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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 님의 서재입니다.

봉황의 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밤길
작품등록일 :
2013.09.06 23:05
최근연재일 :
2014.12.19 00:05
연재수 :
126 회
조회수 :
439,090
추천수 :
13,047
글자수 :
683,299

작성
14.08.07 17:25
조회
1,660
추천
66
글자
11쪽

제10장 위기(6)

이 글은 가상의 이야기이며 등장인물,사건등 모든 내용은 실제와 관련없는 허구임을 밝힙니다.




DUMMY

쾅!

문이 부서져라 열리며 겐조 중위가 뛰어들었다.

“TV, TV 좀 바 봐요!”

“헉! 뭐 뭐야!”

SAT팀의 대기실로 쓰이는 수면실에서 잠시 누워 있다가 잠이 들었던 미우라가 벌떡 일어났다.

SAT의 대기실은 휴게실과 수면실로 구분되어 있었다.

팀의 대원들은 몇 개월째 지속된 대기상태가 답답하여 대기조 한 개 팀을 제외한 나머지 대원들은 운동장에서 축구시합을 하고 있었다.

특별한 상황 없이 반복되는 일상이 답답하기도 하고, 상황실에만 있기도 지겨웠던 미우라 팀장은 겐조와 잠시 교대하고 쉬러 왔다가 아예 수면실에서 쉰다며 깜빡 잠들었던 것이다. 그 수면실 문이 벌컥 열리며 겐조가 뛰어 들었다.

“나와서 TV 좀 보라고요!”

겐조의 앙칼진 목소리에 미우라가 정신을 차리려 머리를 흔들며 투덜댔다.

“하암! 깜빡 잠들었는데... 무슨 일이야?”

“그가 나타났어요. TV 뉴스에...”

“그라니? ...흡! 설마...?”

미우라가 정신이 번쩍 들며 벗어놓은 윗옷을 주워들었다.

겐조와 자신의 대화에서 “그”라고 할 만한 사람은 초인이라는 그 한 사람 뿐이었다.

“맞아요. 그 설마가.”

“이런...”

서둘러 휴게소로 나온 미우라가 출동대기 복장을 갖추고 자유롭게 흩어져 쉬고 있던 대원들에게 소리쳤다.

“TV, TV를 켜 봐!”

"TV 켜져 있는데요.“

TV를 보고 있던 대원이 미우라를 보며 뭔 소리를 하느냐는 듯 대답했다. TV에서는 요즘 한창 인기 있는 한국출신 걸 그룹이 나오고 있었다.

뒤따라 나오던 겐조 중위가 대원의 손에 들린 리모컨을 빼앗아 채널을 돌렸다. 뉴스채널에서는 계속 화재현장 영상이 나오고 있었다.

“볼륨도 올려봐!”

겐조가 볼륨을 키웠다.


- 화재는 소방관들의 적절한 조치로 곧 진화되었습니다. 그러나 노인요양원의 특성상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들이 신속한 대피를 하지 못한다는 것을 감안할 때 상당한 인명피해가 발생되었을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만, 사상자가 별로 없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것입니다.

여기서 제보자들이 보내주신 동영상을 보면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왜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았는지 그 이유가 밝혀집니다.


TV에서는 누군가 휴대폰으로 촬영을 한 듯 휘가 노인이 앉아있는 휠체어를 들고 2층에서 뛰어내리는 모습이 흔들리는 화면에서도 제대로 잡혀 있었다.

곧 이어 사다리를 발판삼아 도약하여 2층으로 날듯이 올라가는 모습도 보였다.

“확실해요!”

겐조가 다시 확인하듯 목소리를 높였다. 그 목소리가 떨려 나왔다.

“저 놈이 그 놈이라... 으음... 대단하구만.”

미우라의 입에서 감탄과 신음이 한꺼번에 나왔다.

“와아! 저 자 뭐야?”

“어 어떻게 저런 몸놀림이 가능한 거지?”

“저거 실제영상이야? 영화 찍는 거 아니었어?”

웅성웅성!

여기저기 쉬고 있던 대원들이 미우라의 목소리에 눈길을 보냈다가 화면을 보고서는 TV앞으로 몰려들었다.

“이익! 저 자가 바로 우리가 잡아야하는 목표란 말이다!”

대원들의 웅성거림을 듣던 미우라가 고함을 쳤다.

“아! 저 자가...”

“으음... 엄청 빠른데.”

“뛰어내리는 거야 우리도 가능할 것 같은데... 사람을 안고서 저렇게... 말도 안 돼!”

“저런 놈을 우리가 잡아야 되는 거야?”

TV에서는 목격자의 인터뷰가 진행되고 있었다.


- 슈퍼맨이 나타났어요. 우리를 구한 영웅입니다. 꼭 찾아주세요. 고맙다는 말도 못했어요.


간병인 복장을 한 여자가 나와서 간절한 표정으로 외쳤다. 그 여자의 뒤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슈퍼맨을 외쳤다.

아나운서의 목소리도 들뜬 듯 커졌다.


- 과연 인간이, 저런 행동이 가능할까요? 발코니의 난간을 손으로 뜯어내 사다리를 설치했다고 합니다. 지금 목숨을 구원 받은 많은 사람들이 슈퍼맨을 외치고 있습니다. 그는 이 많은 사람들을 구한 후 어디로 사라졌을까요?


미우라가 벌떡 일어섰다.

“상황실로 가자고, 아마 곧 비상이 걸리겠지.”

“그렇겠죠.”

겐조도 서둘러 미우라의 뒤를 따랐다.

겐조는 TV에 나오는 그를 처음 본 순간, 숨이 턱 멎는 줄 알았다. 움직임만으로도 그라는 걸 알 수 있었다.

TV에서 본 그의 모습은 변함이 없는데 자신의 두근거리는 마음은 자신도 알 수가 없어 답답했다.

드디어 목표를 찾았단 생각에 두근거리는 것인지, 그날 밤의 그 두근거리던 설렘인지 마음이 복잡했다.



저녁 늦게 배달되어 온 짐들을 정리하고 아기 옷을 구경하며 이모와 자영은 신이나 있었다. 자그마한 아기 신발은 너무 앙증맞고 예뻐서 휘도 만지작거리며 신기해했다.

“정말 귀엽군, 아기 발이 이리 작단 말이오?”

“깜찍하죠? 우리 아기가 이 신발을 신으면 정말 예쁠 거예요. 그렇겠죠? 호호호!”

자영도 신이 났다.

“이 녀석이 어서 빨리 나왔으면 좋겠군.”

휘가 옆에 앉아 아기용품을 들여다보고 있는 자영의 배를 손으로 부드럽게 쓸었다.

두 사람의 다정한 모습을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이모가 참견을 하였다.

“자네는 얘만 빨리 나오라 하지 말고 이젠 아기 이름도 슬슬 생각해 두게. 이름이 있어야지.”

“그렇군요. 흠... 그래 어떤 이름이 좋겠습니까?”

“글쎄? 아이이름은 부모가 지어야지. 내가 뭘 알겠는가. 자네가 좋은 걸로 생각해 보게. 호호호!”

“당신은 생각해 둔 게 있소?”

이모가 미루자 휘가 난처한 듯 자영에게 물었다.

“저도 그 생각은 못했네요. 아빠가 지어야죠. 호호호!”

“헛 참! 이거 난처 하구만. 뭐가 좋을까?”

휘가 곰곰이 생각에 잠기자 자영이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호호호, 천천히 생각해보세요. 아직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모르는데 둘 다 생각해야 하잖아요.”

“허! 둘 씩이나... 그럼 여자아이 이름은 당신이 생각해 보시오. 나야 요즘 아이이름이 어색해서...흠흠.”

“호호호! 그러세요.”

“남자아이라... 난 호라고 짓고 싶구려. 강 호. 당신 생각은 어떠시오?”

“이름이 당신처럼 외자군요. 괜찮네요. 그럼 여자아이면요?”

“그건 당신이 생각해야하는 거 아니요?”

“호호호... 그렇게 저에게 떠넘기는 거예요?”

“으음... 그 그건 아니고... 흠흠!”

휘가 분위기를 전환하려는 듯 TV리모컨을 들었다. 이모도 사 온 물건을 정리 중이었기 때문에 TV는 혼자 놀고 있었다. 휘가 채널을 돌리자 곧 뉴스를 전문으로 하는 방송이 나왔다.

그런데 한국방송에서 일본과 관련된 이야기가 뉴스에 나오고 있었다.


- 오늘 일본에서는 슈퍼맨 소동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무슨 내용인지 도쿄에 나가있는 특파원을 연결해 보겠습니다.


뉴스를 보던 휘가 아기 옷을 정리중인 자영에게 물었다.

“슈퍼맨이 뭐요?”

자영이 고개를 돌려 TV를 보며 대답을 했다.

“엄청난 능력을 지닌 초인을 말해요. 사람이 하늘을 날고 힘도 엄청나고, 강한 사람. 다음에 영화를 보여드릴게요. 어? 그런데 일본이네요.”

그때, 화면이 바뀌며 특파원의 모습은 사라지고 휴대폰으로 촬영한 동영상이 TV화면에 나왔다.


- 오늘 일본에 슈퍼맨이 나타났다고 들썩이고 있습니다. 일본 도호쿠지방의 휴양지에 있는 노인요양원에서 지하 전기시설 고장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하여...


동영상은 휘가 2층에서 뛰어내리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어머! 저 저거 다 당신 모습이네요.”

자영이 깜짝 놀라서 소리쳤다.

“헛! 그렇구려.”

이모도 뒤늦게 TV화면을 보고는 기겁을 했다.

“아이구! 저 저 저런, 어떻게.”

“아! 큰일 났다. 우리가 그동안 몇 개월 편안히 지내다보니 너무 방심을 하고 다녔나 봐요. 어떡해요.”

자영이 자신의 잘못이라는 듯 탄식을 하고 있을 때 휴대폰이 울렸다. 자영이 들여다보니 혜영으로부터 온 전화였다.

“여보세요, 언니. 응. 그러게. 우리도 봤어요. 에휴! 너무 생각 없이 움직였나 봐. 어떡해.”

자영이 통화를 하는 사이, 휘는 TV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TV에서는 자신의 움직임이 반복되고 있었는데 움직이는 화면에서 자신의 얼굴만 확대를 시켜 보여주기도 하였다.

그 사이 통화를 끝낸 자영은 이모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모도 몸이 달아서 자영에게 바짝 다가갔다.

“혜영이니? 걔도 봤다지. 뭐라니?”

자영이 한숨을 폭 쉬면서 대답을 했다.

“휴! 어쩌자고 그렇게 눈에 띄는 행동을 했냐고. 나보고 말리지 않고 뭐하고 있었냐고 나무랐어요.”

“에구, 나도 거기까진 생각 못했다. 너무 안일했나보다. 이제 어쩌니.”

휘가 한걱정을 하고 있는 둘에게 안심하라는 듯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이미 벌어진 일이오. 어쩌겠소. 그냥 두면 노인네들이 죽을 것 같아, 보고만 있을 수 없어 나섰던 건데. 혹시라도 발각되면 모른다고 하시오.”

“알았어요. 이미 벌어진 일 어쩌겠어요. 무사하길 빌어야지.”

자영의 말에 이모도 맞장구를 쳤다.

“그러자. 사람들 살리자고 한 일인데 후회해야 뭐하겠니. 내일이라도 당장 다른 곳으로 이사할만한데를 알아봐야겠다.”

“나도 앞으로 더 조심하겠습니다.”

그렇게 셋의 한숨과 함께 걱정스런 밤이 깊어갔다.



초인특별수사본부.

예전 천종사건 특별수사본부 수사2과장이었던 미야시다가 초인특별수사본부로 통합되며 본부장으로 임명되어 계속 지휘를 하고 있었다.

“다 모였으면 회의를 시작하지. 아! 그 전에 수사팀은 센다이 쪽으로 이동했나?”

그러자 마에자키로부터 바로 대답이 나왔다.

“네, 수사팀은 어제 이미 도착을 했고 그쪽 경찰의 지원을 받아 밤새 세부적인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벌써 놈의 행적과 동행 인물들에 대한 자료를 다수 확보했습니다. 조금 있다가 보고 드리겠습니다.”

“아! 그래, 수고했군. 이번엔 느낌이 좋아. 왠지 놈을 잡을 수 있을 것 같거든. 하하하!”

미야시다가 호탕하게 웃으며 자리에 앉아있는 미우라를 바라봤다.

“SAT팀도 이동하게 되어 있을텐데 현재 상황이 어떤가?”

미우라가 허리를 곧추세우며 큰 목소리로 대답했다.

“넵, 저희 대원들도 오늘 오전 센다이 공항으로 모두 이동했습니다. 그쪽 항공자위대의 도움을 받아 대기 장소를 만들었으며 명령이 떨어지면 5분 이내 출동 가능합니다.”

“아예 그쪽 지역 SAT팀도 전원 비상대기 시키도록 조치하게.”

“알겠습니다. 그렇게 전하겠습니다.”

미우라의 박진감 넘치는 목소리에 힘이 나는지 미야시다가 유쾌한 표정으로 웃으며 자리에 앉았다.

몇 개월을 끌어온 놈에 대한 추적이 이제야 마무리 될 것 같아 힘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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