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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 님의 서재입니다.

봉황의 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밤길
작품등록일 :
2013.09.06 23:05
최근연재일 :
2014.12.19 00:05
연재수 :
1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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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83,299

작성
14.08.11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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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글자
12쪽

제10장 위기(7)

이 글은 가상의 이야기이며 등장인물,사건등 모든 내용은 실제와 관련없는 허구임을 밝힙니다.




DUMMY

“좋아! 그럼 수사과부터 진행해 보자구.”

그러자 마에자키가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나섰다.

“수사과부터 보고 드리겠습니다. 우선 화재현장에서 촬영된 동영상과 저희가 기 확보한 영상들을 분석한 결과, 노인 요양원 화재현장의 인물이 저희가 찾던 초인과 동일인으로 판단되었습니다.”

마에자키가 잠시 말을 멈추고 바라보자 곧 바로 과학수사대의 모리나가가 깜빡했다는 듯 입을 열었다.

“어? 아! 하하! 네, 저희 과학수사대도 같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말을 하며 모리나가가 미안하다는 듯 손짓을 하자 마에자키가 다시 발표를 시작했다.

“놈이 요양원에서 보여준 움직임은 겐조중위가 확인했으며 발코니의 난간을 뜯어낸 현장은 과학수사대의 협조를 받아 현재 조사 중입니다만 동영상만으로도 놈의 괴력을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저희가 일행일 것으로 추측했던 김자영과 이모라는 여자가 같이 움직이고 있는 증거를 쇼핑센터와 주변 CCTV에서 확인했습니다. 저희 수사팀이 확보하여 보내온 영상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마에자키가 움직이자 전면의 모니터에 CCTV에 촬영된 휘와 자영, 그리고 이모의 모습이 나타났다. 쇼핑센터에서 쇼핑하는 모습과 길거리를 걸어가는 모습, 그리고 택시를 타는 모습까지 여러 화면이 비쳐졌다.

“오! 놈이 저곳에서 생활하고 있었군. 젊은 여자는 임신을 한 것 같은데.”

미야시다의 말에 마에자키가 화면을 정지시킨 후 돌아서며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김자영은 현재 임신상태로 판단됩니다. 그리고 일행이 구입한 물품들을 살펴보니 신생아 용품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보아 확실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지금 수사과요원들이 놈들의 은신처를 파악 중인데 빠른 시간 안에 알아내겠습니다.“

마에자키가 계속 발표를 하려는데 본부장 미야시다가 일어나 앞으로 나섰다.

“자~ 그만, 놈의 위치가 파악되면 1차 목표는 달성한 것이네. 수사과는 다른 건 다 제쳐놓고 놈의 위치를 추적하는 일에 모든 걸 집중해 주게. 그리고 SAT팀은 무장점검하고 즉시 출동 가능하도록 대기하게. 가능한 한 사로잡아야겠지만 불가능 할 경우 사살해도 좋다는 건 변함없어. 가질 수 없으면 제거하라는 게 위의 방침이지. 물론 새로 신설된 연구소에서는 반발이 심하겠지만 그렇다고 위험을 자초할 수는 없지. 아무튼 이번에도 놈을 놓치면 절대 안 돼!”

“알겠습니다!”

“... ...”

본부장의 다짐에 찬 지시에 미우라 혼자 우렁차게 대답을 했다가 무안한지 주변을 돌아보았다. 그런 미우라를 무심한 표정으로 겐조가 바라보고 있었다.

회의가 끝나면 자신들도 바로 센다이로 날아가야 했다.



날이 밝자 이모가 간단히 꾸릴 짐을 자영에게 얘기해 주고는 혼자 서둘러 시내로 나갔다.

밤새 고민한 흔적이 이모의 핼쑥해진 얼굴에 그대로 나타났다. 급하게 피신해야 할 경우를 대비해 우선 숨을 수 있는 집을 구하러 시내로 나간 것이다. 이럴 때 혜영이나 백곰이 있으면 많이 도움이 될 것이지만, 지금 기댈 곳이 없으니 이모가 직접 움직이는 수밖에 없었다. 차라리 다시 혜영이에게 돌아갈까 생각해 봤지만 그건 더 위험할 것 같았다.

무조건 멀리 떠나는 것도 아직은 아닌 것 같고 이래저래 고민만하다가 우선 시내에 집을 구하기로 한 것이다.

자영도 서둘러 가져갈 짐을 챙겼다. 꼭 가져가야할 것만 따로 모았는데 어제 구입한 물품들은 아까웠지만 가져갈 수 없었다. 앙증맞은 아기신발만 몇 번을 만지작거리다가 가방에 챙겨 넣었다.

아무래도 이 집은 그동안 조심한다고 했어도 노출될 가능성이 많았다. 이사 올 때 가구나 가전제품을 배달 온 사람들도 있었고 복지공무원도 주기적으로 들렀다. 가끔 시내에서 택시를 타고 오기도 했고, 외딴 곳이지만 오가며 본 사람들도 있을 수 있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어제 자신들이 노출된 도시의 쇼핑센터에서 구입한 물건을 배달시킨 게 생각나 피하기로 결심했다.

이미 방송을 탔으니 경찰에서도 당연히 알아보고 행방을 찾을 것이다. 이곳을 찾아내는 건 어쩌면 순식간일 수도 있는 것이다. 마음이 조급해 질 수 밖에 없었다.

점심때가 되기 전 이모로부터 전화가 왔다. 집을 구했으니 꾸려놓은 짐을 가져오라는 것이었다.

간단한 짐만 꾸린 가방하나를 들고 자영이 떠나고 큰 짐은 휘가 챙겨 몰래 뒤를 따랐다.

이모가 시내에 구해놓은 집은 일본식 목조주택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전형적인 일본의 주택가였다.

다만, 이층으로 오르는 문이 집 옆으로 따로 나있어 일층과 출입문을 공유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맘에 들었다.

방이 하나뿐인 이층에 이모를 따라 자영이 올라보니 그동안 빈 집이었던 듯 손을 대야할 곳이 많았다. 먼지가 쌓인 곳도 있었고 화장실도 오래도록 사용하지 않아 지저분했다.

이모는 필요한 물품을 구하려고 자주 밖을 들락거렸고 자영은 집안을 청소하였다. 휘는 수시로 짐을 날랐는데 차도 없이 빠르게 살고 있던 집에서 자영이 꾸려놓은 짐을 가져왔지만 자영과 이모는 이제 놀라지도, 어떻게 운반하는지 물어보지도 않았다.

“더 이상 짐을 가져오기는 힘들 것 같소.”

불쑥 나타난 휘가 짐 가방 하나를 툭 내려놓으며 자영에게 말했다. 자영이 거실과 붙어있는 주방에서 걸레질을 멈추며 휘를 올려다보았다.

“무슨 일이 있는 건가요?”

자영의 목소리가 불안한 듯 떨려왔다.

“낯선 기척들이 하나, 둘 느껴져서 불안하오. 이 짐 때문에 그냥 왔는데 다시 가서 확인해 봐야겠소.”

“그럼 아예 오늘부터 여기서 지내야하나요?”

“그래야 할 것 같소. 내가 가서 보고 다시 알려주리다.”

“아, 어쩌죠? 진작 조심했어야 했는데, 아기가 생겼다고 좋아하다가 너무 방심했어요.”

“지금 와서 어쩌겠소. 잘 넘겨봅시다. 당신은 날 믿고 아기만 신경 써시오.”

휘가 자영의 어깨를 가볍게 안아줬다. 자영이 휘의 품에 안기며 자신의 배를 내려다봤다.

“아기가 안전하게 태어나서 잘 자라게 해줘야하는데 이렇게 쫓기고 있으니, 아기가 불쌍해요. 흑!”

휘도 아기를 생각하니 마음이 울적했다.

“미안하오, 내 더 노력해서 아기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비가 되도록 하겠소.”

“흑! 죄송해요. 눈물을 보여서.”

“아니오. 우리 같이 노력해 봅시다.”

“네, 저도 노력할게요.”

그때 이모가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에구, 힘들어. 오늘은 그만 움직여야겠다.”

자영이 휘의 품에서 빠져나와 얼른 이모를 맞이했다.

“힘들죠. 짐 이리주시고 좀 쉬세요.”

이모가 손에 들린 비닐봉투를 자영에게 넘기며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에휴~ 나들이 한번 잘못했다가 이 무슨 꼴이냐. 에구, 다 내가 생각이 짧아서 이 모양이 되었구나.”

‘아녜요, 이모. 아기가 생겼다고 너무 방심한 제 잘못이죠. 이모가 무슨 잘못이 있어요.“

“내가 경솔하게 행동해서 벌어진 일이지만 어쩌겠소. 이미 벌어진 일, 너무 상심들 마시오. 내가 알아서 주의하리다.”

휘가 자책과 걱정이 가득한 두 사람을 안심시켰다.

“그나저나 그냥 부두에 가득한 배하나 뺏어 타고 한국으로 휭 하니 가버릴 수는 없을까?”

이모가 바닥에 앉아 푸념을 하자 자영이 이모의 옆에 앉으며 손에 들고 있던 걸레로 괜히 바닥을 다시 훔쳤다.

“동생도 한국에서 알아본다고 하는데 쉽지 않은가 봐요, 하긴 그게 간단한 일은 아니죠. 돈도 많이 있어야하고, 시간도 필요할 테고, 우린 백곰 아저씨가 알아봐 주길 기대하고 기다려야죠.”

“그 어설픈 깡패 놈? 그놈은 미연이한테 푹 빠져있으니 우리가 부탁한 거 알아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뭐 말로는 이쪽에서는 밀항하는 배들이 없고 나가사키 쪽으로 가야 알아볼 수 있다고 하던데. 지금은 뭘 하는지...쯧쯧!”

둘의 얘기를 듣고 있던 휘가 나섰다.

“내가 출항하는 배를 하나 붙잡는 건 어떻소? 그냥 선원들을 붙잡고 한국으로 가라고 협박을 하면.”

“호호, 이런 상황에도 웃음이 나오네요. 배야 뺏을 수 있겠지만 세상이 그리 간단하지 않으니 문제지요. 아마 얼마 가지도 못해서 일본 경찰만이 아니라 군인들한테도 쫓기게 될 거예요. 망망대해에서 어디 숨을 곳도 없는데 꼼짝없이 군함들에 포위될 껄요.”

“흠흠, 아직 내가 모르는 게 너무 많은 세상이라서... 그냥 한번 얘기해봤소. 허긴 나 혼자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갈 수 있겠지만 두 사람이 안전해야 하니... 거기다 아기까지 뱃속에 있으니 함부로 행동하긴 어렵겠구려.”

“확실하지 않으면 바다로 나가는 건 피해야 해요. 바다에선 도망칠 곳도 없잖아요. 그리고 배나 바다에 대해서 저희가 아는 것도 없는데 무턱대고 나갈 수는 더더욱 없죠.”

얘기를 듣고 있던 이모가 손을 저었다.

“얘! 그냥 밖에 나갔다가 부두에 배들이 잔뜩 있는 것을 보니 그런 생각이 문득 들어서 떠들어봤다. 내 얘긴 신경 쓰지 마. 그리고 혹시라도 잘못돼서 내가 짐이 된다면 난 내버려두고 둘이라도 도망가거라.”

“이모! 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 어떻게 이모를 두고 저희만 도망가요.”

자영이 펄쩍 뛰었다.

“이모님,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휘까지도 나서서 자영의 말을 거들었다. 그러자 이모가 차분하게 두 사람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내가 죽겠다는 게 아니다. 너희도 생각해봐라. 저들이 지금 누굴 쫓고 있는 거니? 강 서방을 쫓는 거 아니니. 나야 잡혀봐야 뭐 얼마나 처벌받겠어. 내가 법이야 잘 모르지만 변호사 사가지고 재판 받으면 그냥 풀려날 수 있을지도 모르는 거야. 그런데 나 때문에 너희들이 위험하면 되겠니. 그래서 하는 말이야.”

이모의 하는 말을 들으며 곰곰이 생각에 잠겨있던 자영도 휘를 보며 입을 열었다.

“어찌 생각하면 맞는 말이네요. 혹시라도 정말 위험하면 혼자라도 피하세요. 저 역시 잡혀가도 경찰이 야쿠자들처럼 죽이려 하지는 않을 테니 오히려 안전하게 아이를 낳을 수도 있을 거예요.”

그러자 이모가 펄쩍 뛰었다.

“얘! 너는 불 질러서 사람이 죽었잖아. 안 돼!”

“그래도 제가 처했던 상황이 있는데 참작이 되겠죠. 그리고 임신한 몸으로 도망 다니기가 쉽겠어요. 짐만 될 텐데.”

휘가 침울한 표정으로 자영을 달랬다.

“너무 비관적인 생각은 아직 하지 맙시다.”

앉아있던 이모가 구석에 놓여있는 베개를 끌어당기며 말을 이었다.

“어이구, 그저 야쿠자에게 쫓긴다면 피하면 그만인데, 경찰에 군인들까지, 온 나라가 쫓고 있으니 이 나라를 벗어나지 않는 한 강 서방도 힘들 것 같구나.”

“그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은 겁니까?”

“자네도 이제 어느 정도는 여기 세상 돌아가는 걸 그동안 배워서 알지 않았나? 나라의 힘은 개인이 감당 할 수 없네. 그러니 피하는 수밖에.”

자신을 절대적으로 믿고 있는 이모가 저렇게까지 말하는 걸 보면 나라의 공권력에 저항하는 게 얼마나 힘들지 짐작이 되었다. 혼자라면 무슨 일이 생기던 자신 있었다. 그러나 자신은 지금 지켜야할 사람들이 있었다.

“전 지킬 겁니다. 설사 그게 아무리 대단한 일본이라는 나라의 힘이라고 해도 지켜야 한다면 싸울 겁니다.”

휘가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래, 우선 닥치지도 않은 일에 힘 빼지 말고 우선은 좀 쉬어야겠네. 힘들어.”

이모가 베개를 베고는 그냥 바닥에 드러누웠다. 아침 일찍 집을 나와 뛰어다녔으니 얼마나 피곤하겠는가. 자영이 얼른 휘가 가져온 이불을 꺼내 덮어주었다. 이모는 많이 피곤했는지 곧 바로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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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제12장 살육(4) +4 14.10.02 1,701 60 11쪽
92 제12장 살육(3) +6 14.09.29 2,000 66 12쪽
91 제12장 살육(2) +9 14.09.25 1,615 54 12쪽
90 제12장 살육(1) +2 14.09.22 1,851 59 11쪽
89 제11장 역류(6) +6 14.09.18 1,660 59 12쪽
88 제11장 역류(5) +4 14.09.15 1,732 58 11쪽
87 제11장 역류(4) +4 14.09.11 1,542 54 11쪽
86 제11장 역류(3) +2 14.09.08 1,582 53 11쪽
85 제11장 역류(2) +4 14.09.04 2,555 67 12쪽
84 제11장 역류(1) +8 14.09.01 2,846 63 11쪽
83 제10장 위기(13) +6 14.08.28 2,525 70 12쪽
82 제10장 위기(12) +4 14.08.25 1,653 61 11쪽
81 제10장 위기(11) +6 14.08.21 1,841 65 12쪽
80 제10장 위기(10) +8 14.08.19 1,669 63 11쪽
79 제10장 위기(9) +6 14.08.14 1,833 87 11쪽
78 제10장 위기(8) +6 14.08.13 1,865 80 11쪽
» 제10장 위기(7) +4 14.08.11 1,664 69 12쪽
76 제10장 위기(6) +4 14.08.07 1,661 66 11쪽
75 제10장 위기(5) +10 14.08.04 1,636 6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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