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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필담 님의 서재입니다.

탈명구세(奪命救世) 훔친 운명으로 세상을 구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윤필담
작품등록일 :
2019.11.17 20:41
최근연재일 :
2021.01.13 13:49
연재수 :
81 회
조회수 :
85,991
추천수 :
1,521
글자수 :
305,543

작성
20.09.29 16:20
조회
256
추천
4
글자
7쪽

74. 귀존(鬼尊) (5)

DUMMY

“처음 뵙겠습니다. 하심도라고 합니다. 상단주님으로부터 전권을 위임 받았지요.”


이심도는 차분하고 정중한 태도로 인사를 건넸다.

잠시 고민하던 집사장 역시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


“하대협이시라구요. 이런 분께서 평안상단에 계신지는 몰랐군요.”


집사장의 태도는 정중했지만, 아직 못미더운지 말 속에는 뼈가 있었다.

사실 그는 이미 평안상단에 대해 속속들이 꿰뚫고 있었다.

이 도시는 평안상단 덕분에 굴러가는 곳이었고, 본래대로라면 이 도시에서만큼은 평안상단주의 힘이 성주를 능가했다.


그러므로 평안상단에 대해 자세히 파악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선택이었다.

그런 집사장이 알지 못하는 자가 상단주의 전권대리인이라는 이름으로 방문하다니···

그로써는 의심하는 것이 당연했다.


“틀림없습니다. 용집사님께서도 하대협의 지휘를 받고 계시니까요.”


“으음··· 알겠습니다. 그런데 전권대리인께서는 무슨 일로?”


의심의 기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얼굴로, 집사장은 용건을 물었다.

그것도 전권대리인이라는 명칭으로.

그러면서도 안으로 들이지 않는 것이 그가 어떤 입장을 가지고 지금의 평안상단을 대하는지 너무나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


‘너무 뻔한 수작이로군.’


이심도는 그렇게 생각하며, 입을 열었다.


“상단주님의 전권대리인으로서 왔는데··· 대우가 영 박하군요. 아무리 그래도 차 한잔은 내 주실 줄 알았습니다만?”


자신의 노골적인 태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오히려 이를 지적하는 이심도의 태도에 집사장은 곤란하다고 생각했다.

집사장이 노골적인 기색으로 반응한 것은 다분히 의도적인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이심도 일행이 기분 나빠하든, 아니면 일부러 그랬다는 것을 알아채든, 아무튼 이쪽이 호의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던 것이다.

그가 판단하기에 지금 상황에서 평안상단의 내환에 끼어들어서 좋을 것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후, 원하는 것이 뭐요?”


하지만 그가 직접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기 때문에 그저 기분 나쁜 기색을 보일 수 밖에 없었었던 것이다.

게다가 이심도가 지금처럼 반응한다면 더더욱 어쩔 수 없었고, 내환의 결과가 어떻게 되든 상단주의 전권대리인이라는 이름은 생각보다 더한 힘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을 이심도 일행이 모른다 할지라도.


그리고 집사장을 비롯한 몇 몇은 그것을 알고 있었고.


“이쪽의 용건은 일단 성주님을 뵙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만··· 성주님께 알려주시겠습니까? 상단주님의 전권대리인이 찾아왔다는 이야기를 말입니다.”


***


이심도는 조금은 의아했다.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조금은 막무가내로 성주를 만나게 해달라고 한 셈이었는데, 처음의 태도와는 달리 집사장은 제법 순순하게 이심도 일행을 안으로 들였던 것이다.


물론 평범한 상황에서 상단주의 전권대리인이라는 것은 상당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평안상단의 힘이 쪼개진 상태였고, 이심도 스스로가 전권대리인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부대장인 전명혁의 말 뿐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그들의 말을 믿지 않고, 쫓아내더라도 이쪽에서 할말은 없었다.

그렇기에 최악의 경우에는 쫓겨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 질러본 것이었건만, 이런 좋은 결과로 이어졌던 것이다.


“평안상단의 전권대리인이라?”


“하심도라고 합니다.”


그렇게 성 안으로 들어온 이심도는 상단주와 만날 수 있었다.

나머지 인원은 별도의 방에서 쉴 수 있도록 했고, 오로지 이심도만이 성주를 만날 수 있었다.

물론 성주는 혼자가 아니었다.

집사장과 호위무사로 보이는 인물, 총 두 명이 성주를 보좌하고 있었다.


“그래. 평안상단의 전권대리인의 얘기라면 마냥 무시할 수 없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보게.”


말은 그렇게 하지만, 그의 행동은 완전히 달랐다.

심드렁한 어조, 관심 없다는 태도.

집사장과 마찬가지로 성주의 행동은 이쪽에 우호적이지 않았다.

그의 입장에서는 내환이 끝난 뒤, 마지막으로 실권을 잡은 자와 손을 잡는 것이 훨씬 편했기 때문이었다.


“아시겠지만, 지금 평안상단은 내환을 겪고 있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이는 시간 문제입니다. 조금만 더 시간이 주어진다면 얼마든지 이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


이심도의 말에도 성주는 반응하지 않았다.

그의 말을 듣는 건지 아닌지조차 알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심도는 말을 이어갔다.


“게다가 지금까지 평안상단과 성주님과의 관계는 나쁘지 않다고 알고 있습니다. 지금 그 약간의 시간을 벌 수 있게만 도와주신다면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보상을 드리리라 약속드리겠습니다.”


“아마도 상단주의 숨겨둔 힘들을 모으는데 시간이 걸리는 모양입니다. 이공자와 사공자를 돕는 자들이 제법 힘이 있는 모양이군요. 드러난 힘으로는 시간조차 끌지 못하는 상황이라니.”


성주의 호위무사로 보이던 자가 성주에게 말했다.

그제서야 성주 역시도 조금이나마 반응을 보였다.


“쯧쯧, 상단주도 자식 농사를 헛지었군. 마련 놈들에게 휘둘리는 꼴 하고는.”


마련.

성주는 이미 마련에 대해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마련이 평안상단에 침투해 있다는 것 또한.


“그도 어쩔 수 없었을 겁니다. 하필 지금 이런 일이 터졌으니 말입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그만.”


호위무사로 보이던 자의 입에서 이심도가 알 지 못하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러나 이심도를 힐끔 쳐다본 성주는 말을 끊어버렸다.

이심도가 듣고 있는 것을 의식하는 듯 한 모양.


아무래도 평안상단의 내환에는 숨겨둔 일이 좀 더 있는 모양이었다.


“물론 내 입장에서도, 그리고 나라 입장에서도 마련 놈들이 평안상단을 차지 하는 것은 결코 좋은 상황은 아니야. 하지만, 그렇다고 마련을 대놓고 적대시하기도 쉽지 않단 말이지··· 제일 좋은 것은 알아서 해결해주는 것인데···”


성주는 이심도가 들으라는 듯 큰 소리로 말했다.

말투는 혼잣말 이었지만, 누가 보아도 다른 사람이 들으라는 소리였다.


“무리겠지. 이보게. 집사장.”


“네. 성주님.”


“자네 생각은 어떤가?”


“솔직히 말씀드려서 왕가의 혈족이 평안상단을 잇는다면, 아무런 문제도 없지 않겠습니까? 설령 마련이 평안상단을 뒤에서 지배하더라도, 결코 오래가지 못할 것은 뻔합니다. 그러니 방금전까지 논의했듯이 굳이 마련과 적대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뭐, 나도 자네 생각에 동의하긴 했으나··· 이처럼 평안상단의 전권대리인이 왔다는 것은 상단주가 온 것과 다를 바가 없는 의미 아닌가. ‘평안상단의 상단주’가 스스로를 지켜달라는 것을 거절할 수 없다는 것은 잘 알지 않나?”


“그, 그것은···”


평안상단의 상단주.

성주는 무의식 중에 이 부분을 강조하면서 말했다.

단순히 뒷 돈을 받았다거나, 미래의 이익을 위해서 부탁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평안상단의 상단주라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였다.


작가의말

내일부터 추석이네요.

다들 건강한 추석, 행복한 추석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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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80. 팔대절학(八大絶學) (6) 21.01.13 105 3 7쪽
80 79. 팔대절학(八大絶學) (5) 20.12.28 121 1 7쪽
79 78. 팔대절학(八大絶學) (4) 20.12.14 147 2 7쪽
78 77. 팔대절학(八大絶學) (3) 20.11.17 206 3 7쪽
77 76. 팔대절학(八大絶學) (2) 20.11.04 212 4 7쪽
76 75. 팔대절학(八大絶學) (1) 20.10.19 273 6 7쪽
75 75. 귀존(鬼尊) (6) 20.10.05 255 5 12쪽
» 74. 귀존(鬼尊) (5) 20.09.29 257 4 7쪽
73 73. 귀존(鬼尊) (4) 20.09.22 270 5 7쪽
72 72. 귀존(鬼尊) (3) 20.09.16 291 5 7쪽
71 71. 귀존(鬼尊) (2) 20.09.07 441 5 7쪽
70 70. 귀존(鬼尊) (1) 20.08.31 345 5 7쪽
69 69. 재생(再生) (5) 20.08.28 333 6 7쪽
68 68. 재생(再生) (4) 20.08.23 343 5 7쪽
67 67. 재생(再生) (3) 20.08.17 361 5 7쪽
66 66. 재생(再生) (2) 20.08.09 379 5 7쪽
65 65. 재생(再生) (1) 20.08.05 397 6 7쪽
64 64. 기억(記憶) (6) +2 20.08.03 382 7 8쪽
63 63. 기억(記憶) (5) 20.08.02 388 9 7쪽
62 62. 기억(記憶) (4) +2 20.07.24 393 12 7쪽
61 61. 기억(記憶) (3) 20.07.12 428 14 8쪽
60 60. 기억(記憶) (2) +1 20.07.04 458 15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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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56. 마련(魔聯) (8) 20.06.07 425 13 7쪽
55 55. 마련(魔聯) (7) 20.05.31 442 1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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