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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필담 님의 서재입니다.

탈명구세(奪命救世) 훔친 운명으로 세상을 구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윤필담
작품등록일 :
2019.11.17 20:41
최근연재일 :
2021.01.13 13:49
연재수 :
81 회
조회수 :
86,005
추천수 :
1,521
글자수 :
305,543

작성
20.08.0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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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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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7쪽

65. 재생(再生) (1)

DUMMY

정신을 차린 이심도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그런 이심도의 곁으로 사람들이 빠르게 다가왔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용진성이 긴장된 표정으로 말을 걸어왔다.


“술법은 성공적으로 펼쳐졌습니다만··· 결과는 상단주께서 깨어나셔야 알 수 있을 듯 하군요.”


이심도는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그런 그를 보며 백오가 고개를 살짝 갸웃거렸다.

분리되어 잠재되어 있던 인격들을 모두 통합했기 때문에 태도라던지 분위기에 약간의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주 미미한 수준이었기에, 이런 부분에서 예민했던 백오만이 고개를 갸웃거리는데서 그친 것이다.


“언제쯤 깨어나실까요?”


“지금 상단주께서는 알 껍질을 깨기 전 아기새 같은 상황이지. 힘을 모으고, 알껍질을 깨뜨려야해. 그러려면 시간이 필요할 수 밖에 없지. 몸 상태가 안 좋을수록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고.”


안절부절하는 용진성을 대신해 하태현이 질문을 던졌고, 이심도는 비유를 들어서 상황을 설명했다.

조금이나마 그를 진정시키기 위한 의도였다.


그런 두 사람의 노력을 이해했는지, 용진성은 숨을 크게 몰아쉬며 진정하기 위해 애썼다.

자신이 안절부절 해봤자, 도움이 될 것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생각한 용진성은 보다 침착하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있겠습니까?”


용진성의 물음에 이심도는 ‘다른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라고 대답하려다가 마음을 고쳐먹고 말했다.


“그가 스스로 깨어나기 전까지 외부의 충격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그러니 그를 위한다면, 외부에서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시는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사실 자잘한 충격은 크게 상관이 없었다.

집중된 정신력은 그런 사소한 충격 정도는 쉽사리 이겨낼 수 있을 테니까.

결국 진짜 치명적인 상처를 입힐 정도의 공격이 아니라면, 크게 문제될 일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기왕이면 철저히 보호하는 것이 좋은 것도 사실이었기에, 이심도는 용진성을 위한 대답을 했다.

이심도의 의도대로 할 일이 생긴 용진성은 부산하게 움직이며, 상단주를 보호하기 위한 호위인력을 배치했다.

아예 다른 곳에 있던 왕일원까지 이쪽으로 운반해서 이중삼중으로 호위할 수 있도록 했던 것이다.

심지어 본인의 집무실 역시도 바로 옆방으로 옮겨, 자신이 상시 관찰할 수 있도록 했다.


“우리는 잠깐 쉬도록 하지.”


이러한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이심도는 일행들에게 잠시 쉴 것을 권했다.

당장 상단주가 일어나기 전까지는 조금 여유가 있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추후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갈 때를 대비하여, 지금은 충분한 여력을 비축할 필요가 있었다.


그렇게 흩어진 일행은 각자 재정비의 시간을 가졌다.

이는 이심도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지금까지 마음에 균열들이 가득하여, 불안한 순간들이 있던 터였다.

그러나 이번에 무의식에 흩어져 있던 인격과 정신을 통합함으로써 그런 문제들을 해소할 기반을 얻었던 것이다.


특히, 이심도와 흑봉, 두 신분에 관해 마음을 정리할 수 있었던 것이 대단히 컸다.

본인이 진짜 이심도가 아니라는 것을 인정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심도로 살아가겠다고 마음을 굳힌 것이다.

그것은 설령 본래의 기억을 되찾는다 할지라도 마찬가지였다.

지금 시대의 자신은 어디까지나 이심도였다.


또한, 흑봉이라는 신분 역시, 진짜 흑봉이 돌아올 때까지는 이 신분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그래야만 천사문을 치는 것에 도움을 요청하더라도 당당할 수 있을 테니까.


그러한 생각에 더해 조금씩 증가한 무공 성취를 점검하는 사이,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그렇게 해가 질 무렵이 되자, 용진성이 사람을 써 이심도를 청했다.

이심도가 아까 있던 방에 도착하자, 방 입구에서 백오와 하태현, 그리고 용진성이 기다리고 있었다.


“상단주께서는 깨어나셨습니까?”


“네, 정신은 차리셨습니다만···”


상단주가 깨어났음에도 용진성의 표정은 조금 굳어 있었다.

무언가 상황이 원하는대로 풀리지 않은 모양이었다.


“혹, 인격이 바뀌셨다거나...?”


이심도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미 예상했던 문제였지만, 어떤 인격이냐에 따라서는 아주 심각한 문제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글쎄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정신을 차리시자마자, 혼자 있기를 원하셔서··· 제대로 이야기를 나눠보지 못했습니다. 다만, 술법을 건 사람이 온다면 만나고 싶다고 하셔서, 하대협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렇습니까? 흠··· 알겠습니다. 제가 들어가보도록 하지요.”


이심도가 경험한 것과 같이, 상단주 역시도 내면에서 있었던 일을 모두 기억하고 있을 터.

그러니 술법사가 누군지 궁금할 수도 있을 것이었다.

그런 생각이 들었기에 이심도는 망설이지 않고, 상단주와 독대하기로 마음먹었다.

자신에게 중요한 것은 본래의 상단주가 정신을 차렸냐가 아니라, 지금 함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자였으니까.

이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었다.


“상단주님. 말씀드린 술법사가 왔습니다.”


“술법사님만 들여보내도록 하게.”


용진성이 문밖에서 상단주를 부르자, 상단주는 기다렸다는 듯이 곧장 대답했다.

그리고 잠시 후에 방문이 열렸다.


이심도는 망설이지 않고, 안으로 들어갔다.

방 안을 슬쩍 살펴보니 내부에는 소수의 호위무사들과 누워있는 왕일원, 그리고 그를 간병하는 인원이 있었다.

호위무사들 중 한 명은 이심도를 안쪽의 방으로 안내했다.


“상단주님. 술법사님 들어오셨습니다. 문을 열까요?”


“그래. 그러도록 해주게.”


안쪽 방으로 이심도가 들어서자, 방문은 곧장 닫혔다.

미리 지시가 있었는지 일체의 망설임도 없었다.


“안녕하시오. 내 상태가 좋지 않다보니 인사는 처음하는군. 나는 평안상단주인 왕전해(王錢海)라고 하오.”


“저는 하심도라고 하는 사람입니다.”


이심도는 가볍게 고개를 숙이고는 말했다.

상호간에 소개를 마친 두 사람은 한동안 입을 닫고 서로를 쳐다보기만 했다.


그렇게 조금의 시간이 지난 후, 왕전해는 너털 웃음을 지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하하, 실례했소. 나도 모르게 습관처럼 침묵하고 말았구려. 상단을 운영하다보면 이런 식으로 침묵하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될 때가 있어서 말이오.”


웃음으로 포장하려고 했지만, 이심도가 생각하기에 방금 그 침묵은 그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었다.

설령 자신을 구해준 자라 할지라도 협상시에는 우위에 서고자 하는자, 그것이 평안상단주 왕전해였다.


작가의말

날씨가 오락가락 하네요.

제가 사는 동네는, 갑자기 비가 확 오다가 금새 또 그쳤습니다.


독자분들께서는 비 피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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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80. 팔대절학(八大絶學) (6) 21.01.13 106 3 7쪽
80 79. 팔대절학(八大絶學) (5) 20.12.28 122 1 7쪽
79 78. 팔대절학(八大絶學) (4) 20.12.14 147 2 7쪽
78 77. 팔대절학(八大絶學) (3) 20.11.17 206 3 7쪽
77 76. 팔대절학(八大絶學) (2) 20.11.04 213 4 7쪽
76 75. 팔대절학(八大絶學) (1) 20.10.19 274 6 7쪽
75 75. 귀존(鬼尊) (6) 20.10.05 255 5 12쪽
74 74. 귀존(鬼尊) (5) 20.09.29 257 4 7쪽
73 73. 귀존(鬼尊) (4) 20.09.22 270 5 7쪽
72 72. 귀존(鬼尊) (3) 20.09.16 291 5 7쪽
71 71. 귀존(鬼尊) (2) 20.09.07 442 5 7쪽
70 70. 귀존(鬼尊) (1) 20.08.31 346 5 7쪽
69 69. 재생(再生) (5) 20.08.28 333 6 7쪽
68 68. 재생(再生) (4) 20.08.23 344 5 7쪽
67 67. 재생(再生) (3) 20.08.17 361 5 7쪽
66 66. 재생(再生) (2) 20.08.09 380 5 7쪽
» 65. 재생(再生) (1) 20.08.05 398 6 7쪽
64 64. 기억(記憶) (6) +2 20.08.03 383 7 8쪽
63 63. 기억(記憶) (5) 20.08.02 388 9 7쪽
62 62. 기억(記憶) (4) +2 20.07.24 394 12 7쪽
61 61. 기억(記憶) (3) 20.07.12 428 14 8쪽
60 60. 기억(記憶) (2) +1 20.07.04 458 15 7쪽
59 59. 기억(記憶) (1) 20.06.28 463 10 8쪽
58 58. 마련(魔聯) (10) 20.06.22 416 11 9쪽
57 57. 마련(魔聯) (9) 20.06.15 392 13 8쪽
56 56. 마련(魔聯) (8) 20.06.07 425 13 7쪽
55 55. 마련(魔聯) (7) 20.05.31 442 1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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