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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어느날 님의 서재입니다.

대통령이 제일 쉬웠어요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오월어느날
작품등록일 :
2023.10.21 18:28
최근연재일 :
2024.02.01 23:30
연재수 :
121 회
조회수 :
39,397
추천수 :
857
글자수 :
652,510

작성
23.11.19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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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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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12쪽

(44) 기회를 주는 겁니다

DUMMY

여성가족부 장관과 비서실장은 내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지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나만 쳐다보고 있었다.


‘이거 뭐 일을 나 혼자 하는 것도 아니고. 하긴 비서실장님은 뒤에서 물적으로 밀어주고 있으니.’


의지가 있고 생각을 하다보면 해결책은 생기기 마련이다.

이건 급한 게 아니니까, 이건 다음에, 자꾸 그런 식이니까 시도해볼 생각조차 안하게 되는 거다.


“어차피 언젠가는 강제성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국방을 아예 나 몰라라 할 수도 없어요.”


그동안 내가 생각해본 부분을 정리해서 천천히 풀어놓았다.


“아직 서른 정도까지는 군대를 가서 버틸 수 있는 체력이 되지 않습니까.”


몸 관리를 잘한 사람들은 그 이상의 나이도 가능할 것이다.

일부 연예인들이 늦은 나이에 해병대를 가는걸 보면 알 수 있다.

체력의 포텐이 터지는 나이는 아니지만 어쨌든 국방을 수행할 정도는 되는 것이다.


“체력 테스트를 그전보다는 까다롭게 보되, 서른다섯 정도까지는 현역병의 기회를 주는 겁니다. 남자와 여자를 구분 없이. 물론 지금 우리가 해결해야할 문제인 미혼모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미혼모 정책과 어떤 관련이 있다는 겁니까? 지금 대통령님이 밀고 있는 정책들도 아이가 스스로 걸어 다닐 때까지는 최소한 엄마가 키울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하는 게 핵심인데요.”

“물론 그건 현재 진행하는 대로 밀고 가아죠. 내가 말하는 건 조금 더 다양한 옵션에 대한 겁니다.”


사람은 이기적이다.

아무리 예전에는 상상도 못한 지원을 국가에서 해줘도 아쉬움은 분명히 생길 것이다.


“미혼모가 생기는 이유가 어찌됐든 남자가 부담스러워하니까 자꾸 생기는 거 아닙니까. 낳기 부담스럽고 키우자니까 막막하고, 아직 어린 남자는 군대도 다녀와야 하고, 하고 싶은 건 많고.”


거기서 해결책을 찾는 거다.

미군이 그렇게 스스로 자부심을 갖는 이유는 스스로 나라를 지킨다는 자부심도 있기는 하겠지만, 복지가 엄청난 메리트일 것이다.

대위만 되더라도 억대연봉, 일반 병사들도 국내로 치면 웬만한 대기업 수준으로 복지가 제공되니 말이다.


‘전쟁은 정말 일어날 확률이 적은데 말이지.’


하지만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전쟁 때문에 군비는 계속 들어갈 수밖에 없다.


“어차피 실시할 모병제, 이런 식으로 조금씩 진행을 하면 사람들이 모병제에 대해 정말 어떻게 생각하는지 솔직한 생각도 알 수 있을 겁니다.”


지금도 어릴 때부터 직업군인의 길을 택해 걷는 사람들이 꽤 있다.

단기든 장기든, 부사관이든 장교든 생각보다 그 수가 많다.


“아이 아빠들이 책임을 어떻게든 질수가 있겠다고 생각하면, 그런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된다면 아빠 없는 아이들이 그렇게 많이 생기지는 않겠죠.”


일리가 없는 말도 아니어서 두 사람은 생각이 많아 보인다.

여성가족부 장관도 비서실장도.


“아이아빠뿐 아니라 엄마들에게도 기회를 주는 겁니다.”

“엄마들까지요?”

“여자들도요?”


남자에게만 한정되는 말인 줄 알았나보다.


“그럼요. 아무리 모병제를 하더라도 인원 수급에 한계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최소한의 안전장치만 제공을 받는 아이엄마들에게도 옵션을 주는 거죠.”

“다 좋은데...”

“여자들은... 반발이 거세지 않을까요?”


반발을 할 게 없다.

왜냐하면.


“강제성이 없는데 반발할게 있을까요? 좀 전에도 말하지 않았습니까. 징병이 아니라 모병이라고. 사람에 따라 민간의 자율이 맞는 사람도 있고, 군대처럼 약간 통제된 사람이 체질에 맞을 수도 있어요. 그건 해보기 전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거 아닙니까.”


민간에도 육체를 혹사하는 운동을 즐기는 사람도 있고, 남자들보다 은근히 더 꼰대 같은 여자들도 많다.

그게 군대보다 못할게 뭐가 있을까.


“하지만 예산이... 국방부에서 동의를 할까요?”


여성가족부 장관의 조심스러운 질문.


“동의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



"정말 괜찮을까요?"


여성 가족부 장관 김희수는 대통령실을 나온 후에도 걱정을 떨치지 못했다.


"곧 늘어날지 모를 이민자에 대한 연구도 지시를 하셨죠?"

"맞아요. 이렇게 급진적인 게 정말 아무렇지도 않을까요? 국민들이 받아들일 시간도 줘야..."

"그러기에는 많이 늦었습니다."

"그렇게 끝났다는 식의 얘기는 성급한 거 아닌가요?"


비서실장은 그런 말을 예상했다는 표정을 내내 짓고 있었다.


"대통령은 왜 있습니까?"

"네?"

"아니 그보다 대통령 비서실장인 저나 여기 계신 여성가족부 장관님. 이곳에 근무하는 청와대 직원들이나 저 밖에서 매일 싸우기만 국회의원들."

"..."

"그 모두가 국가가 있어야 존재하는 겁니다. 국가라는 건 그 안에 살아갈 사람이 있어야 존재하는 거구요. 사람 중에 제일 중요한건 일을 할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이미 초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어요."

"그건..."

"일을 해줄 젊은 사람들을 당장 어디서 구해올까요? 그래도 외국인은 받기 싫다고 나이 많은 사람들이 고집 부리는 걸 가만히 두고 봐야 될까요?"


비서실장의 말을 듣고 있던 김희수 장관의 고개가 점점 숙여졌다.


"물론 누구의 책임도 아닙니다. 동시에 이 땅에 사는 모든 사람의 책임이기도 하죠. 일단 급한 불을 끄면서 장기적으로 인구문제를 해결하려면 태어나는 아이는 부모가 여력이 안 되면 국가가 케어해주고, 당장 없는 인력을 돈 주고 사서라도 데려와야 합니다."



###



“시기상조입니다.”


정말 지겹도록 하나같이 똑같은 대답이다.


‘이건 뭐 어디서 배우기라도 하는 거야?’


정말 좋은 생각입니다.

이렇게는 하면 누가 때리기라도 하는 걸까.

왜 무조건 반대일까.

정말 좋은 생각일수도 있는 거잖아.


“이거 보다 더 좋은 생각 있으면 어디 말씀을 해보세요. 그러면 저도 받아들이겠습니다.”

“국방이라는 게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할 문제가 아닙니다.”


휴... 또 이러네. 원론적인 대답.

정작 뭐하나 딱 제시하는 건 아무것도 없다.


“복잡하게 생각해 보세요 그럼.”

“말장난이나 하자고 온건 아닙니다만...”


누가 뼛속부터 군인 아니랄까 봐 뻣뻣하기 그지없다.


“그리고 여자를 군대에 들이다뇨. 그거야 말로 대통령님께서 아직 군대를 잘 모르셔서 하시는 마...”

“제가요? 제가 군대를 왜 잘 모릅니까? 장관님 그냥 육사출신이시죠? 전 나름 특수부대 출신입니다만.”

“커험. 그런 말이 아니라. 사병은 내무생활을 해야 됩니다. 그런데 남녀를 섞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생각하나마나 한 거 아닙니까.”


한국 사람들이 아직 잘 모르는 게 있다.

여성도 징병제에 포함되는 다른 나라에서는 함께 내무 생활을 하는 여자들을 남자들이 여자로 안 본다는 거다.

무릇 ‘이성’ 이라는 건 신비감이 있을 때 호기심이 대상이 아니겠는가.


“그건 그 나라 얘깁니다. 그래요. 대통령님 말씀대로 정말 그렇다 칩시다. 헌데 그러면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부대 내 성폭행 건은 어떻게 설명하실 겁니까? 이성으로 안보이면 과연 그런 일이 일어나겠습니까?”

“그건 지금 본인이 무능하다고 자백하시는 겁니까?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데 왜 단속이 안 되는 거죠? 군부대내에서 성폭행이 일어나는걸 알면서도 국방부 장관이 손 놓고 있다는 말로 들리는데요? 직무유기입니다 장관님.”


대번에 얼굴이 벌개지는 국방부 장관.

본인이 말하고도 실언을 했다 싶을 것이다.


“다 좋습니다. 국민들이 동의를 하겠습니까? 지금 복무중인 사병들은 좋아할까요?”


대화는 끝이 날줄을 몰랐다.

결국 내가 통보를 할 수밖에 없었다.


“잊고 있으신 거 같은데요.”

“뭐가요?”

“나 대통령입니다. 국군 통수권자예요.”

“크흠...”

“그러니까 반대를 위한 반대. 핑계를 위한 핑계만 대지 말고. 대책을 마련하세요. 제가 장관님에게 정치를 하라 했습니까? 나라 살림을 하라 했습니까? 가뜩이나 여전히 문제인 군 병력 수급문제에 대해 내가 오히려 힌트를 준 것 같은데 왜 이리 말이 많은 건데요?”



###



대한민국은 생각보다 애국심에 많이 기대고 있는 나라다.

거의 대부분이 반항 없이 군대에 끌려간다.

나라가 망할 것 같으니 집에 고이 숨겨놓았던 금덩이들을 갖다 바치기까지 한다.

거기다가 한번 삘 받으면 국적이 어디가 됐던 외산 불매운동까지.


“마음의 준비는 되셨습니까?”

“긴장이 안 되지는 않네요.”


늘 해본 적 없는 것만 해왔다.

이건 그중에서 역대 급이 될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있다.


“그럼 방송 시작하겠습니다.”


문제가 문제니만큼 방송국 생방송과 유투브 중계, 이원화 방송을 하기로 했다.

포맷은 기존 천분토론의 포맷에 플랫폼은 유투브에.


-안녕하세요. 온라인상으로는 처음 인사드립니다. 천분토론의 강직한입니다.


화면너머로 진행자의 모습이 보였다.


“안녕하세요. 대한민국 대통령 최태웅입니다.”


참여자가 얼마나 될지 가늠이 안 되는 관계로 따로 발언권을 주지는 않는다.

다만 방송을 보고 있는 사람들이 다는 댓글들 중 눈에 띄는 것만 강직한 아나운서가 선별해서 짚어주기로 했다.


"저도 아직 토론의 주제가 무엇인지 전달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건 대통령께서 하실 말씀이 상당히 보안을 요하는 주제일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추측을 해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맞습니까 대통령님?"


공이 나에게 넘어왔다.

무슨 말을 먼저 해야 할까?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은 제가 취임 후 욕을 제일 많이 먹는 날이 될 것 같습니다."


폭풍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와 긴장 되네 . 대놓고 선전포고 하는 느낌이잖아.

-믿습니다 대통령님 지금까지 이런 대통령 없었자나요. 이번에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참고로 전 반 지하 살다가 혜택 받은 사람임.

-나이 마는 공사판 아저씹니다. 국가 기술 공무직으로 채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물론 호의적인 댓글만 있는 건 당연하게도 아니었다.


-애기들 지들끼리 좋다고 사고 쳐서 낳은 아이를 왜 세금으로 거둬줘야 합니까. 피 같은 내 세금 내놔요!

-나도 동감임. 다른 건 몰라도 그건 정말 아니라고 본다. 안 그래도 정조관념 없는 어린애들 이제 틈만 나면 벌거벗고 암데서나 뒹굴겠네. 그러다가 덜컥 임신이라도 하면 집 나가는 거 아니냐고.

-내 딸도 임신하고 나서 들키더니 집 나갔다. 가정파괴의 주범 최태웅.


이렇게 격한 반응까지 다양하다.


"여러분. 이중에서도 이십대 초반 남성분들이 얼마나 계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린애들 표 얻으려고 저런다 또

-암튼 역대급으로 잔머리도 좋은 대통령이라니까

-무슨 말 하는지 들어나봅시다

-얼씨구 여기 또 mz 나셨네

-나 x세대거든?

"자 여러분. 진정들 하시구요."


물론 이런다고 진정이 될 리는 없다.


"저는 현재 징병제, 즉 국민의 의무와 애국심만으로 유지되고 있는 대한민국 군대의 근간을 바꿔놓으려고 합니다."

-오... 역시

-본인 임기 내에 실행이 가능한가?

-힘들 거 같은데. 건국이래 누구도 말도 한번 꺼낸 적 없는 게 모병제인데?

-아니예요. 어떤 정치인이 공약으로 건 적 한번 있는 것 같은데요


올라오는 댓글을 대충 읽어본 후 말을 이었다.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게 맞습니다. 징병제에서 모병제로의 전환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니다. 더 이상 애국심에만 기댈게 아니라 직업적인 만족도가 높아야 지금 보다 훨씬 효율적인 군대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미군의 시스템을 참고할 예정이구요. 이를 위해 꼭 병행해야 될 부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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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56) 최대한 심플하게 23.11.25 228 7 12쪽
56 (55) 예외는 없습니다 23.11.25 224 6 11쪽
55 (54) 생계형 운전자 23.11.24 224 6 14쪽
54 (53) 범퍼카 방지법 23.11.24 225 6 12쪽
53 (52) 주차시비 23.11.23 237 6 13쪽
52 (51) 변화의 바람 23.11.23 235 6 13쪽
51 (50) 매뉴얼의 문제 23.11.22 233 6 12쪽
50 (49) 그저 처리해야할 일일뿐 23.11.22 247 7 12쪽
49 (48) 명백한 노동착취 23.11.21 253 7 11쪽
48 (47) 휴가도 눈치 보고 23.11.21 259 7 12쪽
47 (46) 이제 때가 온 겁니다 23.11.20 267 7 13쪽
46 (45) 온라인 이원생중계 23.11.20 264 9 13쪽
» (44) 기회를 주는 겁니다 23.11.19 273 7 12쪽
44 (43) 꼭 필요한 것 23.11.19 289 7 12쪽
43 (42) 축하드립니다 어머니! 23.11.19 292 6 13쪽
42 (41) 라방 23.11.18 291 7 12쪽
41 (40) 시행착오 23.11.18 304 7 12쪽
40 (39) 눈먼 돈 찾아오기 23.11.18 319 9 13쪽
39 (38) 첫 국무회의 +1 23.11.17 320 7 11쪽
38 (37) 애들이 밥을 굶고 다니지 않습니까 23.11.17 319 6 13쪽
37 (36) 월세 지원 23.11.16 316 7 12쪽
36 (35) 사회 주택 23.11.16 321 7 12쪽
35 (34) 안전장치 23.11.15 336 8 12쪽
34 (33) 배를 째라면 째줘야지 23.11.15 347 7 12쪽
33 (32) 언젠가는 없어져야할 제도 23.11.14 363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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