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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필담 님의 서재입니다.

탈명구세(奪命救世) 훔친 운명으로 세상을 구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윤필담
작품등록일 :
2019.11.17 20:41
최근연재일 :
2021.01.13 13:49
연재수 :
81 회
조회수 :
85,995
추천수 :
1,521
글자수 :
305,543

작성
20.06.28 22:24
조회
462
추천
10
글자
8쪽

59. 기억(記憶) (1)

DUMMY

이심도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붉은 옷의 남자는 눈빛이 확 바뀌었다.

사냥감을 보던 눈빛에서 원수를 바라보는 눈빛으로.


“흐음... 이거야 원 우리 정체를 알고 있다라···”


하지만 그도 잠시 다시 입을 연 순간, 그의 표정과 말투는 또 한번 바뀌었다.

오히려 한층 더 여유있고, 나른한 느낌.

누가 봐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듯 보였다.


“뭐 문제될 것 없겠지. 천천히 알아내면 될 테니까. 길게 얘기할 것 없겠지. 목숨만 붙여놔라.”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적들은 이심도 일행에게 곧장 달려들었다.

이심도는 빠르게 검을 뽑아 들고는 전위에서 적을 맞이했다.


일행은 고작 4명.

그 중에서 수행원은 함께 싸우기에는 역량이 많이 부족했고, 하태현은 차라리 후위에서 술법을 펼칠 수 있게 하는 편이 나았다.

즉, 적과 직접적으로 싸우는 것은 이심도와 용진성 둘 뿐이라는 의미였다.

용진성 역시도 이러한 상황을 이해하고는 수행원에게 하태현을 보호하라는 명을 내린 후, 곧장 반대편으로 나아갔다.


다행스럽게도 적의 수준은 용진성이 상대하기에는 그리 어렵지 않는 정도였다.

1대1이었다면 몇 합 나누기도 전에 결판이 날 수준.

그러나 숫자의 힘은 무시하기 어려웠다.


적들은 다대일의 전투에 익숙한 듯 부족한 역량에도 서로 공조하여 용진성을 협공했다.

이윽고, 순식간에 나머지 인원들은 하태현과 수행원을 공격해 들어왔다.


“으악, 으악.”


“물러나시오.”


하태현은 준비하던 술법을 멈추고, 직접 전투에 뛰어들 수 밖에 없었다.

수행원은 무공을 수련하긴 하였지만, 적들 중 하나도 제대로 막을 수 없는 수준이었던 것이다.

결국 하태현이 그를 보호하는 수 밖에 없었다.


그러한 상황을 이심도 역시도 눈치챘다.

그렇기에 빠르게 두 명의 적을 해치운 후, 일행에게 돌아가기 위해 몸을 돌렸다.

그 순간.


“크하하. 그렇게는 안되지!!!”


이제까지 지켜보고 있던 붉은 옷의 남자가 이심도에게 곧장 달려들었다.

그러나 그가 말을 하고 달려든 덕분에, 이심도는 큰 피해없이 막아낼 수 있었다.


콰콰쾅


붉은 옷의 남자는 아주 무거워보이는 중도를 다루었다.

그런 만큼 그의 공격은 아주 폭력적이었다.


“오, 그딴 얇은 검으로 내 도를 막아내다니 실력이 제법인걸?”


무거운 도를 휘두르면서도 그는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아니, 오히려 그의 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정교해졌다.


폭압적인 위력과 철저한 통제.

단순하지만 그런 만큼 약점이 없었다.


“으아아아아”


그 와중에도 수행원은 쉴 새 없이 비명을 질렀다.

이심도의 신경은 어쩔 수 없이 분산되었고, 남자의 도를 막아내기에 급급했다.


이것이 음신통령공의 단점.

그림자계의 힘을 끌어올리는데, 어쩔 수 없이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다.

지금처럼 그 시간을 벌어줄 동료가 없다면, 제대로 이용하는 것이 불가능 했다.


결국 이심도는 지금 청죽무애신공만으로 싸우고 있는 것이나 다름 없는 상황.

전력의 절반이 봉쇄된 것이나 다름 없었다.


“간만에 도를 휘두르는 맛이 있군. 하하하. 이쪽이야 그렇다치고··· 과연 저쪽은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누가봐도 유리한 상황에 붉은 옷의 남자는 계속해서 떠들어댔다.

그 자신은 적당히 시간만 끌어도 결국 자신의 수하들이 저들을 제압할 테니까.


“이봐, 좀 더 힘을 내보라고. 비명을 지르는 저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나? 물론 나야 재밌지만.”


남자는 미소를 머금은 얼굴로 계속해서 말을 걸었다.

내용은 힘을 내서 자신을 쓰러트리라는 것이었지만, 결국은 이심도의 마음을 혼란케 하는 것이 주 목적이었다.


물론 이심도가 연마한 심공(心功)들은 모두 철저하게 정신을 통제해야만 연마가 가능했기에, 저런 말장난에 현혹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일말이라도 신경이 써지지 않는다는 것 또한 거짓말이었다.


찰나의 시간, 음신통령공을 운용할 아주 짧은 시간만 있더라도 조금의 가능성은 있을텐데···

서둘러 한 명이라도 쓰러트리는 쪽을 선택했던 것이 실수였다.

이대로는 결국 지고 말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아무리 기억을 잃었다지만, 이런 하찮은 자에게 질 것인가?!?]


갑작스럽게 어떤 목소리가 뇌리를 스치더니, 자연스럽게 도백연혼강령의 운용결 중 하나가 머릿속으로 떠올랐다.

그것은 이제까지 모은 영력 중 일부를 영구히 소모하여, 순간적으로 뇌의 사용을 극대화하는 비법이었다.

이심도는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떠오르는 데로 영력을 움직였다.


도백연혼강령 운용결(盜魄鍛魂强靈 運用訣)

뇌력증폭(腦力增幅)


이제까지 모아온 영력이 뇌로 몰려가, 뇌의 사용을 극대화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청죽무애신공, 청죽검, 죽영보의 구결들이 뇌리를 스치며, 성취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방금 전에는 몰랐던 것들을 알게 되고.

방금 전에는 할 수 없던 것들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막혔던 벽은 두부처럼 으깨지며, 다음단계로 올라섰다.

막혔던 적의 움직임을 예지한 것처럼 알 수 있었다.


“이,이건?!?”


그것은 결코 망상이 아니었다.

이심도가 내지르는 검은 강풍 속에서 대나무가 자연스럽게 휘어지듯 부드럽게 움직이며, 적의 도가 움직이는 것을 방해했다.


하나의 검초가 만들어면, 하나의 도초가 그 기세를 잃었다.

하나의 발걸음이 움직이면, 하나의 도로(刀路)가 길을 잃었다.


그의 검이.

그의 걸음이.

기의 운용과 절묘하게 맞물리면서 적을 압박했다.


싸움의 승패는,

적어도 두 사람의 승패는 이미 이심도에게 그 흐름이 넘어와 있었다.

그리 오래지 않아, 붉은 옷의 남자는 이심도에게 목이 달아나리라.


“쳐라!!!”


그 순간 백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면···


“대장!!! 물러나야합니다!!!”


서걱


“끄악··· 후, 후퇴하시지요.”


적의 수하들이 희생을 무릅쓰고, 달려들지 않았다면 말이다.

기세를 탄 이심도의 검을 막기 위해 하나의 목과 하나의 팔이 필요했다.

적은 그러한 희생 끝에 붉은 옷의 남자를 구해내는 것에 성공했다.


“크윽, 이 빛은 언젠가 갚아주마!!! 내 이름은 엽장천이다. 잊지마라!!! 너의 목을 가져갈 남자이니.”


붉은 옷의 남자, 엽장천은 살아남은 소수를 추려서 빠르게 물러났다.

부상이 극심한 자들이 자신의 목숨을 던져가며 막아섰기에 그들의 후퇴를 막는 것에는 실패했다.


“괜찮으십니까?”


“아아, 괜찮네. 그래도 늦지 않게 와줬군.”


“네, 평안상단 측에 아직 용집사님의 입김이 강하게 닿는 자들이 제법 있었던 모양입니다. 절반 정도긴 하지만요.”


이윽고, 적들을 물리치고 나머지 인원들이 집결하기 시작했다.

용진성과 하태현은 백오와 호위무사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심도는 도무지 거기에 낄 수가 없었다.


갑작스레 떠오른 목소리와 운용결.

뇌가 극도로 사용되면서 느껴졌던 몰입감.

급격히 상승한 성취.


이 모든 것으로 인해, 이심도는 지금 이 순간 혼란스러움, 황홀함, 탈력감 등 다양한 감정을 한번에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도 운용결을 떠올리면서 자신의 정체에 대해 조그마한 단서를 하나 얻을 수 있었기에, 거기에 집중해야만 했다.


그것은···

그가 영혼과 기억을 쪼개어서 자신이 사용하던 보패들에 이를 봉인해뒀다는 사실이었다.

먼 훗날 이를 모두 모아 자신이 부활하기 위해···


작가의말

이제야 주인공의 정체성이 조금씩 나오기 시작하는군요.

연재 텀이 긴데도 아직까지 따라와주시는 분들께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꾸벅.

여름철 건강조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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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80. 팔대절학(八大絶學) (6) 21.01.13 106 3 7쪽
80 79. 팔대절학(八大絶學) (5) 20.12.28 121 1 7쪽
79 78. 팔대절학(八大絶學) (4) 20.12.14 147 2 7쪽
78 77. 팔대절학(八大絶學) (3) 20.11.17 206 3 7쪽
77 76. 팔대절학(八大絶學) (2) 20.11.04 213 4 7쪽
76 75. 팔대절학(八大絶學) (1) 20.10.19 273 6 7쪽
75 75. 귀존(鬼尊) (6) 20.10.05 255 5 12쪽
74 74. 귀존(鬼尊) (5) 20.09.29 257 4 7쪽
73 73. 귀존(鬼尊) (4) 20.09.22 270 5 7쪽
72 72. 귀존(鬼尊) (3) 20.09.16 291 5 7쪽
71 71. 귀존(鬼尊) (2) 20.09.07 441 5 7쪽
70 70. 귀존(鬼尊) (1) 20.08.31 345 5 7쪽
69 69. 재생(再生) (5) 20.08.28 333 6 7쪽
68 68. 재생(再生) (4) 20.08.23 344 5 7쪽
67 67. 재생(再生) (3) 20.08.17 361 5 7쪽
66 66. 재생(再生) (2) 20.08.09 379 5 7쪽
65 65. 재생(再生) (1) 20.08.05 397 6 7쪽
64 64. 기억(記憶) (6) +2 20.08.03 382 7 8쪽
63 63. 기억(記憶) (5) 20.08.02 388 9 7쪽
62 62. 기억(記憶) (4) +2 20.07.24 393 12 7쪽
61 61. 기억(記憶) (3) 20.07.12 428 14 8쪽
60 60. 기억(記憶) (2) +1 20.07.04 458 15 7쪽
» 59. 기억(記憶) (1) 20.06.28 463 10 8쪽
58 58. 마련(魔聯) (10) 20.06.22 415 11 9쪽
57 57. 마련(魔聯) (9) 20.06.15 391 13 8쪽
56 56. 마련(魔聯) (8) 20.06.07 425 13 7쪽
55 55. 마련(魔聯) (7) 20.05.31 442 1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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