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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太影) 님의 서재입니다.

만렙 in 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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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태영(太影)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4
최근연재일 :
2024.07.05 18:20
연재수 :
64 회
조회수 :
229,482
추천수 :
4,724
글자수 :
374,240

작성
24.05.14 18:20
조회
5,373
추천
111
글자
11쪽

제12화

DUMMY

“백천!”


누군가 부르는 소리에 백천이 인상을 구기며 눈을 떴다.


돌아보니 공량과 순우창이 서 있었다.


“아이쒸! 뭐, 왜!”


조금 전 천금 같은 기연의 순간을 놓쳤다는 생각에 백천은 짜증스레 되물었다.


그러자 공량은 움찔하여 당황한 표정으로 말했다.


“어? 아··· 저··· 방해했다면 미, 미안해··· 그게 그··· 저··· 지난번에 일··· 사과하고 싶어서···”


“나, 나도··· 미안해···”


순우창도 그 큰 덩치로 주눅이 든 얼굴이 되어선 어깨를 수그리며 그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한달 전에 입문하던 날 백천에게 호되게 당한 탓에 둘은 그 뒤로부터 백천을 보면 슬금슬금 피해다니며 수련할 때에도 백천과 떨어진 구석진 곳으로만 가 있곤 했었다.


그러다 사과하러 온 것을 보니 아마도 나름대로는 용기내서 다가온 듯한 모양이었다.


백천은 철없는 애들이 이렇게 사과를 하는데 다 큰 어른이 어린애들의 치기에 더 성내서 뭐하나 싶었다.


“됐어. 다 잊었거든. 대신 앞으론 개기지마라. 또 개기면··· 알지?”


“다, 당연하지!”


공량과 순우창은 동시에 그렇게 크게 소리쳤다.


백천은 누그러진 얼굴로 물었다.


“근데 그 말하러 온 거야?”


공량과 순우창은 기다렸다는 듯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게··· 우리도 좀 막힌 부분이 있는데··· 육합권을 좀 알려 줄 수 있을까?”


백천이 평소 삼재건곤기공의 영향으로 공력이 낮은 탓에 덩달아 무공 수위도 낮아 보였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양호와 다른 제자들도 조금씩 백천의 자질이 남다르다는 점은 느끼고 있던 터였다.


거기다 좀 전에 동천의 부족한 부분을 알려주는 걸 곁눈질로 봤기에 아이들은 주저하다가 백천에게 다가와 묻게 된 것이었다.


아무래도 사부인 양호는 같은 것을 여러 번 물어도 친절하게 하나하나 잘 알려주는 점은 좋았지만 아이들의 막힌 부분에 대한 명쾌한 해결책을 마련해주는 데는 답답함이 있었다.


“그래? 일단 한번 보자. 공량, 너부터!”


“어? 그··· 그래, 해볼 게.”


공량과 순우창은 차례로 육합권을 펼쳐 보였다.


공량은 확실히 동천보다 이해도가 높았는데 권을 뻗어내고, 이어가는 데 막힘이 없었고, 동작 하나 하나에 기운을 담는 법도 틀리는 법이 없었다.


‘3성쯤 되려나? 나쁘지 않네.’


다만 깡마른 체구 탓에 권각을 뻗어내는 힘이 부족해서 기실 무공이라기 보다는 춤사위에 가깝게 하늘하늘 나풀나풀거렸다.


“다음, 순우창! 해봐.”


이어진 순우창의 육합권은 역시 큰 체구로 펼치는 만큼 동작이 커서 호쾌하고 보기에도 힘이 느껴졌는데, 다만 동작이 틀리거나 기의 흐름도 나쁘지 않았지만 뭔가 섬세한 맛이 부족하고 투박했다.


백천은 공량과 순우창에게 차례로 직접 펼쳐 보이며 안되는 부분들을 알려줬고, 공량과 순우창은 확실히 자신들이 고민하던 부분을 백천이 정확하게 알려주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지혜가 100인데, 그거 하나 모르겠냐?’


백천이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는지 모른 채, 동천과 공량, 순우창 세 사형제들은 백천에 대한 경외감이 커져만 갔다.


* * *


한밤 중이 되어 다른 아이들이 잠에 드는 걸 확인한 백천은 다시금 소연무장으로 나왔다.


될지는 모르겠지만 혹시나 낮에 있었던 기연의 기회를 다시금 이어갈 수 있을까 해서였다.


그리고 동천에 이어 공량과 순우창을 지도해주며 그 전보다도 더 육합권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 터였기에 자신감도 있었다.


백천은 크게 숨을 몰아쉬곤 천천히 육합권을 펼쳐가기 시작했다.


동천에게 말해줬던 것처럼 동작에 따른 기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어가고자 했고, 공량에게 말해준 것처럼 각 동작마다 적절하게 힘이 실릴 수 있도록 공력의 분배를 조절했고, 순우창에게 조언해 준 것처럼 한 동작 한 동작 더 세심하게 대충 넘어가는 것이 없도록 더 집중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이 되자 낮에 도달했던 나를 잊고 육합권의 권로에 빠져 물아의 경지에 들어서는 지경에 이르렀다.


어느 새 백천의 권각 하나하나에는 미세한 풍압마저 깃들어 간혹 쉭쉭하는 소리마저 날 정도였다.


이어서 다음 순간 백천의 귀에 시스템 알림음이 울렸다


띠딩!


<시스템 알림 : 무급 육합권을 10성으로 대성하였습니다.

육합권(등급 : 무(無)급)이 심의육합권(등급 : 인하(人下)급)으로 승급하였습니다. 현재 상태 - 1성

*업적 : 최초로 두 개의 공법의 승급을 달성하였습니다. 보상이 주어집니다 – 보너스 스킬 포인트 20>


‘됐다! 드디어 10성이다! 게다가 인하급 승급에 보너스 스킬 포인트를 20개나 주다니!’


엄청난 보상에 환호하면서도 백천은 조금 전 느꼈던 수련의 황홀감을 더 맛보고 싶었다.


백천은 새롭게 익힌 심의육합권을 천천히 펼쳐보며 다시금 수련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한 동작, 한 동작 새롭게 익힌 심의육합권을 펼쳐가는 백천의 얼굴에 웃음이 머금어져 갔다.


6년 간의 수련으로 이제는 무림세계 속의 하나의 무림인으로서 성장해가고 있는 백천이었다.


* * *


그 뒤로 1년이 흘러 제자들이 삼재기공을 모두 2성 이상 습득하고 운공의 기초가 닦인 듯 하자 사부 양호는 제자들을 불러 모았다.


“삼재기공이 내공이 흐를 통로를 닦아 공력이 운용될 길을 만들었다면 오늘 배울 무급 일원심법(一元心法)은 그러한 길을 통해 토납으로 들이마신 기운을 단전에 더 빠르게 공력으로 쌓고 운용할 수 있게 만드는 내공심법이란다. 자, 모두 앉아보거라.”


그 말에 백천은 눈을 빛내며 속으로 환호를 질렀다.


‘좋았어! 드디어 새로운 심법을 배우는구나!’


삼재건곤기공의 가장 큰 단점이 공력을 쌓는 속도가 너무도 느리다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이제나저제나 이를 보완해 줄 새로운 내공심법을 익히길 고대하던 백천이었다.


그런데 드디어 고대하던 그 기회가 찾아왔으니 백천은 기대감에 들뜬 마음이 되었다.


양호는 제자들을 한번 둘러본 후, 이어서 일원심법의 구결을 알려주기 시작했다.


그러자 백천의 뇌리로 기다리던 시스템 알림음이 들려왔다.


띠딩!


<시스템 알림 : 무(無)급 일원심법(一元心法)이 발견되었습니다. 습득 하시겠습니까? 예, 아니오>


백천은 기다렸다는 듯 속으로 재빠르게 ‘예’를 외쳤다.


띠딩!


<시스템 알림 : 무(無)급 일원심법(一元心法)을 습득 하였습니다. 현재 상태 – 1성.

효과 1. 내공 수련 시 1.5배 빠른 속도로 공력을 획득합니다.

효과 2. 심법 운용하여 공격 시, 공격 효과를 1.5배 상승시킵니다.>


‘이거지! 공력 획득 1.5배 속도라니! 그리고 공격 효과 1.5배 상승까지!’


백천은 기대하던 효과에 뛸 듯이 기뻐하며 사부가 불러주는 구결을 들으며 운기에 집중해 갔다.


그런데 그때 예상치 못한 새로운 시스템 알림음이 들려왔다.


띠딩!


<시스템 알림 : 사용자가 삼재건곤기공(등급 : 지하(地下)급)을 습득하고 있어, 일원심법(등급 : 무(無)급)의 효과가 취소됩니다.>


‘이게 무슨 개소리야? 이게 말이 돼?’


너무 놀랐을 때는 오히려 아무런 반응을 못하는 법이었다.


백천은 청천벽력 같은 그 시스템 알림음에 그대로 굳어진 채 멍청한 표정이 되었다.


그 순간 시스템 알림음이 이어졌다.


띠딩!


<시스템 알림 : 수련 시 추가 효과 반영을 위해서 지중(地中) 급 이상의 내공 심법을 수련하십시오.>


한마디로 삼재건곤기공을 익힌 이상 그보다 더 높은 등급의 내공심법을 익혀야 한다는 소리였다.


‘하··· 지중급이 누구 집 개이름도 아니고!’


그 충격에 사고가 정지된 채, 백천은 한동안 그렇게 멍하니 있었다.


그런 사정을 모르는 사부 양호는 백천의 그 모습이 온 신경을 집중하는 모습으로 보고 ‘녀석, 아주 열심이구나’ 생각하며 계속해서 구결을 읊어주었다.


* * *


그날 이후로 백천을 제외한 세 제자들은 삼재기공의 수련을 멈추고 일원심법을 새롭게 수련하며 공력을 쑥쑥 늘려갔다.


백천은 그 모습이 배가 아프고 열이 뻗쳤지만 그래도 다른 사형제들이 일원심법의 구결을 암기하고 운용하는 것을 도와주며 속으로 애써 스스로 자위했다.


‘공력, 그게 뭐가 중요하냐. 양보단 질이지!’


속으론 그렇게 말하면서도 백천은 그날부터 시간 날 때마다 ‘상점’을 열어 업데이트 된 지중급 이상의 내공 심법이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일과가 되었다.


하지만 그런 귀중한 아이템이 이렇게 쪼렙 시기의 상점에 나올 리가 만무했다.


얼마 후, 백천은 ‘상점’에 대한 기대는 버리고,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가지고 있는 것들의 수련에 열중하기로 했다.


삼재건곤기공과 연체도인술, 심의육합권의 수련에 집중하며 백천의 유아기는 그렇게 또 흘러갔다.


* * *


또 다시 삼 년이 유수와 같이 흐른 뒤, 새해가 밝고 원단(元旦)이 되었다.


어느 덧 네 제자들도 열 살의 나이가 되었다.


양호는 어느 새 훌쩍 자라 이제 소년이 된 네 제자들을 보며, 웃으며 말했다.


“드디어 너희가 기다리던 열 살이 되었구나. 얘들아, 축하한다!”


진심 어린 스승의 축하에 아이들은 모두 밝게 웃으며 기쁨에 겨워 펄쩍 뛰며 좋아했다.


선천무관의 삼대제자에게 열 살은 매우 중요한 시기 중 하나였다.


바로 처음으로 무기고(武器庫)와 만서고(萬書庫)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이었다.


“허허- 그렇게 좋니? 자,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해볼까? 너희도 잘 알고 있겠지만 우리 선천무관에서는 전통에 따라서 열 살이 되면 처음으로 무기고에서 한 가지 병장기를 고를 수 있고, 만서고에서 각기 한 가지씩의 병장기술과 보법, 신법을 배울 수 있단다. 자, 그럼 먼저 무기고로 가볼까? 다들 나를 따라오렴.”


* * *


무기고 앞에 다다르자, 그 앞에 앉아 있는 작달막한 키의 노인이 꾸벅꾸벅 졸다 눈을 떴다.


양호는 그 노인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오장로님, 강녕하셨습니까? 제 제자들이 열 살이 되어 무기를 고르고자 왔습니다.”


오장로라 불린 노인은 졸린 눈으로 실눈을 뜨고 한번 흘낏 보고는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1층, 반 각.”


“예, 알겠습니다.”


양호는 오장로의 말에 대답하고는 아이들을 데리고 무기고로 들어섰다.


무기고로 향하며 백천은 속으로 조금 놀랐다.


좀 전의 그 오장로란 노인의 머리 위에 초절정 고수를 의미하는 청색 글씨로 ‘구휘, 레벨 212’라 쓰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갓난아기로 환생한 후 백천이 봤던 사람 중에서 처음으로 본 초절정 고수이자, 최고 레벨의 무인이었다.


그는 관자놀이 부근의 태양혈이 밋밋하게 되어 있어 오히려 평범해 보였는데, 이 또한 ‘초절정’을 의미하는 반박귀진(返朴歸眞)의 흔적이 틀림없었다.


‘뭐지? 사부가 선천무관엔 절정 고수도 몇 명 없다고 하지 않았나?’


문득 의아한 생각이 들어 백천은 속으로 ‘인물정보’를 외쳤다.


그러자 그 노인에 대한 내용이 나타났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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