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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필담 님의 서재입니다.

탈명구세(奪命救世) 훔친 운명으로 세상을 구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윤필담
작품등록일 :
2019.11.17 20:41
최근연재일 :
2021.01.13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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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05,543

작성
20.07.12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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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글자
8쪽

61. 기억(記憶) (3)

DUMMY

***


상황을 어느 정도 정리하고 난 후, 일행들은 평안상단으로 복귀했다.

대공자가 정신을 차리지 못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호위무사들에게 철저히 입단속을 시킨 후였다.


“호위무사들의 입은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업무와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상단주님 외에는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도록 금제가 걸려 있으니까요.”


거대한 상단일수록 이런 부분에서는 철저했다.

본인의 동의 하에 철저하게 기밀을 지키도록 강력한 술법을 걸어두는 것이 보통이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밀이 유출되는 경우가 없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보다는 훨씬 나았다.

게다가 평안상단 정도의 규모라면 여러 계통의 술법을 엮어서 그 위력을 공고하게 하는 방법들을 보유하고 있기 마련이었다.

최악의 경우라도 상당한 시간을 벌 수 있을 터.


“그 상태에서 다시 한번 확답을 받았으니, 그 위력은 더욱 증폭되겠죠. 일단 한동안 대공자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을 겁니다.”


하태현 역시 술법의 안전성에 대해 동의했다.


“그러니 죄송한 부탁입니다만, 한동안 하대협께서 대공자를 대신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야 물론입니다. 하지만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그리 길게 속이지는 못 할 겁니다. 어떻게든 상단주나 대공자, 둘 중 한명은 깨어나야만 할텐데···”


“구의원님께서 애를 쓰고 계시긴 합니다만··· 당장은 어려운 모양이더군요. 후우··· 상황이 이렇게 점점 꼬여갈 줄이야.”


상단주에게 펼쳐진 저주는 모두 없어진 것이 분명했다.

더 이상 상태가 악화되지 않았으며, 구의원의 뛰어난 실력 덕분에 빠른 속도로 건강을 되찾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이상하게도 전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인간의 정신이란 민감하니, 어쩌면 몸이 정상이 되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정말 그런 것이라면, 정신 세계를 다루는 술사가 필요하겠군요. 하지만 그런 종류의 술법을 다루는 사람은 극히 드물고, 자신이 익힌 술법을 드러내지 않지요. 대부분 환술을 다루는 자들일텐데, 상대가 환술을 쓴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 위력이 반감되니까요.”


이심도의 말에 하태현이 말했다.

그의 말처럼 정신을 다루는 술법은 대부분 환술 계통이었고, 그 계통은 상대가 예상치 못 했을 때 효과적이었다.

무인보다 술사가 월등히 적었고, 그 중에서도 환술을 다루는 사람은 더 적었다.

그렇게 적은 사람들이 자신이 익혔다는 것까지 숨기니, 지금 당장 찾기란 불가능했다.


“그림자술을 다루는 여러분을 만난 것은, 운이 정말 좋았던 일이라는 생각이 드는 군요. 덕분에 정말 큰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이를 어찌 보상해야 할지.”


“언젠가 저희가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 있겠지요. 그때 외면하지만 않으시면 됩니다.”


용진성의 감사에 이심도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어차피 자신들도 목적이 있어서 그들을 돕고 있었으니, 그 정도면 충분하다 생각했다.

게다가 분명 이곳에는 마련의 세력이 침투해 있을 터, 비록 용진성은 모르지만 그들을 물리칠 때까지 그들은 모두 한 편이었다.


“그리고···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한테 한 가지 방법이 있긴 합니다.”


“!!! 정말이십니까? 어떤?”


이심도의 말에 용진성은 격하게 반응했다.

하태현과 백오, 두 사람 역시도 정도는 덜했지만, 궁금하다는 표정이었다.


“쌍심경면(雙心鏡偭)!!!”


이심도는 도백연혼강령의 운용결과 함께 떠오른 술법 하나를 말했다.

급박했던 전투의 순간에는 뇌력증폭만이 뇌리에 남았다고 생각했었으나, 전투가 끝난 후 여유가 생기자 자연스럽게 몇 가지 술법이 더 떠올랐던 것이다.

그렇게 떠오른 술법들은 모두 이심도가 영혼의 조각을 모아 기억을 되찾는데 필요한 술법들이었다.

쌍심경면 역시도 그 중 하나였다.


“음··· 처음 듣는 술법이군요.”


그러나 나름대로 술법에 대해 상당한 지식이 있는 하태현 조차도 처음 들어본 술법이었다.

그렇기에 이심도는 술법의 효능에 대해 천천히 설명했다.


“보통 인간이란 일심(一心)을 유지하기가 대단히 어렵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하면서 증오하기도 하고, 놀면서도 한편으론 이래도 되는가 싶기도 합니다. 이처럼 인간의 마음은, 생각은 동시에 여러가지로 분산되게 됩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수십가지에 이르기도 합니다. 집중력이 강한 사람이란, 이렇게 분산되는 정도가 다른 사람에 비해 적은 사람을 의미하지요.”


이심도는 자신의 말에 집중하는 사람들을 한번 둘러보고는 말을 이어갔다.


“쌍심경면은 이처럼 쪼개진 마음을 인위적으로 통일하기 위한 술법입니다. 내면 깊은 곳에 있는 자신과 마주하여 이를 이겨내고, 종국에는 하나가 되는 것. 그것이 이 술법이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그럼으로써 일심경에 가까워 지는 것이지요.”


“흠··· 그저 듣기에는 아주 좋은 술법인 것 같습니다만, 분명 단점이 있겠군요.”


이심도의 말을 경청하던 백오가 입을 열었다.


“그래, 커다란 단점이 있지. 그래서 먼 옛날 사장되고 만 것이야.”


일심경이라는 것은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궁극의 경지라고 할 수 있는 경지였다.

마음을 하나로 모아 집중한다는 것은 자신이 가진 모든 역량을 최대치까지 끌어낼 수 있다는 의미였으니까.

그런 경지에 가까워질 수 있게 해주는 술법의 가치란 말로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이 술법을 펼치는 순간, 사람은 자신의 내면 가장 깊숙하게 자리한··· 자신이 가장 원치 않는 자신과 마주하게 됩니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스스로가 싫어하는 부분은 누구나 존재하는 것. 그런 것을 마주본다는 것은 실로 끔찍하기 그지 없는 일이지요.”


“허허··· 말만 들어도 끔찍한 일이군요.”


이심도의 이야기를 들은 세 사람은 그것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를 인지했다.

쉽게 생각하면 별일 아니라고 할 수 도 있었지만, 세 사람 정도의 수준에 이르면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런 부정적인 내면은··· 의식하지도 못할 어린 시절에 형성되기도 하기 때문에 상상하지 못했던 부분과 마주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더 최악은···”


“그 내면이 본래의 인격을 밀어낼 수도 있겠군요.”


하태현은 이 술법의 단점이 무엇인지를 가장 빠르게 눈치채고 말았다.

부정적인 내면을 마주한 다는 것은 그 내면이 표면으로 부상할 기회를 주는 것이라는 것을.


“그래. 최악의 경우에는 스스로가 이룩한 모든 것을 파괴시키려 들 수도 있을 거야. 그것이 이 술법이 사장된 이유이고.”


물론 이심도에게는 이러한 부분이 다소 다르게 작용할 것이었다.

부정적인 내면 대신 진짜 이심도의 흔적들을 마주하게 될 것이었고, 이후에는 본신의 조각들을 모아 그 조각들과 마주해야 할 것이었다.

이러한 방법이 아니고서는 온전한 하나로 부활할 수 없을 테니까.


이심도는 조금 꺼림칙 했으나, 결국 자신이 이 술법을 펼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대로 본신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는 상황에서 그것을 포기한다면, 이심도로써의 자신마저도 파탄에 이르게 되리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이심도로 남든, 본래의 나를 찾든, 어느 쪽이든 이 술법과 함께 나아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어느 쪽이던지 그 정신력은 이전과는 비교가 불가능한 정도일 겁니다. 그리고 그렇게 강화된 정신력이라면 어렵지 않게 정신을 되찾을 수 있겠지요.”


잠시 생각에 잠겼던 이심도는 용진성을 바라보며,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결국 이곳에서 이 술법을 펼칠지 말지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용진성 하나 뿐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이심도를 바라보던 용진성은, 한참을 주저하다가 입을 열었다.


“저는···.”


작가의말

오늘도 제 글을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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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80. 팔대절학(八大絶學) (6) 21.01.13 105 3 7쪽
80 79. 팔대절학(八大絶學) (5) 20.12.28 121 1 7쪽
79 78. 팔대절학(八大絶學) (4) 20.12.14 147 2 7쪽
78 77. 팔대절학(八大絶學) (3) 20.11.17 205 3 7쪽
77 76. 팔대절학(八大絶學) (2) 20.11.04 212 4 7쪽
76 75. 팔대절학(八大絶學) (1) 20.10.19 273 6 7쪽
75 75. 귀존(鬼尊) (6) 20.10.05 255 5 12쪽
74 74. 귀존(鬼尊) (5) 20.09.29 256 4 7쪽
73 73. 귀존(鬼尊) (4) 20.09.22 270 5 7쪽
72 72. 귀존(鬼尊) (3) 20.09.16 290 5 7쪽
71 71. 귀존(鬼尊) (2) 20.09.07 441 5 7쪽
70 70. 귀존(鬼尊) (1) 20.08.31 345 5 7쪽
69 69. 재생(再生) (5) 20.08.28 332 6 7쪽
68 68. 재생(再生) (4) 20.08.23 343 5 7쪽
67 67. 재생(再生) (3) 20.08.17 361 5 7쪽
66 66. 재생(再生) (2) 20.08.09 379 5 7쪽
65 65. 재생(再生) (1) 20.08.05 397 6 7쪽
64 64. 기억(記憶) (6) +2 20.08.03 382 7 8쪽
63 63. 기억(記憶) (5) 20.08.02 387 9 7쪽
62 62. 기억(記憶) (4) +2 20.07.24 393 12 7쪽
» 61. 기억(記憶) (3) 20.07.12 428 14 8쪽
60 60. 기억(記憶) (2) +1 20.07.04 458 15 7쪽
59 59. 기억(記憶) (1) 20.06.28 462 10 8쪽
58 58. 마련(魔聯) (10) 20.06.22 415 11 9쪽
57 57. 마련(魔聯) (9) 20.06.15 391 13 8쪽
56 56. 마련(魔聯) (8) 20.06.07 424 13 7쪽
55 55. 마련(魔聯) (7) 20.05.31 442 1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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