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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 님의 서재입니다.

봉황의 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밤길
작품등록일 :
2013.09.06 23:05
최근연재일 :
2014.12.19 00:05
연재수 :
1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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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9,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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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47
글자수 :
683,299

작성
14.07.30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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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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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글자
12쪽

제10장 위기(3)

이 글은 가상의 이야기이며 등장인물,사건등 모든 내용은 실제와 관련없는 허구임을 밝힙니다.




DUMMY

겨울눈이 내리는 한적한 바닷가를 휘와 자영, 둘이 거닐고 있다. 바람은 차가웠지만 인적이 없으니 둘이 오붓하게 데이트를 즐기기 좋았다.

파도가 포말로 부서지고 하얀 눈송이들은 바다로 스며들듯 사라졌다. 바람이 강하지 않아 오랜만에 바람을 쐬러 나선 길이기에 두터운 외투로 중무장한 자영은 추운 줄도 몰랐다. 거저 눈앞의 아름다운 풍광에 정신없이 빠져들었다.

“겨울바다에 눈이 내리니 정말 아름답죠.”

“참으로 운치가 있소.”

“그러고보니 올 겨울은 바닷가에서만 지냈네요.”

“그렇구려, 이제 바다가 지겹소?”

“아뇨, 그럴리가요. 전 너무 좋아요.”

“나도 좋구려. 시원하오.”

“호호, 그렇게 얘기를 해도 말투를 바꾸긴 정말 힘들어요. 그쵸?”

자영이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차린 휘가 멋쩍은 듯 웃었다.

“허허, 잘 안되는구려.”

“지금 그 웃음도 할아버지 웃음소리라고요.”

“허참! 난감하구만...쩝!”

“호호호! 어쩌겠어요. 그건 못 고칠 것 같은데 그냥 지내요.”

자영이 이해한다는 듯 넘어가자 휘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휴우~ 살았다.”

“앗! 방금 그 말은 요즘 사용하는 말이 맞아요.”

“응? 그 그렇소?”

“아니, 그렇소. 그러면 안 되죠. 그래? 이렇게 얘기해야한다고요.”

“에구, 힘들어...”

“방금 그말은 좋아요.”

“으윽...”

“호호호!”

“허허허...”

요즘 휘는 공부하기에 바빴다. 겨울로 접어들어 추워지면서 이모와 자영이 바깥나들이를 거의 안하고 있었기에 집 안에 있는 시간이 많았다.

셋이서 집 안에만 머물다보니, 이모와 자영은 휘의 세상 알아가기 공부에 엄청난 관심을 표명하며 도우기로 했다.

말투 바꾸기, TV보며 세상물정 파악하기, 일본어 배우기, 한국의 역사 배우기, 국제정세 알아가기 등등.

그러나 제대로 된 선생이 없으니 우선 일본어 배우기와 말투 바꾸기, 그리고 한국드라마 보기 정도를 하고 있었다. 나중에 한국으로 돌아갔을 때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위하여 미리 준비하는 것이다.

그러나 겉모습과 같은 요즘 20대들의 말투로 바꾸기는 도저히 힘들어 보였다.

“춥지 않소?”

“괜찮아요, 참을만하네요. 당신이 옆에 있으면 추운 줄도 모르겠어요.”

휘가 따스한 기운을 수시로 불어넣어주고 두터운 외투도 두르고 있으니 자영은 추위를 별로 느끼지 않았다.

“요즘 같이 평화롭기만 하다면 좋겠소.”

“그러게요, 하지만 정상적인 생활을 하려면 수입도 있어야하는 거예요. 요즘 세상을 살려면 돈이 있어야 하거던요. 아기가 생기면 돈은 더 들어요.”

“흠... 돈이야 벌면 되지 않겠소.”

“그래요, 제가 당신께 돈 벌어오라는 소리는 아니고요. 돈이 있어야 세상 살기도 편하다는 얘기에요.”

“걱정 마시오. 튼튼한 몸이 있는데 뭐가 걱정이오. 그것보다는 우리의 안위가 문제 아니겠소. 아기도 태어나면 안전하게 지낼 방법을 찾아야 할 터인데. 빨리 한국으로 갈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러게요, 동생도 알아보고 있다니까 기회가 오겠죠. 너무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생각해요.”

“그럽시다. 나야 당신과 함께라면 어디라도 상관없소.”

“호호호, 고마워요.”

“어디 뱃속의 아기가 추워하지는 않소?”

휘가 자영의 배위에 손을 올리고는 따스한 기운을 불어넣었다. 자영이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휘를 올려다보았다.

“아기도 당신의 기운이 좋은가 봐요.”

“그렇구려, 녀석도 우리를 닮아서 따스한 기운을 가지고 있소. 그러니 기운을 불어주면 좋아하는 게지.”

“어쩜 우리아기는 이렇게 얌전하고 착할까요? 다른 사람들은 임신을 하면 입덧도 심하고 고생을 많이 한다던데...”

자영이 아기가 기특한 듯 이제는 제법 불록 해 티가 나는 자신의 배를 쓰다듬었다.

“기특한 녀석, 나중에 나오면 튼튼하게 자랄 것이오.”

“당신의 기운을 받았는데 당연하겠지요. 호호.”

“그렇구려, 자 이제 그만 들어갑시다. 바람이 차니, 이모가 걱정하겠소.”

“네.”

방파제에는 겨울눈이 희끗하게 쌓이고 있었지만 딱 붙어 걸어가는 두 사람에겐 눈이 쌓인 흔적이 없었다.

닿기도 전에 흩어지든가, 닿더라도 바로 녹아서 증발되어 버렸던 것이다.

곰이 웅크리고 겨울잠을 자듯 이 겨울 한적한 바닷가 마을에서 휘는 세상을 알아가고 있었다.



“추운데 일찍 들어오지. 왜 이리 오래있어.”

춥다고 집안에서 꼼짝도 않고 있던 이모가 TV를 보다가 휘와 자영이 들어서자 반겨 맞았다.

“별로 안 추웠어요. 바람도 그리 세지 않고요.”

“그래도 넌 홀몸이 아니다. 아기도 생각해야지.”

“이 이가 잘 보살펴줘요. 봄날처럼 따스하게 바다구경하고 온 걸요. 호호.”

자영의 말에 이모가 휘를 바라보았다.

“나도 따라갈걸 그랬나? 자네가 내게도 기운을 좀 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말이야.”

휘가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그러게 말입니다. 저도 그러고 싶지만 쉽지가 않습니다. 이 사람에게는 열을 줄 수 있는 기운을 다른 사람들에겐 줘봐야 하나도 겨우 될까 말까하니 저만 힘들어서.”

“쯧쯧, 주기 싫은 건 아니고?”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제가 이모께는 드릴 수만 있다면야 다 드리고 싶죠.”

“흥! 말은 뻔지르르 하구먼. 호홋!”

“허허... 죄송합니다.”

사실이 그랬다. 자영은 자신이 가진 봉황의 기운과 비슷한 기운을 가졌다. 봉황의 기운도 자영에게는 잘 먹혔던 것이다. 그러나 일반 다른 사람들은 봉황의 기운이 제대로 먹히질 않았다. 힘만 잔뜩 들고 효과는 별로 없었다.

물론 치료효과야 있겠지만 효과가 자영에 비해서 열배는 적게 나타나니 아예 효과가 없다고 휘는 생각하는 것이다.

“됐네, 이 사람아. 나중에 나 골골거릴 때나 힘 한번 써주면 돼.”

“허허! 알겠습니다. 꼭 그리 하겠습니다.”

“호호호! 그러면 되었네.”

이모가 농담을 건네고는 다시 TV로 시선을 돌렸다.

위성TV를 설치하여 이젠 일본방송에서 수입하여 틀어주는 일본말로 더빙된 한국드라마가 아니라 한국에서 직접 방송하는 TV드라마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다.

“어, 얘기하다보니 끝났네.”

이모가 리모컨을 들고 채널을 돌리자 뉴스가 나왔다.

“이모, 뉴스도 잠깐 보죠.”

“뉴스?”

“네.”

“맨날 똑 같은 뉴스, 뭘 봐?”

“저 이도 세상 돌아가는 거는 알아야 하잖아요. 그러자면 뉴스만한 게 없어요.”

“아! 강서방 공부 시킬려구, 그럼 봐야지. 자네 이리와 앉게. 공부하세. 호호홋!”

“흠흠... 그럴까요. 허허헛!”

한국방송의 뉴스채널이었다.

여자 앵커의 약간은 화가 난 듯 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 정부는 일본 시마네현이 '독도의 날' 행사를 개최한 데 대해 유감과 항의의 뜻을 표명했습니다.

정부는 외교부 대변인 논평을 내고 시마네현이 '독도의 날' 행사를 개최하고 이 행사에 일본 국회의원들이 참석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독도의 날' 조례를 즉각 철폐하고 독도에 대한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즉각 중단할 것을 다시 한 번 엄중히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논평은 또 독도는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의 고유 영토임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한다면서 정부는 독도 영유권을 훼손하려는 어떠한 기도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저 저 나쁜 놈들, 남의 나라를 빼앗아서는 뼛골까지 다 빼먹고서는 지금도 잘못을 뉘우치지도 않으면서, 남의 나라 땅도 지들 꺼 라고 우기며 저 지랄들을 하고 있으니. 에잉! 도대체 정치한다는 놈들은 뭐하는지 몰라.”

이모가 뉴스를 보다가 짜증이 치밀어 떠들었다.

“저 독도 얘기는 걸핏하면 나오는구려. 한국의 경찰이 지키고 있으면 된 거 아니오?”

“엄밀히 따지면 우리 한국의 군대가 지키고 있어야지요. 우리 땅을 우리 군인이 못 지키고 일본 눈치 보느라 경찰만 파견해 놓고 있잖아요.”

“흠... 우리도 대마도를 우리 땅이라고 돌려달라고 해야 겠구만.”

휘가 요즘 TV를 보면서 자주 거론되는 얘기들은 이제 어느 정도 이해를 하고 자신의 의견도 말하게 되었다.

“당신 같으면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우기는 사람들을 어떻게 하겠어요?”

자영의 말에 이모가 먼저 대답을 했다.

“얘! 어떡하긴 어떡하니, 강 서방 같으면 저런 도둑놈들, 속 시원히 단박에 요절을 내겠지.”

“아이! 이모, 너무 과격해요.”

“흠, 도둑놈은 때려잡아야지요.”

“얘! 과격하긴, 그럼 넌 네 껄 뺏으려고 하는 놈들을 그냥 지켜보기만 할 거니? 아님, 바보처럼 뺏길 거야? 저 일본 놈들이 지들 옛날자료에도 독도는 한국 땅이라고 되어 있는데 그런 건 다 숨기고 우기고 있잖니.”

“그건 그래요. 독도는 꼭 지켜야하는 우리 땅이죠”

“참으로 왜놈들은 우리한테 못 할 짓을 많이 하고 있구려. 백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는데도 변함이 없으니.”

지난일은 잊고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리라 다짐하는 휘였지만 저런 일들을 볼 때마다 예전의 기억이 되살아나 마음이 아팠다.

당시 권력자들은 백성과 나라를 생각지 못하고 우물 안 개구리처럼 자신의 권력과 욕심만을 챙기느라 자기들끼리 치고받고 싸우더니 급기야는 외세를 끌어들여 나라를 팔아먹었다.

그 당시를 살았던 자신도 별로 생각지 못했던 일이다.

왕비를 지킨다는 생각뿐이었지 나라를 위해, 백성을 위해 무엇을 하겠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었다. 그러나 봉황문의 기억에는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하라는 홍익인간의 뜻이 있었다. 자신이 봉황의 문을 찾지 않고 있었으니 그 당시 알지 못했던 것이다.

자기가 죽으며 까지 지키려했던 왕비도 온갖 패악으로 백성들의 원성을 사며 후세에 악녀라는 소리까지 듣고 있었다. 세상을 넓게 보지 못하고 자기밖에 모른 결과였다.

나라가 망하고 36년이나 왜놈들의 지배하에 있었다니 백성들의 고통이 어떠했을까, 강제징용에 끌려가고, 어린 소녀들은 위안부로 끌려가고, 나라를 되찾고자 자신의 몸을 던져 독립운동을 하다가 잡혀서 고문을 당하다가 죽고, 어떤 이들은 강제로 일본으로 끌려와 할 수없이 살아가게 되었는데도, 이제와 자리 잡고 살아보려 하니 너희나라로 돌아가라고 행패를 부렸다.

물론 일본인들이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왜 그리 한국인들을 못살게 구는지, 맘 같아서는 저런 놈들은 다 때려잡아 버리고 싶었다.

하나, 둘 새로운 세상을 알아가며 휘도 적응을 해 나가고 있었지만 일본에 대한 적개심은 알아갈수록 쌓여만 갔다.

“내일은 모처럼 시내나 나가볼래? 조금 지나면 3월인데 봄옷도 미리 마련해야지. 그리고 너 산부인과도 가보고.”

TV에 빠져있는 휘 때문에 채널을 돌리지도 못하고 있던 이모가 자영에게 말을 걸었다.

“그럴까요. 이제 슬슬 아기용품도 준비해 놔야겠어요.”

“그래라. 아기준비물 장만은 내가 해주마. 혹시라도 여기서 구할 수 없는 거는 혜영이한테 사달라고 하자.”

“그러고 싶지만 혜영언니 주변에 아직 경찰이 감시할지 모르니 괜히 부담주지 마세요.”

“아참! 그렇구나. 요즘 조용히 지내다보니 우리가 쫓긴다는 것도 잊고 살았다. 에휴!”

TV를 보며 둘의 얘기를 듣고 있던 휘가 걱정 말라는 듯 듬직하니 말을 했다.

“주변에 아무도 접근 못하게 할 테니 아무 걱정 마시고 편히 지내세요.”

“그래, 자네가 있는데 괜한 걱정을 하고 있구먼. 호홋!”

휘의 말에 이모의 얼굴이 활짝 펴졌다. 휘에 대한 이모의 믿음은 이제 절대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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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제12장 살육(1) +2 14.09.22 1,851 5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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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제11장 역류(4) +4 14.09.11 1,541 5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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