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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 님의 서재입니다.

봉황의 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밤길
작품등록일 :
2013.09.06 23:05
최근연재일 :
2014.12.19 00:05
연재수 :
126 회
조회수 :
439,084
추천수 :
13,047
글자수 :
683,299

작성
14.08.25 00:05
조회
1,652
추천
61
글자
11쪽

제10장 위기(12)

이 글은 가상의 이야기이며 등장인물,사건등 모든 내용은 실제와 관련없는 허구임을 밝힙니다.




DUMMY

“아악!”

“자영아!“

콰아아!

물은 더욱 거세게 차오르며 온갖 물건들을 떠올리고 있었고 자영은 가구에 깔리며 시커먼 물속으로 사라졌다.

“아이고! 자영아~”

자영을 부르던 이모가 창문을 붙잡고 있던 손을 놓치며 뒤로 주르륵 미끄러졌다. 이미 발은 급류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아 아이쿠!“

그때, 미끄러지는 이모의 손을 잡아채는 손길이 있었다.

물에 흠뻑 젖은 휘가 나타나 얼른 이모를 끌어올렸다. 그리고는 이모를 안고 옆의 건물로 옮겨갔다. 옆의 건물은 콘크리트 구조물이어서 무너질 염려는 없어 보였다.

“자 자네.”

곧 물에 빠져 떠내려갈 줄 알았던 이모가 눈앞에 나타난 휘를 보고는 반색을 했다. 그러나 곧 자영에게 닥친 상황을 깨달았다.

“앗! 자 자영이. 자영이가 못나왔어.”

“그럼? 저 안에 기척이?”

휘익!

놀란 표정의 휘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잠시 당황스러워 멍하니 서 있는 이모의 주위로 강한 풍압이 밀려왔다.

투타타타!

이모가 올려다보는 하늘에 헬기들이 하나, 둘 모여들고 있었다.

끼기긱!

휘가 뛰어든 집은 이제 곧 허물어질듯 보였다. 물은 창문턱까지 차올랐고 벽은 수압을 못 이겨 허물어 질 것처럼 비명을 질렀다.

휘가 물위에 떠있는 가구를 들어 올리자 자영의 옷자락이 물에 부풀어 떠올랐다.

“자 자영!”

휘가 얼른 자영의 겨드랑이에 팔을 끼워 들어올렸다. 자영은 기절을 해서 축 늘어졌는데 머리 쪽에 상처를 입었는지 피가 철철 흘러내려 순식간에 주변을 붉게 물들였다.

“자영, 정신 차리시오.”

휘가 자영을 흔들어보았지만 축 늘어진 자영은 힘없이 고개를 늘어뜨렸다. 급박해진 휘가 자영을 안고 창밖으로 조심스레 올라선 후 이모가 있는 건물로 신속히 옮겨왔다.

끼기기긱!

그그극!

곧바로 휘가 빠져나온 집이 기이한 소리를 내며 무너지기 시작했다. 무너져 내린 집의 지붕만이 물결에 밀려 떠내려가기 시작했다.

집이 무너진 것보다 축 늘어진 자영의 모습에 더 놀란 이모가 기겁을 하며 달려왔다.

“아이고, 자영아!“

자영을 급하게 바닥에 내려놓은 휘가 기운을 모아 가슴을 압박했다. 몇 차례 반복하자.

“우욱! 웩!”

자영이 몸을 들썩이며 입으로 물을 게워냈다. 휘가 조심스레 기운을 더 불어넣자 서서히 정신이 돌아오는지 자영이 힘겹게 눈을 뜨고 주위를 살폈다.

“이 이모, 아! 다 당신이 오셨군요. 으윽! 아아.”

휘를 보고 그래도 미소를 지으려던 자영의 이마가 찡그려졌다. 얼굴은 이미 흘러내린 피로 붉게 물들고 있었다. 이모가 자신의 치마로 피를 닦아내려했지만 소용없었다.

“왜 왜 그러시오? 어디가 아프오?”

휘가 자영의 머리를 누르며 피를 멈추려하는데 자영이 배를 끌어안으며 몸을 잔뜩 오므렸다.

“아악! 배 배가 너무 아파요. 으으...”

휘가 얼른 손을 배로 가져갔다. 어찌된 일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태아에 충격이 간 모양이었다. 자영의 다리사이로 피가 조금씩 비추고 있었다.

“아! 이 이런, 아기한테 이상이 생긴 모양이다. 어쩌니.”

이모가 탄식을 하며 자신의 다리를 베개 삼아 자영의 머리를 올리고선 울먹였다. 자영은 이를 악 깨물며 고통에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으으윽...“

“자 잠시만 그대로 있으시오.”

휘가 그 앞에 쪼그리고 앉아 온 정신을 집중하여 손에 기운을 모았다. 휘가 천천히 기운을 밀어 넣자 고통에 몸을 오므리며 떨고 있던 자영의 몸이 서서히 펴졌다. 자영은 그사이 정신을 잃었는지 기척이 없었지만 얼굴표정은 한결 편안해 보였다.

“자영아. 아이구 이것아, 정신 차려라.”

이모가 자영을 부르자 휘가 손을 저어 말렸다.

“그냥 두시죠. 오히려 지금이 편한 것 같습니다. 제가 기운을 더 써보겠습니다.“

휘가 다시 정성껏 기운을 불어넣었다. 그러나 태아에게서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아기도 자신의 기운을 좋아해서 예전에 이렇게 기운을 불어넣어주면 활발하게 움직였는데 지금은 죽은 듯 조용했다. 큰 이상이 생긴 듯했다.

휘가 조심스럽게 자영의 옷을 들춰보자 불룩한 배에 상처가 보였다.

“아~ 어쩜 좋니, 배에 충격을 받은 모양이다. 흐흑!”

이모가 배의 상처를 보고는 발을 동동 굴렀다.

“휴~”

휘도 마음이 아파 한숨을 몰아쉬었다.

주위는 이미 헬기의 소음으로 가득했지만 자영의 안위가 우선이었기에 휘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

헬기의 프로펠러로 인한 바람도 거칠게 불어왔지만 신경을 쓸 수가 없었다. 좁은 건물의 옥상엔 어느새 SAT대원들이 레팰링을 하여 총을 겨누며 다가오고 있었다.

휘가 눈을 지그시 감은 채 다시 자영의 배에 손을 얹고 기운을 불어 넣었다. 이모는 자신의 다리에 자영의 머리를 올려놓고 피를 닦으며 울먹이고 있었다.

SAT대원들은 총을 겨누고 긴장을 유지한 채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다시 헬기가 한 대 다가와 건물의 옥상위로 레펠을 늘어뜨렸다. 곧 미우라와 겐조가 하강을 하기 시작했다.

“드디어 잡았구나. 하하하!”

미우라가 다가오며 크게 웃었다.

“아! 저런...“

가까이 다가온 겐조가 쓰러져있는 자영을 보고 탄식을 터뜨렸다. 자영의 불룩한 배에 난 상처를 본 것이다. 자영의 이마에선 이모가 치마로 누르며 감싸고 있었지만 지금도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탕!

“컥!”

그때, 총소리가 울리며 기운을 집중하던 휘가 몸을 들썩이며 한쪽 무릎을 꿇었다. 미우라가 소총으로 휘의 허벅지를 쏜 것이다.

“꺄악!”

이모의 비명이 뒤따랐다.

“무 무슨 짓이에욧!”

놀란 겐조가 얼른 미우라의 총을 든 손을 쳐냈다.

“왜 그래? 이놈은 위험해. 잘 알잖아.”

미우라가 능글맞은 미소를 지으며 다시 총을 겨눴다.

“아악! 이놈아! 이 무슨 짓이냐!”

이모가 무릎을 베고 있는 자영이 때문에 움직이지는 못하고 미우라를 보며 일본말로 악을 쓰듯 고함을 쳤다.

겐조가 미우라의 팔을 붙잡으려하자 미우라가 겐조를 확 밀치고는 다시 총을 쐈다.

탕!

“크흑!”

이번엔 총알이 휘의 등짝을 꿰뚫었다. 자영의 몸도 들썩였다. 휘의 몸을 뚫고 관통된 총알이 자영의 가슴에 박혔던 것이다.

“아악! 아 안 돼~ 안 된다. 이놈아!“

놀란 이모가 비명을 토해내며 온몸을 던져 자영을 감싸갔다.

쉬익!

순간 찬바람이 일었다. 겐조가 미우라를 말리려고 달려들던 자세 그대로 움직임을 멈췄다.

자영의 배에 손을 올리고 있던 휘가 어느새 미우라의 목을 움켜쥐고 들어 올리고 있었던 것이다.

“크큭! 켁!”

커다란 덩치의 미우라가 발이 땅에서 떨어져 버둥거렸다. 미우라는 두 손으로 휘의 팔을 붙잡고 매달리듯 늘어졌다.

처척!

대원들도 놀라서 휘에게 총을 겨눴다.

“멈춰요!”

겐조가 황급히 고함을 지르며 다가갔다. 휘의 몸은 이미 피투성이가 되었다.

“안돼요. 저 여자 분을 죽일 건가요? 제발 멈춰요.”

겐조가 휘의 팔을 잡고 매달렸다. 휘의 붉게 충혈 된 눈이 겐조를 향했다. 마치 야차의 눈길을 마주한 듯 겐조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제 제발요.”

그러나 말을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그녀가 원하는 게 무언지 알겠다는 듯 미우라를 잡고 있던 휘의 손아귀 힘이 풀리며 미우라의 발이 땅에 닿았다.

“위험해요. 어서 저 여자 분부터 병원으로 옮겨야 해요.”

이모가 겐조의 말을 듣고서는 얼른 휘에게 말을 전했다.

“저 여자가 자영이를 병원에 옮겨 줄 모양이야. 저 저 여자 말을 들어보세.”

“말해보라고 하시지요. 허튼 수작을 부리면 여기 있는 모두를 죽일 거라고도 전하시고요.”

휘가 힘겹게 말을 꺼냈다. 총알을 두 방이나 맞은 휘의 상태도 지금 좋지 않았다.

이모가 겐조와 대화를 주고받았다. 그 사이에도 이모가 손으로 누르고 있는 자영의 가슴에선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빨리 헬리콥터로 병원으로 옮기자고 하네. 자기가 불러 준다고. 일초가 급하네.”

“그럼 살릴 수 있답니까?”

“자네가 살릴 수 없다면 지금은 빨리 가는 수밖에 없어.”

이모도 몸이 달아 말이 빨라졌다. 그 사이 겐조는 헬기를 호출하고 있었다. 지금 머리위에 떠있는 강습용 헬기로는 자영을 후송할 수가 없었다. 환자를 옮겨 태울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마침 쓰나미로 인한 재해로 근처에 구조헬기가 도착해 있었다. 겐조가 무전기에 고함을 지르며 구조헬기를 요청하자 곧 구조용 헬기가 다가오기 시작했다.

“이 여자 분은 꼭 치료할 테니 저 사람은 우리와 같이 가야해요. 전해주세요.”

겐조가 이모에게 상황을 얘기하자 이모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휘에게 어찌 얘기해야할지 마음만 급했다.

“자영일 꼭 치료하겠다고 하는데 자네가 저들을 따라 가야한다고 하네. 어쩌겠나?”

“내가 자영의 옆에 있어야 합니다.”

이모가 다시 겐조와 말을 주고받더니 휘에게 말을 전했다.

“자영이 밖에는 못 태운데. 환자를 싣고 가는 거라 다른 사람은 탈 수가 없다고 하네.”

“음... 그럼 할 수 없군요. 그러라고 하시죠.”

휘가 한 손으로 자신의 상처부위를 눌러 지혈을 하며 겐조를 바라보았다. 겐조는 진심으로 자영을 걱정하는 듯 안쓰러운 표정으로 다급하게 행동하고 있었다. 겐조가 대원에게 지시를 내리자 금방 도착한 구조헬기로부터 내려오는 들것을 유도했다.

“어서 옮겨요. 상태가 급해요.”

겐조가 이모와 함께 서둘러 자영을 들것에 옮겨 태웠다. 그러자 휘가 미우라를 밀치며 자영에게 다가갔다. 미우라는 그 사이에 점혈을 당하여 힘없이 그 자리에 푹 쓰러졌다.

“큭! 켁켁... 왜 왜 모 몸이 안 움직여.”

대원 한명이 다가가 미우라를 부축했지만 미우라의 몸은 굳어버린 것처럼 움직이질 않았다.

“잠깐만 제게 시간을 주시오.”

휘가 이모에게 말을 하고는 자영의 가슴에 난 상처부위를 가볍게 두들겼다. 지혈을 한 것이다. 그리고 자영의 가슴에 손을 대고 기운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은 다해야 했다.

“기운 내시오. 당신은 절대 죽지 않을 거요.”

휘가 자영의 피에 젖은 얼굴을 가볍게 쓰다듬었다.

겐조가 재촉을 하자 이모가 휘의 팔을 잡았다. 곧 들것이 움직이며 헬기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지금 그 환자는 임산부에요. 임신 중이라고요. 조심하고 서둘러 주세요.”

겐조가 무전기에 대고 소리를 질렀다.

투타타타!

자영을 태운 헬기가 방향을 틀더니 급하게 날아갔다.

휘청!

“으음...”

멀어지는 헬기를 바라보던 휘가 비틀거렸다. 기운을 너무 소모했던 것이다. 총알에 관통당한 등에서 피가 울컥 솟았다. 이미 얼굴은 핏기를 잃었다.

“강 서방! 자네...”

이모가 놀라서 휘를 부축하려 했다.

“이모님. 전 괜찮습니다. 자영일 부탁드립니다.”

“아니야. 자네가 지켜야지. 왜 약한 소리를.”

“이미 저들의 손에 넘어갔으니 제가 다시 돌아 올 때까지만 돌봐주세요.”

“어딜 가려고?”

“아닙니다. 약속은 지켜야지요. 제가 저들과 같이 간다고 했으니 약속을 지켜야 자영을 치료해 줄 것 아닙니까.”

둘이 얘기를 나누는 사이에 겐조가 구급약을 가져와 휘의 상처에 뿌리기 시작했다.

“이제 저희를 따라 가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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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제11장 역류(4) +4 14.09.11 1,541 5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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