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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어느날 님의 서재입니다.

대통령이 제일 쉬웠어요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오월어느날
작품등록일 :
2023.10.21 18:28
최근연재일 :
2024.02.01 23:30
연재수 :
1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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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857
글자수 :
652,510

작성
23.11.20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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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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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13쪽

(46) 이제 때가 온 겁니다

DUMMY

“잠시 후 미 국방부 장관의 공식 발표가 있을 예정입니다. 대한민국이 핵을 보유하는 것을 허가 한다구요. 그리고 설계에 관해서도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내말에 진행자인 강직한 아나운서가 가장 먼저 눈에 띄게 놀란 얼굴을 했다.


“정말입니까?”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저 표정.

민주화 운동 세대니까 그동안 미국이 우리나라에 어떻게 했는지 누구보다 예전부터 지켜본 인물이다.


“맞습니다.”

“아니 갑자기 왜 그런 결정을...”


꽤나 혼란스러운 표정.

기성세대 중에서는 그래도 깨어있는 지식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핵을 가지는 건 시기상조라고 생각하는 걸까.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합니다. 그 기회가 온 거구요.”


그 옛날 인도도 지지리도 못사는 나라였지만 핵무기를 보유한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못사는 나라 취급이 아니라 잠재력이 있는 나라 대우를 받기 시작했다.

핵무기를 보유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중국도 비슷한 입장이었고 .


“우리도 이제 때가 온 겁니다. 핵을 가지게 되면 훨씬 더 살기 좋고 강한 나라가 될 거예요.”

“핵을 가지게 되면...”

“늘 미군으로 우리를 협박하지 않았습니까. 그 치트키가 미국 입장에서는 이제 없어지는 거니까요. 이제 무역이든 정치든 뭐든 우린 조금 더 수월하게 됐습니다.”

“그건 미국 입장에서 손해 아닙니까? 미국이 그걸 알면서 왜 굳이...”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될 것이다.

이건 불가능한 일이니까.

그 불가능의 중심에 나와 비서실장이 있다.


“왜 굳이 그랬을까요.”


아무도 대답을 하지 않는다.

이제 이 엄청난 뉴스로 인해 우리에게 새로 생긴 비전을 설명할 차례다.


“당장 핵을 보유하게 되면 국방비의 쓸데없는 지출을 상당부분 줄일 수 있습니다. 저는 그것을 인구증가와 관련한 정책에 모조리 투입할 예정입니다.”



###



“저거 진짜입니까 비서실장님? 전 어떤 말도 들은 게 없는데요.”

“재규야 넌 의전 비서관이잖아. 저런 정보는 굳이 미리 알 필요가 없지.”

“비서실장님은요? 비서실장님은 알고 계셨단 말씀처럼 들리는데...”

“아니. 나도 몰랐다. 지금 알았어.”


비서실장 김현식과 의전비서관 강재규 둘 다 예상 못한 상황에 놀라고 있었다.

두 사람의 놀람의 강도는 많이 달랐지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비서실장은 혹시 그동안 잠잠하던 대통령의 이상한 능력이 발동한 게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을 할뿐이었다.


“저거 정말이면 다행이지만 혹시나 거짓이거나 말을 번복하면 이미지에 타격이 심할 텐데요.”

“물론 그렇겠지.”


비서실장은 태연했다.

그게 의전비서관을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다음날.

대통령의 말한 대로 정말 미 국방부 장관의 발표가 있었다.

그리고 코스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미국 대통령이 나이가 많아서 알츠하이머 증세가 있다더니 진짜 그런가 봐요.”


난 어젯밤 미국대통령의 의식 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국방부 장관에게 지시를 내렸다.

한국이 핵을 보유할 수 있도록 즉각 조치 후 발표를 하라고.


“그러게요. 그런데 거의 사실인 것 같습니다. 지금 미국 돌아가는 꼴 보면 알지 않습니까.”

“하긴 미국도 한 이십년 많이 달라지는 것 같더니 오년 전부터 망조가 들기 시작했죠.”

“미국이 망하는 걸 보다니...”

“왜요? 회귀를 하신분도 그건 놀랍습니까?”

“놀란 것도 있고... 그런데 정말 망하지는 않을 겁니다. 망하지 않도록 또 누군가는 돈을 쏟아 붓겠죠.”


역시 그런가.

유대자본으로 움직이고 있는 미국.

아직도 주축인 유대인이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많이 놀라셨습니까?”


이번 미 국방부 장관의 발표 건은 미처 얘기를 할 틈이 없었다.


“조금요.”


하긴 회귀를 했다는 사람 앞에서 우스운 질문이다.

세상사 놀랄 일이 뭐가 있겠는가.


“그런데 나중에 일본총리 속으로 들어가서 독도는 일본 땅이 아니라고 선언하는 날도 오는 거 아닙니까?”

“제 맘대로 되는 건 아니지만... 뭐 그런 날이 온다면 정말 좋겠죠.”


그리고 동시에 생존자가 모두 죽기 전에 위안부 문제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보상까지 이뤄진다면 정말 오랜 숙원이 풀리는 셈이다.



그리고 그날 밤.

예상하고 있던 전화 한통을 받았다.

백악관발 핫라인이었다.

발신인은 대통령이었고.

들려올 말은 뻔했고 내가 할 말 또한 정해져 있었다.


“안됩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지금 장난하시는 거 아니죠?”


미국 대통령이 수화기 너머로 말 그대로 쩔쩔매는 게 느껴졌다.

내가 그의 의식 속에 들어갔다 나온 후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른다.


‘청천벽력 같았겠지. 비서진이나 미 국방 장관이 짤렸을지도 모르겠군.’

“생각해보시면 알 것 아닙니까. 이건 내가 미국 대통령이어도 혼자서 결정하고 지시를 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는 걸요.”

“그런 중요한 걸 왜 그렇게 하셨는데요. 이제 와서 말 바꾸면 제가 곤란해집니다. 거짓말이나 하는 대통령으로 찍혀서 지지율 떨어지면 책임지실 겁니까? 미국방장관이 발표할 때 우리나라는 완전히 축제 분위기 였단 말입니다.”

“하... 이거 미치겠군. 난 도저히 기억이 나질 않는데. 지금 백악관은 그것 때문에 비상이오. 내가 사임을 해야 될 수도 있단 말입니다.”

“미국은 대통령이 사임하면 안 되고 우리 대한민국은 대통령이 쫓겨나도 됩니까?”


사실 입장 발표만 했을 뿐이다.

아무리 구두 계약도 계약이라고는 하지만 서류가 없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방송을 통해 중계가 되고 전 국민이, 혹은 전 세계인이 그걸 다 봤다고 해도 도장을 안 찍으면 법적 효력이 없는 거다.

이건 만국공통이다.


‘하지만 내가 양보를 해줄 이유가 없지. 뭐 하러 봐줘.’


우리는 늘 미국의 눈치를 봤다.

이젠 그것도 바뀔 때가 됐다.


‘계속 반대하면 어쩔 수 없지 뭐. 다른 거라도 얻어내야지.’


내 머릿속에는 이미 이런 상황에 대한 대책이 들어 있었다.


“대통령님 말씀대로 없던 일로 친다고 합시다.”

“그렇게만 해준다면 정말... 내가 두고두고..”

“두고두고 잊지 않을 지는 두고 봐야죠.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끝날 수는 없어요. 우리도 받을 건 받아야 되겠습니다.”

“뭐든지 말만 하시오.”

“핵을 일단 포기하는 댓가로... 다른 무기라도 많이 주시죠.”

“무기...를 달라구요?”

“네. 핵이 없으니 재래식 무기로라도 무장은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미국에만 배치해놓은 최신 무기들로, 항공모함이건 전투기이건, 소총이건 최대한 많이요.”

“아...”


막막한 모양이다.

무기라는 게 워낙 비싼 물건이다 보니 지원을 해준다고 해도 얼마나 줘야 할지 감이 잘 안 잡히겠지.


“그리고 주한미군 주둔비용도 미국에서 좀 부담해주세요. 잘 아시겠지만 요즘 제가 하는 일이 많아서 돈 들어갈 일 투성입니다. 아낄 수 있는 건 최대한 아껴야 돼요. 미국은 돈 그냥 찍어내면 되는 거 아닙니까.”

“그렇다고 너무 많이 찍어내면 문제가 될 수도...”

“그럼 어쩔 수 없네요. 체면 지키게 해드리려고 제 딴에는 쪽팔린 것도 감수하고 도와드리려고 했더니.”


내가 별수 없다는 투로 슬쩍 말을 흘렸다.


“그럼 무기류는 좀 덜 받는 걸로 하고. 이건 어떻습니까.”

“말씀을 일단 해...”

“일본 총리를 압박해서 위안부와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서 정식으로 사과하고 제대로 된 손해 배상하라고 하세요. 아 그리고 독도는 자기 땅 아니라고 그것도 공식 발표하도록. 이건 가능합니까? 하긴, 미국은 그래도 아직은 일본보다 강하니 말 몇 마디 하면... 어려운 일 아니죠? 그래도 최강대국 미국의 대통령인데요.”

“일단 참모들과 의논을 좀 해본 후에 전화하리다.”

“요즘 너무 바빠서 전화 안 받을 지도 모르니 양해는 미리 부탁드립니다.”



같은 시간 일본.


“미국 대통령이 갑자기 저러는 이유가 뭔 것 같습니까?”


요시다 총리가 각료들과 함께 회의를 하는 이곳은 정치인들이 은밀한 얘기를 할 때 단골로 이용하는 장소였다.

비밀유지가 되고 아름다운 여자가 있으면서 산해진미와 훌륭한 술이 있는 곳.


“낸들 알겠습니까. 이러다가 일본하고 완전히 갈라서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한국 대선 때 무슨 수를 써서라도 최태웅이 대통령이 되지 못하고 막았어야 돼요. 많이 늦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가 곤란한 일이 많이 생길지 모르겠어요.”


요시다 총리의 물음에 각료들은 그냥 그런 답변밖에 할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핵무장을 용인해주겠다는 건 일본과 중국, 북한을 완전히 무시하겠다는 것과 비슷한 말이었으니까.


“나쁜 놈들 같으니라고. 우리가 그렇게 요청을 할 때는 들은 척도 안하더니.”


요시다 총리는 분통이 터졌다.


“다른 대책이라도 세워야 됩니다. 미국대통령하고 최태웅 간의 무슨 거래가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러다가 갑자기 독도나 위안부 문제에 대한 국제적인 압력이 들어오면 어떻게 합니까.”

“이참에 독도를 핑계로 국지전을 일으키는 게 어떻겠습니까. 미국이 아무리 말을 저렇게 했어도 없던 핵무기를 갑자기 만들어서 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지금 당장 우리 일본이나 중국과 척을 지면서까지 한국에 절대적인 지지를 보여줄 리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전쟁의 결과도 솔직히 벌어져봐야 알 수 있는 거고. 원래 국제정세라는 게 그렇지 않습니까. 한국이 무슨 수를 부려서 미국방장관이 그런 발표를 했는지는 몰라도 그렇게 쉽게 자기들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는 않을 겁니다.”



###



돈을 막 퍼주는 복지 정책인 것 같아 보이겠지만 미혼모나 미성년 미혼모에 대한 지원에 그리 큰돈이 들지는 않았다.

보통은 흔히 말하는 정상적인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기 마련이니까.

내가 손을 내민 건 소외계층이었다.

다수에 비해 적지만 다들 외면하는.


“생각보다 빨리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아 다행이네요.”


소수이지만 힘든 건 힘든 거다.

어쩌면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 겪는 고난이 아이엄마들에게는 엄청나게 가혹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도 돈이 그리 많이 드는 건 아니라서 처음에 반발했던 국민들의 여론도 조금씩 긍정적인 쪽으로 돌아서고 있는 것 같습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주기적으로 업로드를 하겠다고 말했던 예산 집행 내역.

그걸 보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은 모양이었다.


“다행이예요. 그걸 찾아본다는 건 나라 살림에 그래도 관심이 있다는 방증이니까요.”

“놀랄 정도로 금액이 적게 보인 모양입니다.”

“그렇죠. 국민의 반의 반이 미혼모라면 문제가 커지겠죠. 그러면 저도 감히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겁니다.”


돈이 많이 드는 건 그전에 손보고 있던 미성년자 무료 식사에 관한 일이나, 공공주택 공급에 대한 일이 돈이 훨씬 더 많이 든다.


“아직도 갈 길이 멀었네요. 법으로 정해져 있는 휴가를 눈치보고 쓰는 건 왜 그런 거랍니까.”


내가 쉬는 유일한 시간은 식사시간.

그 시간을 책임져주는 청와대 조리실장님이 부득이하게 휴가를 냈다.


“괜찮으시겠어요?”


비서실장이 괜한 걱정을 한다.


“당연하죠. 안 괜찮을 건 또 뭐가 있습니까. 법으로 정해놓은 휴가 아닙니까. 내가 다른 국민들 그렇게 열심히 챙기면서 같이 일하는 직원들 휴가도 눈치 보면서 쓰게 하면 그게 이상한 거죠. 그런데 그 회사도 이상하네. 휴가는 쓰라고 있는 게 휴간데. 아무래도 일손이 많이 부족한 곳은 그럴 수도 있기는 하겠죠?”


조리실장님의 아들이 간신히 이틀 휴가를 얻어 냈단다.

무슨 일을 하는지는 모르지만 안타까운 일이다.

법으로 정해진 휴가도 못쓰게 하다니.

휴가는 써야 한다. 돈도 좋지만 사람이 쉬지 못하면 사람답게 살지를 못한다.

구르는 돌에 이끼가 끼지 않는다고 하지만 너무 구르기만 하다보면 닳아 없어지거나 균일이 가기 마련이다.


“일손이 부족할 수도 있긴 하겠지만 그 외의 경우도 있겠죠.”


휴가.

이것도 복지의 개념에 들어가는 것이다.

하지만 당장 먹을 음식이 없거나 누워 잘 공간이 없는, 생사에 밀접하게 결부된 문제는 아니니 좀 길게 보고 고쳐가야 할 일.

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 못한 곳에서 일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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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제일 쉬웠어요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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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58) 범죄자는 여러분이 처음 23.11.26 213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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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56) 최대한 심플하게 23.11.25 227 7 12쪽
56 (55) 예외는 없습니다 23.11.25 223 6 11쪽
55 (54) 생계형 운전자 23.11.24 224 6 14쪽
54 (53) 범퍼카 방지법 23.11.24 224 6 12쪽
53 (52) 주차시비 23.11.23 236 6 13쪽
52 (51) 변화의 바람 23.11.23 234 6 13쪽
51 (50) 매뉴얼의 문제 23.11.22 232 6 12쪽
50 (49) 그저 처리해야할 일일뿐 23.11.22 246 7 12쪽
49 (48) 명백한 노동착취 23.11.21 252 7 11쪽
48 (47) 휴가도 눈치 보고 23.11.21 258 7 12쪽
» (46) 이제 때가 온 겁니다 23.11.20 267 7 13쪽
46 (45) 온라인 이원생중계 23.11.20 263 9 13쪽
45 (44) 기회를 주는 겁니다 23.11.19 272 7 12쪽
44 (43) 꼭 필요한 것 23.11.19 288 7 12쪽
43 (42) 축하드립니다 어머니! 23.11.19 291 6 13쪽
42 (41) 라방 23.11.18 290 7 12쪽
41 (40) 시행착오 23.11.18 304 7 12쪽
40 (39) 눈먼 돈 찾아오기 23.11.18 318 9 13쪽
39 (38) 첫 국무회의 +1 23.11.17 319 7 11쪽
38 (37) 애들이 밥을 굶고 다니지 않습니까 23.11.17 319 6 13쪽
37 (36) 월세 지원 23.11.16 315 7 12쪽
36 (35) 사회 주택 23.11.16 320 7 12쪽
35 (34) 안전장치 23.11.15 335 8 12쪽
34 (33) 배를 째라면 째줘야지 23.11.15 346 7 12쪽
33 (32) 언젠가는 없어져야할 제도 23.11.14 363 9 11쪽
32 (31) 도움이 된다면 작은 것이라도 23.11.14 375 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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