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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필담 님의 서재입니다.

탈명구세(奪命救世) 훔친 운명으로 세상을 구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윤필담
작품등록일 :
2019.11.17 20:41
최근연재일 :
2021.01.13 13:49
연재수 :
8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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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007
추천수 :
1,521
글자수 :
305,543

작성
20.07.04 21:59
조회
458
추천
15
글자
7쪽

60. 기억(記憶) (2)

DUMMY

그 중 하나가 바로 적법면이었다.

현재는 다른 사람으로 위장하기 위한 용도로만 쓰고 있는.


그러나 적법면의 진정한 위력은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적법면은 보패 중에서도 한 손으로 꼽을 정도로 아주 강력한 보패.

얼굴과 목소리를 바꾸고, 약간의 기억을 얻는 것은 고작해야 맛보기 수준에 불과했다.

소유자의 수준이 올라가면, 적법면이 할 수 있는 일은 더없이 많았다.


그리고 그런 적법면이었기에 가장 큰 영혼의 조각을 보관해뒀던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도백연혼강령을 가지고 있는 조각.


그러한 적법면이 씌워져 있는 상태에서 이심도가 죽어버리자, 그의 몸에 혼의 조각이 깃든 것이었다.

물론 이심도가 타고난 자질이 천하에서 손에 꼽을 만한 것이었던 것도 주요했다.


조각났음에도 그 격이 너무나 높았기에 아무에게나 깃들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이 저들이 죽은자의 얼굴을 훔치는데 썼음에도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이유였다.


“그러나 모든 영혼의 조각에 내가 누군지는 남겨 놨을 터··· 무엇이 문제였지?”


문제는 그 자신이 누군지에 대해서는 조금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아무리 영혼과 기억을 쪼갰다 할지라도, ‘나’라는 정체성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모를 리 없었으니.

어떠한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나’라는 자아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억만큼은 모든 조각에 남겨놨을 터였다.


그러니 지금처럼 본래의 자신에 대해 모두 잊었다는 것은.

과거에 펼쳤던 술법에 무언가 문제가 생겼던 것이 분명하다는 의미였다.


“···형, 대형!!!”


“혹시··· 어디 안 좋으십니까?”


너무나 생각에 깊숙하게 잠겼던 모양인지, 어느새 이심도의 옆으로 백오와 하태현이 위치해 있었다.

방금 전의 전투로 무언가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닌가 하고 걱정하는 눈치였다.


“아니, 아닐세. 나는 멀쩡해. 그저 조금 생각할 것이 있어서, 너무 집중한 모양이군.”


“아··· 설마 무언가 얻으신 겁니까? 이런··· 저희가 방해를 한 모양이군요?”


이번에는 자신들이 이심도를 방해한 것이 아닐까 하고 걱정하는 두 사람.

그런 두 사람을 보면서, 이심도는 본인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나왔다.


“하하하. 아무런 문제 없으니 안심하게.”


이심도는 고개를 설레설레 젓고는 두 사람을 안심시켰다.

그리고 이는 결코 거짓이 아니었다.


뇌력증폭(腦力增幅)으로 인해 얻었던 성취는 고스란히 이심도의 뇌리에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천지간에 가장 고귀한 기운이라 할 수 있는 영력을 영구적으로 소비하여 발동하는 비술이 그렇게 허무하게 소비될 리 만무했다.


부작용이라 한다면 영력을 쌓음으로써 자연스럽게 모든 능력이 증가했었는데, 이를 소비하였으니 전반적인 능력이 하락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이었다.


또한, 영력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격이나 잠재력 또한 증가하는 법.

결국 뇌력증폭을 펼침으로써 그렇게 상승한 격과 잠재력 또한 한번에 날아간 셈이 되었다.

그렇기에 이심도가 얻은 기억 속에서도 뇌력증폭은 절체절명의 위기에만 사용하기를 권장했다.


결국 미래를 팔아서 현재를 사는 행위.

그렇기에 뇌력증폭으로 얻은 성취는 어마어마했다.

단숨에 3가지 무공의 성취가 9성에 도달했던 것이다.


심지어 단계를 밟아가며 기운을 쌓아야 하는 청죽무애신공마저도 그 성취에 걸맞는 기운까지 얻은 상태였으니··· 그야말로 무시무시한 성취였다.

그 전의 이심도라면 적어도 3명정도는 상대해볼만 했다.


“대공자는 찾았나?”


“네, 다행스럽게도 건물 한 구석에 기절한 상태로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적들은 반드시 이쪽을 잡을 수 있다고 확신한 모양인지, 대공자를 어디론가 옮기진 않은 상태였다.

그저 정신을 잃게 하고, 몸을 꽁꽁 묶어 놓았을 뿐.


틀린 판단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이심도가 그 순간 어떤 목소리가 뇌력증폭을 떠올리게 하지 못했다면, 설령 호위무사들이 일찍 도착했다 하더라도 이길 수 없었을 테니까.

여러모로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었다.


아니, 운이 아니었다.

결국 내면에 떠오른 그 목소리가 이번 일을 해결하게 해준 것이었으니까.

본래의 나가 위급상황에 힘을 빌려준 것일까?

아니면···


“만약 대공자를 찾지 못했다면,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요?”


“전력에서 밀리는 상황에서 대공자라는 명분마저 잃는다라··· 승산이라는 것이 전혀 존재하지 않게 되었겠지.”


하태현의 질문에 대답하며, 이심도는 목소리에 대해 나중에 생각하기로 마음먹었다.

당장 급한 것은 그 쪽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후우···”


그렇게 생각한 이심도가 용진성에게 다가가자, 그는 한숨을 푹 내쉬고 있었다.

무언가 일이 제대로 안 풀리는 모양이었는지 표정이 아주 심각했다.


“아, 하대협.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대공자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별말씀을··· 이미 한 배를 탄 몸 아니오? 그보다 대공자의 상태는 어떻소?”


“으음, 좋지 않습니다. 의식을 전혀 찾지 못하시는군요. 저들이 무언가 조치를 취해놓은 모양입니다.”


이심도의 질문에 용진성의 표정은 더욱어두워졌다.

납치된 대공자를 기껏 찾았다곤 하나 의식을 찾지 못한다는 것에서 마음이 무거워졌던 것이다.


이로써 상단주와 그의 장남, 두 명이 모두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게다가 당장 이공자의 행보까지 걱정을 해야 하니, 결코 마음이 편할 수가 없었다.


“후우··· 당장이야, 하대협의 변신술로 막아선다고 하지만, 결국 오래지 않아 다른 사람들도 알게 될 겁니다. 그렇게 되면 오늘처럼 이공자가 두 사람의 신변을 넘겨 달라고 주장하겠지요. 심지어 자신에게 거짓으로 시간을 끈 우리를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구요.”


“그렇겠지요. 아마 한두번 막아내는 것이 고작일 겁니다. 게다가 이공자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사공자 역시도 결코 가만히 있지 않겠지요.”


“사공자는··· 후··· 그렇겠군요. 제가 기억하던 어리고 순수했던 공자들은 이제 없다고 생각해야 할 테니···”


용진성의 걱정에 이심도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적법면의 변신술이 대단한 것은 사실이었다.

완벽하게 변하는 외모와 목소리, 심지어는 최소한의 기억까지.

그야말로 최상의 변신술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과연 그것이 절대적이라 할 수 있을까?


“세상의 어떤 변신술도 진짜를 대체할 순 없습니다. 가짜는 가짜일 뿐이니까요.”


그렇다. 가짜는 진짜를 대체할 수 없다.

이심도는 본인 스스로 말했지만, 이러한 부분이 자신에게도 적용된다고 생각했다.

자연스럽게 이심도의 눈길은 하태현과 백오에게 잠깐씩 머물렀다.


과연, 자신이 흑봉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더라도 이 관계가 유지될 것인가?

게다가 이심도라는 이름마저도 가짜가 아닌가?


과연 진짜 자신은 누구이며, 언제쯤 이런 가짜 생활을 청산할 수 있는 것인가?

이심도의 마음 한 구석에 이러한 고민들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스스로가 의식하던, 하지 않던 간에···


작가의말

코로나가 잠잠해지는가 싶더니

다시 전국 각지에서 터져 나오네요.
언제쯤 끝나려나 ㄷㄷㄷ...
다들 건강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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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80. 팔대절학(八大絶學) (6) 21.01.13 106 3 7쪽
80 79. 팔대절학(八大絶學) (5) 20.12.28 122 1 7쪽
79 78. 팔대절학(八大絶學) (4) 20.12.14 147 2 7쪽
78 77. 팔대절학(八大絶學) (3) 20.11.17 206 3 7쪽
77 76. 팔대절학(八大絶學) (2) 20.11.04 213 4 7쪽
76 75. 팔대절학(八大絶學) (1) 20.10.19 274 6 7쪽
75 75. 귀존(鬼尊) (6) 20.10.05 255 5 12쪽
74 74. 귀존(鬼尊) (5) 20.09.29 257 4 7쪽
73 73. 귀존(鬼尊) (4) 20.09.22 270 5 7쪽
72 72. 귀존(鬼尊) (3) 20.09.16 291 5 7쪽
71 71. 귀존(鬼尊) (2) 20.09.07 442 5 7쪽
70 70. 귀존(鬼尊) (1) 20.08.31 346 5 7쪽
69 69. 재생(再生) (5) 20.08.28 333 6 7쪽
68 68. 재생(再生) (4) 20.08.23 344 5 7쪽
67 67. 재생(再生) (3) 20.08.17 362 5 7쪽
66 66. 재생(再生) (2) 20.08.09 380 5 7쪽
65 65. 재생(再生) (1) 20.08.05 398 6 7쪽
64 64. 기억(記憶) (6) +2 20.08.03 383 7 8쪽
63 63. 기억(記憶) (5) 20.08.02 388 9 7쪽
62 62. 기억(記憶) (4) +2 20.07.24 394 12 7쪽
61 61. 기억(記憶) (3) 20.07.12 428 14 8쪽
» 60. 기억(記憶) (2) +1 20.07.04 459 15 7쪽
59 59. 기억(記憶) (1) 20.06.28 463 10 8쪽
58 58. 마련(魔聯) (10) 20.06.22 416 11 9쪽
57 57. 마련(魔聯) (9) 20.06.15 392 13 8쪽
56 56. 마련(魔聯) (8) 20.06.07 425 13 7쪽
55 55. 마련(魔聯) (7) 20.05.31 442 1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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