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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어느날 님의 서재입니다.

대통령이 제일 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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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오월어느날
작품등록일 :
2023.10.21 18:28
최근연재일 :
2024.02.01 23:3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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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52,510

작성
23.11.18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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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12쪽

(41) 라방

DUMMY

유투브 라방을 하기로 한날.

하루 전에 예고를 했던 터라 동시 접속자수가 천만이 넘었다.

이정도면 광고도 엄청나게 붙을 텐데 이 돈도 예산으로 써야 되겠군.


“안녕하세요 최태웅입니다.”


인사를 하자마자 엄청나게 달리는 댓글들.

일일이 다 인사를 할 수도 없는 수준이다.


“오늘 라방을 한 이유는 이번에 정책으로 밀고 있는 미성년자 무료 식사 건 때문입니다. 다들 잘 알고 계시겠지만.”


찬성과 반대에 대한 의견이 엄청나게 올라온다.

찬성보다는 반대가 많은 건 아직 미성년자보다는 성인이 훨씬 더 많기 때문인가.


“각계각층의 사람들에게 욕을 엄청나게 먹으면서도 의욕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중인데요. 왜 이렇게 아직도 찬성보다는 반대가 많을까요.”


다시 달리는 댓글들.


-진작에 이런 것 좀 시행해 주시지. 전 돌싱이고 중학생과 초등학생을 둘이나 키우고 있는 엄마인데요. 애들 밥은 항상 신경 쓰였는데 직장 생활하고 병행하고, 또 애들은 학원 다니고 그러다보면 끼니는 정말 일일이 챙기기 너무 어렵더라구요. 그래서 이번정책 너무 환영합니다.


찬성파이다.

가장 동조를 많이 해줄 계층이다.

밑에 반박성으로 달리는 댓글들.


-좋다 이거예요. 그런데 님은 세금 걱정 안 되심?

-세금 더 내더라도 좋아요. 어설프게 보도 블럭 뜯어내고 가로수 조경공사 하는데 헛돈 쓰는 것 보다는 나은 것 같음.

-헐. 보도 블럭이 왜 헛돈이고 가로수 조경공사가 왜 헛돈임?

-몰라서 물으심? 맨날 멀쩡한 거 때만 되면 뜯어내고 새 걸로 갈아치우니까 그런 거 아님? 가로수는 그냥 이참에 뽑아 버리는 것도 좋아 보임.

-그거 예산 배정 안 해 버리면 그 사람들 일자리 없어지는 거임. 그런 거는 생각 안 해 보심?

-애들 밥 굶는 건?

-애들이 다 밥을 굶는 건 아니지 않음? 이번에 부각된 건 지극히 일부분이었을 것 같은데? 지금이 육이오 끝난 직후도 아니고 우리나라에서 밥 굶고 다니는 애들이 그렇게 많을 리가 없잖아.


끝이 없다.

유투브 라방의 장점이다.

생방송보다 몇 배는 더 좋은.

물론 그렇다고 생방송 토론의 가치가 없는 건 아니지만.


“그런데 제 생각은 그렇거든요. 방금 누군가 하신 말씀대로 모든 애들이 밥을 굶는 건 아니겠지요. 하지만 몇 안 된다고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압니까? 그렇게 국가에서 챙긴 아이들이 잘 먹고 공부 열심히 해서 엄청난 사람이 될지?”

-에휴... 그럴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개천에서 용 나오는 시대는 이미 예전에 끝났다고 하는데.

-대통령님. 혹시 그런 댓글은 보셨나요? 미성년자 모두를 케어 하려는 대책이 미성년 범죄자들까지 케어를 해 버린다는 걸요.

“그건 그것대로 대책을 또 마련 해야 되겠지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왜요?

-가출청소년 얘기 나오니까 한발 물러서시는 건가요? 대책을 바로 내놓는 게 아니라 마련해야 된다구요?

“우리 가장 중요한 것부터 얘기를 하죠. 결국은 예산 문제 아닙니까? 왜 없는 돈을 쪼개고 아껴서 그런데 쓰느냐 그거잖아요. 하려고 해도 선별적으로 골라서 하지 왜 미성년자에게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런 혜택을 주냐 그거잖아요.”

-결국은 돈이 문제니까요. 어딜 가든 뭘 하든 돈이... 그건 결국 현실이잖아요.

-당연한 거 아님? 돈이 넘쳐나면 남의 걱정을 왜함?

-꼭 대책이 있는 것처럼 말씀을 하시네요. 이미 빚내는 정책들만 진행하고 있는 걸로 아는데 아직 남아 있는 돈이 있나요?

“우려하시는 것처럼 월급쟁이들 지갑 털지는 않겠습니다. 아, 하나 예외는 있네요. 국회의원들 세비는 일단 반으로 줄이기로 했습니다.”

-헐.

-헐헐헐.

-저게 정말일까? 말도 안 되는 소리 같은데?

-대통령님. 제발 적을 만들지 마세요. 이미 사방에 적뿐인데. 그러다 중간에 음모에 휩싸여 탄핵 당하십니다.

-월급쟁이들... 그거에 고소득 월급쟁이도 포함되는 건가?

“물론 동의를 얻지는 못했습니다. 말은 꺼내봤는데 아주 난리를 치더군요.”

-당연하죠. 본인들이 귀족인줄 아는 사람들인데.

-일단 차부터 바꿔라. 운전을 본인이 하는 것도 아니면서. 보조석은 앞으로 제끼면 뒤에서도 다리 꼬고 앉을 수 있잖아.

“아, 안 그래도 전부 준중형으로 바꾸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월급쟁이들에 고소득 월급쟁이 당연히 포함됩니다. 단 고소득은 연봉 이억 원까지로 제한하겠습니다. 연봉을 몇 십, 몇 백 억씩 받는 사람을 월급쟁이라고 할 순 없잖아요.”

-와 다행이다. 얼마 전에 월천 찍었는데. 감사합니다.


여기저기서 안도의 한숨을 대시하는 댓글들이 러시를 이루었다.


“제 타깃은 국회의원들, 그리고 재벌기업들입니다. 법인세율 삼십 프로까지 올리겠습니다.”


경악을 대신하는 댓글들이 폭주를 한다.

전 세계 어디에도 법인세를 삼십 프로로 책정한 나라는 없으니까.

난 한마디를 더했다.


“그리고 이 라방을 보고 있는 전국의 미성년자 여러분. 아저씨가 여러분 배고프게는 안 해줄 건데. 대신 밥 배부르게 먹고 나쁜 짓하면 혼난다? 밥값 다 받아낼 거야.”



###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정책은...

과연 없을까?

찾아보면 없지는 않다.

결국 중요한건 돈이니까.

보통 국민들을 달랬으니 이번에는 특권층도 달래야 한다.


“안녕하지 못하시겠지요?”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밖에 없다.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국내 십대 그룹의 총수들이다.


“안녕할 리가 업지 않습니까?”


대놓고 썩은 표정들을 짓고 있다.

잠시 후에도 그런 표정들을 짓고 있나 보자 어디.


“안녕하시게 될 텐데요.”


난 일부러 너스레를 떨었다.


“지금 장난 하십니까? 안 그래도 경기 안 좋아 죽겠는데 법인세를 삼십 프로라니요? 그것도 대기업들만요? 이거 지금 전쟁하자는 거 아닙니까?”


한명이 대놓고 싸우자고 나오는 걸 본 다른 총수들이 연이어 반격을 한다.


“맞습니다. 이번 무료 급식건만 해도 그렇습니다. 여기 모인 회사들 전부 요식업 다 하고 있는 분들인데 정부에서 기업들에 협조 요청만 하셨더라도.”

“지금 기업 이익률이 십 퍼센트 남짓입니다. 삼십 프로라면 도산이예요. 이러시면 기업뿐만이 아니라 나라가 거덜날겁니다.”

“지금 여기 모인 회장님들 한 명당 책임지는 근로자가 몇 명인지는 아시잖습니까. 딸린 식구들까지 생각하면 어마어마한 수의 국민들을 책임지고 있는데...”


너무 엄살들을 부린다.


“사내 유보금들 지금 엄청나게 쌓아두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요새 분위기 흉흉해서 현금은 쌓아두고 거의 풀지 않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한동안 소모적인 말싸움이 계속됐다.

이제는 그만 해야 되겠다.

내가 이들을 부른 이유는 싸움이나 하자고 부른 건 아니니까.

숨 쉴 구멍은 만들어줘야 한다.

두 개를 뺏으면 하나정도는 몰래 챙겨주는 미덕이 필요한 시점.


“선물을 드릴까 해요.”


정말 선물이다.

다들 조금도 믿지 않는 표정들이었지만.


“곧 전쟁이 터질 겁니다.”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는 반응들이다.


“확실한 첩보예요. 일 년 이상 장기전이 될 전망입니다. 유가나 물류비, 그리고 원자재 값상승 등 각종 신경들 쓰셔야 될 거예요.”

“그 그게 대체 무슨...”


누구는 여전히 무슨 헛소리냐는 표정이었고.


“혹시 미국에서 첩보라도 들어온 겁니까?”


누구는 혹시 모를 현실에 대비를 하려고 한다.

그리고 난 한마디를 더했다.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에서 한국 기업들에 투자가 곧 있을 겁니다. 북한이 대대적인 개방을 할 예정이거든요.”


재벌 총수들의 표정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



아주 오랜만에 다른 사람의 의식에 들어갔다 왔다.

그 사람은 리설주였다.

바로 그 리설주였다.

김일성의 손자이자 김정일의 아들인 북한 최고 권력자인 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회 위원장의 아내.


“이제 아주 국제적으로 노시는 군요.”

“그것도 비서실장님의 재력과 정보력이 있으니 가능한 것 아니겠습니까.”


리설주의 의식 속에 있을 때 김정은의 속내를 들었다.

다 버리고 싶다는.

객관적 정보를 비서실장 라인을 통해서 확보했다.

물론 당장 통일이 되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한반도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선에서 아주 천천히 진행이 될 것이다.


“어쨌든 다행이네요. 대외적으로 호재가 터져서 재벌들의 관심을 돌릴 수 있게 돼서요.”

“저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다행이 아닌 것도 있었다.

어쨌든 전쟁은 피해야 할 일이다.

이 소식은 순전히 비서실장 라인의 첩보였다.


“그 정도의 정보를 줬으니 앞으로는 대기업이 대통령님의 눈치를 더 많이 볼 겁니다.”

“그러면 다행이기는 한데... 좀 씁쓸하기는 하네요. 그래도 우리나라 사람들부터 생각해야죠.”

“맞습니다. 일단 전쟁이 곧 일어나면 당연히 무기회사의 주가가 폭등할겁니다. 미국을 포함, 프랑스와 영국에 있는 무기가 기하급수적으로 팔릴 겁니다.”

“기하급수적이라... 하긴 무기를 파는 건 전자제품 파는 것과 다르니 돈을 엄청 벌기는 하겠네요.”


비서실장의 재산은 미국의 군산복합체에도 영국과 프랑스의 무기제조업체의 지분도 포함하고 있었다.

여차하면 빼 쓸 수 있는 돈이 다른 나라의 전쟁 때문에 벌린다니 많이 미안한 일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우리가 잘 살면 그때 다른 나라도 도와주면 됩니다. 그건 역사 속에서 반복되어온 일이예요.”


어떤 국가든 원수는 자국의 이익을 우선한다.

그건 당연한 일이다.

좀 미안함이 없지는 않았지만 난 대한민국 대통령이다.

우리 먼저 잘살고 그다음이 남을 도와주는 일이다.



###



국회의원들만큼 체면을 중시하는 사람도 없다.

그들은 매년 나오는 세비를 줄이는 대신 대형세단을 선택했다.

바보 같은 짓이지만 오히려 재정운영에는 도움이 되는 일이다.


“다행이네요. 그래도 양보를 할 줄 아는 사람들이어서.”

“무조건적인 양보는 아니었죠.”


그것도 사실이다.

팀하이드를 통해서 아주 탈탈 털었다.

공공장소에서 진상짓을 하다가 암행경찰국에 체포돼 의원 뱃지를 반납할 뻔한 사람도 있었다.


“원래 정치는 거래니까요.”

“그게 참 씁쓸하죠. 정치라는 게 거래라니. 사람들 어떻게 하면 잘 먹고 잘 살지에 대해 고민하는 게 정치 아닙니까?”


각자의 의견이 다를 때는 당연히 주고받아야 한다.

그렇게 봤을 때는 정치는 거래다.

아직 한국 정치에서의 거래는 주로 공천권 같은 본인들 이득에 치중해 있지만.


“어쨌든 의미 있는 변화이기는 해요. 이렇게 해서 조금씩 더 뺏어오면 되는 겁니다. 그래서 더 많이 국민들에게 돌려주면 되는 거예요.”



###



헌법에 명문화를 했다.

법적으로 성인이 되지 않은 모든 대한민국 국민은 배가 고프면 어디서든 밥을 먹을 권리가 있다.

이는 정부에서 지급 보증을 해야 한다, 라고.


“나 미성년자라고! 다 내가 먹을 거라니까?”


미성년자라고 보기에는 덩치가 너무 산만한.

딱 봐도 조폭을 연상하게 하는 외모의 남자.


“김밥 오십 줄을 혼자 다 먹는다구요? 말도 안 되는 소리 말아요.”


호의를 베풀면 권리 정도가 아니라 악용을 하려는 사람도 어딘가에서 꼭 나오기 마련이다.

한반도 반쪽의 좁은 땅에 오천만 인구가 밥그릇 지키려 아웅다웅하며 살다보면 잔머리가 늘 수밖에 없나보다.


“그리고 저거 안보여요? 미성년자 식사가능. 하지만 딱 봐도 깡패는 금지! 저거 안 보이냐구요!”


김밥을 마느라 손에 비닐장갑을 끼고 있는 여자는 벽에 붙어 있는 판넬 하나를 가리켰다.

미성년자라도 깡패는 안 됨.

정말 그렇게 쓰여 있었다.

그걸 본 깡패 같은 남자는 그러나 더 발악을 했다.


“아줌마. 내가 어디를 봐서 깡패로 보여? 내가 어딜 봐서 깡패로 보이는데?”


점점 위협적으로 변하는 깡패.

하지만 보통 깡패는 더 강한 사람을 만나면 꼬리를 금새 내린다.

그래서 깡패다.


“깡패 맞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나타난 깡패보다는 십 센치는 키가 더 커 보이는 남자.


“뭐 뭐야 아저씨는?”

“나? 암행경찰이시다. 당신을 공공장소 소란 죄 및 협박죄로 긴급체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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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제일 쉬웠어요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61 (60) 음주운전 원아웃 23.11.28 220 6 12쪽
60 (59) 검찰놀이 23.11.27 217 7 11쪽
59 (58) 범죄자는 여러분이 처음 23.11.26 213 6 12쪽
58 (57) 나쁜 놈들의 공통점 23.11.26 220 7 13쪽
57 (56) 최대한 심플하게 23.11.25 227 7 12쪽
56 (55) 예외는 없습니다 23.11.25 223 6 11쪽
55 (54) 생계형 운전자 23.11.24 224 6 14쪽
54 (53) 범퍼카 방지법 23.11.24 224 6 12쪽
53 (52) 주차시비 23.11.23 236 6 13쪽
52 (51) 변화의 바람 23.11.23 234 6 13쪽
51 (50) 매뉴얼의 문제 23.11.22 232 6 12쪽
50 (49) 그저 처리해야할 일일뿐 23.11.22 246 7 12쪽
49 (48) 명백한 노동착취 23.11.21 252 7 11쪽
48 (47) 휴가도 눈치 보고 23.11.21 259 7 12쪽
47 (46) 이제 때가 온 겁니다 23.11.20 267 7 13쪽
46 (45) 온라인 이원생중계 23.11.20 263 9 13쪽
45 (44) 기회를 주는 겁니다 23.11.19 272 7 12쪽
44 (43) 꼭 필요한 것 23.11.19 289 7 12쪽
43 (42) 축하드립니다 어머니! 23.11.19 291 6 13쪽
» (41) 라방 23.11.18 291 7 12쪽
41 (40) 시행착오 23.11.18 304 7 12쪽
40 (39) 눈먼 돈 찾아오기 23.11.18 318 9 13쪽
39 (38) 첫 국무회의 +1 23.11.17 319 7 11쪽
38 (37) 애들이 밥을 굶고 다니지 않습니까 23.11.17 319 6 13쪽
37 (36) 월세 지원 23.11.16 315 7 12쪽
36 (35) 사회 주택 23.11.16 320 7 12쪽
35 (34) 안전장치 23.11.15 335 8 12쪽
34 (33) 배를 째라면 째줘야지 23.11.15 347 7 12쪽
33 (32) 언젠가는 없어져야할 제도 23.11.14 363 9 11쪽
32 (31) 도움이 된다면 작은 것이라도 23.11.14 375 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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