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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본의 서재

세계의 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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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본
작품등록일 :
2020.01.20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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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21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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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03. 얼굴 없는 가희-This Illusion(2)

DUMMY

때는 해가 진 밤, 이미 태양은 강변에 가라앉았지만, 그에 준할 정도로 아름다운 달이 비치는 강변도 나쁘지 않았다.


오늘따라 조용한 밤이었지만, 방금 전까지 소란스러울 뻔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고속은 그렇게 생각했다. 생각해보면 지금 조용할 이유는 없었다. 여전히 괴도는 활동 중이었기에 이상하리만큼 조용하다는 사실만으로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일단 조용하다는 것만으로 안심할 수 있었다. 그렇게 홀로 풍류라고 하기에도 뭐한 여유를 부리는 그에게 이터널이 다가왔다.


특유의 살기, 익숙해진 지금은 아니었다. 좋게 말해서 인기척을 느낀 고속은 고개를 돌렸다.


“왔냐?”

“별일이군.”

나쁘지 않은 환영에 이터널은 그의 옆으로 다가갔다.


“어차피 마음대로 찾아올 거잖아?”

“질서를 지키기 위해서다. 이해해줬으면 좋겠군.”

“그놈의 질서는 무슨 질서.”

고속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이미 도시의 질서는 무너졌어. D-Zero를 겪었는데 그것도 몰라?”

“···정말 그렇게 생각하나?”

“그럼, 아니야?”

고속은 이터널을 바라보았고, 순간적으로 타오르는 그의 눈동자 속 무언가를 발견했다.


그것은 마치 달빛을 비추는 강변을 보는 눈빛을 아니었다. 미워하는 원수를 보는 것 같은 느낌. 그의 시선은 강변 위 붉은 대로를 향하지 않았지만, 순간적으로 빨갛게 타오르는 무언가가 보였다.


어쩌면 복수라고 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증오였다. 한순간 몰려오는 두려움은 거짓된 것이 아니었다.


이터널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조금은 편해졌음에도 느껴지는 공포. 고속으로선 이것을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무언가라 여겼다.


“이 몸은 아니길 바란다. 그것뿐이다.”

무언가를 체념한 듯 한숨을 쉬는 이터널. 그에 맞춰 눈동자에서 보인 불길은 사라져갔다.


“그, 그래?”

고속은 긴장을 살피며 그를 바라보았다. 이터널과 시선을 마주하는 건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고속, 네 눈에 보이는 복수자의 눈은 무엇을 향하는 건가.”

“복수자의 눈?”

정신을 차린 고속은 눈을 세차게 깜빡거렸다.


“아무래도 잘못 본 것 같은데?”

“왜 부정하는 건가.”

“말했잖아. 난 전사라고.”

“그래서 이 몸도 의외라고 생각한다.”

이터널은 인상을 쓰며 고속의 눈을 자세히 바라보았다. 이내 그도 모르게 피식거리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솔직히 말하면 방금, 네 눈을 봤어.”

“이 몸의 눈을 본 건가.”

“엄청 무섭더라고. 복수자의 눈인지 뭔지.”

“···그런가.”

이터널은 고속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솔직히 내 눈이 그렇게 무섭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이터널, 네가 감이 좋은 건 인정할게. 그래도 아닌 건 아닌 것 같다.”

“고속, 넌 네 눈을 본 적이 있나.”

“내 눈? 그걸 왜 봐?”

“마술사를 말했을 때, 네 눈은 복수자와 다를 바 없었다.”

“그걸 어떻게 믿지?”

고속은 시선을 돌렸다.


“이 몸의 말이기에 믿지 못하는 거라면 믿어줬으면 좋겠군.”

“그건 아냐. 넌 적어도 거짓말을 할 녀석은 아니야.”

고속은 한숨을 쉬었다.


“그래, 솔직하게 말할게. 네 눈을 보니까 못 믿겠어. 복수자의 눈, 그렇게 무서운 게 있었을 줄은···”

“그 증오는 누구를 향한 건인가.”

“정말 알고 싶어?”

이터널을 향한 고속의 시선. 순간적이었지만, 이터널은 그의 증오에 가득 찬 눈을 볼 수 있었다.


“알려주겠나?”

“미안하지만···”

고속은 긴장을 삼켰고, 이터널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복수자의 눈이라는 거 조금 더 자세히 알고 싶은데?”

문득 용수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고속의 눈에서 보인 [불길]. 고속은 어렵지 않게 불길이 [복수자의 눈]임을 알 수 있었지만, 무엇보다 어째서 그렇게 보였는지가 궁금했다.


“별것도 없는 눈이다. 단지 누군가를 향한 증오가 가득해졌을 때 표출되는 분노일 뿐, 정보로서 가치도 없는 쓸데없는 것이다.”

“단지 그것뿐이야?”

“모든 사람은 증오를 품고 산다. 그렇기에 모두에게 표출되는 건 아니다. 무슨 말인지 알겠나?”

“···대충은.”

고속은 한숨을 쉬었다. 그의 말을 듣고 나니 자신이 가진 복수심이 생각 이상이라는 사실에 어이가 없었다.


“그러니 이 몸에게 알려주겠나? 그 분노의 대상을.”

“왜? 대신 복수해주려고?”

고속은 넌지시 이터널을 바라보았다.


“분명히 이 몸은 말했다. 불길은 모든 걸 멸하고, 복수도 마찬가지다. 이 몸은 복수를 하고 싶지 않다.”

“그럼 왜 묻는 거야?”

“궁금하지 않겠나? 네 말대로 복수자가 아닌 전사가 그런 눈을 가지고 있다는 건 보통 일이 아니다.”

“왜 내 카테고리는 복수자가 아닐까?”

고속은 피식거리며 강변을 바라보았다. 묘하게 불어오는 돌풍에 잔잔하던 물가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물가를 비추던 달빛도 형체를 잃어가기 시작했다.


“감도 안 오는군.”

이터널은 고개를 저었다.


“어쨌든 내 복수의 대상을 알려줄 수는 있어.”

“그런가.”

이터널은 고속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네게는 알려줄 수 없어.”

“이유가 뭔가.”

“절대 네가 싫은 건 아냐. 몇 번이나 말했으니까 알 거라고 믿어.”

“다른 이유가 있다는 건가?”

“네가 유마 씨와 가까운 사람이라서 그래.”

“교수님?”

순간, 이터널의 눈은 크게 뜨였다.


“대체 무슨 말인가? 복수의 대상이 교수님이라는 건가!”

“지, 진정해!”

조용하던 이터널이 소란스러워지자, 고속은 손사래를 쳤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 유마 씨를 싫어하면 너랑도 이야기 안 해.”

“그럼, 대체 무슨 일인가, 고속.”

“유마 씨랑 관련이 있는 녀석 때문이야. 더 이상은 말 안 해.”

“그럼 이 몸을 말하는 건가?”



“그건 절대 아냐.”

고속은 고개를 저었다.


“애초에 너라면 이렇게 돌려 말할 이유도, 지금 대화를 나눌 이유도 없어.”

“혼란스럽군.”

“내가 복수자의 눈 어쩌고 들었을 때 그 기분이었어.”

고속은 입꼬리를 올리며 검지로 그를 가리켰다.


“승혁일리는 없을 테고···”

“그건 알아서 생각해. 어쨌든 미안하지만, 네게는 말해줄 수 없어.”

새삼 단호한 고속에게 이터널은 당혹스러웠다. 고속은 그의 진심을 눈치챘기에 더욱 말해줄 수 없었다.


불어오던 돌풍은 사뭇 잠잠해졌다. 멀리서 그들에게 다가오는 가벼운 발걸음. 복수자의 눈을 가진 두 사람은 그를 바라보았다.


“고속 씨! 이터널 씨!”

시영은 평소와 다름없이 밝은 얼굴로 다가오고 있었다. 고속은 그를 보며 미소를 지었고, 이터널도 은연중 미소를 지었다.


“좋은 소식이 있어요!”

“오 그래?”

“뮤즈의 정체를 알아냈거든요!”

“오 그래?!”

고속의 표정은 화색이 돌았지만, 순간 귀를 의심했다.


아미의 공격으로 부상당한 시영. 그 피해는 옷을 갈아입었다고 해도 쉽게 움직일 수 없는 중상이었다. 상처를 치유하기도 벅찰 상황에서 뮤즈의 정체를 알아냈다는 건 말이 되지 않았다.


고속은 그의 손에서 회전하던 작은 구체가 떠올랐지만, 별 연관은 없다는 생각이었다.


“뮤즈는 누구야?”

이터널의 증언과 더불어 이미 시영을 신뢰하게 된 그였지만, 조금은 의심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아미 씨요.”

“어?”

설상가상 시영의 입에서 나오면 안 되는 사람의 이름이 나왔다. 지금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고속에 비해 이터널은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시영, 이 몸의 감이 어떤가.”

“이터널 씨 대단하세요. 목소리만으로 파악하시다니···”

“물증은 되지 않았지만, 최소한 의심할 가치는 있었지. 시영, 넌 그 사실을 어떻게 알게 되었나.”

“아미 씨께 직접 들었어요.”

시영은 착잡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본인에게 들었다고? 그럼 자작극이라는 거야?”

“어떻게 된 건지 알려드릴게요.”

심호흡한 시영은 This Illusion의 진실을 두 사람에게 알렸다. 아미와의 약속이 있었기에 그녀의 집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절대 언급하지 않았다.


“결론적으로는 저 때문에 일어난 일이에요.”

“아니, 그건 아니지.”

이야기를 듣던 고속이 입을 열었다.


“네 잘못은 아니야, 시영아.”

“그렇게 말해주셔서 감사해요. 하지만 저와 연관되었으니 제 책임이 없다고는 할 수 없어요. 그리고 아미 씨는 제 의뢰인이잖아요.”

“이제는 아니지 않나?”

이터널의 물음. 시영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제가 조금만 더 아미 씨의 마음을 빨리 알았더라면, 이런 일은 안 생겼을 거예요.”

“그런가.”

이터널은 한숨을 쉬며 강변을 바라보았다. 결론적으로 문제가 없었기에 안심되긴 했지만, 뭔가 그의 감은 찜찜한 무언가로 언짢은 상태였다.


“믿어도 되지?”

“이거 봐주실래요?”

시영은 자신이 조사한 문서를 고속에게 건넸다. 그것은 광대의 기원과 This Illusion의 정보가 보기 좋게 정리되어 있었다.


“이건 제가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비롯해서 이번 사건에서 알게 된 사실을 정리한 문서예요. 결론적으로 아미 씨가 알려주신 정보는 맞는 말이에요. 오히려 정확하게 알고 계시더라고요.”

“근데 This Illusion이 무슨 기술인지는 안 나와 있네?”

“네, 그건 못 들었어요. 책에서도 안 나와 있더라고요.”

“그렇구나.”

고속 역시 이터널과 동감이었다. 결론적으로 문제가 없고, 피해자들은 광대, 결론적으로 그들은 피해자가 아닌 광대였기에 언젠가 겪어야 할 두통을 미리 겪은 것과 다름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시끄러운 도시였기에 여기서 문제가 더해지지 않는다는 것만 해도 안심되었다. 그래서일까, 황금의 괴도가 유독 조용한 이유가 궁금해졌다.


현재로서 그의 마지막 행방은 소민을 습격한 것이다. 이것만으로 멈출 녀석이 아니었기에 오싹한 동영상이 조용히 마무리되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었다.


그렇게 시영에게로 향한 시선. 고속은 그를 보며 한편으로는 아쉬워했다. 시영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조금 더 알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결정적으로 그가 큰 힘이 되어줄 거라는 걸 믿었기 때문이었다.


“고생했어, 시영아.”

고속은 그의 문서를 돌려주었다.


“고속 씨,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 찾아와 주세요.”

“그래도 되는 거야?”

“당연하죠!”

시영은 미소를 지었다.


“내가 싫지 않아? 널 못 믿었는데?”

“고속 씨가 드디어 절 믿어주셨잖아요.”

“그거면 돼?”

“믿음은 얻기 힘들잖아요. 그거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시영은 고개를 갸웃거렸고, 고속은 그를 보며 지그시 미소를 지었다.


“확실히 기적은 아니겠다.”

고속의 머릿속에서는 활짝 웃는 쌍둥이의 미소가 지나갔다.


“네?”

“아무것도 아냐. 어쨌든 다들 고생했어.”

고속은 이터널을 바라보았고, 이터널은 피식거리며 자리를 옮겼다.


“그럼 고속 씨, 다음에 봬요.”

“시영아, 혹시 밥 먹었니?”

“네, 많이 먹었어요.”

해맑게 웃는 시영. 여전히 아미가 만든 음식이 떠오르자 입맛을 다셨다. 생각해보니 신기하게도 전부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뿐이었다.


“그, 그래? 그럼 시간 있니?”

“네, 있어요. 왜요?”

“그럼 나랑 같이 어디 갈까?”

“좋긴 좋은데, 어디로 가요?”

“현 가문이라고 아니?”

“혹시 그 용?”

“맞아. 거기야.”

고속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거긴 왜요?”

“···그냥 너랑 같이 가고 싶어서.”

“아하, 그럼 같이 가요.”

“고마워, 시영아.”

“고맙긴요.”


고속은 자신을 향해 밝게 미소를 지어주는 시영을 보며 만감이 교차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에게는 무척 신중한 시간이었다. 어쩌면 시영이라는 사람 덕분에 조금이지만 눈을 뜰 수 있었던 것 같았다.


정작 현 가문의 주소를 찾는 시영은 그걸 모르는 것 같았지만, 차라리 그가 모르는 게 더 나았다.


어쩌면 오늘 밤은 조용했기에 다행이었다. 이렇게 생각을 많이 해본 날도 오랜만이었다.


달리지 못했기에 보이는 풍경, 달리지 못했기에 알게 된 사실, 달리지 못했기에 믿을 수 있게 된 사람들.



“고속 씨, 여기서 조금 걸릴 것 같은데, 택시라도 부를까요?”

“택시는 무슨, 걱정하지 마. 내가 있잖아.”

고속은 손목시계를 강조했고, 시영은 입을 모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쉼 없이 달려온 지난 나날을 돌이켜보며 고속은 초침을 5초 앞으로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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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Episode 04. 황금의 괴도-만날 수 없어(1) 20.09.02 1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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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Episode 04. 황금의 괴도-제미니의 협력(2) 20.08.31 22 0 14쪽
61 Episode 04. 황금의 괴도-제미니의 협력(1) 20.08.30 24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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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Episode 04. 황금의 괴도-독행은 후회를 낳는다.(1) 20.08.27 24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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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isode 03. 얼굴 없는 가희-This Illusion(2) 20.08.21 20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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