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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본의 서재

세계의 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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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본
작품등록일 :
2020.01.20 21:43
최근연재일 :
2021.06.22 22:00
연재수 :
25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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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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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Episode 04. 황금의 괴도-괴도의 선언(2)

DUMMY

이따금 뒤를 바라보던 아미는 어느 순간부터 고속의 존재가 보이지 않자 마침내 안심할 수 있었다.


“선배님 괜찮으세요?”

상황을 모르는 종희는 아미의 이상 행동에 걱정이 되었다. 정작 아미는 후배의 걱정을 받아들일 여유 따위는 없었다.


그녀는 괴도가 자신의 연주에 두통을 느꼈다는 사실 하나로 괴도의 정체를 [광대] 중 한 사람으로 예상했다. 혹시나 해서 This Illusion을 연주했음이 정답이었다. 반쯤은 도박이었지만 생각보다 만족스러운 결과에 조금이나마 조급했던 마음이 진정되었다.


“응. 괜찮아.”

그러면서도 아미는 혹여 다가올지 모르는 고속의 존재에 계속 뒤를 바라보았다. 종희와 의도는 오늘따라 심각한 아미가 걱정되었지만, 서로 다른 이유로 차마 더 이상은 묻지 못했다.




같은 시각, 소인과 소민, 그리고 블러드리아는 고가의 양식당에서 메뉴를 고르고 있었다.


“여기서 밥 먹어도 되는 거야?”

블러드리아는 지금 그저 신기한 경험이었다. 짧은 시간 괴도의 선언을 경험한 그녀였기에 마냥 여유롭게 식사하려는 친구들이 이해되지 않았다.


“고민 많이 했으니까, 비싼 밥 정도는 먹어도 괜찮지 않아?”

소인의 대답에도 정작 블러드리아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고민 많이 했어도 아직 결론을 못 냈잖아.”

정작 받아들이지 못한 사람은 소인이었다. 블러드리아의 대답에 소인은 차마 대꾸하지 못했다.


그것은 소민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동생의 생각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었지만, 저렇게까지 의심해야 할 이유가 있는지는 알지 못했다.


“저, 손님들?”

종업원이 그들에게 다가왔다. 때마침 누군가 지나가고 있었고, 소인과 소민은 그에게 익숙한 이끌림을 느꼈다.


“손님들?”

“네? 네!”

한참이나 이끌림을 느끼는 대상을 바라보던 쌍둥이는 그제야 자신들을 찾아온 종업원의 존재를 눈치챌 수 있었다.


“실례가 안 된다면 이분들과 합석해도 괜찮을까요?”

종업원이 가리킨 손바닥에는 아미와 후배 두 사람이 있었다. 소인과 소민은 생각지도 못한 선배의 등장에 본능적으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미 선배?”

놀라 되묻는 소민. 그녀를 향해 검지를 입에 가져가는 아미.


“자리가 여기밖에 없어서··· 괜찮으시다면 이분들과 합석해도 괜찮을까요?”

“네, 저희는 괜찮은데···”

소민은 방금 지나간 이끌림이 느껴지는 누군가를 찾으려 했다. 하지만 그의 기척은 어느새 사라졌고, 사람 가득한 넓은 양식당에서 그의 존재를 찾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감사합니다, 손님.”

종업원은 이내 그들의 옆 빈 2인 테이블을 합쳐 4인석이었던 자리를 6인석으로 만들었다.


“천천히 골라주시길 바랍니다.”

그렇게 메뉴판을 한 개 더 가져온 종업원은 더욱 정중하게 인사하고는 자리를 떠났다.


“미안해 얘들아.”

아미 역시 종업원만큼 소인과 소민, 그리고 블러드리아에게 미안해하고 있었다. 종희와 의도도 고개를 숙여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괜찮아요, 아미 선배.”

쌍둥이는 아미와는 친분이 있었지만, 종희와 의도는 초면이었다. 그랬기에 자리 이동은 불가피했고, 테이블 안쪽으로 소민, 소인, 블러드리아가 앉았고, 테이블 바깥쪽으로 의도, 아미, 종희가 앉았다.


“대신 밥은 내가 사줄게.”

어색해진 분위기를 무마하고자 아미는 웃는 얼굴로 메뉴판을 건넸다. 그렇게 모두가 메뉴판에 집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각자 먹을 메뉴를 한 개씩 정했다.


능숙하게 주문을 마친 아미는 웃는 얼굴로 앞에 보이는 후배들과 그들의 친구를 바라보았다.


“그나저나 무슨 이야기 하고 있었니?”

“아, 그게요.”

소인이 심호흡과 함께 입을 열었다.


“괴도 이야기요.”

“괴도?”

아미는 의외의 사실에 눈을 깜빡거렸다. 괴도의 선언 때문일까, 종희와 의도도 그의 말에 집중했다.


“괴도한테 습격당했거든요. 그래서 녀석을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의논하고 있었어요.”

“그랬구나··· 어디 안 다쳤니?”

“저희는 괜찮아요. 그나저나 아미 선배는 괜찮으세요?”

막상 소인의 시선에는 자신들을 걱정하는 아미의 숨길 수 없는 상처가 들어왔다. 어떻게든 감춰보려는 티가 났지만, 완벽하게 숨길 수 없는 상처는 있기 마련이었다.


“괜찮아. 걱정하지 마.”

“그래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려주세요.”

걱정이 역력한 소인과 소민의 표정. 아미는 잠깐 고민하더니 소인의 귀에 속삭이기 시작했다.


“괴도 때문인데, 지금 사정이 있어서 이렇게밖에 알릴 수 없어. 일단은 아이돌 A 양 때문이라고 알아줬으면 해. 소민이랑 옆에 있는 친구에게도 말해줄래?”

“아, 네.”

소인은 미심쩍었지만 일단 시키는 대로 했다. 이어 아미는 종희와 의도에게는 단순히 아이돌 A 양의 이야기만 꺼냈다.


각기 다른 이유를 알게 된 모두가 다른 반응을 보였지만, 굳이 귓속말로 알리는 이유는 그 누구도 이해하지 못했다.


“친구는 이름이 뭐예요?”

“브, 블러드리아라고 해요!”

“블러드리아, 만나서 반가워요.”

아미는 블러드리아에게 손을 내밀었고, 긴장한 블러드리아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손을 잡았다.


“예쁜 친구네요.”

“가, 감사해요. 아미 언니도 예뻐요.”

“고마워요.”

아미는 미소를 지었고, 블러드리아도 어색하게나마 미소를 지었다. 옆에서 두 사람을 보던 의도는 시선을 블러드리아에게 향했고, 마치 유혹하듯 왼쪽 눈을 깜빡였다.


정작 블러드리아는 무슨 뜻인지 이해조차 하지 못했고, 은연중 그 모습을 발견한 소민이 의도를 노려보며 블러드리아를 지켰다.


‘저 녀석 기분 나빠.’

이따금 블러드리아에게 유혹의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은 있었다. 그녀는 사람 기준으로도 아름다운 외모가 맞았고, 소민은 그때마다 안 된다는 강력한 의사와 함께 그녀를 지켰다.


의도의 행동도 별반 다를 것 없었다. 아름다운 이성에게 끌리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물론 블러드리아의 정체를 모르기에 충분히 할 수 있는 행동도 맞았다. 하지만 어째서일까, 소민은 그가 본능적으로 꺼려졌다. 더욱이 오늘 초면이었기에 이유는 딱히 없었다.


“그것보다 괴도가 뭘 했니?”

“우리를 습격했어요.”

소인의 탄식에 아미는 남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말았다.


“너희를? 왜?”

“모르겠어요. 녀석에게 지진 않았는데 이유를 모르니까 기분이 안 좋아요.”

소민은 한숨을 쉬었다.


“생명의 돌이었나? 그거 때문이 아닐까요?”

가만히 있던 종희가 입을 열었다.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로 향했다.


“생명의 돌?”

소민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맞아, 분명 그런 말을 했었지!”

소인은 눈을 크게 떴다.


“생명의 돌이 뭔데?”

정작 아미의 물음에는 모두가 입을 다물었다. 같은 테이블에 앉은 그녀를 포함한 어느 누구도 생명의 돌에 대한 명확한 무언가를 제시할 수는 없었다.


“저도 모르겠습니다···”

의도가 깊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돌렸다.


“리아는 뭐 알고 있어?”

“나? 그, 글쎄? 그게 뭘까?”

다소 당황한 블러드리아는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생명의 돌 때문에 습격했다면 녀석은 실수한 거예요.”

소인이 아미를 바라보았다.


“맞아요. 우리는 생명의 돌이 뭔지도 몰라요.”

소민이 이를 바득 갈았다. 종희와 의도는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의도야, 너도 이제 함부로 돌아다니지 마.”

“나?”

한순간 친구와 눈이 마주친 의도는 사뭇 커진 눈을 깜빡거렸다.


“이분들은 다치지 않았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는 일이잖아.”

“아니, 뭐, 걱정은 고맙지만 난 괜찮아.”

“저희도 괴도에게 습격당한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소인이 의도를 바라보았다.


“아, 네.”

의도는 그들과 눈을 마주치지 않았고, 그럴수록 종희는 사태 파악을 하지 못하는 친구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그래서 너희는 괴도를 어떻게 할 생각이니?”

“당연히 쓰러뜨려야죠.”

소민은 즉시 대답했고, 소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투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얼마 지나지 않아 고민을 담은 한숨을 쉬며 타오르려던 투지를 꺼뜨렸다.


“왜 그러니?”

“사실, 이번 일에 전문가인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의 도움을 받을지 말지 고민이에요.”

“너희만으로는 조금 힘드니?”

아미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괴도에게 지지는 않았지만, 완전히 쓰러뜨릴 수는 없었어요. 그 사람이라면 적어도 실력은 있으니까 없는 것보다는 나을 거예요. 오히려 완전히 쓰러뜨릴지도 모르고요.”

“그럼 받으면 되잖아?”

아미는 그들의 고민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 사람이 평소 안 하던 짓을 하는데 믿을 수 있어요?”

“그럼 못 믿지.”

하지만 이내 아미는 수긍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이유였기에 아미는 아주 잘 이해할 수 있었다.


“그 사람이 누구죠?”

의도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반고속이라는 사람인데, 정보상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짠돌이예요!”

소인이 대답했고, 소민이 거들었다.


“그, 그래?”

아미는 의외의 이름에 애써 모른 척했다.


“고속? 사람 이름 맞죠?”

정작 의도는 처음 듣는 이름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네, 맞아요. 예전부터 괴도를 쫓았다는데··· 적어도 거짓말은 안 하는 사람이니까 믿고는 있어요.”

“그래요?”

소인의 보충 설명에도 의도는 여전히 그가 누구인지 모르는 눈치였다. 그는 은근슬쩍 블러드리아를 바라보았고, 자신을 향한 아미와 종희의 시선이 느껴지자 자연스럽게 눈을 감았다.


“그럼 두 분은 괴도를 쓰러뜨리려는 이유가 단지 습격을 당해서인가요?”

“그건 아녜요.”

소민이 고개를 저었다.


“성함이 뭐죠?”

“김의도라고 합니다.”

“편하게 의도라고 부를게. 의도야, 넌 옆에 있는 친구랑 어떤 사이니?”

“뗄 수 없는 가족 같은 사이지.”

의도는 종희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나도 리아를 보면서 그렇게 생각해.”

“그런데 그게 왜? 저 블러드리아라는 친구는 딱히 습격받은 건 아니잖아?”

“나나 소인이는 괴도를 상대할 수 있어. 하지만 리아를 비롯한 혜성의 사람들은 그게 아니잖아.”

“넌 다른 이들을 위해 괴도를 쓰러뜨리려 한 거야?”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고 싶어. 다만 우리를 습격했으니 괴도를 박살 낸다고 확실하게 정했을 뿐이야.”

진심 어린 소민의 대답은 소인을 제외한 모두의 등골을 오싹하게 했다. 특히 질문한 의도의 안색은 한순간 새파래졌다.


“그런데 그게 쉽지만은 않네.”

“맞아,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꼭 괴도를 쓰러뜨려야지.”

아미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하지만 선배, 그 아이돌 A 양은···”

“괜찮아, 종희야. 내가 아니면 누가 아이돌 A 양을 지키겠어.”

“선배 몸부터 생각하셔야죠.”

종희의 걱정에 아미는 말문이 막혔다. 아이돌 A 양이 자신임을 밝힐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말문은 자연스럽게 다물어졌다.


“아이돌 A 양이 대체 누구죠?”

의도가 아미를 바라보았다.


“이런 문제로 후배들을 걱정시키지 않는 것도 선배가 할 일이야.”

“그렇군요.”

의도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거렸다.


“의도랑 종희도 몸조심하렴.”

“선배는 더 이상 괴도 문제에 다가가지 않는 게 어때요?”

의도는 지그시 아미의 눈을 바라보았다.


“맞아요. 후배 걱정도 좋지만, 선배님이 다치지 않는 선에서 해야죠.”

종희가 그를 거들었고, 아미는 차마 반박할 수 없었다.


“그리고 진짜 사람들을 지키고 싶은 거예요?”

“뭐?”

의도의 물음은 어쩌면 그것은 아미의 진심을 향한 질문과도 같았다. 아미는 그것에 대답할 수 없었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때마침 식전 빵과 샐러드, 그리고 수프가 나왔다. 종업원은 차례로 음식을 내려놓았다. 그렇게 모두가 자기 몫을 받았을 때, 주문한 적 없는 요리가 중앙에 놓였다.


“새우? 저희는 이런 음식은 안 시켰는데요?”

그것은 레몬즙을 뿌린 새우 요리였다. 모두가 스테이크나 파스타 같은 양식당의 보편적인 음식을 주문했고, 그 누구도 새우가 들어간 요리는 주문하지 않았다.


“합석해주신 여러분께 드리는 서비스입니다. 맛있게 즐겨주세요!”

종업원은 정중하게 인사하고 자리를 떠났다. 사실을 알게 된 모두가 서비스로 나온 음식을 바라보았다.


“맛있어 보이네요.”

블러드리아가 말했다.


“그러게요. 자, 그럼 다들 먹자.”

그렇게 아미가 숟가락을 들었을 때였다.


“다들 식사는 맛있게 하고 있어?”

그것은 스마트폰에서 지겹도록 들었던 목소리. 어쩌면 지금은 나오지 말아야 할 목소리였다.


특히 아미는 질리도록 들었을 음색이었다. 묘하게 능글거리는 목소리. 누군가를 특정할 수 없는 그는 [황금의 괴도]였다.


갑작스럽게 나타난 괴도 때문에 양식당 일대는 혼란에 빠졌다. 이미 식사를 마친 사람들은 부리나케 빠져나갔고, 식사 중이던 사람들은 음식과 괴도 사이에서 고민하며 쉽게 움직이지 못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어이없는 모습은 괴도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부류였다.


“이 비명··· 분명 내게 향하는 찬사겠지.”

이해할 수 없는 소리를 지껄인 괴도는 즉시 의도의 멱살을 잡았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해. 세상이라는 무대에서 춤을 추기 위해선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괴도는 의도를 인질로 잡은 채 수십 장의 카드를 꺼내 마구잡이로 흩뿌렸다. 날카로운 카드는 사방에 퍼져나갔고, 당황한 소인은 본능적으로 사슬을 꺼내 근처로 날아오는 카드를 쳐냈다.


아미는 몸을 숨기려 했지만, 한순간 의도가 질문한 [사람들을 지키고 싶냐]가 떠올랐다. 차마 그것에 대해 대답하지 못한 상황에서 시선에 들어온 건 종희를 향한 한 장의 카드. 잠깐 생각하던 아미는 즉시 그에게 날아오는 카드를 몸으로 막아내었다.



괴도의 등장으로 혼란에 빠진 일대. 그렇게 10초 정도가 지났을 때였다. 뭔가를 해보기에도 짧은 시간이었고, 소인과 소민은 인질 때문에 괴도에게 접근조차 하지 못했다.


아미도 마찬가지였다. 대답하지 못한 물음에 대답이라도 하듯 보란 듯이 종희를 지켰지만, 어째서인지 그에게 향한 카드의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문득 뒤를 바라본 아미는 카드의 궤도가 틀어져 있음을 발견했고, 그것은 종희에게서 멀리 떨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종희야, 괜찮아?”

“서, 선배···!”

종희는 검지로 정면을 가리켰고, 아미가 그곳을 바라보자 충격적인 장면이 펼쳐져 있었다.


“의, 의도야!”

분명 모습을 드러낸 괴도는 마치 없던 것처럼 사라졌다. 그가 있었다는 증거인 수십 장의 카드가 존재감을 드러내며 주변 사물에 박혀 있었지만, 어째서인지 괴도는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의 앞에는 언제 나타났을지도 모르는 고속이 피투성이가 된 의도의 멱살을 잡고 있었다. 멱살을 잡힌 의도는 고통으로 몸을 떨었고, 아미는 눈에 들어온 지금 상황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다, 당신···!”

얼마 전, 아미는 그가 주변에서 사라짐을 확인했었다. 하지만 그는 보란 듯이 다시 나타났고, 자신의 후배인 의도가 그의 손에서 괴로워하고 있었다.


어쩌면 의도의 질문은 이걸 말했을 수 있었다. 아미가 괴도를 쫓는 이유는 시영과의 추억을 위해서였지만, 그 이면에는 당연히 괴도를 막아야 한다는 나름의 정의가 있었을지도 몰랐다.


그리고 그 정의는 고속을 향한 분노로 바뀌었다. 그 무엇보다도 싫어하는 고속이 후배를 해쳤다는 눈앞에 보이는 사실에 화나지 않을 수 없었다.


“내 후배를 당장···”

“드디어 잡았다. 괴도 자식···”

고속이 내뱉은 첫 마디에 아미는 입을 다물었고, 소인을 비롯한 근처의 모두는 두 눈을 크게 떴다.


“잡힌 기분이 어때? 오늘이 네가 잡힌 역사적인 첫 순간이라는 건 알고 있겠지.”

고속의 손아귀는 그동안 놓쳤던 기억으로 더욱 강해졌고, 그럴수록 의도는 괴로워했다.


“무, 무슨 소리죠? 의도가 황금의 괴도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는 말아 줘요!”

아미는 지금 상황이 혼란스러웠다. 그 무엇도, 그 누구도 믿을 수 없었다. 그것은 소인과 소민도 마찬가지였다. 갑작스럽게 나타난 고속은 고사하고 지금 일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말이 안 되는 건 이 녀석이 괴도가 아닐 때겠지.”

고속은 의도를 노려보며 이를 바득 갈았고, 아미는 그때 볼 수 있었다.


피투성이가 된 표정에서 드러나는 괴도의 사악한 미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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