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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 님의 서재입니다.

봉황의 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밤길
작품등록일 :
2013.09.06 23:05
최근연재일 :
2014.12.19 00:05
연재수 :
126 회
조회수 :
439,092
추천수 :
13,047
글자수 :
683,299

작성
14.10.06 00:05
조회
1,717
추천
58
글자
13쪽

제12장 살육(5)

이 글은 가상의 이야기이며 등장인물,사건등 모든 내용은 실제와 관련없는 허구임을 밝힙니다.




DUMMY

빵빵!

부아앙~ 끼기기긱.

애앵! 애애앵~

어둠이 찾아오는 도쿄도심이 소란했다. 여기저기 경찰들이 나와 교통을 통제하기 시작했고 도로를 가득 메웠던 차량들은 길가로 멈춰서야했다. 그렇게 비워진 도로를 경찰차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군용차량들과 구급차들이 바삐 지나가고 있었다.

투타타타!

그아앙!

그리고 도쿄의 도심상공을 붉은빛을 번쩍이는 헬기들이 급하게 날아다니기 시작했다. 구급헬기들 사이로 방송헬기들도 보였고 무리를 지은 군용헬기들은 저공비행으로 빠르게 날아갔다.

사람들은 전쟁이 터진 것처럼 불안해하며 TV앞으로 모여들었고 곧 경악했다.

모든 TV채널들이 토쿄 대참사, 대낮의 학살극, 살육자 등의 표현을 써가며 앞 다투어 현장을 보도하기에 바빴다. 화면에는 휘의 모습은 잘 잡히지 않고 처참하게 죽어나자빠진 현장의 모습만이 반복해서 보여 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 모습만으로도 일본국민들은 패닉상태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너무나 처참한 시신들의 상태에 할 말을 잃은 것이다.

시체만도 이미 수 십구를 수습했고 계속 수습 중에 있다고 하니 몇 명이나 죽었는지도 알 수가 없는 일이었다.

그렇게 혼란에 빠진 일본 도쿄의 한가운데인 지요다구[千代田區] 황궁 북쪽에 있는 야스쿠니 신사(神社).


- 야스쿠니란 말 그대로 '나라를 편안하게 한다'는 뜻이다.

즉 호국신사이자 황국신사로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전쟁에서 사망한 자들의 영령을 위해 제사하고, 여기에 천황의 참배라는 특별한 대우를 해줌으로써 전쟁 때마다 국민에게 천황숭배와 군국주의를 고무, 침투시키는 데 야스쿠니 신사는 절대적인 구실을 하였다. 또 전몰자들은 천황을 위해 죽음으로써 생전의 잘잘못은 상관없이 신(神)이 되어, 국민의 예배를 받을 수 있도록 유도했다.

일본의 젊은이들은 '야스쿠니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전쟁터로 떠났을 만큼 모든 가치의 기준을 천황에 대한 충성 여부에 두었고, 따라서 야스쿠니신사의 제신(祭神) 원리는 국민의 도덕관을 매우 혼란하게 만들었다.

천황을 위한 죽음은 대부분 명분 없는 침략전쟁에서의 죽음이었기 때문에 일본 군국주의는 이것을 정당화할 수 있는 근거로 신화의식을 조작해 야스쿠니신사를 탄생시킨 것이다.

전쟁이 끝난 뒤 연합군총사령부는 야스쿠니신사의 호국적 성격을 알고 단순한 종교시설과 순수한 전몰자 추도시설 중 하나를 택해야만 한다고 일본 정부에 명령하였다. 이때 일본은 종교시설을 택하였지만, 야스쿠니신사의 특수한 기능인 전몰자 추도시설 기능을 완전히 박탈하지는 못하였다.

1947년 일본은 신헌법에서 정교분리를 규정한 뒤에도 야스쿠니신사가 종교시설이자 전몰자 추도시설임을 인정하였고, 1960년대 말부터는 야스쿠니신사를 국가의 관리 아래 두자는 법안을 계속 제출하였다.

비록 여론에 밀려 번번이 실패하기는 하였지만, 갈수록 이러한 주장들이 설득력을 얻기 시작하였고, 급기야 1978년에는 도조 히데키[東條英機]를 비롯한 A급 전범 14명이 합사되는 일이 발생하자 국제적인 비난을 받았다.

일본의 보수 우파 세력은 'A급 전범은 연합국이 일방적으로 규정한 것일 뿐, 일본 국내법상으로는 범죄자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등 일본 군국주의의 정당화를 주장하였고, 일본 정부 역시 후생성이 중심이 되어 민관합동기구가 결정한 일일 뿐이라고 발뺌하였다.

1985년에는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가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공식 참배하였고, 2000년에는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 지사가, 2001년에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공식 참배하는 등 일본 군국주의의 망령을 부활시키고 있어 주변국뿐 아니라 국제적인 비난을 받았다.

2001년 야스쿠니신사에는 총 246만여 명의 전몰자가 안치되어 있고, 일본 육군의 아버지로 불리는 오무라 에키지의 동상, 대형 함포 등 각종 병기, 자살특공대인 가미카제[神風] 돌격대원의 동상, 전함 야마토의 특대형 포탄, 군마와 군견의 위령탑, 제로센[0戰] 전투기 등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전쟁 유물과 전범의 동상들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전쟁 범죄자들이 영웅으로 미화되어 전시되어 있다.

야스쿠니신사의 상징인 흰 비둘기가 평화를 의미하는 것과는 반대로, 전시물들은 전쟁과 전투의 의미를 부각시키고 있어 실제는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전범자들을 국가적 영웅으로 추앙하는 곳으로 역할하고 있으며 그외 전쟁박물관으로 활용된다.

실제 신사로서 일반적인 종교시설과는 구분이 되는 곳이다.

2013년 12월 26일 일본의 총리인 아베가 공식적으로 신사를 참배하여 또다시 국제적인 비난을 받았으며, 이를 두고 마치 독일의 총리가 히틀러의 무덤에 참배를 한다면 그것이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는 것과 같은 행위이며 아베총리의 오만과 무지를 비난하는 여론이 확산되었다.

제2차대전을 두고 사과하는 독일과 달리 일본은 전범들을 국가적인 영웅으로 추대하고 있다.

(두산백과에서 퍼옴)


야스쿠니신사의 정문 안쪽에 일단의 사람들이 불안한 얼굴로 모여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들은 신사복 정장을 입은 사람들도 있었지만, 일본전통의 사무라이 복장이나 구일본군의 복장을 하고 있는 자들도 여럿이 보였다.

오늘 행사를 뒤에서 밀어주며 자신들도 이 기회에 얼굴을 비추어 이름을 알리려던 일본의 정치인들이었다. 그들은 행사에만 참석하고 행진에서는 빠져나와 야스쿠니신사에 참배를 하고 돌아가려던 중이었다. 그런데 시내교통이 마비되어 차량을 이용할 수가 없단 연락을 받았다. 잠시 신사내부에서 기다렸다가 상황이 해소되면 돌아가기로 한 것이다.

그들도 신사에서 조금 떨어진 대로변에서 학살극이 벌어졌다는 소식은 듣고 있었다.

“아니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란 말입니까?”

“그러게 말이요. 마른하늘에 날벼락도 유분수지, 왜 하필 우리가 행사를 할 때 이런 일이 생긴단 말이오. ”

지금 말을 하는 자들은 일본 내 우익정치집단의 우두머리들인 하지마토 오사카시장과 히라노마 다음세대당대표 등이었다. 두 명 모두 위안부 문제에 있어서 노골적으로 위안부들을 모독하는 말을 서슴지 않았던 자들이다.

하라노마는 한 강연에서 일본군 위안부 운영에 국가가 관여한 사실을 부정하면서 "종군위안부로 불리는 사람들은 '전쟁터 매춘부'라고 생각한다."고 망언을 했고, 하지마토는 시장으로 있으면서 걸핏하면 한국도 전쟁터에서 위안부를 운영했다거나 미군도 전쟁 중에는 성매매를 한다며 위안부 문제를 전쟁터의 성매매자들의 문제로 비하하는 발언을 서슴없이 뱉고 다니며 위안부할머니들의 가슴에 다시 한 번 상처를 입혔다.

이런 자들이 정치지도자로 있으면서 민족주의, 우익세력이라는 이름으로 국민들을 선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 야스쿠니신사 앞에는 평시보다 많은 경찰병력들이 배치되어 경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신사 안으로 갑자기 사람들이 쫓기듯 비명을 지르며 들이닥쳤다.

“아악! 쫓아온다!”

“으악! 살려줘.”

사람들이 들이닥치자 경찰들이 막아섰다. 그러나 도망치는 자들은 막무가내로 안으로 밀고 들어오려 하였다.

곧 그들의 뒤로 피를 뒤집어 쓴 괴물이 나타났다. 괴물은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는데, 그가 들고 있는 칼에서는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어서 공포분위기를 더욱 짙게 만들었다.

이미 경찰들은 서로간의 연락과 지휘부의 전달로 괴물에 대해 알고 있었기에 괴물의 이동방향을 막으려 바리케이트까지 설치하며 저항했으나 무용지물이었다.

“쏴라!”

타탕! 탕! 탕! 타타탕!

경찰들이 도로를 막고 집중사격을 가했으나 괴물에게는 상처를 입히지 못하는 듯 보였다. 움찔거리던 괴물은 곧장 앞으로 날아오르며 경찰들을 볏짚 베듯 베어 넘겼다.

쉬익!

“크아악!”

“으악, 사 살려...“

순식간에 앞을 막아서던 경찰병력들이 무너져 내렸다. 참혹한 시신들만 신사 앞에 쌓여버렸다.

사람들은 경찰들이 쓰러지자 신사의 안쪽으로 황급히 도망가기 시작했다. 입구의 경찰바리케이트 뒤에 모여 있던 정치인 일행들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는 황급히 안으로 도망가기 시작했다. 그런 그들의 등 뒤로 바람소리가 일었다.

휘익!

척!

놀라서 도망치던 하지마토 시장의 앞에 괴물이 내려섰다.

“헉! 사 사람 살려.”

하지마토는 기겁을 했다. 자신이 이런 위험에 노출되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하고 살았다. 언제나 사람들의 환호를 받으며 자신의 뜻대로 떠들며 살았는데 목숨을 구걸해야 하는 처지라니, 지금 상황을 믿을 수가 없었다. 주변에 자신을 보호해야할 자들은 다들 자신을 버리고 어디론가 도망을 가버렸다.

“워 원하는 게 뭐냐... 요. 마 말로 합시. 끅!”

툭!

데구르르.

하지마토가 마지막에 본 것은 자신의 신발이었다.

하지마토시장 자신은 군대경험이 없었지만, 예전 용맹스럽고 충성스런 일본군의 모습이 자랑스러워 오늘 행사에 구일본군의 군복을 입고나왔다. 일본군의 부활을 알리는 행사에 일본군인의 모습으로 참석해 기념사진도 찍고, 야스쿠니신사에 참배까지 했으니 참 만족스러웠다. 아마 이 사진이 뉴스에 나오게 되면 자신의 지지자들이 더 많이 늘 것이라 생각되어 흡족했었다. 그래서 행사가 끝나고도 군복을 벗지 않았다.

하라노마는 사무라이 복장을 하고 있었다. 가끔 집에서도 이 복장이 맘에 들어 입고 지내기도 했다. 오늘, 신사에 참배를 하면서 다음에 자신에게 기회가 와 총리대신이 될 수 있다면 제일먼저 이 복장으로 신사에 참배를 하리라 다짐했다. 그런데 뛰기가 너무 불편해 짜증이 났다.

쉬익!

귓가에 무언가 스치는 소리가 섬뜩하게 들렸다. 옆의 보좌관들이 자신의 팔을 잡고 빨리 가자며 끌어당기는데 몸만 앞서 가는 것 같이 답답했다.

“헉헉! 왜 다리가 안 움직이지? 무 무서워...”

갑자기 고개가 뒤로 젖혀지며 어두운 밤하늘이 눈에 들어오는 것 같더니 이내 깜깜해졌다.



휘는 분노에 잠식당해 시간의 흐름을 잊어버렸다. 공간감도 사라졌다. 그저 왜놈들과 일본군복장의 놈들만 눈에 들어왔다. 일본군인 놈들이 왜 총을 쏘며 덤비지 않고 도망만 가는지, 시정잡배 같은 낭인 놈들이 왜 칼을 뽑아들고 덤비지 않고 도망만 가는지 관심도 없었다. 그냥 죽여야 할 놈들을 죽인다는 것 밖에는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그런데 총을 쏘는 놈들이 나타났다. 복장이 통일된 게 놈들도 군인 같아보였지만 경찰이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 경찰들이 쏜 총알이 날아와 몸에 박혔다. 그러나 고통이 느껴지지 않았다. 총알은 몸을 뚫지도 못하고 튕겨나갔다.

악조로 변한 봉황은 자신이 가진 힘을 극한까지 끌어올려 신체를 강화했다. 그동안의 전투경험을 바탕으로 휘의 신체를 재구성한 것이다.

봉황은 피를 갈구했다. 그것도 자신이 직접 통제하며 목표를 설정하고, 행동으로 실행하여 취하고자 한 것이다. 그러나 아직 휘의 의지가 살아있었다. 봉황은 휘의 의지를 완전히 꺾지 못했다. 아직 버티고 있는 휘의 의지로 인해 수많은 목숨들이 살아났다는 것을 아무도 몰랐다.

이제 더 이상 군복이나 사무라이복장을 한 자들은 보이질 않았다. 오늘 행사에 참석했던 그 많은 사람들 중 코스프레 복장을 했던 자들은 휘가 일일이 쫓아다니며 모두 죽여 버린 것이다.

휘가 고개를 들어 전면을 바라보았다. 절의 일주문처럼 커다란 기둥으로 장식된 문이 서 있었다. 일본 신사들의 정문 앞에 세워져있는 도리이라는 것이었다.

-캬아아아~

“크흑!”

휘의 머릿속에서 큰 울림이 퍼졌다. 악조로 변한 봉황이 갑자기 괴성을 터뜨린 것이다. 엄청난 두통에 휘가 머리를 감싸 쥐고 무릎을 꿇었다. 봉황은 더 이상 앞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휘에게 강요하고 있었다.

고통을 참으며 휘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섰다. 그리고 전면을 바라보았다. 휘의 붉어진 눈에 하얀 실 같기도 하고 가는 연기 같기도 한 것들이 피어오르는 게 보였다.

그 하얀 선들이 어두운 밤하늘 아래 전면에 보이는 전각의 지붕주변으로 수증기처럼 스멀스멀 피어오르고 있었다. 실인지 연기인지 모를 그 하얀 선들은 전각내부에서 끊임없이 계속 솟아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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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제12장 살육(7) +4 14.10.13 1,932 60 11쪽
95 제12장 살육(6) +8 14.10.09 1,919 67 12쪽
» 제12장 살육(5) +4 14.10.06 1,718 58 13쪽
93 제12장 살육(4) +4 14.10.02 1,701 60 11쪽
92 제12장 살육(3) +6 14.09.29 2,000 66 12쪽
91 제12장 살육(2) +9 14.09.25 1,615 54 12쪽
90 제12장 살육(1) +2 14.09.22 1,851 59 11쪽
89 제11장 역류(6) +6 14.09.18 1,660 59 12쪽
88 제11장 역류(5) +4 14.09.15 1,732 58 11쪽
87 제11장 역류(4) +4 14.09.11 1,541 54 11쪽
86 제11장 역류(3) +2 14.09.08 1,582 53 11쪽
85 제11장 역류(2) +4 14.09.04 2,555 67 12쪽
84 제11장 역류(1) +8 14.09.01 2,846 63 11쪽
83 제10장 위기(13) +6 14.08.28 2,525 70 12쪽
82 제10장 위기(12) +4 14.08.25 1,653 61 11쪽
81 제10장 위기(11) +6 14.08.21 1,841 65 12쪽
80 제10장 위기(10) +8 14.08.19 1,669 63 11쪽
79 제10장 위기(9) +6 14.08.14 1,833 87 11쪽
78 제10장 위기(8) +6 14.08.13 1,865 80 11쪽
77 제10장 위기(7) +4 14.08.11 1,663 69 12쪽
76 제10장 위기(6) +4 14.08.07 1,661 66 11쪽
75 제10장 위기(5) +10 14.08.04 1,635 64 10쪽
74 제10장 위기(4) +4 14.08.01 1,665 63 12쪽
73 제10장 위기(3) +6 14.07.30 1,757 65 12쪽
72 제10장 위기(2) +4 14.07.28 2,172 74 12쪽
71 제10장 위기(1) +6 14.07.24 2,182 84 11쪽
70 제9장 흔적(8) +6 14.07.22 2,234 98 12쪽
69 제9장 흔적(7) +9 14.07.19 2,212 82 11쪽
68 제9장 흔적(6) +8 14.07.17 2,251 86 11쪽
67 제9장 흔적(5) +6 14.07.15 2,598 9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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