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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 님의 서재입니다.

봉황의 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밤길
작품등록일 :
2013.09.06 23:05
최근연재일 :
2014.12.19 00:05
연재수 :
126 회
조회수 :
439,109
추천수 :
13,047
글자수 :
683,299

작성
14.08.14 16:59
조회
1,833
추천
87
글자
11쪽

제10장 위기(9)

이 글은 가상의 이야기이며 등장인물,사건등 모든 내용은 실제와 관련없는 허구임을 밝힙니다.




DUMMY

창밖이 훤해지고 있었다.

밤사이 주변에서 느껴지던 기척들은 크게 변함이 없었다. 집 근처에 있던 자들은 벨을 누르던 여자와 함께 사라졌지만, 집 주변으로 넓게 숨어있는 자들은 밤새 자리를 지켰다.

이제 곧 봄이라지만 아직 밖에서 밤을 지새우기엔 힘든 겨울날씨였다. 그런데 밤을 지새운 걸 보면 저자들도 특별한 훈련을 받은 사람들인 모양이었다.

분명 자신을 잡으러 온 자들이리라.

휘가 자리에서 일어나 휴대폰을 챙겨들었다. 자영과 통화를 해야 했다. 신호음이 울리자 자영이 바로 전화를 받았다.

“네, 저예요. 무사하신 건가요?”

걱정이 가득한 자영의 목소리가 떨려왔다. 밤사이 잠도 자지 못하고 자신을 걱정하고 있었을 마음이 그 목소리에 전해져 왔다.

“난 괜찮소. 이모님은 어떠시오?”

휘가 떠나올 때 이모는 잠들어있었다. 다녀온다고 하고선 밤새 돌아가질 못한 것이다.

예전, 천종에서의 일이 생각났다. 깜깜한 밤의 숲속에서도 자신을 쫓으며 총을 쏘던 자들을 생각해보면 저들은 밤에도 대낮처럼 자신을 볼 수 있는 기물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밤이라고 함부로 움직이기가 어려웠다.

“이모는 괜찮아요. 지금 어디세요?”

“집에 있소. 집 주변에 저번에 우릴 쫓던 사람들이 몰려와서, 흠흠... 내 한 몸 빼내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 당신과 이모가 걱정이오. 나랑 같이 움직이기가 힘들 것 같은데 거기 계속 숨어있기는 좀 위험하지 않겠소?”

“그러게요. 너무 가까워서 조사하면 들통 날 것 같기는 한데... 저도 어찌해야 할 지.”

“우선은 밖에 나가지 말고 잠시 숨어 있으시오. 그리고 혜영씨에게 연락해서 방법을 찾아보고, 백곰 그 친구라도 부를 수 있으면 좋으련만.”

“다른 방법이 없으니, 위험하지만 제가 언니에게 전화를 해 볼게요.”

“그러구려, 가능하면 안전한 곳으로 피하시오. 난 저놈들의 이목을 다른 곳으로 돌려보겠소. 나중에 다시 연락합시다.”

“자 잠깐만요.”

“왜 그러시오?”

“흑! 몸조심 하세요. 무사하셔야 해요.”

“알겠소. 내 걱정은 말고 당신이나 몸조심하시오.”

“흑!”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자영의 흐느낌에 휘의 가슴이 아려왔다. 지켜주겠다 맹세하고선 또 멀어지려 하고 있다.

자신의 무능함에 가슴이 아파왔다. 나름 현 세상을 알아가려 노력한다고 했지만 막상 닥치니 너무나 부족했다. 아직도 모르는 게 너무 많았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판단이 서질 않았다.

오히려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힘으로 해결했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해결된 것이 아니라 도리어 족쇄처럼 자신의 주변을 옥죄어 왔다.

가슴이 답답했다. 휴대폰에서는 자영의 흐느낌이 조그맣게 새어나왔다.

“내 걱정은 말고 혜영씨와 상의해서 피할 수 있으면 피하시오. 어디든 내 찾아가리다.”

“흑! 저희 걱정 말고 몸조심하세요. 꼭이요.”

“알았소. 이제 끊어야겠구려.”

“네. 흑흑!”

딸깍!

휴대폰을 주머니에 챙긴 휘가 옆에 놓아둔 칼을 집어 들었다. 서서히 다가오는 기척들을 느꼈던 것이다.

집 주변으로 넓게 산개하여 접근하던 놈들 중 앞쪽으로 접근하던 무리에서 두 놈이 빠르게 현관문 앞으로 다가왔다. 놈들은 문을 열려고 하는 것 같았다.

달그락!

현관문 앞에서 나는 소음에 휘가 거실의 어두운 그늘로 조용히 숨어들었다.

딸깍!

끼이이!

조심스럽게 문을 따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현관문이 천천히 열렸다.

스윽! 척!

곧 이어 열린 문 안으로 검은 복장의 대원이 조심스레 발을 들이며 내부를 향해 총을 겨누고 좌우를 빠르게 훑어보았다. 그 동작이 날렵했다.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대원이 손짓을 한 후 안으로 조심스럽게 들어서자 다른 한 명이 그 뒤를 따라 안으로 들어섰다. 그때,

스윽!

퍽! 퍼퍽!

“큭!”

“으윽!”

총을 겨누며 조심스럽게 내부를 둘러보던 두 명이 짤막한 신음과 함께 앞으로 푹 거꾸러졌다.

털썩!

쓰러진 두 사람의 앞에 휘가 어느새 나타나 서있었다.

잠시 그들을 내려다보던 휘가 밖에서 보이지 않도록 몸을 숨기며 열려있던 현관문을 살며시 닫았다.

놈들의 몸에선 치직거리는 소리와 일본말들이 작게 들려왔다. 휴대폰처럼 서로 통화를 할 수 있는 물건을 지니고 있을 것이라 생각되었다.

두 놈에게 점혈을 가해 움직이지 못하게 한 후 놈들의 총은 구석으로 치워버렸다. 자신은 사용법도 모르니 불필요했다. 이제 움직일 시간이다.

놈들이 자영과 이모에게 신경을 쓰지 못하도록 자신이 소란을 피워야했다. 그리고 가급적 멀찍이 떨어뜨려 놓으리라.

밖에 있는 놈들의 움직임이 부산해 졌다. 아마 연락이 끊어진 이 두 놈 때문이리라.

곧 소란한 발자국소리가 집주변을 에워쌌다. 놈들이 사방에서 몰려들었다.

휘가 이층을 오르는 계단으로 몸을 붙였다. 다시 두 놈이 현관문의 양옆으로 붙는 기척이 느껴졌다.

콰당!

갑자기 놈들이 발로 걷어찼는지 잠기지 않은 현관문이 거친 소리를 내며 활짝 열렸다.

휘익!

툭! 또르륵.

그리고 열린 문 안으로 무언가 알 수없는 물체가 날아들었다.

빠박!

빠지직 번쩍!

섬광탄이었다. 문 밖에서 실내로 던진 섬광탄이 터지며 눈이 멀듯 한 강렬한 빛이 새어나왔다. 휘도 눈부신 강한 빛에 팔로 얼굴을 가리며 눈을 감았다.

쨍그랑!

그때 거실의 옆으로 난 창문이 깨어지는 소리가 나며 다시 뭔가가 날아들었다.

투툭! 또르르.

펑! 퍼펑!

이번에 날아든 물체들은 터지며 연기를 내뿜었다. 연막탄과 최류탄이 한꺼번에 터졌다. 그러나 휘는 이미 이층으로 날아 오른 뒤였다.

놈들의 무기가 어떤 용도인지 잘 모르는 이상. 우선은 피하는 게 상책이라 생각되었다.

빛을 내어 눈을 멀게 하거나, 터지며 파편을 뿌려 몸을 상하게 하는 것, 그리고 연기가 나는 저것. 그냥 눈을 가릴 목적으로 연기가 나오는 것인지 연기 속에 독이 섞인 것인지는 모를 일이었다.

물론 휘가 독에 당하거나 빛에 눈이 멀 일은 없다. 잠시 눈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기감으로 얼마든지 움직일 수 있었다. 그러나 파편을 뿌린다면 그것은 다른 일이다.

자신의 몸이 완전체는 아니었던 것이다. 날카로운 흉기가 날아오면 피하거나 칼로 막아낼 수밖에 없었다.

물론 기운을 일으켜 특정한 부위에 기를 모으면 어느 정도까지 튕겨내며 몸을 보호할 수는 있었다.

자신이 겪은 가장 강력한 물체는 총알이었다. 총알은 순식간에 다가와 자신의 몸을 파고들었다. 한 두 개의 총알이라면 충분히 피하겠지만 저번 하늘을 나는 헬기에서 드르륵 거리며 쏟아내던 그런 총알이라면 다 막거나 피하는 건 불가능할 것이다. 미리 피하는 게 상책이었다.

1층을 가득채운 연무는 2층으로도 꾸역꾸역 밀려들었다. 놈들은 저번처럼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채 조심스럽게 안으로 하나, 둘 진입해 들어왔다. 놈들의 총구로부터 가느다란 붉은빛이 일직선으로 뻗어 나오는 게 보였다.

놈들은 쓰러져있는 자신의 동료를 무시하고 여기저기를 살피더니 일부가 이층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슈욱! 퍼퍽!

“으윽!”

“악!”

우당탕탕!

그때 이층계단을 오르던 두 명이 비명을 지르며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 곧 이어 뿌연 연기 속에서 갖가지 비명이 터져 나왔다.

“훅!”

“으윽!”

털썩!

요란한 일본말이 비명에 섞여 터져 나왔지만 곧 신음소리만이 연기 속에 묻혀갔다.

“으으으...”

“아아...”

그런 비명소리와는 무관한 듯, 휘가 2층 자신의 침실에서 봉황도를 치켜들고 기를 불어 넣었다. 곧 봉황의 칼에서 불길이 화악 일었다.



미우라는 정신이 없었다. 자신의 헤드셋을 벗어던지고 당장 집 안으로 뛰어들고 싶었다. 도대체 지금 저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

밤새 추위와 싸우며 지켜보았지만 집안이나 주변에서는 인기척이 없었다. 더 이상 기다리는 게 무의미하다고 판단되어 날이 밝자 바로 진입을 명했다.

저격수와 자동화기사수 등을 재배치하고 두 명의 대원에게 진입을 명했다. 저들의 능력으로 일반 가옥의 현관문 정도는 가볍게 열고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문 안으로 진입한 후 짤막한 비명소리와 함께 바로 교신두절 상태가 되었다. 당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 겐조 중위는 놈이 안에 있다며 확신을 했다.

그렇다면 강제진입밖에 방법이 없었다. 그동안 자신의 SAT팀이 수없이 훈련했던 게 바로 이러한 대테러 진압작전이었다.

섬광탄 과 최류탄, 혹은 연막탄을 터뜨리고 강제 진입하여 사살하거나 무력해진 적을 체포하면 끝이었다.

겐조 중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자신감 있게 현관 쪽의 팀에게 진입을 명했다.

그런데, 지금 통신망 내에서는 비명소리만이 난무했다. 그나마 죽지는 않았는지 대원들의 상황보고는 이어지고 있었다. 모든 대원들이 부상을 당하여 무력화 되었다는 보고만 이어지고 있단 게 문제였지만.

짧은 시간에 어이없이 당한 것에 정신이 없었다.

겐조 중위의 얘기가 많이 과장되었다고 생각하던 미우라였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할 말이 없었던 것이다.

[앗! 2층 창가 목표 포착.]

그때, 지정된 위치를 감시하던 저격수가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급하게 2층 창가로 눈길을 돌리니 분명 놈으로 보이는 사내가 창문을 열고 밖을 살피고 있었다.

“맞아요.”

“쏴!”

겐조의 말과 미우라의 말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탕!

눈 한번 깜빡일 시간차를 두고 총소리가 울렸다.

[목표 놓쳤음. 사라졌습니다.]

“밖으로 나왔어요. 2팀 구역으로 이동 중, 빨라요!”

겐조가 다급하게 외쳤다.

“뭐야! 빨리 찾아. 보이면 사살해!”

미우라의 외침이 통신망에 울려 퍼졌다.

[여기다! 12시!]

타타타탕!

[앗! 쏴! 쏴라!]

드르륵!

갑자기 집의 우측에서 자동소총 소리가 난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신들의 전면에 목표가 나타났다는 소리가 들려왔다. 통신망이 어지러웠다.

[으으... 집 내부에 화재발생. 구조바람! 움직일 수 없는 대원들이 있다.]

“뭐? 어디서 불이?”

미우라가 고개를 다시 돌려보니 집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었다. 연막탄에 의한 연기가 아니라 불길이 치솟으며 발생하는 연기였다. 집 안에는 지금 대원들이 쓰러져있었다.

집의 현관을 통해 일부 대원들이 다리를 끌며 엉금엉금 기어 나오는 모습도 보였다.

타타탕!

드르륵!

[으윽! 당했다.]

그 사이에도 총격은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이익! 1팀은 내부로 진입하여 동료를 구출하고, 나머지는 놈을 추격한다. 이동!”

“목표의 이동방향을 쫓아야 해요. 지원요청 합니다.”

겐조의 말에 미우라가 정신이 번쩍 들었다.

“헬기 다 띄우라고 요청하시오.”

“알았어요. 주변 경계지원도 요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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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제12장 살육(5) +4 14.10.06 1,718 58 13쪽
93 제12장 살육(4) +4 14.10.02 1,701 60 11쪽
92 제12장 살육(3) +6 14.09.29 2,000 6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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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제12장 살육(1) +2 14.09.22 1,852 59 11쪽
89 제11장 역류(6) +6 14.09.18 1,660 59 12쪽
88 제11장 역류(5) +4 14.09.15 1,733 58 11쪽
87 제11장 역류(4) +4 14.09.11 1,542 54 11쪽
86 제11장 역류(3) +2 14.09.08 1,583 5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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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제10장 위기(10) +8 14.08.19 1,669 63 11쪽
» 제10장 위기(9) +6 14.08.14 1,834 8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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