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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필담 님의 서재입니다.

탈명구세(奪命救世) 훔친 운명으로 세상을 구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윤필담
작품등록일 :
2019.11.17 20:41
최근연재일 :
2021.01.13 13:49
연재수 :
8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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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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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05,543

작성
20.10.05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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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2쪽

75. 귀존(鬼尊) (6)

DUMMY

평안상단의 상단주.

거기에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

이심도는 여기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단순하게 평안상단의 상단주로서 돈과 권력을 쥐고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무언가 다른 의미가 있는 듯한··· 성주의 말에서 그런 느낌을 받은 것이다.


“아무튼, 결정했네. 자네, 하심도라고 했나?”


“네. 성주님.”


한참을 집사장과 말하던 성주는 무언가 결정을 내린듯, 이심도에게 말을 걸어왔다.

뒤쪽에 있던 집사장의 표정이 좋지 않은 것으로 미루어 볼 때 평안상단을 도와주기로 결정을 내린 모양이었다.


“일단 병사들을 보내주지. 그들은 직접적인 전투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고, 그저 순찰을 도는 것에서 그칠 것이야.”


“그렇게만 해주셔도 평안상단은 이를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이심도가 원하는 것은 딱 그정도였다.

병사들의 눈을 의식해서 적이 무리하지 않도록 하는 것.


일행들의 판단에 의하면 저들은 분명 남의 눈을 의식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다른 자들이 있는 상황에서는 분명 어느 정도 한계를 두게 될 것이었다.


“그리고 별도로 사람을 붙여주지. 대신 그들은 상단주의 생명만을 지키는 일에만 나설 것이네.

이보게 풍익. 자네가 나서 주겠나?”


“네. 성주님. 그러도록 하겠습니다.”


거기에 더해, 성주는 상단주를 지킬 자까지 붙여주었다.

예상 밖의 도움이었다.


물론, 만약 저 풍익이라는 자가 혼전 중에 상단주의 목숨을 노린다면, 그야말로 답이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애초에 성주가 적이라면 답이 없긴 마찬가지.

이심도는 성주의 도움을 감사히 받을 생각이었다.


“도움에 감사드립니다.”


“그래, 병사들은 따로 보내줄 테니. 이만 물러나게.”


이심도는 정중하게 인사한 후, 성주의 방에서 물러났다.

그를 따라서 성주가 붙여준 자가 따라 나왔다.


“최풍익(崔風翼)이라고 하오.”


묵묵히 이심도를 따라 걷던 최풍익은 한참이 지나서야 통성명을 해왔다.

그저 이름을 말하는 것을 끝으로 더 이상 말이 없는 것으로 보아, 상당히 과묵한 사람으로 보였다.

그렇기에 이심도 쪽에서 입을 열 수 밖에 없었다.


“하심도라고 하오. 현재 상황은 알고 있소?”


이심도는 상대가 어느 정도 상황을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짐작만으로 일을 진행할 수는 없기에 질문을 던졌다.


“기본적인 상황은 알고 있소만··· 그래도 간단히 설명해줬으면 좋겠군. 호위를 위해서는 상황을 알고 있어야 하니.”


“일단 현재 이쪽 세력을 굉장히 미약한 상황이오. 아군들이 모이고 있는 상황이기에 2,3일 정도는 지금 남은 사람만으로 버텨야 하오. 상단주와 총집사, 대공자 세 사람의 세력이 아군이라 할 수 있지.”


아군에 대해 설명을 마친 이심도는 이어서 적군에 대해 이야기했다.


“반면에 적은 이공자와 사공자의 세력이오. 둘 중 하나거나 둘 다 일수도 있지. 상단의 세력만 보자면 두 사람이 합친다 한들 이쪽에 비할 바는 아닐거요. 설령 그들이 상단주가 쓰러져 있는 사이 세력을 모아 후계자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는 중이라도 말이오. 하지만 그들에게는 배후가 있지.”


“마련.”


“그렇소.”


역시나 최풍익 역시도 마련의 존재에 대해 알고 있었다.

이는 곧 성주 역시 지금 상황에 대해 모조리 파악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어쩌면 이심도 일행보다 더 많이.


“보아하니, 아는 것이 제법 많은 듯 하오만. 알려주실 수 없소?”


“이쪽이 받은 명령은 상단주를 지키라는 것 뿐이라··· 그럴 수 없소.”


그러나 그에게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없을 듯 했다.

그는 받은 명령에만 충실한 검이자 방패였기 때문이었다.


성을 나와 다시 나머지 일행과 합류한 이심도는 일행에게 간단히 지금 상황에 대해 이야기했다.

아무래도 민감한 문제나 추정이 많았기 때문에 오로지 실제 발생한 일에 대해서만 이야기할 수 밖에 없었다.


덕분에 일행들이 듣기에는 조금 의문이 가는 부분들이 생길 수 밖에 없었으나, 그들은 굳이 묻지 않았다.

지금 상황에서 물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상황에 대해 어느 정도 공유를 마치자, 일행은 곧장 상단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돌아가는 길에 조금이라도 더 정보를 얻고자 이심도는 계속해서 말을 걸었으나 얻을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이를 돕기 위해 다른 사람들 역시도 조금씩 말을 걸었으나, 최풍익의 대답은 고작 예, 아니오 같은 단답형으로 나올 뿐이었다.


오히려 처음에 ‘마련’이라는 대답을 한 것이 특이한 것일 정도로···

이심도는 더 이상 말을 붙일 엄두를 내지 못하고, 그저 그를 상단주가 있는 곳까지 안내할 수 밖에 없었다.


“돌아오셨군요. 이쪽 분은···?”


상단으로 돌아온 이심도를 용진성이 맞이했다.

얼굴에는 피로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그래도 희망이라는 것이 남아 있었다.

특별한 문제는 생기지 않은 모양이었다.


“성주님께서 보내신 분입니다.”


“최풍익이라고 하오. 상단주님을 지킬 것을 명 받았소이다.”


“그렇다면 실력을 좀 보여주실 수 있겠습니까? 당신의 실력을 알고 있어야 우리도 계획을 짤 수 있으니까요.”


최풍익의 소개가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백오가 끼어들었다.

실력을 보여라!

다소 무례할 수도 있으나, 다른 각도에서 보면 당연한 요구였다.

호위의 실력도 모른 채, 가장 중요한 사람의 호위를 맡길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실력이라··· 어떻게 보여드리면 되겠소?”


“괜찮으시다면, 제가 상대해드리죠.”


백오는 앞으로 나오면서 사람들과 잠깐씩 눈을 마주쳤다.

잠자코 있어달라는 의미였다.

그렇게 잠시 후, 상단 내 넓은 공터에서 두 사람의 싸움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당신의 이름은?”


“백오라고 하오.”


“그렇군.”


두 사람의 대화는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둘의 성격이 어딘지 모르게 닮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꼭 필요한 말만 한다는 점에서.


그렇기에 고작 이름만을 주고 받은 후, 두 사람은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했다.

천천히··· 서로 원을 그리며 발을 움직였다.

눈은 서로를 바라보며, 손은 검에 닿아 있었다.


다른 것은 고작 최풍익의 검은 검집 속에, 백오의 검은 검집 밖에 나와있다는 것 뿐이었다.


“저 두 사람··· 무언가 굉장히 닮아 있군요.”


“둘다 아무래도 쾌(快)를 중심으로 연마를 한 모양입니다. 승패가 금방 나겠군요.”


쾌와 쾌의 대결은 결국 누가 빠르냐의 승부였다.

물론 생사결에서야 다른 요소들이 많이 있겠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대련.

빠른 자는 이기고, 느린자는 진다.

이처럼 누구의 검이 빠른지는 금새 판명이 날 것이다.


그리고 그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챙챙챙챙


두 사람의 검은 빠른 속도로 격돌했다.

공수가 빠르게 바뀌면서 서로의 목을 노렸고, 이를 막아냈다.

암묵적으로 상대의 목에 검을 댄 사람이 이기는 것으로 결정이 난 모양이었다.


검만 빠른 것이 아니었다.

두 사람의 몸놀림, 발걸음 역시도 시간이 지날수록 빨라졌다.

안법의 수련이 얕은 자는 두 사람의 모습조차 볼 수 없을 정도.


범인에게는 어느 순간부터는 검이 부딪히는 소리 밖에 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이도 잠시, 승패가 나는 것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어느 순간 최풍익의 검이 백오의 목에 닿아 있는 것으로, 두 사람은 모습을 드러냈다.

승패가 난 것이다.


“이 정도면 되었소?”


“물론이오.”


백오는 순순히 패배를 인정했다.

그 후,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최풍익을 상단주에게 소개하고, 지금 상황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 후, 호위를 서는 것에 대해 승인을 받았다.


이후, 밖으로 나온 용진성과 이심도는 병사들의 움직임에 대해 논의를 이어갔다.


“병사들 역시도 부근에 순찰을 돌도록 약조해주셨습니다. 직접적으로 도와줄 수 없다고 하시긴 했습니다만···”


이심도의 말에 용진성의 표정이 급격하게 밝아졌다.

직접적으로 병사들을 평안상단의 내전에 참가시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이미 예상했던 바였다.


병사들을 평안상단 주변에만 어슬렁거리게 하더라도 적들은 어느 정도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을 것이고, 결국 전면전을 피할 수 있게 되는 것이었다.

단순한 무력집단이 아닌 상단을 대량의 인원으로 습격한다면, 그리고 그것을 병사들이 목격한다면 결국 명분을 주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이쪽의 가장 큰 약점이라 할 수 있는 상단주를 지킬 수 있는 인원까지 보내주다니··· 이는최풍익의 실력과는 무관하게 정말 큰 도움이었다.

그것이 이심도가 굳이 최풍익의 실력을 곧장 확인하지 않았던 이유였다.

물론 얼핏 보기에도 쉽지 않은 자이기도 했지만···

백오와의 대련 덕분에 예상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단 저는 군으로도 한 번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대화를 마친 이심도는 다시 일행들을 데리고 군으로 향하고자 했다..


“대형, 그 전에 잠시 저와 이야기를···”


출발하려는 순간, 무언가 고민하던 백오가 잠시 시간을 내줄 것을 청했다.


“··· 그럼 다들 한 식경 후에 입구에서 모이기로 하지요.”


“알겠습니다.”


계속 움직인 것이 다소 힘들었던지, 일행은 밝아진 표정으로 이를 승낙하고 곧장 흩어졌다.

사람들이 다 흩어지고 나서야, 두 사람은 조용한 곳으로 걸음을 옮겨 대화를 이어갔다.


“그래, 무슨 일인가?”


“저 자, 최풍익 말입니다.”


백오는 주변을 잠시 살핀 후, 다시 입을 열었다.


“살수의 검을 연마한 자입니다. 게다가 기이한 비술을 익히고 있더군요.”


살수의 특성상 그들이 쓰는 무공은 다른 자들과는 다른 형태를 띌 수 밖에 없었다.

특히나 이를 익히고 있는 살수는 그에 민감할 수 밖에 없었으니, 살수였던 백오가 이를 알아보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두 사람의 모습이 판에 박은듯 비슷하긴 하더군.”


“네, 아무래도 살수의 수련을 거치면, 무공이나 행동, 성격이 비슷해질 수 밖에 없죠. 아마 저 자 역시도 제가 살수라는 것을 눈치챘을 겁니다.”


“살수를 호위무사로 둔 성주라··· 저쪽도 범상치 않군. 사실, 성주나 집사장 역시도 무공을 상당히 수련한 자들이었네.”


이심도는 두 사람을 만난 순간, 그들이 대단한 강자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눈치챌 수 있었다.

그들이 굳이 숨기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관리가 무공을 익힌 것이 결코 죄가 아니었기에, 이심도 역시도 굳이 표를 내지 않았던 것이다.


“흐음··· 성주가 무공을 수련했다니··· 조금은 의심스럽군요. 제가 알기론 황족이나 왕족도 아니고 일반 문관에서부터 올라온 거로 알고 있습니다만···”


성주가 무공을 수련한 것은 결코 이상하다고는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사람의 재능에는 한계가 있었고, 문관으로 성주까지 올라왔다는 것은 학문이나 정치에만 신경써도 쉽지 않았다.

그런데 무공까지 연마했다는 것은 특이한 경우일 수 밖에 없었다.


“뭐, 당장 그 부분이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저자의 기이한 비술에 대해서는 조금 이야기를 해야할 것 같습니다.”


“살수의 검 말고 또 이상한게 있던가?”


“네, 소혼장에 대해 기억하시는지요?”


“귀존의 팔대절학 말인가?”


“정확히는 백가의 팔대절학이지요. 그 팔대절학 중 귀영갑(鬼靈甲)이라는 것이 있는데··· 저 자는 그것을 익히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작가의말

오늘은 간만에 5천자를 넘겼네요 ㅎㅎ

늘 이렇게 써야 하는데, 직장인이라 쉽지 않네요 ㅠㅠ

제 글을 봐주시는 분들께 죄송하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슬슬 날이 추워지니 만큼 다들 감기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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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80. 팔대절학(八大絶學) (6) 21.01.13 106 3 7쪽
80 79. 팔대절학(八大絶學) (5) 20.12.28 122 1 7쪽
79 78. 팔대절학(八大絶學) (4) 20.12.14 147 2 7쪽
78 77. 팔대절학(八大絶學) (3) 20.11.17 206 3 7쪽
77 76. 팔대절학(八大絶學) (2) 20.11.04 213 4 7쪽
76 75. 팔대절학(八大絶學) (1) 20.10.19 274 6 7쪽
» 75. 귀존(鬼尊) (6) 20.10.05 256 5 12쪽
74 74. 귀존(鬼尊) (5) 20.09.29 257 4 7쪽
73 73. 귀존(鬼尊) (4) 20.09.22 270 5 7쪽
72 72. 귀존(鬼尊) (3) 20.09.16 291 5 7쪽
71 71. 귀존(鬼尊) (2) 20.09.07 442 5 7쪽
70 70. 귀존(鬼尊) (1) 20.08.31 346 5 7쪽
69 69. 재생(再生) (5) 20.08.28 333 6 7쪽
68 68. 재생(再生) (4) 20.08.23 344 5 7쪽
67 67. 재생(再生) (3) 20.08.17 362 5 7쪽
66 66. 재생(再生) (2) 20.08.09 380 5 7쪽
65 65. 재생(再生) (1) 20.08.05 398 6 7쪽
64 64. 기억(記憶) (6) +2 20.08.03 383 7 8쪽
63 63. 기억(記憶) (5) 20.08.02 388 9 7쪽
62 62. 기억(記憶) (4) +2 20.07.24 394 12 7쪽
61 61. 기억(記憶) (3) 20.07.12 428 14 8쪽
60 60. 기억(記憶) (2) +1 20.07.04 459 15 7쪽
59 59. 기억(記憶) (1) 20.06.28 463 10 8쪽
58 58. 마련(魔聯) (10) 20.06.22 416 11 9쪽
57 57. 마련(魔聯) (9) 20.06.15 392 13 8쪽
56 56. 마련(魔聯) (8) 20.06.07 425 13 7쪽
55 55. 마련(魔聯) (7) 20.05.31 442 1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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