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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어느날 님의 서재입니다.

대통령이 제일 쉬웠어요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오월어느날
작품등록일 :
2023.10.21 18:28
최근연재일 :
2024.02.01 23:30
연재수 :
1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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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390
추천수 :
857
글자수 :
652,510

작성
23.11.20 11:30
조회
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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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글자
13쪽

(45) 온라인 이원생중계

DUMMY

"여군도 확대할 계획입니다. 물론 자원입대하는 직업 군인의 형식으로요. 당연히 기존처럼 부사관이나 장교만이 아닌 병사들도 해당됩니다."


할 말을 잃어버렸는지 채팅창이 조용하다.


"여성의 군 입대라... 여성의 반대가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요. 대통령께서는 정말 지지율 같은 건 신경을 쓰지 않으시는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좀 더 말씀 들어볼 수 있을까요? 아. 그리고 참고삼아 말씀을 드리면 채팅뿐 아니라 원하시면 대통령과 직접 안건에 대해 화상으로 토론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대통령께서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화상 통화는 염두에 두지 않았던 내용이다.


‘차라리 잘 됐네.’


방송국 스튜디오 때와는 비교할 수도 없는 사람이 동시 접속해 있는 상황이다.


‘한명이 시작을 하면 너도 나도 얘기를 하고 싶어 하겠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강직한 아나운서의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화상 접속을 해왔다.


“말씀드리기 무섭게 한분이 대통령께 대화 요청을 해오셨습니다. 대통령님 바로 시작하시겠습니까?”

“네. 기다릴 거 뭐 있습니까? 그런데 시작하기 전에 한마디 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요.”

“말씀하시죠.”

“원래 방송국에서 진행할 때는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았습니까.”

“그랬죠. 밤새도록 방송을 할 수는 없으니까요.”

“시간 제한 없는 무제한 토론 어떻겠습니까. 아무래도 유투브 이원이다 보니 해외에 지금 체류 중인 분들도 있으실 것 같고. 제가 지금까지 토론을 통해서 얘기를 하고자 했던 어떤 내용보다 가장 우선 되어야 할 내용입니다. 중요한 주제인 만큼 후회 없이 대화를 나누고 국민 여러분의 생각을 듣고 싶은 게 제 생각입니다. 물론 진행자와 국민 여러분이 동의를 해주신다면 말이죠.”




그렇게 시작된 이원생중계 대국민토론.

다행스럽게도 오랜만에 능력이 발휘가 된다.

사람들의 속마음이 들리기 시작한다.


‘대통령이 역대급 사기꾼인건 아니겠지?’


사기꾼 대통령은 이미 있어왔지요.


‘너무 허황된 약속만 남발하는 것 같단 말이야. 그전 대통령들은 의욕이 없고 생각이 없어서 못했었을까.’


맞아요.

의욕이 없었고 생각이 없었습니다.

여기저기 눈치 보느라 바쁜 대통령이 너무 많았지요.


‘나라 말아먹기 딱 좋은 놈이다. 어쩌다가 이런 놈이 대통령이 되가지고. 예산 모자라서 연금도 다 깨먹는 건 아니겠지 설마’


걱정마세요.

제 뒤에는 세계 최고의 부자가 버티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선진국 반열에 완전히 올라가는 날이 올지도 몰라.’


그렇게 믿으세요.

우리는 강해요.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난 이렇게 이 사람들의 속마음을 다 들여다보면서 대화를 할 것이다.


‘어휴... 이 사람들 내가 대통령인 걸 잊어버린 게 틀림없어.’


물론 농담이다.

그만큼 격의 없이 아무런 망설임 없이 자신의 생각들을 말하고 있다.

독재를 하며 국민의 눈과 귀를 닫았던 과거의 대통령들이 지금 이 상황을 본다면 개탄을 금치 못할 것이다.

속에서 욕을 하는 것까지 다 들린다면 미쳐버릴지도 욱하는 마음에 토론장을 도망쳐 나갈지도 모를 일이고.


‘대체 밤을 며칠이나 새는지 모르겠군.’


할 일이 너무 많으니 어쩔 수가 없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임기가 끝나기 전에 혹시 수명이 다하는 건 아닌가 그런 농담을 비서실장과 한 적이 있었다.

그 정도로 내가 하는 일의 양은 상상을 초월한다.


“예전 정권에서 한번 문제시된 적이 있는 부분입니다. 모병제로 전환을 하고 월급을 미군 병사 수준으로 올리면 부사관과 장교의 월급 정말 그 수준으로 올리실 겁니까?”


동시에 들리는 마음의 소리.


‘군대는 다녀오고 이런 정책 펼치려 하시는 거겠지요?’


이 사람은 나를 안 찍은 게 확실하다.

난 대통령후보시절 유일무이하게 해군 특전사로 군대를 다녀왔고, 부모 없이 제대 후 재학 중 사시패스를 한 사람이다.

군 문제에 태클을 건다면 내가 할 말이 엄청나게 많을 것 같은데...

일단은 참고 할 말을 하자.


“물론입니다. 기존 직업군인들이 말도 안 되는 박탈감을 느낄게 뻔한데 어떻게 가만히 놔두겠습니까.”

“재원은 어떻게 마련하실 생각이신지요. 늘 이게 문제입니다만.”

‘이미 쓰고 있는 예산도 많은데. 돈을 막 퍼주는데 전쟁도 안 나는 판국에 군대에도 돈을 퍼줄 생각이냐. 군피아부터 좀 척결을 하시지.’


이해가 많이 된다.

부실한 부대 내 급식 시스템.

여전히 후지다 못해 전쟁영화에나 나오는 유물소리를 들어도 지나치지 않은 구시대 병기들.

휴전이긴 하지만 사실상 전쟁이 일어날 거라 생각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와중에 국방비는 헛돈으로 보일 것이다.

그러니까 아직도 국방을 의무와 애국심으로 채우고 있겠지.


“여러분 이건 정말 비밀...”


거기까지 말을 하다가 생각을 바꿨다.

어차피 국가안보에 관련된 것을 제외하면 비밀이란 게 있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숨기는 건 찝찝하다는 뜻이다.

정정당당하게 말을 다 할 수 있는 일만 한다면 비밀이 왜 필요하겠는가.

극비 문서 같은 건 사실 별 필요가 없다.

안보에 관한 것만 빼면.


“비밀... 까지만 말씀하셨습니다.”

“음... 제가 이 말을 하면 정말 저를 생각 없는 미친놈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여러분 이건 제가 잘못한 게 아니고 그전의 정부들이 잘못한 게 많은 겁니다.”


실시간으로 댓글이 계속 달린다.

이제 일일이 확인하는 게 별로 의미가 없을 정도로 내용이 반복되고 있다.


“정부의 한해 예산에서 생각보다 줄줄 새는 예산이 많은 거 알고 계시죠?”

“그거야... 그런데 그걸 국민들이 어떻게 다 알 수 있겠습니까?”

“이것도 이 자리에서 약속을 드리죠. 국가 안보에 직결된 것만 제외하고 나머지는 시행이 가능한 순서대로 예산과 집행 공개 투명하게 하겠습니다.”

“어디에 뭐가 쓰이는지를 다 말씀을 하신다는 얘기이신가요.”

“일일이 브리핑을 다 하기는 힘들고요. 청와대 홈페이지에 항목을 만들어서 분기별이든 월별이든 깨끗하게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그 말에 또 달리는 댓글들.


-이거 다 믿어야 되는 거야 말아야 되는 거야

-각자 알아서 거를 거 거르고 들으면 되는 거 아닌가

-국민연금은 죽을 때까지 받을 수 있습니까?

-대통령님 말씀대로라면 미혼모가 대폭 늘어나면 그게 바로 국익이 도움이 되는 건가요

-이거 남자들만 살판나겠네. 아무래도 모성애야 여자들이 더 강한데

-나 내일모레 은퇴하는 꼰대요. 연금 얼마나 받을 수 있습니까. 연금 수령 힘들다는 소문이 어디서 떠돌던데


댓글들이 두서없이 올라오고 있었다.

온라인 이원생중계를 선택한 이유는 한 가지가 더 있었다.

강직한 아나운서의 이름이 걸려있는 천분토론이라는 방송이 주는 신뢰감.

그리고 한 번에 많은 토론자를 확보할 수 있는 유투브라는 매체의 힘.


“여러분 지금 대화가 중간에 자꾸 딴길로 새고 있는데요. 예산 공개 관련해서 궁금하신 게 상당히 많은 건 알겠지만 지금 토론에서 중요한건 어쩔 수 없이 또는 자발적으로 생겨나는 미혼모의 복지에 관련해서입니다. 물론 출산율 저하에 다른 인구 감소에 대해서도 길게 보면 대화를 계속해야 되겠지만 오늘의 포커스는 미혼모, 그중에서도 미성년자 미혼모에 대한 것이니 집중해주시기 바라겠습니다.”

“자꾸 반복되는 질문인건 아는데요.”

“괜찮습니다. 원래 정상적인 사회라면 대화를 통해서 발전하는 거니까요.”

“제가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도덕적 해이입니다. 불쌍하면 도와주는 건 인지상정인거야 알죠. 그런데 사람 마음이라는 게 아시다시피 그렇잖아요. 한번 안주면 모를까. 주다가 안주면 그렇게 서운할 수가 없거든요. 서운해졌다가 괘씸해지는 게 사람 마음이죠."

“맞는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그것에 대한 대책은 있으신 건가요?”

“여러분.”


내가 준비한 비장의 카드를 사용할 때가 됐다.


“국민 여러분.”


굉장히 뜬금없다고 생각을 분명히 할 것이다.

그리고 헛소리라고 여기는 사람도 상당수 있겠지.

다른 건 몰라도 그거 하나만큼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을 할 것이다.


“선진국, 혹은 강대국의 공통점이 뭔지 아십니까?”


잘 먹고 잘 사는 것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국내 경제, 앞서나가서는 외교가 중요하다.

그 위에 협상이 유리하려면 힘이 있어야 한다. 국방력.


‘물론 대포 많고 소총 많다고 국방력이 강한 건 아니다.’


작은 나라끼리의 대결은 물론 그럴 수도 있다.

북한 같은 경우는 휴전선 인근에 배치한 장사정포만 가동해도 우리나라는 박살이 난다고 하지 않나.

물론 서울에 모든 것이 집중돼 있으니 서울만 쑥대밭을 만든다는 계획이겠지만.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독일, 인도... 이런 나라들의 공통점이 뭘까요?”


좌중이 조용해진다.


“열거한 나라 중에 굳이 일본을 빼면 답이 간단하게 나올 겁니다. 물론 그렇다고 일본을 무시하는 건 아니구요.”

-모르겠는데요. 무슨 민족별 분류인가?

-선진국들 순위 나열?

-유명한 나라들만 있는 것 같은데


여러 가지 추측이 쏟아져 나왔지만 답은 하나도 없었다.


‘일본을 제외하고라도 얘기했는데 이렇게 모를 수가 있나.’


이 많은 사람 중에 그래도 몇 명은 있을 줄 알았다.

소위 ‘밀덕’도 있을 수가 있으니까 .


“아쉽게도 답변이 나오지는 않은 것 같구요.”

-너무 어려워요

-맞아요. 국민의 눈높이에서 말씀을 좀 해주세요.

-정말 모르겠는데. 선진국 순위 대비 부채비율 순으로 나열한 건가.

“아닙니다. 모두 아니네요. 음... 지금 말씀드린 국가들은 잘 사는 나라인 것도 맞구요. 나라별로 상황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부채 비율이 경제규모 대비해서 상당히 높을 수도 있기는 하겠지요. 민족 어쩌고는 해당 사항이 아예 없어 보이구요. 정답은 핵입니다.”

-핵?

-핵레알? 그 핵임?

-무식한 양반아. 핵무기 할 때 핵을 말하는 거겠지요,

-그건 아닌데 뜬금없어서 그럼. 여기서 갑자기 핵무기 얘기가 왜 나옴? 우리나라하고는 애초에 아무런 상관도 없는 얘기 아님?

-그렇죠. 오십년에 넘게 비핵화 얘기만 하는 판국에 핵은 무슨 핵.

“여러분들 말씀 다 맞습니다. 많이 생소하죠. 갑자기 핵이라니.”


핵이라는 단어가 생소한 이유는 대한민국은 당연히 가지면 안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건 또 강대국과 강대국에 잘 보이고 싶은 이 나라의 정치인 때문인 거고.


‘전쟁이 벌이지고 그렇지 않고를 떠나서 주는데 과연 마다할 사람이 있을까?’


자꾸 니네는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안 된다는 말을 자꾸 눈치 주며 하니까 그렇게 세뇌가 돼 버리는 거다.

물론 그것보다는 잘 먹고 잘 사는 게 더 중요한 문제이기도 했고.


“제가 뜬금없이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한 가지가 있습니다.”


뭔 소리를 하려고 이렇게 뜸을 들이는 건가 싶을 거다.


“다시 퀴즈 하나 내죠. 지금 북한이 여전히 잘 사는 것과는 거리가 멀지만 아직도 미국을 포함해서 다른 나라들은 북한의 눈치를 많이 봅니다. 왜 그럴까요?”

-그거야 핵무기 때문이지. 있는지도 모르지만, 계속 협박을 해대니까 그런 거 아님?

“맞습니다. 핵 때문입니다. 계속 실험을 하고 같은 민족인 우리 대한민국을 때만 되면 협박을 하고 있죠. 있는지도 모르는 핵 때문에 우리도 미국도 움찔합니다.”

-아 결국 핵보유국이 답인 소리잖아.

-음... 맞는 말인 거는 알겠는데 우리한테 과연...

-만들 능력이 있어야 이런 말을 하는 것일 텐데.

“우리는 능력도 돈도 있습니다.”

-정말요? 그런데 왜 아직까지 우린 핵이 없습니까?

-능력되고 돈 있으면 진작에 만들었어야 되는 거 아닌가요? 그동안 대통령이랑 정치인들 대체 뭐한 거죠?

“왜 때문이겠습니까? 그건 바로 미국이 허락을 안 해주기 때문입니다.”

-헐 대박.

-그게 말이 되는 소리임? 선진국 반열에 든 자주 국가가 왜 다른 나라 눈치를 보는데?

-왜 보겠어요? 일단 개발하는데 시간은 걸릴 것이고 그 안에 미군 뺀다고 협박할거고, 또 외교적으로 압박 카드가 미국은 엄청 많으니까요.

-맞아요. 아직 우리는 미국의 보호아래 있어야 합니다. 아직 군사 독립은 멀었다고 봐요.

“그런 생각 이제 그만 하십시다.”


미국의 허락은 필요 없다. 대통령의 강단이 필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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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제일 쉬웠어요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61 (60) 음주운전 원아웃 23.11.28 221 6 12쪽
60 (59) 검찰놀이 23.11.27 218 7 11쪽
59 (58) 범죄자는 여러분이 처음 23.11.26 214 6 12쪽
58 (57) 나쁜 놈들의 공통점 23.11.26 220 7 13쪽
57 (56) 최대한 심플하게 23.11.25 227 7 12쪽
56 (55) 예외는 없습니다 23.11.25 223 6 11쪽
55 (54) 생계형 운전자 23.11.24 224 6 14쪽
54 (53) 범퍼카 방지법 23.11.24 225 6 12쪽
53 (52) 주차시비 23.11.23 236 6 13쪽
52 (51) 변화의 바람 23.11.23 235 6 13쪽
51 (50) 매뉴얼의 문제 23.11.22 233 6 12쪽
50 (49) 그저 처리해야할 일일뿐 23.11.22 247 7 12쪽
49 (48) 명백한 노동착취 23.11.21 253 7 11쪽
48 (47) 휴가도 눈치 보고 23.11.21 259 7 12쪽
47 (46) 이제 때가 온 겁니다 23.11.20 267 7 13쪽
» (45) 온라인 이원생중계 23.11.20 264 9 13쪽
45 (44) 기회를 주는 겁니다 23.11.19 272 7 12쪽
44 (43) 꼭 필요한 것 23.11.19 289 7 12쪽
43 (42) 축하드립니다 어머니! 23.11.19 292 6 13쪽
42 (41) 라방 23.11.18 291 7 12쪽
41 (40) 시행착오 23.11.18 304 7 12쪽
40 (39) 눈먼 돈 찾아오기 23.11.18 319 9 13쪽
39 (38) 첫 국무회의 +1 23.11.17 319 7 11쪽
38 (37) 애들이 밥을 굶고 다니지 않습니까 23.11.17 319 6 13쪽
37 (36) 월세 지원 23.11.16 316 7 12쪽
36 (35) 사회 주택 23.11.16 320 7 12쪽
35 (34) 안전장치 23.11.15 336 8 12쪽
34 (33) 배를 째라면 째줘야지 23.11.15 347 7 12쪽
33 (32) 언젠가는 없어져야할 제도 23.11.14 363 9 11쪽
32 (31) 도움이 된다면 작은 것이라도 23.11.14 376 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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