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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太影) 님의 서재입니다.

만렙 in 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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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태영(太影)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4
최근연재일 :
2024.07.05 18:20
연재수 :
6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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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493
추천수 :
4,724
글자수 :
374,240

작성
24.05.2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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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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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글자
12쪽

제22화

DUMMY

휘우우웅!


소전의 섭선에서도 강맹한 공력이 담긴 선풍이 뒤따르며 연이어 동천의 도풍과 부딪쳐갔다.


그가 오색창연한 섭선을 휘두르며 그 귀신 같은 도영을 하나하나 부딪쳐 가는 모습은 마치 한 폭의 영웅도의 주인공 같은 모습이었다.


채채채채채챙!


소전과 동천은 순식간에 여섯 번을 부딪친 후, 동시에 그 반탄력으로 물러났다.


“크흠!”


“으윽!”


서로 돌아보니 소전은 한 발자국, 동천은 한 발자국 하고도 반 발자국을 더 물러나 있었다.


근소한 차이였으나 소전이 좀 더 앞서 있는 게 분명했다.


“이익! 하아아아앗!”


동천은 자존심이 크게 상한 듯 목이 터져라 기합을 외친 후, 하늘로 높이 뛰어올랐다.


파팟!


뒤이어 수십개의 도영을 만들어내며 아래에 있는 소전의 전신을 향해 그야말로 쏟아져 내렸다.


펄럭펄럭!


소전의 옷자락이 미친 듯이 펄럭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소전의 머리 위로 가득찬 그 도영으로 인해 하늘이 어둑해지며 거대한 태풍의 한 가운데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 정도였다.


바로 동천이 익힌 혼천삼도의 최절초인 혼천강림(昏天降臨)이 펼쳐진 것이었다.


동천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해지며, 경동맥과 귀두도를 든 오른손의 혈관이 터질 듯 부풀어 올랐다.


전신의 모든 공력을 끌어올린 것이 분명해 보였다.


이에 관중석은 물론 단상 위의 심사석에서도 탄성이 쏟아져 나왔다.


“허! 저 정도의 도풍을!”


“고작 열 여덟에 저 정도의 재능이라니!”


모두들 깜짝 놀라 그렇게 소리쳐 댔다.


그만큼 그 한 수의 위력은 범인(凡人)의 영역을 넘어선 것이었다.


오 년 동안 백천의 호된 대련을 견디며 이미 동천의 혼천삼도가 어느 정도 경지에 다다른 것이었다.


이에 동천의 승리를 예감하는 사람이 많아지던 찰나!


“하앗!”


소전이 짧은 기합성과 함께 공력을 잔뜩 끌어올려 섭선을 들어올렸다.


여전히 그의 얼굴에는 여유가 가득했고, 오히려 한 줄기 웃음마저 담겨 있는 듯 했다.


뒤이어 섭선 주위로 강맹한 바람이 불며 흔들리더니 이윽고 섭선 주위로 백색의 어스름한 빛무리가 둘러싸기 시작했다.


마치 어둠 속에 한 줄기 빛이 나타나듯 수많은 도영 속 소전의 섭선 주위를 둘러싼 빛무리는 광명처럼 밝았다.


그러자 이를 바라보단 좌중은 모두 놀라 소리쳤다.


“거, 검기(劒氣)다!


“검기상인(劒氣傷人)! 절정의 경지다!”


“열 여덟에 절정이라니!”


“천고의 기재가 나타났다!”


섭선을 둘러싼 유형의 빛무리.


그것은 흔히 검기라 부르는 강맹한 기운의 결정체였다.


섭선으로 펼치니, 선기(扇氣)라고 해야할까?


아직은 유형화된 검기가 끊임없이 이어지지 못하고 어스름하게 번쩍번쩍이는 정도라 아직 확실하게 절정의 경지에는 도달하지 못하고, 일류의 끝자락에서 어설프게 나마 펼치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그것 만으로도 위력은 충분했다.


떨어져 내리는 무수한 도영이 폭풍 사이를 그야말로 유유히 섭선으로 휘돌며 잘라내던 소전은 이윽고 동천의 귀두도를 부딪쳐갔다.


꽈꽝!


거대한 충돌음과 함께 동천은 그대로 삼장이 넘게 튕겨 나가 바닥을 나뒹굴고 말았다.


간신히 바닥에 박아 넣은 귀두도를 의지한 채, 쓰러지지 않으려 버티는 동천의 입가에는 핏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이이익!”


동천은 이대로 포기할 수 없다는 듯 다시 한번 기합을 터트리며 박아 넣은 귀두도에 힘을 주어 일어나려 했다.


그러나 다음 순간 힘을 모두 소진한 그는 그대로 추욱 늘어진 채 기절하고 말았다.


“소전 승!”


소전의 승리 선언과 함께 장내에는 떠나갈 듯 함성이 울려 퍼졌다.


“우와아-! 옥면공자 소전!”


누군가 외친 그 ‘옥면공자’라는 말이 관중 사이에 연호되며 계속해서 이어졌다.


그 가운데 소전은 그 ‘옥면공자’란 말이 마음에 들었는지 그들을 향해 섭선을 들어 보이며, 감사의 인사를 하곤 좌중을 향해 섭선을 흔들어 보였다.


그 태도는 짐짓 여유로우면서도 스스로의 모습에 잔뜩 고양되어 거만해 보이기까지 하였다.


백천은 사형제들과 함께 기절한 동천에게 다가가 품안의 무급 요상환을 하나 먹였다.


시스템을 통해 ‘상점’에서 구매한 탓에 무급임에도 역시나 효과가 좋았다.


순식간에 동천의 안색이 돌아오는 것이 보였다.


스윽 동천의 입가에 묻은 핏물을 닦아주곤 순우창의 등에 동천을 업힌 후, 함께 경기장을 나서는데 백천의 등뒤에서 소전의 목소리가 들렸다.


“다음은 너희 차례야! 무서우면 기권해도 좋고!”


거만한 표정의 소전이 웃으며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너, 이 자식!”


흥분한 순우창이 대도를 들고 달려들려고 했으나, 백천이 손으로 제지하여 그를 말렸다.


“됐어! 이따가 실력으로 밟아주면 돼!”


그렇게 말하곤 백천은 돌아서서 소전을 보며 씨익 웃었다.


“그래. 이따가 보자! 지금 말 후회하게 해줄 게!”


자신에게 패배한 동천과 비슷한 정도의 경지로 보이는 백천의 그 말에 소전은 코웃음을 쳤다.


“하하하! 실력도 없는 게 입만 살아서는···”


백천은 그 말에 속으로 음흉하게 웃음 지었다.


‘그래. 많이 웃어 둬라! 이 건방진 어린 놈의 시키야! 아주 비참하게 밟아 주마!’


비경공법으로 다른 사형제들과 비슷한 일류 수준으로 보이게 하였지만, 이미 백천은 초절정의 극에 이르러 화경을 바라보고 있는 상태였다.


그런 그에게 소전은 그야말로 우스운 상대였다.


‘어떻게 이 녀석한테 되갚아줄까?’


백천은 경기장을 나서며 소전을 밟아 줄 수십 가지의 방법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생각보다 그 첫 번째 기회는 빠르게 다가왔다.


* * *


“백천 대 고간!”


껑충한 키에 마치 쇠꼬챙이 같이 길쭉한 협봉검(狹鋒劍)을 든 고간이 눈 앞에 섰다.


길게 늘어뜨린 앞머리에 가려 눈빛이 잘 보이지 않았으나, 웃고 있는 입모양에 담긴 것은 분명 비웃음이었다.


‘어쭈, 이것 봐라?’


백천은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똑같이 웃음지었다.


그리곤 천천히 장검을 늘어뜨렸다.


백천이 들고 있는 것은 ‘봇짐’ 속에 들어있던 평범한 낡은 장검이었다.


하지만 그 낡은 장검에 청색 어스름한 빛무리가 담기기 시작하자 더 이상 그것은 낡고 보잘 것 없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자 좌중에 경악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거.. 검기!”


“또 검기다!”


“절정 무인이 또 나타났다!”


좌중과 마찬가지로 경악한 표정이 된 고간은 지지 않으려는 듯 입술을 깨물며 협봉검을 세차게 찔러왔다.


퓨퓨퓨퓻!


쾌의 묘리를 담은 협봉검의 검첨이 백천의 전신을 찔러오자 세찬 검풍이 함께 했다.


하지만!


번쩌억-! 땅!


“크윽-!”


뭔가 눈앞이 번쩍임과 동시에 고간은 그대로 세 발자국 튕겨 나갔다.


어느 새 백천의 손에 든 낡은 장검은 언제 움직였냐는 듯 다시 축 내려져 있었다.


“이익-!”


믿을 수 없다는 듯 다시금 이를 악물고 고간은 협봉검을 찔러갔다.


공력을 잔뜩 돋우자 그의 옷자락이 풍선처럼 펄럭이며 온몸의 핏줄기가 잔뜩 불거졌다.


그런데!


번쩌억-! 땅!


또 한 번의 번쩍임과 동시에 손아귀가 부르르 떨렸다


그리고 백천이 음흉하게 웃으며 계속해서 다가왔다.


번쩌억-! 땅!


계속해서 다가오는 백천의 일검이 번쩍일 때마다 고간은 뒤로 밀리며 검을 든 팔에 경련이 느껴졌다.


그리고 손에 든 협봉검을 보는 순간.


고간은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놀랍게도 손에 든 협봉검의 검첨은 백천의 장검과 부딪칠 때마다 짧아지고 있었다.


검을 찌르는 것만으로 검첨을 잘라내는 검법이 있다니.


번쩌억-! 땅!


고간은 거의 필사적으로 그 번쩍임에 맞서 협봉검을 뻗어갔다.


어느 새 그의 치렁한 머리는 마치 불에 그슬린 듯 부스스하게 제멋대로 흩날리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 고간의 눈에 저 섬전처럼 나타나 사라지는 번쩍임은 공포, 그 자체였다.


고간은 자신도 모르게 소리쳤다.


“이.... 이건 서... 섬전(閃電)···!!”


그리고 단상에 있던 관주 임백상과 삼장로와 오장로도 벌떡 일어서며 경탄과 함께 소리쳤다


“쾌섬검공! 쾌섬검공이다!”


번쩍이는 섬광과 함께 펼쳐지는 극쾌의 검공!


오십 년 만에 눈앞에 태상장로의 쾌섬검공이 나타나고 있었다.


“크윽!”


고간이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며 물러섰다.


어느 새 고간의 손에 든 협봉검은 더 이상 협봉검이라 부를 수 없게 되어 있었다.


검신이 모조리 잘려 나가 손잡이 부분, 검병만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고간은 침음과 함께 마치 항복하듯 양손을 들며 말했다.


“졌···다···”


그 소리에 우뢰와 같은 함성이 관중석에서 퍼져 나왔다.


단상 위에 있던 고간의 아버지 칠장로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섬전검!”


“섬전검 백천!”


누군가의 입에서 시작된 그 ‘섬전검’이란 말이 울림이 되어 모두가 그 말을 연호하기 시작했다.


“섬전검!”


“섬전거어어엄! 백처어언!”


그 중에는 보육동에서 함께 자란 아이들과 보모 등도 있었다.


그들은 눈물을 흘리며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백천은 태어나 처음 느껴본 그런 군중들의 환호와 응원에 얼떨떨한 기분이 되었다.


시한부 인생을 살며 지난 캐릭터를 플레이할 당시 그저 스스로의 레벨 업과 성장만을 위해 홀로 정진하며 만렙을 달성했지만, 단 한 순간도 누군가와 어울린 적 없었고, 군중들 속에서 이런 응원을 들어본 적도 없었다.


백천은 전에 느낀 적 없는 고양감을 느끼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의 소전을 향해 돌아서곤, 손으로 가리키며 작게 말했다.


환호속에 그 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지만, 한 자 한 자 끊어서 말했기에 소전은 그 말을 모두 알아들을 수 있었다.


“다음은 네 차례다. 건방진 시키야!”


소전의 얼굴이 그대로 구겨졌다.


* * *


뒤이어진 경기들에선 눈 여겨 볼 만한 대진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제갈혜는 이류 정도의 삼대제자 한 명을 상대하였는데, 변검(變劍)의 일종을 수행하였는지 변화무쌍한 검로를 통해 상대의 혼을 쏙 빼놓고 순식간에 항복을 받아냈다.


이어서 경기장에 올라온 것은 공량이었고 공량 역시 연검을 사용하였기에 앞선 제갈혜의 경기와 비교하여 보게 되었는데, 공량 또한 제갈혜 못지 않게 상대의 눈을 현혹시키는 금사검법(金獅劍法)의 환검술을 이용해 순식간에 승리를 거머쥐었다.


그리고 제갈혜와 같이 천소소 사부로부터 사사한 사형제인 황옥이란 여제자가 가까스로 다른 이류 제자를 이기고 올라왔다.


이에 소전, 백천, 제갈혜, 공량, 황옥 다섯 명이 승리하였고, 마지막 한 경기만 남게 되었다.


“순우창 대 사마웅!”


두 거구의 청년이 경기장으로 올라서자, 경기장 돌바닥이 쿵쿵하고 울렸다.


거대한 대도를 든 순우창과 그에 못지 않게 커다란 월부(鉞斧)를 사마웅의 마주본 모습은 지켜보는 이로 하여금 기대감을 품게 하기에 충분했다.


둘은 체구가 비슷하였지만, 사마웅이 근육질에 전신이 탄탄한 거구인데 반해 순우창은 살집이 두툼하여 비대한 느낌이 있었다.


순우창은 산적 같은 퉁방울 만한 눈을 부라리며 소리쳤다.


“한번 누가 더 센지 겨뤄보자!”


이에 사마웅은 거만한 표정으로 고개를 까딱거리며 비웃음과 함께 소리쳤다.


“너 따위가 나랑? 나 사마표국의 소국주 사마웅이야!”


쩌렁쩌렁한 그 목소리에 순우창은 귀가 먹먹할 지경이었다.


사마웅이 갖고 있는 공력이 얼마나 심후한지 느껴졌다.


그리고 뒤이어 북소리가 들려왔다.


둥둥둥!


“으아아아앗”


두 거구가 동시에 거대한 무기를 들고 서로를 향해 달려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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