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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필담 님의 서재입니다.

탈명구세(奪命救世) 훔친 운명으로 세상을 구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윤필담
작품등록일 :
2019.11.17 20:41
최근연재일 :
2021.01.13 13:49
연재수 :
8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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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988
추천수 :
1,521
글자수 :
305,543

작성
20.08.02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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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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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글자
7쪽

63. 기억(記憶) (5)

DUMMY

스스로 의지를 갖추고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커다란 인격.

그러한 인격을 흡수하자, 이심도는 정신이 크게 고양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특별히 경지가 높아지거나 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음살문의 무공과 술법들을 보다 능숙하게 펼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느껴졌다.

또한, 집중력과 정신력이 이전에 비해 급증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것들은 분명 앞으로 보다 빠르게 성과를 얻을 수 있는 디딤돌이 될 것이었다.


잠시 고양된 정신을 안정화시킨 이심도는 주변의 변한 광경을 잠시 둘러보고는 한쪽 구석을 향해,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다른 곳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유일한 구역.

검은 [이심도]가 있던 곳보다 더욱 큰 부분.

구석진 곳에 있는, 푸른 대나무들이 우거진 숲이었다.


“역시 이곳은···”


이심도는 푸른 대나무들을 본 순간, 그 구역에 어떤 인격이 있을지 곧장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근처로 다가가자, 그러한 생각은 더욱 확고해졌다.


바로 이심도.

그러니까 진짜 이심도의 기억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인격이 있는 곳이었다.


“그렇습니다.”


숲의 입구에서 망설이고 있는 이심도의 앞으로, 푸른 [이심도]가 걸어오며 말했다.


“짐작하신대로 저야말로 진짜 이심도에 가장 가까운 존재이지요.”


푸른 [이심도]는 말투와 행동 모두가 기억 속 진짜 이심도와 동일했다.

진짜 이심도는 지금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존대를 했고, 감정을 쉽사리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나 그러한 기억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이심도는 너무나 많은 것이 달랐다.


그것이야말로 기억이 인간을 이루는 전부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푸른[이심도]가 스스로를 진짜 이심도에 가장 가까운 존재라고 주장하는 이유이기도 했고.


“그런데··· 당신이 중심인격이라니,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그렇게 말을 이어가는 푸른 [이심도]의 손에는 어느덧 하나의 검이 들려있었다.

그 검은 이심도의 애검, ‘청월(靑月)’이었다.


“당신은 이심도라고 스스로를 정의내렸지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청월’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이심도라는 사람에게 ‘청월’이 그렇게 가벼운 의미가 아닌데 말이지요.”


청월(靑月)


이심도의 가문 대대로 가주가 지니는 보검.

그렇기에 가주를 상징하는 검이었고, 가문을 상징하는 검이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았던 그러한 검을.

이심도는 잊고 있었던 것이다.

아니, 정확히는 당장 회수할 방법이 없었기에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진짜 이심도였다면 정말 그럴 수 있었을까?


“뭐··· 저들이 아무리 수완이 좋다지만, 결코 ‘청월’을 손에 넣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 생각에는 저 역시 동의합니다. 그러나 이런식으로 손 놓고 있는 것은 이심도라는 사람으로서는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입니다. 게다가 아무리 이집사에게 편지를 보냈다곤 하나··· 조금 더 신경을 썼어야합니다. 아니라고 생각합니까?”


푸른 [이심도]의 말은 결코 틀리지 않았다.

‘청월’에 대해 생각하지 않은 것도, 이집사에게 좀 더 신경을 쓰지 않은 것도.

이심도라는 사람에게는 크나큰 실수였다.

그 두 가지야말로, 이심도가 가진 유일한 재산이었으며 가문의 흔적이었다.


이심도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스스로가 생각해도 저 두 가지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었으니까.


그 사이 푸른 [이심도]는 청월을 이심도에게 겨누며 청죽무애신공을 끌어올렸다.

그는 결코 서두르지 않고, 자신이 공격해 들어갈 것이라고 온몸으로 외쳤다.

진짜 이심도는, 푸른 [이심도]는 광명정대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사람이었기에 이러한 상황에서도 비겁하게 기습 같은 것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하니, 나는 결코 당신을 인정할 수 없습니다. 굳이 이심도라는 이름 아래에서 하나가 되어야 한다면··· 저를 중심으로 통합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갑니다!!!”


충분히 시간을 줬다고 생각했는지, 푸른 [이심도]는 말을 마치자마자 공격해들어왔다.

청죽무애신공, 죽영보, 청죽검으로 이어지는 이씨 가문의 가전절학이었다.


이심도 역시 검을 뽑아 푸른 [이심도]의 공격에 맞섰다.

그 역시 일단은 똑같은 절학으로 대응했다.


챙챙챙챙


같은 절학, 같은 경지로 맞서는 싸움.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이심도는 조금씩 밀리기 시작했다.

검은 [이심도]를 흡수하면서 느꼈지만, 한 사람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인격들은 그에 해당하는 절학의 숙련도가 아주 미묘하게 높았기 때문이었다.

이는 경지가 갈릴 정도의 차이는 아니었지만, 누적되면 승패를 좌우하기에는 충분했다.


또한, 푸른 [이심도]의 말에 약간이나마 마음이 흔들린 것도 이심도가 밀리기 시작한 원인이었다.

게다가···


쩌쩍


“이런!!!”


무기마저도 이심도가 불리했다.

이심도의 검, 절의가 청월을 버티지 못하고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했던 것이다.

절의가 분명 명검 중의 명검이었지만, 수도에서도 손꼽히는 가문이었던 이씨가문의 가보에는 미치지 못했다.

청월은 주인만 잘 만난다면 신검이라고 불리기에 충분한 검이었으니까.


이심도는 빠르게 뒤로 물러난 다음, 전력으로 도망쳤다.

이씨가문의 절학으로는 도저히 승산이 없다는 것을 느꼈기에 결코 망설이지 않았다.


“도망치는 겁니까?”


뒤에서 푸른 [이심도]가 소리쳤지만 무시했다.

괜히 무리했다가 지면, 그것으로 끝이었으니까.


이심도는 한참을 도망친 후에야 멈춰서서 호흡을 정리했다.

그러면서 주변을 둘러보자, 푸른 [이심도]를 상징하는 대나무숲의 영역이 상당히 확장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기존에는 고작해야 2~3할 정도의 공간만을 차지했었지만, 이제는 거의 5할에 가까운 영역을 차지했던 것이다.

아무래도 싸움에서 도망친 것으로 인해 의식의 영역을 뺏긴 모양이었다.


아직은 다른 영역들을 흡수한 덕분에 이심도의 영역이 조금 더 넓었지만, 한번 더 진다면 그것마저 역전될 상황이었다.

어쩌면 그냥 흡수될지도 몰랐고···

진짜 이심도가 제대로 된 경공을 익힌 적이 없던 덕분에 도망칠 수 있었던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덕분에 푸른 [이심도] 역시도 그를 쫓아오지 못했던 것이다.


“후우, 어리석었군.”


이심도는 스스로를 자책했다.

비록 푸른 [이심도]의 청죽검이 이심도보다 매서웠던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의식의 영역이 2배이상 넓은 상황이었고, 다른 절학들 역시도 많이 보유하고 있었으니 조금만 침착하게 싸웠다면 어렵지 않게 이겼을 터였다.


그런데, 그의 말에 마음이 흔들린 나머지, 같은 절학으로만 맞섰고, 덕분에 패하고 만 것이었다.

부동심(不動心), 그것이 너무나 부족했다.


작가의말

비가 엄청나게 오네요.

다들 물난리 조심하시고, 별 피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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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80. 팔대절학(八大絶學) (6) 21.01.13 105 3 7쪽
80 79. 팔대절학(八大絶學) (5) 20.12.28 121 1 7쪽
79 78. 팔대절학(八大絶學) (4) 20.12.14 147 2 7쪽
78 77. 팔대절학(八大絶學) (3) 20.11.17 205 3 7쪽
77 76. 팔대절학(八大絶學) (2) 20.11.04 212 4 7쪽
76 75. 팔대절학(八大絶學) (1) 20.10.19 273 6 7쪽
75 75. 귀존(鬼尊) (6) 20.10.05 255 5 12쪽
74 74. 귀존(鬼尊) (5) 20.09.29 256 4 7쪽
73 73. 귀존(鬼尊) (4) 20.09.22 270 5 7쪽
72 72. 귀존(鬼尊) (3) 20.09.16 291 5 7쪽
71 71. 귀존(鬼尊) (2) 20.09.07 441 5 7쪽
70 70. 귀존(鬼尊) (1) 20.08.31 345 5 7쪽
69 69. 재생(再生) (5) 20.08.28 332 6 7쪽
68 68. 재생(再生) (4) 20.08.23 343 5 7쪽
67 67. 재생(再生) (3) 20.08.17 361 5 7쪽
66 66. 재생(再生) (2) 20.08.09 379 5 7쪽
65 65. 재생(再生) (1) 20.08.05 397 6 7쪽
64 64. 기억(記憶) (6) +2 20.08.03 382 7 8쪽
» 63. 기억(記憶) (5) 20.08.02 388 9 7쪽
62 62. 기억(記憶) (4) +2 20.07.24 393 1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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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55. 마련(魔聯) (7) 20.05.31 442 1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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