준 이상의 지력과 특히 두 공법과 관련이 큰 도가 계열의 기본 서적들에 대해서는 꼭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천은 외원의 구석에 자리한 <장서각(藏書閣)>이란 현판이 걸려 있는 곳에 서 있었다.


찾는 이가 거의 없는지 지키는 이 하나 없었고, 낡은 건물 여기저기에는 먼지가 곳곳에 덕지덕지 붙어 있고, 거미줄이 처지지 않은 곳을 찾기가 어려웠다.


안으로 들어서니 장서각이란 거창한 이름이 무색하게 단층짜리 건물에 책장의 수도 만서고의 절반도 되지 않아 보였다.


백천은 입구 바로 옆에 있는 책장에서 한 권의 책을 손으로 집었다.


그러자 시스템 알림음이 들려왔다.


띠딩!


<시스템 알림 : 무급 소학(小學)을 발견하였습니다. 학문서에 해당하므로 습득에 2 스킬 포인트가 소모됩니다. 습득하시겠습니까? 예, 아니오.>


백천은 그 알림음에 인상이 절로 찌푸려졌다.


‘역시나 이래서 학문서는 효율이 쓰레기야!’


1레벨 당 1개만 주어지는 스킬 포인트를 무급 서적 한권을 습득하는데 2개나 필요하다니.


효율이 안 좋아도 너무 좋지 않았다.


백천은 이미 예상하고 있던 것이기에 마음을 비우고, 그 책을 들고 구석에 가서 바닥에 앉았다.


그리곤 책을 펼쳐 천천히 읽기 시작했다.


시스템이 자동으로 해석을 해주었지만, 백천은 최대한 천천히 그 문장들을 온전히 이해하고자 천천히 읽었다.


이에 처음에는 한 장을 다 읽는 것도 한 참이나 걸리더니 어느 순간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100이라는 높은 지혜 수치와 상단전을 수련하면서 감응하게 된 선천지기의 묘용 덕분이었다.


백천은 금세 한 권을 다 읽고는, 곧 이어 그 책 옆에 있던 다른 책 몇 권을 더 읽고 나니 어느 새 두 시진이 훌쩍 지나 있었다.


그 순간 시스템 알림음이 들려왔다.


띠딩!


<시스템 알림 : 지력이 1 포인트 상승하였습니다. 현재 지력 2>


‘그렇지! 이거지!’


백천은 고생한 보람을 느끼며 쾌재를 불렀다.


그리고 능력치가 올라서인지 뭔가 좀 전에 읽었던 서책의 내용들이 좀 더 명확히 기억되는 느낌이었다.


그 날부터 백천은 하루 일과 중 두 시진은 꼭 장서각에 와서 서책을 읽는 독서 시간을 추가하였다.


* * *


시간은 유수와 같이 또 다시 흘러갔다.


이제 사부 양호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만 제자들의 수련을 대련의 방식으로 봐주었고, 그 외에는 새로 익힌 무기술과 공법을 위주로 제자들이 개인 수련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에 따라 네 제자들은 각자 수련하면서도 소연무장에서 넷이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졌고, 백천은 틈이 날때마다 동천과 공량, 순우창의 공법들의 수련을 도와주었다.


이미 초절정의 경지에 도달한 것도 모자라 지혜+100의 효용과 천둔검법, 삼재건곤기공을 계속해서 수련하여 단련된 상단전의 영향으로 각 무공의 요체와 본질에 대한 이해도가 깊어진 백천의 지도는 그들에게 어떤 명사의 가르침보다 금과옥조와 같았다.


백천은 기존에 익히고 있던 무공과 만리신투를 통해 얻은 잠영신법과 같은 무공들을 계속 수련함과 동시에 틈날 때마다 ‘상점’을 열어 혹시 지급 영약이나 지중급 내공심법 등이 나타나진 않는지 확인하였지만 쉽사리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인상급의 십삼탈혼백(十三脫魂魄)이라는 암기술 정도가 나왔기에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동료 사형제나 만리신투가 익히게 할 요량으로 구입해 놓기도 하였다.

장서각을 통한 지력의 단련도 첫 날처럼 몇 권의 서책을 읽는 것으로 손쉽게 계속 늘지는 않았지만, 백천은 두 시진씩 꾸준히 읽어나갔다.


그리고 시간은 계속해서 또 흘러 갔고, 어느 덧 백천은 이제 열 여덟 살의 청년이 되었다.


* * *


칭칭치잉-


이제는 청년이 되어 껑충한 키의 공량이 든 얇은 연검이 구불구불 휘어지며 찔러왔다.


마치 뱀의 혓바닥처럼 휘어지며 움직일 때마다 칭칭거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그 움직임이 어지러워 쉬이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가 만서고에서 구해 익힌 인하급 금사검법(金獅劍法)의 절초인 금사출동(金獅出洞)이라는 초식으로, 동굴 속에 숨었던 뱀이 모았던 힘을 한번에 분출하여 어지럽게 뻗어오는 환검(幻劍)의 일종이었다.


그러나 백천은 그 십여 개의 잔영 사이 연검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눈으로 발견하고는 단숨에 검을 섬전처럼 뻗어냈다.


바로 쾌섬검공의 일초식인 섬전일성(閃電日星)으로 극쾌의 일검이었다.


번쩍! 탕!


힘이 실렸던 연검은 실 끊어진 연처럼 힘 없이 튕겨져 날아갔고, 공량도 그대로 일 장을 격하고 날아가 바닥을 뒹굴었다.


“윽!”


외마디 신음을 흘리며 공량은 비칠거리며 일어섰다.


백천은 감탄한 표정이 되어 말했다.


“제법 많이 늘었는데?”


진심에서 우러나온 칭찬이었으나, 공량은 입을 삐죽이며 볼멘 소리로 말했다.


“늘기는··· 아직도 너한텐 삼초식도 못 버티는데...”


공량이 그렇게 투덜거릴 때, 그를 밀치며 곰 같은 덩치의 순우창이 앞으로 나섰다.


어릴 때도 컸던 순우창은 열 여덟이 되자 일반 어른들보다도 키나 덩치가 훨씬 커져 있었다.


“이번엔 나야! 백천!”


순우창이 거대한 대도를 들고 앞으로 나서자 진짜 곰 하나가 앞을 막아선 느낌이었다.


“좋아, 덤벼!”


백천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순우창은 달려들며 거대한 대도를 들어 위에서 아래로 크게 휘둘렀다.


후웅!


바람소리가 들릴 정도로 위맹한 공격이었으나, 백천은 검을 늘어뜨린 채 반보 옆으로 스윽 이동하는 것으로 가볍게 피했다.


그러자 마치 예상이라도 한 듯 순우창은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연환식으로 바닥으로 대도를 내려찍음과 동시에 백천의 움직임을 따라 횡으로 크게 휘둘러 왔다.


그 큰 체구의 덩치로 하기에는 쉽지 않은 굉장히 민첩하고 자연스러운 동작이었기에 백천은 속으로 ‘제법인데?’하는 생각을 하며 검으로 쳐내려다 문득 이후 어떻게 나오나 궁금하여 대도를 피해 공중으로 도약하였다.


그러자 순우창은 득의한 표정을 지으며 기다렸다는 듯 공중에 떠 있어 무방비 상태인 백천의 등 뒤로 돌아가 준비한 절초를 펼쳐냈다.


횡 베기 후 손목을 비틀어 단숨에 대도를 쳐올리는 단순한 동작이었으나, 앞의 두 식(式)에 담긴 힘의 몇 배나 되는 기운이 실려 있었는데, 바로 이것이 만서고에서 순우창이 얻은 참마도법(斬馬刀法)의 절초인 참마혈해(斬馬血海)로 말그대로 일격 필살의 절초였다.


백천은 이에 씨익 웃으며 이번에는 피하지 않고 공중에 떠 있는 채로 뒤로 돌면서 검을 내리 찍었다.


바로 쾌섬검공의 이초식인 건천낙뢰(乾川落雷)로 극쾌의 하단식의 초식이었다.


그러자 그 순간!


꽝!


거대한 대도와 그 절반 정도의 청강검이 부딪친 소리로는 믿기지 않을 굉음이 들려왔고, 뒤이어 순우창이 부딪친 충격에 뒷걸음질치다 뒤로 벌러덩 넘어졌다.


백천은 청강검을 쳐낸 반탄력을 이용해 공중에서 한바퀴 휘돈 후, 바닥에 내려섰다.


바닥에 넘어져 있는 순우창의 표정은 공량보다도 더 침울해 보였다.


일반적으로 공중에서 싸우는 상대는 땅에서 싸우는 상대보다 운신이 어려운 법이고 갑자기 동작을 바꾸면 힘이 제대로 실리지 않는 법이다.


그런데 전심전력을 다한 자신의 일격 필살의 한 수를 공중에 뜬 채로 등 뒤로 돌아서 맞은 백천이 극쾌의 수법으로도 너무도 쉽게 튕겨내자 순간 자괴감이 든 까닭이었다.


백천은 제법 욱신거리는 손아귀를 한번 보고는 순우창을 칭찬했다.


“순우창, 너도 제법 늘었는데?”


“늘기는 뭐가 늘어...”


순우창은 그 큰 덩치로 우울한 표정이 되어 울상이 되고 말았다.


백천은 의기소침해진 순우창과 공량의 등을 툭툭 두드려주고는 이번에는 다음 차례로 기다리고 있던 동천을 향해 돌아섰다.


“자, 동천! 덤벼!”


“좋아! 간다!”


후웅! 후웅!


동천은 귀신 머리 모양의 장식이 달린 귀두도를 손목으로 휘두르며 천천히 다가왔다.


그리고 두 장 정도 거리에 다가온 순간!


동천은 날렵한 몸놀림으로 백천의 전신을 향해 순식간에 세 번을 베어내며 귀두도를 뻗어왔다. 동천이 수련한 혼천삼도(昏天三刀)의 제 일식인 삼혼개세(三魂蓋世)라는 초식으로 제법 묵직한 공력이 담기자 순간 백천의 눈앞이 도영으로 가득 차며 마치 세 개의 귀신의 형상이 나타난 듯했다.


백천은 이에 뒤로 순식간에 신형을 물렸다.


그러자 동천이 눈을 빛내며 준비한 최절초인 혼천삼도의 제 삼식인 혼천강림(昏天降臨)을 펼쳐냈다.


동천의 신형이 순식간에 하늘로 뛰어오르더니 뒤이어 한 번에 수십개의 도영을 만들어내며 백천의 머리 위로 쏟아져 내렸다.


초식의 이름처럼 순식간에 백천의 머리 위로 그 도영으로 인해 하늘이 어둑해지는 듯한 착각마저 들 정도였다.


백천은 이에 씨익 웃으며, 이번에도 그 수많은 도영 사이의 단 하나의 귀두도의 실제를 정확히 발견하고는 그대로 일검을 뻗어냈다.


앞서 공량에게 사용했던 쾌섬검공의 일초식인 섬전일성이 다시금 펼쳐진 것이었다.


쩡!


동천은 ‘윽’하는 외마디 비명과 함께 백천의 검과 부딪힘과 동시에 순식간에 튕겨져 바닥을 나뒹굴었다.


그 모습을 보던 공량과 순우창은 금세 기분이 풀어져서는 손가락으로 동천을 가리키며 박장대소했다.


“푸하하! 동천 너 진짜 추하다!”


“맞아. 우리 중에 제일 별로였어.”


동천은 욱신거리는 엉덩이를 매만지며 빽 소리쳤다.


“뭐어? 한번 붙어 볼래?”


이에 공량과 순우창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좋아. 나랑 붙자!”


“아냐. 나랑 먼저 붙자!”


백천은 언제나처럼 투닥거리는 세 사람을 보면서 그 성장한 모습이 제법 기특하단 생각이 들었다.


자신은 환생자 특전에 시스템의 도움을 잔뜩 받았기에 이 정도로 성장할 수 있었다지만, 저들은 그런 것도 아니고 무림세계의 NPC일 따름이었는데 이 정도까지 성장한 것이 신기하고 대견했다.


백천과 사형제들은 그렇게 저녁 늦게까지 대련을 한 후, 다음 날 사부 양호의 부름에 사부의 방에 갔다가 뜻밖의 소식을 듣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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