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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 님의 서재입니다.

봉황의 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밤길
작품등록일 :
2013.09.06 23:05
최근연재일 :
2014.12.19 00:05
연재수 :
1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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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9,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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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83,299

작성
14.07.15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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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97
추천
96
글자
13쪽

제9장 흔적(5)

이 글은 가상의 이야기이며 등장인물,사건등 모든 내용은 실제와 관련없는 허구임을 밝힙니다.




DUMMY

“3일전에 경찰이 자영이가 사는 집을 어떻게 알고 들이 닥쳤어. 미연이 덕분에 다행히 잡히지 않고 도망쳤지만 그 후 자영이 어디로 움직였는지는 우리도 몰라. 그리고 미연이와 나도 경찰에 연행되었다가 어제 풀려났거든, 우리 휴대폰도 빼앗겼다가 돌려받았는데 아마 추적하고 있을 거야. 그래서 통화도 마음대로 못해. 그냥 자영이가 어딘가 안전한 곳에서 연락해 오길 기다리고 있어. 그래도 자영이 주변에 확실한 사람들이 있으니까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는데 아마 자리 잡으면 어떤 식으로든 연락은 올 거야.”

“그런데 궁금한 게 있습니다. 누나가 불을 질렀다는데 그 사건 때문에 이렇게 쫓기는 겁니까?”

“휴~ 꼭 그 사건 때문만은 아니야. 누나가 연관되어 있는 걸 일본 경찰이 얼마나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꽤 많은 사건에 관련되어 있거든... 그래서 피할 수밖에 없어.”

준영이 의아한 표정으로 얘기를 하는 혜영을 바라보았다. 이미 술이나 음식은 뒷전이었다.

“아니, 도대체 누나가 일본에 있는 동안 무슨 일이 있었기에 하나도 아니고, 많은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겁니까?”

혜영의 입에서 한숨이 터져 나왔다.

“에휴~ 그러게 말이다. 너무 예뻐서 그런 건가, 착해서 그런 건가, 자영이는 정말 유별나게 온갖 풍파를 다 겪었네. 에이그, 불쌍한 년. 쯧!”

“제게 속 시원히 얘기 좀 해 주시죠.”

“으음... 그래, 딴 사람은 몰라도 너는 알아야지. 휴우~”

그 후로 혜영의 긴 얘기가 시작되었다.

자영이 놈들에게 끌려가 도망치다가 다시 붙잡혀 모진 일을 당했다는 것.

준영은 자신이 직접 미나모토반장에게 건네받은 CD로 보았기에 그 얘기를 들으며 다시 피눈물을 흘려야했다.

병원에 입원해 있던 누나를 야쿠자들이 노린다는 사실을 알게 된 혜영이 몰래 병원에서 데리고 나와 나카사키의 이모에게 데려다 준 일.

거기서 누나가 다시 하야시란 놈에게 납치당할 뻔 했다는 얘기에는 치를 떨며 놈이 누나의 남편, 그러니까 이제 자신의 매형인 휘의 손에 그렇게 죽었다는 얘기에는 오히려 속이 시원하였다. 자신이 직접 때려 죽이고 싶었던 하야시라는 놈이 나가사키에서 야쿠자들 싸움에 끼여 처참하게 죽었다는 얘기는 모리형사에게 들었지만, 사실은 놈이 자신의 누나를 납치하려다 오히려 매형의 손에 죽었다는 얘기에 통쾌한 기분이 들며 매형이라는 사람에 대한 궁금증이 더 크게 일어났다.

누나와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 누나를 얼마나 아끼는 사람인지 궁금하였지만 누나를 노리던 하야시란 놈을 그렇게 죽였다는 얘기에 자신이라도 그렇게 했을 거란 생각이 들며 매형에 대한 호감이 쑥쑥 자랐다.

그 후로 누나를 돌봐주던 이모라는 분에 대한 내용과 누나의 화상을 입었던 얼굴이 많이 좋아졌단 얘기까지 들었다. 그러나 누나의 화상이 얼마나 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특별한 수술도 없이 치료를 했다는 말은 믿을 수 없었다.

한없을 것 같던 얘기도 어느 듯 끝을 맺고 준영은 혜영과 작별인사를 해야 했다. 모리형사로부터 전화가 왔던 것이다. 밖에 나와서 밥을 먹고 있다는 핑계를 대고 호텔에서 만나기로 했다.

“혜영누님, 제 전화번호입니다. 자주 연락 좀 주세요.”

“미안해 준영아. 네 전화번호는 진즉에 알고 있었어. 자영이가 혹시라도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전화 해 달라고 알려 줬거든... 그동안 사정이 그래서 연락 못했어.”

“후~ 그러셨군요. 그럼 누나에게 연락 오면 목소리라도 들을 수 있게 해 주세요.”

“그래. 그렇게 하마. 그러니 이제 누나 걱정은 하지 말고 지내. 누나도 가급적이면 한국으로 돌아가려고 애쓰고 있으니까 기회가 있겠지.”

“제가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아서라, 너는 경찰이잖아. 괜히 자영이 걱정만 늘어나. 여긴 그냥 믿고 돌아가서 기다려 봐.”

“네.”

“그래. 모리형사란 사람 조심하고. 웬만하면 우선 한국으로 돌아가라. 누나에게 연락 오면 내가 전화할게.”

“고마워요. 누님.”

혜영과 미연 두 사람의 환대를 받으며 호텔로 돌아가는 준영의 마음은 올 때와 달리 가벼웠다. 막막하기만 했던 오전과 달리 누나의 소식을 들었으니 발걸음은 날아 갈 것 같았다. 비록 도망 다니는 처지지만 누나를 돌봐주는 매형도 있고 몸 또한 건강하다니 그나마 마음이 놓였던 것이다.

자신이 힘을 써서 한국으로 데려가고 싶었지만 밀항 외에는 자신 역시 뾰족한 방법이 없다. 잡히면 일본 법정에 세워질 게 뻔 하니, 누나의 귀국은 앞으로 자신이 고민해야 할 문제였다.



특수본.

수사1과가 해체되고 새롭게 편성된 수사팀의 팀장으로 임명된 마에자키가 미나모토와 모리형사를 앞에 앉혀놓고 차를 마시며 나름 한가하게 수사상황 점검을 하는 중이다.

“아무래도 교외로 빠져 나간 것으로 보이지?”

“주변 및 주요도로 CCTV를 확인하고 있지만 모습이 보이질 않으니 어렵습니다. 하지만 신주쿠에는 없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미나모토의 말에 마에자키가 신음을 삼켰다.

“크흠... 너무 성급했던 것 같아. 분명 서로 연관이 있는 데 말이야. 그 집에 분명히 놈이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SAT팀을 매복시키고 지켜볼 걸 그랬습니다.”

“그러게 말이야. 너무 속단했어. 나온 증거도 별로 없고.”

“이미 지난 일입니다.”

미나모토가 팀장을 위로했다.

“그래, 어쩔 수 없지. 이봐, 모리. 통화내역에 분명히 나타나지?”

마에자키의 물음에 모리형사가 들여다보던 종이를 내리며 대답을 했다.

“네. 여기 김미연과 최혜영이 통화한 동일한 휴대폰 번호의 주인이, 통화내역을 조사한 결과 자영이란 이름으로 확인 되었습니다. 우리가 예상하는 김자영일 것이 확실합니다. 김미연이 2번, 최혜영이 10번 자영이란 이름을 호명했습니다. 김미연이 언니라고 부르고, 최혜영이 이름을 불렀습니다. 상대 자영이라 불린 여자가 최혜영에게 언니라고 호칭을 하는 걸보면 김자영이 분명합니다.”

모리형사의 얘기에 마에자키의 신음이 더 깊어졌다.

“끄응... 그렇다고 이미 풀어 준 두 여자를 다시 잡아들이기도 좀 그렇잖아? 두 여자에게 추궁은 해 봤나?”

“조사했지만 부인합니다. 다른 여자랍니다. 술집아가씨들은 가명을 자주 사용하니 그럴 수 있기는 하지만 거짓말이 분명합니다.”

모리형사의 당연히 거짓말이라는 말에 마에자키가 고개를 끄덕였다.

“흥! 두 여자가 김자영을 숨겨준다는 거로구만.”

“그렇게 봐야죠.“

“김자영의 휴대폰으로는 연락이 안 되나?”

“신호가 끊어진 걸로 봐서 폐기 시켰다고 봐야죠.”

별로 맘에 안 든다는 듯 마에자키가 옆에 놓인 차를 한모금 마신 후 말을 이었다.

“그런데 이모라는 여자는 어디로 사라진 거야?”

“이모라는 여자는 최혜영의 통화목록에만 나타납니다. 그런데 통화내용에 자영이란 이름이 자주 등장하는 거로 봐서 김자영과 이모란 사람이 가까운 사이 같습니다. 같이 움직이고 있다고 판단해도 될 듯합니다.”

“그럼 이모, 김자영이 범인과 같이 움직인다?”

“범인이 김자영과 부부관계이거나 연인관계일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죠.”

“흠... 집을 수색할 때 부부로 보이는 남녀가 있었지. 유전자 분석 가능하도록 요청해 놔. 나중에 김자영이든 범인이든 흔적이 보이면 비교해야지.”

“이미 조치 취해 놓았습니다.”

대답은 미나모토의 입에서 나왔다. 마에자키가 만족한 듯 다시 모리에게 눈길을 돌렸다.

“그럼 범인이 이모란 사람의 아들일까?”

“글쎄요, 이모란 사람의 이름이나 특징이 알려진 게 없습니다. 오히려 범인보다 더 의문의 인물입니다.”

모리의 말에 마에자키가 허탈한 듯 웃음을 터뜨렸다.

“허허~ 그래도 진척이 없던 건 아니야. 갑자기 용의자들이 많이 등장했어. 고생들 많았군.”

“최혜영과 이미연에 대한 감시를 강화해서 주변 인물들에 대한 탐문을 더 진행하겠습니다.”

“그렇게 하고, 두 사람의 통화내용 감청을 신청해. 분명 연락이 오겠지.”

대화를 끝내자는 듯 일어서려던 마에자키가 다시 자리에 앉으며 두 사람에게 말을 걸었다.

“참! 그 김자영의 동생이 찾아 왔다는 건 어떻게 되었나?”

“데리고 최혜영을 찾아갔지만 강하게 부정하며 피합니다. 별로 도움은 안 될 것 같습니다.”

모리가 대답하자 마에자키가 바로 물어왔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정보는 알려줬나?”

“어느 정도 얘기 해줬습니다.”

“하필 이런 때 용의자의 동생이 나타나다니 이게 우리에게 좋은 일일까?”

모리가 씨익 웃었다.

“좋은 쪽으로 만들어가야죠.”

“그래, 알아서 하고... 우선 김자영의 행방을 찾으면 자연스레 놈을 찾을 수도 있을 거 같아. 노력해 보자구.”

마에자키의 말에 두 사람이 동시에 대답했다.

“네. 알겠습니다.”

“네.”

다시 일어서려던 마에자키가 모리를 돌아보며 또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그 야쿠자 놈들은 어떻게 되었나?”

따라서 일어서려던 모리가 엉덩이를 붙이며 대답했다.

“료이치 와 야마구치파의 신주쿠지부장 두 놈 모두 범인의 습격이후 도망쳤습니다.”

“행방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차라리 그 놈들을 다시 불러들여서 김미연을 납치하도록 시키면 어떨까? 놈이 다시 나타날까? 나타난다면 신주쿠 근처에 있다는 말인데.”

마에자키가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두 사람을 쳐다보자 두 사람은 할 말을 잊은 듯 했다.

“그 그건... 좀.”

“... ...”

“허허허~ 답답해서 해 본 소리야. 아무튼 야쿠자 놈들도 잘 지켜봐. 범인이 나가사키까지 내려가서 하야시를 해치운 걸 보면 놈들에게 나타날 가능성도 있으니까.”

미나모토가 지나가는 듯 한 말로 얘기를 했다.

“그랬다면 저번에 왔을 때 처단하지 않았을까요?”

“그렇더라도 범인과 엮인 놈들이잖나. 신경 써.”

마에자키가 맘에 안 든다는 듯 툭 던졌다.

“알겠습니다.”

“그래, 다행히 언론에 대한 위장은 잘 끝나서 천종사건은 대충 덮여졌다고 봐도 되겠어. 다만, 우리 특별수사본부는 이제 수사2과로 통합되었으니 급하게 서둘 필요는 없지만 범인 추적은 어쨌든 우리 수사팀 책임이야.”

일어나서 자료를 손에 챙긴 마에자키가 나가지 않고 그 자리에 서서 계속 말을 이었다.

“위에서는 지금 무슨 연구를 하는 모양인데 시간이 필요한 모양이야. 놈을 잡을 방도가 나오겠지. 우린 놈을 직접 붙잡을 필요가 없어, 잡을 생각은 하지도 마. 잡을 능력도 안 되겠지만... 어디 있는지, 놈의 위치만 파악하면 돼. 그리고 급할 필요도 없어. 놈이 사고만 치지 않는다면 더 이상 수사진척을 닦달할 사람도 없으니 서서히 목을 조여들어가자고.“

“알겠습니다.”

“다만, 아무래도 김자영의 주변을 생각할 때, 한국 쪽과 연관이 깊으니 혹시라도 한국으로 뜰 수도 있다고 생각해.”

“맞습니다.”

“그러니 한국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공항, 항만 감시를 철저히 하도록 조치해 놓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이미연이든 최혜영이든 이제 끝났다 생각하고 방심할 때를 노리자구, 이제 시간은 우리 편이야. 그러니 조심스럽게 접근 하도록.”

“네.”

“알겠습니다.”

두 사람의 대답이 끝나기도 전에 마에자키는 몸을 돌려 걸음을 옮겼다.



백곰은 아침을 먹고는 부리나케 차를 몰고 도쿄로 올라갔다. 나름 조심하느라 타쿠야에게도 전화를 하지 않았다.

미연이 풀려났는지 궁금했지만 도쿄로 올라가 보면 알 수 있다는 생각에 엑셀을 밟는 발에 힘이 들어갔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러서도 화장실에 들렀다가 간식거리만 사들고서는 바로 출발을 했다. 운전을 하면서 간식을 먹으며 쉬지도 않고 달려 신주쿠에 도착하니 벌써 밤이었다.

혜영의 식당으로 바로 가려다가 문득 식당 앞에서 감시하던 차가 있었단 생각에 공원근처에 차를 주차시켜놓고 공중전화로 향했다. 다행히 가게는 아직 영업 중이었는지 혜영이 전화를 받았다.

[네, 한국식당입니다.]

전화기를 통해 들려오는 혜영의 목소리에 백곰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혜영이 전화를 받는다는 건 경찰에 잡혀가지 않았거나 잡혀갔어도 곧 풀려났다는 의미이니 이렇든 저렇든 좋은 상황이었던 것이다.

“누님, 저 곰입니다.”

[어머,]

전화기 너머에서 혜영의 놀란 외침이 들려왔다.

“쉿! 누님. 혹시 모르니 타쿠야 형님을 바꿔주세요.”

[네? 네, 알겠습니다.]

곧 전화기에서 여보, 동생한테 전화 왔으니 얼른 받으라는 혜영의 목소리가 들리고 타쿠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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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제12장 살육(7) +4 14.10.13 1,932 60 11쪽
95 제12장 살육(6) +8 14.10.09 1,918 67 12쪽
94 제12장 살육(5) +4 14.10.06 1,717 58 13쪽
93 제12장 살육(4) +4 14.10.02 1,701 60 11쪽
92 제12장 살육(3) +6 14.09.29 2,000 66 12쪽
91 제12장 살육(2) +9 14.09.25 1,614 54 12쪽
90 제12장 살육(1) +2 14.09.22 1,851 59 11쪽
89 제11장 역류(6) +6 14.09.18 1,660 59 12쪽
88 제11장 역류(5) +4 14.09.15 1,732 58 11쪽
87 제11장 역류(4) +4 14.09.11 1,541 54 11쪽
86 제11장 역류(3) +2 14.09.08 1,582 53 11쪽
85 제11장 역류(2) +4 14.09.04 2,555 67 12쪽
84 제11장 역류(1) +8 14.09.01 2,846 63 11쪽
83 제10장 위기(13) +6 14.08.28 2,525 70 12쪽
82 제10장 위기(12) +4 14.08.25 1,653 61 11쪽
81 제10장 위기(11) +6 14.08.21 1,841 65 12쪽
80 제10장 위기(10) +8 14.08.19 1,669 63 11쪽
79 제10장 위기(9) +6 14.08.14 1,833 87 11쪽
78 제10장 위기(8) +6 14.08.13 1,865 80 11쪽
77 제10장 위기(7) +4 14.08.11 1,663 69 12쪽
76 제10장 위기(6) +4 14.08.07 1,660 66 11쪽
75 제10장 위기(5) +10 14.08.04 1,635 64 10쪽
74 제10장 위기(4) +4 14.08.01 1,665 63 12쪽
73 제10장 위기(3) +6 14.07.30 1,757 65 12쪽
72 제10장 위기(2) +4 14.07.28 2,172 74 12쪽
71 제10장 위기(1) +6 14.07.24 2,182 84 11쪽
70 제9장 흔적(8) +6 14.07.22 2,234 9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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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9장 흔적(5) +6 14.07.15 2,598 9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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