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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 님의 서재입니다.

봉황의 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밤길
작품등록일 :
2013.09.06 23:05
최근연재일 :
2014.12.19 00:05
연재수 :
126 회
조회수 :
439,105
추천수 :
13,047
글자수 :
683,299

작성
14.08.13 13:08
조회
1,865
추천
80
글자
11쪽

제10장 위기(8)

이 글은 가상의 이야기이며 등장인물,사건등 모든 내용은 실제와 관련없는 허구임을 밝힙니다.




DUMMY

투타타타!

헬기의 프로펠러가 거친 소리를 울리며 힘차게 돌아가고 있는 센다이 공항의 외곽, 헬기 주기장.

여섯 대의 최신 헬기들이 즉시 비행이 가능한 상태로 일렬로 대기하고 있었다.

부아앙!

끼기기긱!

그곳으로 특수 밴 차량들이 급하게 도착하며 SAT대원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고 고! 빨리 빨리 움직여.”

“무브 무브!”

“1팀은 제일 선두 헬기로 탑승하라.”

미우라의 목소리가 시끄러운 헬기의 소음사이에서도 우렁차게 들려왔다.

“서둘러. 빨리 도착해서 포위망을 완성해야 해.”

헬기에 먼저 탑승한 미우라가 겐조 중위를 끌어당겨주며 귀에 가까이대고 큰소리로 말했다.

“모두 탑승한 것 같은데 출발하죠.”

귀가 따가운 듯 인상을 쓰는 겐조의 말에 미우라가 조종석을 향해 엄지와 검지를 동그랗게 만들어 흔들어보였다.

조종사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관제탑과 교신을 시작했다.

“여기는 달팽이. 이륙 준비완료. 이륙허가 바람.”

[칙! 달팽이 이륙 허가한다.]

투타타타!

서서히 붉어지는 저녁노을을 배경으로 SAT대원들을 실은 헬기들이 차례로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줄 지어 이륙한 헬기들은 곧 기수를 남으로 틀며 고속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좀 전에 마침내 놈의 은신처를 파악했다.

수사과에서 쇼핑센터를 통해 물건을 배달해 준 주소지를 알아냈고 급파된 수사관들에 의해 작은 어촌마을의 외곽. 외따로 떨어져있는 집을 파악할 수 있었다.

혹시라도 놈이 눈치를 채고 도망갈 수도 있으니 수사관들은 접근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주민 센터를 통해 그 집에 사는 사람들의 신상을 파악하도록 했는데, 그 집을 방문했다는 복지공무원을 통해 이모란 여자가 확실하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했다.

특수본에서는 즉시 SAT팀을 출동시켜 포위망을 구성하도록 하고 수사관들은 SAT팀이 도착할 때까지 주변에서 감시만 하도록 명령을 내렸다.

지금 SAT팀은 브리핑도 없이 긴급하게 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일분일초가 급했으니 브리핑은 이동 중 간단히 해야 했다.



잠든 이모를 보살피도록 자영에게 맡겨놓고 휘는 조심스럽게 자신들이 살던 집으로 스며들었다.

아까 마지막으로 집을 떠날 때 근처를 서성이는 자들의 모습을 보았다. 걔 중에 한명은 몰래 집 근처까지 접근하여 집안을 살펴보려 하였다.

가만히 앉아서도 기척을 느낄 수 있는 휘였으니 그걸 놓칠 리가 없었다. 염탐하러 온 자가 분명하였다.

위치가 노출되었지만 자신까지 피하기가 애매하였다. 아마 집이 비었다는 걸 알게 되면 집안까지 속속들이 다 뒤져볼 것이고 그러다보면 자신들이 남긴 흔적이 발견될 수도 있을 것이다.

급하게 도망가느라 집안에 많은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게 부담스러웠다. 자신이야 어떻게든 한 몸 빼는데 문제가 없다고 자신하는 휘였지만 이모와 자영의 위치가 노출되면 움직임에 부담이 갈 것은 당연한 일이므로 가급적 이모와 자영이 노출되는 것은 최대한 피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저들을 이끌고 눈길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게 나을 것 같았다.

집안의 불을 모두 끈 상태에서 일층의 거실에 가부좌를 틀고 앉은 휘가 눈을 감고 호흡을 가다듬었다.

“후우~”

적응한다고 했지만 아직 모르는 게 너무 많은 세상이다.

특히 자신은 구경조차해보지 못한 무기가 많을 것이기에 방심했다가는 순식간에 당할 수도 있을 것이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비를 해야 했다.

고요한 적막을 깨고 멀리서 헬기의 소음이 조그맣게 들려왔다. 저 소리는 자신이 천종을 멸문시킬 때 들었던 바로 그 헬리콥터 소리였다. 헬기소리는 산을 넘지 않고 멈췄다.

이제 곧 놈들이 몰려 올 것이다. 휘가 손을 들어 허공을 움직였다.

우웅!

잔 떨림과 함께 봉황의 칼이 천천히 내려와 휘의 손으로 빨려 들어갔다.

척!

휘가 가볍게 기운을 불어넣자 봉황의 칼이 번뜩이며 주변으로 빛을 뿜었다.

“그래, 지켜야 할 것이 있는데 피할 수만은 없지. 잘 부탁한다.”

우우웅!

봉황도가 울었다.



어촌마을에서 멀찍이 떨어진 산의 후면에 레펠을 이용하여 하강한 미우라가 목표지점으로부터 빙 돌아 세 방향으로 흩어져 투입된 각 팀장과 교신을 하였다.

타타타타!

자신들을 내려놓은 헬기는 좀 더 뒤로 물러가 대기하기로 하였다. 접촉상황이 발생하면 바로 투입될 것이다.

모든 팀이 안전하게 투입되어 목표지점을 향해 접근하고 있었기에 미우라도 자신이 직접 지휘하는 팀을 이끌고 목표지점으로 접근해 갔다.

생각 같아서는 목표지점에 공중 강습하여 놈이 숨을 쉴 틈도 없이 몰아붙이고 싶었지만 겐조가 강하게 반대하였다.

맞서서 부딪치면 오히려 피해만 더 커진다는 게 이유였고 놈이 포위망 안에 있는지 확인도 필요했다.

사전에 알아채고 도망친다면 자신들이 놈을 따라잡기 힘들 것이란 게 겐조의 생각이었다. 물론 여자들이 있으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놈이 여자들을 보호하려고 할지, 아니면 자신만 달아날지는 알 수 없었다.

“과연 놈이 있을까?”

목표지점인 외딴 집까지는 거리가 상당했다. 헬기의 소음을 감추기 위해 먼 곳에서 내렸기에 걸어서 이동하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적진 침투처럼 총을 겨누고 위력정찰을 실시할 필요는 없었다. 가급적 사람들의 눈에 띠지 않는 게 좋겠지만 은밀한 침투까지는 아니었다.

그저 조용히 목표지점 근처까지만 이동하면 되었기에 걸어가면서 대화를 나눌 수도 있었다.

미우라의 말에 겐조가 같이 걸어가며 대꾸를 했다.

“있겠죠? 아직 우리가 쫓는다는 걸 모른다면.”

“오후부터 수사요원들이 지켜보고 있는데 움직임이 없다더군. 기척도 없고. 외출했을 수도 있지.”

“우선 포위망을 갖추고 수사팀을 투입해 보죠. 저희가 들이닥치는 것보단 낮지 않겠어요?”

“그래야지. 본부에서도 우리가 포위망을 형성하면 투입하려고 여자대원을 보냈다고 하더군.”

“괜찮은 생각이네요. 난 내가 먼저 들어 가볼까 생각했는데.”

미우라가 나란히 걸어가며 겐조를 빤히 쳐다보았다.

“자네는 이미 놈에게 얼굴이 알려졌잖아. 자네가 놈의 눈에 띠면 군이 투입되었다고 판단할 텐데 오히려 위험하지 않겠어?”

“왠지 그가 살수를 써지는 않을 것 같은 느낌이에요.”

‘훗! 자신감인가? 아니면.“

미우라가 말을 잇지 않았다. 왠지 이 어여쁜 여자가 놈에게 관심을 갖는 게 자꾸 불편했다. 아니 못마땅했다.

“아니면... 뭐죠?”

“아니야. 너무 놈을 믿는 것 같아서. 놈은 살귀야. 우린 놈을 죽이러 왔단 걸 명심해.“

“그건 어쩔 수 없을 때 해당되는 것 아닌가요? 생포가 우선이죠.”

미우라가 걷던 걸음을 멈추고 겐조를 빤히 쳐다봤다. 그 눈빛이 이글거렸다.

“자네 입으로 놈을 생포하는 건 어렵다고 했어.”

겐조도 따라서 걸음을 멈추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무조건 죽이자는 건 아니잖아요.”

미우라가 겐조를 잠깐 쳐다보다가 고개를 돌리고는 다시 걸었다.

“어쨌든 놈을 잡는 게 우선이니 상황을 지켜보자고.”

“하아~”

겐조가 의미를 알 수없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겐조를 미우라가 못마땅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잠시 더 접근한 대원들이 미우라의 지시에 의해 자리를 잡았다. 다른 방향에서 접근한 대원들도 자리를 잡았단 보고가 들어왔다.

미우라가 각 팀원들 개개인의 위치를 다시 확인하였다. 저격수, 자동화기사수, 로켓발사기사수에 레이저표적기까지 배치를 했다. 이러한 배치는 평소 SAT팀의 편재와 운용방식에 전혀 맞지 않았지만 놈을 상대하기 위해 편법으로 편성할 수밖에 없었다.

만약 여자들이 없이 놈만 집안에 있고, 어느 정도 팀원의 희생까지 발생한다면 로켓은 물론 유도미사일까지도 날려버릴 결심을 하는 미우라였다.

놈이 아무리 빨라봐야 미사일로 불바다를 만들면 어쩔 수 없을 것이다. 통구이가 될 게 뻔했다.

마침 놈이 숨어있는 집도 마을과 외따로 떨어져 있어 공격하기가 좋았다. 모든 일이 잘 풀릴 것 같은 예감에 미우라의 얼굴에 흡족한 미소가 번져갔다.

“통역을 담당하는 요원은 아직인가?”

“곧 도착한다고 좀 전에 연락이 왔어요.”

미우라가 헤드셋을 고쳐쓰며 소리쳤다.

“좋아! 모든 대원, 정위치. 버드헌팅! 작전 개시한다. 수사요원을 투입하라고 전하시오.”

미우라가 헤드셋으로 지시를 내린 후, 겐조를 바라보며 말했다. 특수본 본부와의 연결은 겐조가 담당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알았어요."

짧게 대답한 겐조가 본부에 수사요원의 투입을 요청했다. 물론 본부에서는 각 대원들에 대한 지시 내용과 영상을, 대원들에게 지급된 장비로 실시간으로 듣고, 볼 수 있었지만 현장에서의 요청이 있기 전까지는 따로 지시를 내려 혼선을 일으킬 수는 없었기에 지켜보기만 했고, 알릴 내용이 있으면 겐조 중위를 통했다.

잠시 후.

SAT대원들이 빙 둘러 잠복하고 있는 외딴집으로 평범한 복장의 여자 한명이 다가갔다.

또각 또각!

주변에 풀벌레 소리마저 숨죽인 가운데 여자의 구두소리 만이 어두워져가는 밤공기를 갈랐다.

딩동! 딩동!

"계세요? 안에 아무도 안 계신가요?"

여자가 현관문에 달린 벨을 누르며 가볍게 소리를 높였다.

"... ..."

"주민 센터에서 나왔습니다. 잠시만 들어가게 해주세요!"

여자가 몇 번에 걸쳐 벨을 누르고 외쳐보았지만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아무도 없는 것 같습니다. 내부로 진입해 볼까요?”

여자가 고개를 가슴으로 숙이며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듯 말했다. 그 사이에도 현관문의 벨은 계속 누르고 있었다.

딩동! 딩동!

[철수 할 것. 우선 긴장하지 말고 태연하게 철수하라.]

여자의 귀에 꽂힌 이어폰을 통해 지시가 내려왔다.

“아무도 없나?”

태연한 척 여자가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큰 소리로 혼잣말을 하며 뒤돌아섰다.

그렇게 여자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다가 천천히 돌아서 가는 모습이 망원경을 통해 미우라의 눈에 들어왔다.

“왜 그냥 철수하지?”

“본부로부터 철수하란 지시가 내려갔습니다. 혹시 외출 중일지 모르니 진입로 주변 감시를 강화하라는군요.”

겐조의 말에 미우라의 얼굴에 짜증스러움이 스쳐갔다.

“현장지휘를 나에게 일임하지 않았나?”

“범인이 발견되었을 경우에 해당되는 사항입니다. 아직 범인의 위치가 정확히 드러난 건 아니니까요.”

“저 집 안에 있는지 확인하면 될 일 아니냐고!”

“타초경사를 우려하는지도 모를 일이죠.”

“제기랄!”

계속 본부와 교신을 주고받던 겐조가 짜증을 내는 미우라에게 설명을 해줬다.

“수사과와 현지 경찰이 주변마을들에 대한 탐문조사에 들어갔답니다. 집 바깥에 나가있다면 걸려들겠지요. 우린 혹시 귀가할지도 모르는 범인을 기다려보죠.”

“또 잠복인가?”

“오늘밤 안으로 돌아오지 않으면 수색하라네요.”

“알았어. 제길, 모든 대원에게 전달한다. 현위치 고수하며...”

미우라가 다시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그사이 어둠은 짙어져 밤이 찾아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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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제12장 살육(1) +2 14.09.22 1,852 59 11쪽
89 제11장 역류(6) +6 14.09.18 1,660 59 12쪽
88 제11장 역류(5) +4 14.09.15 1,732 58 11쪽
87 제11장 역류(4) +4 14.09.11 1,542 54 11쪽
86 제11장 역류(3) +2 14.09.08 1,583 5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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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제10장 위기(9) +6 14.08.14 1,833 8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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