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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 님의 서재입니다.

봉황의 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밤길
작품등록일 :
2013.09.06 23:05
최근연재일 :
2014.12.19 00:05
연재수 :
1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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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9,103
추천수 :
13,047
글자수 :
683,299

작성
14.08.21 00:05
조회
1,841
추천
65
글자
12쪽

제10장 위기(11)

이 글은 가상의 이야기이며 등장인물,사건등 모든 내용은 실제와 관련없는 허구임을 밝힙니다.




DUMMY

애애애앵!

밖에서는 사이렌 소리가 급박하게 들려왔다.

“에구~ 하필이면 이때 또 지진이 일어나다니.”

이모가 푸념을 하며 이불을 끌어당겨 덮었다.

드드드득!

쨍그랑!

집기들이 흔들리며 떨어지는 듯 무언가 깨지는 소리도 들려왔다.

“괜찮겠죠?”

“어이구, 이번엔 좀 심하구나. 조금만 기다려보자.”

마음이 심란해 TV도 켜지 않고 쥐죽은 듯 방에만 갇혀있던 두 사람이다. 오전에 혜영이와 통화를 했는데 백곰이 데리러 온다고 하였다. 도착하면 전화를 한다고 했으니 백곰이 오면 몰래 이 동네를 빠져나갈 생각이었다.

급한 맘에 집을 구해 피했지만 작은 동네에서 경찰들이 몰려오면 아무래도 오래 숨어있진 못할 것 같았다. 생각이 짧았다고 자책하는 이모였다.

끼기기긱!

목조로 이루어진 집이 흔들리며 곧 무너질 것 같은 소리가 들려와 오싹하였지만 지진은 곧 멈추었다.

“얘, 끝난 거니?”

자영이 이모가 덮어준 이불을 걷어내며 주변을 돌아봤다.

“그런 거 같은데요. 정말 무서워요.”

“그러게 말이다. 집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그런데 지진은 한 번에 끝나지 않는다던데.”

“네, 여진이 따라 온다고 하더라구요.”

“안되겠다. TV를 켜 봐야지.”

이모가 급하게 리모컨을 찾았다.



땅이 흔들렸다. 일본이란 나라는 지진이 많이 일어난다더니 이번엔 강도가 높았다. 건물에 매달려있던 간판이 흔들리며 떨어지고 거리를 지나던 차들도 움직임을 멈추었다. 사람들은 흔들리는 건물에서 뛰쳐나와 비명을 지르며 거리에 주저앉기도 하였다.

어촌마을에서 그나마 높은 4층짜리 건물의 옥상에 숨어있던 휘가 자영과 이모가 숨어있는 집을 내려다보았다.

다행히 건물이 무너지거나 큰 피해가 발생한 것 같지는 않았다.

놈들은 마을 뒤편의 산을 포위하고 있었다. 하늘에는 헬기가 날아다니고 있었고 주변에 차량들이 점점 늘어났다. 군용차량에 장갑차량까지 늘어 선 것을 보면 놈들도 많은 준비를 한 것이리라.

저들과 싸울 이유는 없었다. 가급적이면 조용히 지내고 싶었다. 그냥 자신을 가만 놔두면 좋으련만 저들은 악착같이 자신을 쫓고 있었다. 자신은 죽일 놈들을 죽인 것뿐이지만 저들의 입장에서는 그것이 범죄행위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하니 무턱대고 당해 줄 수는 없었다.

자신이 이리로 숨어든 것을 저들이 알게 되면 자영과 이모에게도 위험하였다. 그것을 알면서도 지진이 발생하여 불안해진 나머지 이쪽으로 숨어들었다. 무사한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까 자영과 통화했을 때 백곰이 데리러 온다고 하였다. 백곰이 저들을 무사히 빼 낼 수만 있다면 좋으련만, 만약 들키게 된다면 무슨 짓을 해서라도 도망칠 수 있도록 싸울 생각이었다.

시간은 더디게 흘러갔다.

투타타타!

하늘에는 헬기들이 굉음을 내며 뒷산 주변을 맴돌았고 간혹 마을 근처로도 저공비행을 했다. 휘가 눈에 띄지 않도록 몸을 숨겼다.

애앵! 애애앵~

사이렌 소리가 다시 울렸다. 그리고 알아들을 수없는 일본말로 다급한 방송이 계속 이어졌다.

그러자 여기저기 집과 건물들에서 사람들이 뛰쳐나와 무작정 달리기 시작했다.

빵빵!

빠아앙!

차량들이 경적을 울리며 서로 빠져나가려다 뒤 엉켰다. 갑자기 마을이 부산해졌다. 그 모습들이 이상하여 휘가 몸을 내 밀고 주변의 다른 곳을 살펴봤다.

뒷산 근처를 포위하고 있던 군 병력들도 움직임이 부산해졌다. 차량들이 이동하기 시작했고 군인들도 황급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뭔가 큰 일이 일어났다고 짐작되었다.

사람들은 뒷산 방향으로 달려가고 있었는데 군인들이 그들을 통제하여 다른 쪽으로 유도하였다. 가만히 살펴보니 모두가 높은 고지대로 피신하는 듯 했다.

휘가 눈을 돌려 바다를 향했다.

“허어~ 이 이런. 저 저럴 수가.”

휘의 입이 딱 벌어졌다. 바닷가의 방파제위로 바다가 보였다. 아니 바닷물이 방파제를 넘고 있었다. 마치 거대한 바다가 마을의 위에 있는 것 같았다. 바닷물은 방파제를 넘어 폭포처럼 마을로 쏟아지고 있었던 것이다.

바다를 항해하던 커다란 배가 방파제를 넘어 떠밀리며 마을로 기울어졌다. 배는 뒤집어지며 그대로 집들을 쓸어갔다. 큰 길에 세워져있던 차량들이 둥둥 떠서 밀려오더니 그대로 건물에 부딪쳤다. 목조주택들이 힘없이 부서졌다. 어떤 집들은 통째로 물살에 밀려나갔다.

콰콰콰콰!

쏴아아!

쿠쿵!

비명소리와 굉음들이 주변을 뒤흔들었다. 이미 방파제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바닷물이 마을을 채우고 방파제의 흔적도 지워버렸다. 그만큼 바닷물의 높이가 높아진 것이리라. 어느 곳에선 가스가 폭발했는지 불길이 일었다. 마을이 통째로 사라지고 있었다.

순간 휘가 깜짝 놀라 자영과 이모가 있는 곳으로 눈길을 돌렸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벌써 그 집도 물에 잠겨 2층만이 물 밖으로 보였다. 자영과 이모가 숨어있던 목조주택은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 집채로 휘청거리며 흔들렸다.

“저 저런...”

휘익!

휘가 이런저런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몸을 날렸다. 벌써 바닷물은 2층도 삼켜버릴 듯 날름거리며 거칠게 밀려들고 있었다.

통째로 떠밀려가는 목조주택의 지붕위로 내려선 휘가 다시 몸을 날려 콘크리트건물위로 뛰어 올랐다. 자영과 이모가 있는 집까지는 그래도 몇 번의 도약이 더 필요하였다.

투타타타!

그때, 휘의 머리위로 강한 바람이 일며 헬기가 빠른 속도로 다가왔다. 뛰어오른 휘가 풍압에 휘청 밀려날 정도였다.

스치듯 지나친 헬기가 저공으로 빠르게 비행하며 다시 돌아오더니 휘가 달려가는 방향을 쫓았다.

잠시 멈칫했던 휘가 헬기를 무시하고 다시 날아올랐다. 이번엔 한 번의 도약으로 물속에 머리만 남은 전봇대를 밟고 다시 뛰어올라 건물의 옥상으로 내려섰다. 조금만 다가가면 자영과 이모가 있는 건물이었다.

드르르륵!

휘가 급하게 몸을 틀었다.

파파파팍!

휘가 내려섰던 자리에서 콘크리트가 깨져나가며 파편이 튀었다. 다급히 건물의 그늘로 몸을 숨겼다. 휘가 숨은 건물의 모서리로 다시 총탄이 빗발쳤다.

드르르륵!

파파파팍!

건물의 모서리가 터져나가기 시작했다.

투타타타!

그 사이 다른 방향에서 또 헬기가 날아들기 시작했다. 휘가 고개를 들어보니 뒷산위에 떠 있던 헬기들도 방향을 틀고 있었다.

“이런, 제기랄!”

헬기에는 자동화기가 장착되어 있었다.

자신이 우려했던 그 총이었다. 한꺼번에 총알을 엄청나게 쏟아내던, 발칸포라는 것이었다.

그때, 다른 쪽에서 날아 온 헬기가 자신의 앞 상공에서 옆으로 멈추어 섰다. 열려진 헬기의 중간에는 총을 겨눈 자가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다. 위험을 느낀 휘가 앞으로 튀어나갔다.

파팍!

타앙!

뒤늦게 총소리가 들렸다. 휘가 서있던 자리의 벽에 총알이 박혔다.

그때, 처음 휘를 노렸던 헬기가 뛰어나온 휘를 노리고 앞으로 약간 기체를 기울였다. 곧이어 전면의 총구가 회전하기 시작했다.

기이이익!

드르르륵! 드르르르륵!

퓨퓨퓨퓩!

파파파팍!

휘가 뛰어내린 방향으로 물보라가 튀고 건물의 파편들이 부서지며 튀어 올랐다.

사격을 멈춘 헬기가 서서히 다가와 제자리에서 호버링을 하기 시작했다. 헬기의 강한 바람이 지상을 쓸었다.

휘의 모습이 보이질 않자 헬기가 옆으로 이동을 하여 건물의 옥상에 로프를 내렸다. 곧 SAT대원 두 명이 로프를 타고 옥상으로 내려섰다. 헬기가 곧 다른 건물로 옮겨갔다.

무너질 염려가 없는 콘크리트건물의 옥상에는 대원들이 두서너 명씩 배치되기 시작했고 그사이에도 헬기는 주변을 맴돌았다.

헬기들이 속속 도착하기 시작했다. 헬기들마다 SAT대원들이 아래를 향해 총구를 겨누고 있었다.

래팰링을 하여 건물옥상에 내린 대원들도 총을 겨누고 주변을 확인하고 있었다.

가끔 주변 건물에서 사람들이 손을 흔들며 구해달라고 외쳤지만 대원들은 주변을 수색하기에 바빴다.

하지만 지시가 있었는지 주변을 맴돌던 헬기가 구해달라고 외치는 사람이 있는 건물로 날아갔다. 곧 대원이 로프를 타고 내려와 구조작업을 하기 시작했지만 그 사이에도 다른 헬기들은 주변을 맴돌기만 하였다.



집안에 숨어 TV로 뉴스를 보던 이모와 자영이 불안에 떨고 있을 때 사이렌이 울렸다.

주변이 소란스러웠지만 밖을 살펴보기도 무서웠다. 사이렌 소리에 이어 피하라는 말이 계속 들려왔지만 지금 상황에서 밖으로 나갈 수도 없었다. 곧 이어 굉음과 비명, 그리고 엄청난 물벼락이 들이닥쳤다.

곧 사이렌과 방송 소리도 전기도 끊어졌다.

“어이쿠, TV가 꺼졌다. 전기가 나갔구나. 쓰나미가 온다더니 바닷물이 밀려오나?”

“이모! 집이 또 흔들려요. 그리고 저 소리. 아악!”

자영이 문을 열고 아래로 향하는 계단을 내려다보다 비명을 질렀다. 거친 물결이 차오르고 있었다.

끼기기기!

“안되겠다. 얼른 나가야겠다.”

“집안이 더 위험 하겠어요. 높은 곳으로 피해야.”

자영이 말을 잇지 못했다. 나갈 길이 없는 것이다. 1층이 물에 잠겼고 물길은 점점 2층으로 오르고 있었다.

끼긱! 콰당탕!

2층으로 오르는 계단엔 온갖 쓰레기와 파편들이 물길에 밀려 솟구쳐 오르고 있었다.

“어이구, 어떡하니?”

‘이모, 창문! 창문으로 나가요.“

자영이 얼른 식탁으로 사용하는 테이블을 끌어당겼다. 창문으로 나가면 지붕으로 올라갈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아니다. 너부터 나가거라.”

이모가 자영의 부른 배를 보며 자영을 끌어당겼다.

“아녜요, 저보다 이모가 먼저 나가요. 내가 밀어줄게요.”

“아니라니까.”

자꾸 뿌리치는 이모를 자영이 테이블에 앉히고선 다리를 들어 올렸다.

“아이참, 이모 서둘러야 돼요.”

자영의 성화에 할 수없이 이모가 테이블에 일어서서 창문으로 몸을 내 밀었다. 그 사이에 벌써 물은 밀려들어와 바닥을 적시고 있었다. 바닥에 있던 물건들이 둥둥 떠 다녔고 물은 이제 종아리까지 차올랐다.

“끄응! 아이고 저런, 밖이 물 천지다.”

창밖으로 몸을 빼낸 이모가 기겁을 했다. 밖에도 물이 급격하게 차올랐던 것이다. 창밖은 바로 지붕이어서 손을 놓으면 금방 미끄러져 바로 아래까지 차오른 물속으로 빠질 것 같았다.

끼기기긱!

쿠쿵!

그때, 곧 집이 무너질 듯 흔들리며 이상한 굉음을 내질렀다.

“아악!”

집이 기울며 흔들리자 자영이 바닥에 쓰러졌다.

“자 자영아!”

이모가 놀라서 창문 안으로 머리를 집어넣으며 자영을 불렀다. 그 사이에도 물은 계속 차올라 테이블이 들썩였다.

이제 물은 벽사이로도 뿜어져 들어오고 있었다.

“어푸! 허억!”

빠르게 불어가며 회오리치는 바닷물과 부유물 때문에 넘어진 자영이 허우적거렸다.

“자영아! 어서 빨리!”

애가 타는 이모의 목소리가 커졌다.

“어헉! 아아...”

자영이 힘을 내어 테이블을 붙잡고 일어섰다. 이미 온 몸이 물에 젖어 옷이 몸에 찰싹 달라붙었다.

“서둘러라. 어서!”

창밖에서 머리를 들이밀고 있던 이모가 한손으로는 창문을 붙잡은 채 다른 손을 내밀며 고함을 질렀다.

“헉헉! 아 알았어요. 익!”

자영이 테이블위로 오르려 애를 쓰며 발을 들어 올릴 때,

끼이익!

벽에 세워져있던 가구가 물에 뜨면서 중심을 잃고 기울어졌다.

“아! 자 자영아! 위험 해!”

쿠쿵!

이모의 고함과 동시에 기울던 가구가 제 몸을 이기지못하고 쓰러지며 자영을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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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제12장 살육(2) +9 14.09.25 1,615 54 12쪽
90 제12장 살육(1) +2 14.09.22 1,852 59 11쪽
89 제11장 역류(6) +6 14.09.18 1,660 59 12쪽
88 제11장 역류(5) +4 14.09.15 1,732 58 11쪽
87 제11장 역류(4) +4 14.09.11 1,542 54 11쪽
86 제11장 역류(3) +2 14.09.08 1,583 5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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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제10장 위기(12) +4 14.08.25 1,653 61 11쪽
» 제10장 위기(11) +6 14.08.21 1,841 6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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