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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무식 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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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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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9.11.14 00:35
최근연재일 :
2020.01.16 17:00
연재수 :
200 회
조회수 :
104,843
추천수 :
1,137
글자수 :
1,122,955

작성
19.12.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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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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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37화

DUMMY

천하무식 천마 137화





천마의 부활 이후 전 세계의 TV와 인터넷 등을 통해 시온의 새로운 광고가 공개되었다.


“결국 무너지고 만 일곱 별의 성좌. 영웅들의 수많은 희생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끝내 세상을 파멸시킬 마신, 천마가 봉인을 깨고 세상 밖으로 튀어나왔다!”

천마군을 상대로 분전하는 시온군들의 모습에 이어, 성화가 꺼져버린 일곱 별의 성좌들이 한 장면씩 차례대로 사라졌다가 나타난다.

그리고 진군하는 천마군의 일곱 군단. 그들은 각각 거대한 신전을 만들어가기 시작한다.

“바야흐로 파괴의 신, 마신을 섬기는 자들이 늘어나게 되고, 힘을 얻은 마신은 더욱 큰 파괴를 갈망한다!”

세계 각지에서 천마군과 유사한 복장을 입은 자들이 등장하고, 이들은 커다란 검은 퀘를 들고서 천마군이 세운 신전으로 모여든다.

“날이 갈수록 강대해져만 가는 마신은 끝내 이 세상을 산산이 부서뜨리고야 말 것이다!”

그리고 다시 비춰지는 일곱 별의 성좌. 이미 봉화는 꺼진 지 오래인데다가, 인적도 끊겨 을씨년스럽기까지 한 그 공간들에 빛나는 조각을 든 사람들이 모여든다.

모여든 빛은 천천히 성좌를 감싸고, 희미하게나마 희망적인 멜로디가 들려온다.

“그렇지만, 영웅들이여, 절망하지 말지어다. 우리의 빛은 아직 사그러들지 않았다.”

빛나는 조각을 든 사람들이 모여들고, 그럴 때마다 점점 환하게 밝혀지던 빛은 결국 사람의 형체를 갖춰나간다. 그렇게 일곱 개의 성좌에 일곱 신이 등장하고, 성좌는 잃었던 빛을 다시 되찾는다.

한편, 천마군들이 세운 신전들에서도 사람들이 모여들고, 그들은 모두 시커먼 아지랑이가 일렁이는 상자를 들고 있다.

상자에서 흘러나온 아지랑이는 이내 모여들기 시작하고, 갑자기 클로즈업된 화면에 한가득 시커먼 연기들이 격렬하게 휘몰아치더니, 돌연 갈라지는 어둠 속에서 천마의 뒷모습이 등장한다.

그리고 천마가 바라보는 방향으로 저 멀리, 미들랜드 대륙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거대한 나무, 세계수가 보인다.

“먹힐 것인가, 극복할 것인가!”

“당신이 바로 이 시온을 살려낼 자!!”


이른바, 천마지변(天魔之変)!!

천마 확장팩의 두 번째 컨텐츠 광고였다. 첫 번째 컨텐츠였던 ‘천마봉인’이 끝이 나고, 이어서 부활한 천마를 저지하기 위한 컨텐츠 ‘천마지변’이 시작됨에 따라 시온 측에서 대대적으로 광고를 띄운 것이었다.

유려한 영상미와 웅장한 사운드에 세련된 멘트까지 더해져 서사시의 분위기를 자아내었고, 곧 이 광고는 많은 시온 유저들의 열화와 같은 호응을 받아내었다.

Simple is good!

유명한 글귀대로, 이번에 공개된 천마지변의 컨텐츠는 간단해서 좋았다.

세계 각지에 흩어진 ‘신의 조각’을 모아, 일곱 별의 성좌에 바쳐라.

세계 각지에서 이루어지는 ‘천마의 파편’ 운송을 저지하라.

그동안 천마 확장팩이 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컨텐츠를 즐기지 못했던 유저들로서는 비로소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컨텐츠가 등장한 셈이었다.

곧 시온의 모든 유저들이 신의 조각을 찾기 위해, 천마의 파편을 파괴하기 위해 세상 전역을 뒤지기 시작했다.


쿠쿠쿠쿠쿠-

부활한 천마가 가공할 속도로 하늘을 가로지르자, 곧 충격파가 발생하여 온 하늘을 쩌렁쩌렁 울려대기 시작했다.

그 소리에 온 산과 숲의 새들이 화들짝 놀라 날아오르고, 온갖 야생동물들이 숨을 죽였다. 흉성이 가득한 몬스터들도 둥지에 고개를 처박고는 감히 하늘을 바라보지 못하였다.

모든 귀 있는 것들이 두려움으로 몸서리치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십여 분을 미칠듯한 스피드로 미친 듯이 날아가던 천마는 곧 이상한 공허로움을 느끼고 말았다.

뭔가.. 그립기도 하면서, 아련하기도 한데, 어딘가 허전한 듯한 그 느낌에 고개를 갸웃거리던 천마는 불현듯 콧구멍 속으로 훅 하고 밀어닥치는 강렬한 냄새에 충격을 받고서 허공에 멈추고 말았다.

“아니, 이것은!!?”

충격을 받은 천마는 이 하늘 꼭대기까지 치솟아 올라온 냄새의 근원지를 찾기 위해 저 아래 대지를 이리 저리 훑어보더니, 곧 강렬한 기세로 아래쪽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그렇게 마치 대지를 박살낼 듯이 떨어져 내리던 천마가 속도를 줄인 것은 그의 발이 땅에 닿기 딱 직전이었다. 일반인 무릎 높이 정도에서야 속도를 줄인 천마가 착지한 곳은 유저 여섯 명이 둥글게 모여 앉은 한가운데였다.

쿠르르~

아찔한 굉음 소리와 함께 돌풍을 몰고 온 천마의 등장에 이제 막 점심식사를 하려던 여섯 명의 유저들이 화들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얼마나 놀랐는지 두 명은 들고 있던 접시를 놓치기 까지 했다.

“뭐, 뭐냐!!”

“누구냐!! 어디서 나타난 거냐!!”

일행의 리더와 탱커가 벌떡 일어나며 본능적으로 소리 쳤지만, 천마는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유저들의 손에서 벗어나 막 땅에 떨어지려는 그릇들을 향해 손을 뻗었다.

왠지 모를 안타까움에 본능적으로 한 행동이었는데, 그 행동에 땅에 떨어지려던 그릇이 허공에 멈추었다.

‘호오, 세상에 이런 일이?’

입을 동그랗게 벌리며 스스로가 한 행동의 결과에 놀란 천마가 이번에는 손가락을 까닥거렸다. 그러자 이번에도 천마의 의도대로 그릇이 맹렬한 기세로 날아와 그의 손에 안착했다.

허공을 격해 멀리 떨어진 물건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한 자신의 행위에 대해 스스로 살짝 놀란 천마가 고민하는 모양새로 가만히 서 있자, 일행의 리더 또한 놀란 가슴을 진정하며 천마에게 물었다.

“고레벨 이십니까?”

하늘에서 뚝 떨어질 정도의 능력(착륙 때의 속도 조절은 더 대박이었다), 게다가 섬세하기 이를 데 없는 염력까지!!

일반적으로 초능력자가 비행 능력과 염력이라는 두 가지 능력을 동시에 가지는 경우는 없으므로, 일행의 리더는 천마를 상당한 고레벨의 마법사일거라고 추측했다(사실 이런 식으로 날아다니는 마법사가 있다는 소리도 들어본 적이 없긴 했다).

야외에서 만난 시온 유저, 게다가 고레벨이기까지 하니 괜히 입을 잘못 놀려 위험을 자초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 리더는 비록 일행의 점심을 방해한 천마였지만 일단은 공손하게 맞이하기로 마음먹었다.

천마가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상념에 빠져 있자, 리더는 다시 조심스레 물었다.

“유..저 시죠? 고레벨 유저?”

리더는 내심 천마가 맞다고 인정해주길 바랐다. 유저가 아니면서 이렇게 들이닥친 존재라면 이건 매우 심각한 위기였다. 예컨대 몹은 결코 좋은 의도로 접근하지 않는 법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천마는 가타부타 대답이 없었다. 그는 그저 자신의 손에 들린 그릇을 조심스레 코 가까이 가져가 냄새를 맡는가 싶더니 기습적으로 혀를 내밀어 그릇 속의 국물을 날름 한차례 핥았을 뿐이었다.

“허!!”

천마가 다시 신음과도 같은 감탄을 내뱉었다. 이것은 분명히 그가 아는 맛!! 원래 아는 맛이 무서운 법이다!!

천마는 이어서 국물 속에 담긴 오동통한 하얀 면발을 호로록 빨아 당겼다.

후르르 쩝!

그냥 한 가닥만 당기려고 했는데, 한순간에 그릇 속의 면발들이 모조리 그의 입으로 진공 흡입당하고 말았다.

우걱우걱 씹어 먹은 천마가 “허!” 하고 탄식을 내뱉더니, 두 번째 그릇 속의 칼국수도 한호흡만에 입 안으로 쓸어 담아버렸다.

순식간에 두 그릇의 칼국수를 쓸어 담은 천마가 고민에 빠졌다.

“이..게 무엇이지?”

분명히 아는 맛인데, 언젠가 어디선가 먹어 본 맛인데, 천마는 머릿속을 간질간질 거리면서,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그 기억에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한편, 갑작스레 공중에서 난입한 정체불명의 고수가 돌연 먹방을 펼치자, 여섯 명의 유저는 어안이 벙벙했지만, 그에게서 느껴지는 주변을 장악하는 불길하고도 어두운 기운에 손가락도 마음대로 까딱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특히나 리더 바로 옆에 있던 일행의 탱커는 평소 다혈질적인 성격으로 유명한 자였는데 천마가 처음 등장했을 때 ‘누구냐! 어디서 나타난 거냐!’라는 한마디를 내뱉은 후로는 감히 입도 뻥긋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익!! 신림동 마빡이라 불리던 내가 꼼짝할 수 없다고!!?’

현실에서 한가락 하던 탱커는 그를 무섭게 내리찍어대는 무언의 기세를 이겨내고서 끝내 한마디 하고 말았다.

“칼국수입니다!!”

그의 고함소리에 일행의 시선이, 그리고 천마의 시선이 닿았다. 앞머리를 뒤로 넘겨 이마까지 훤히 보이는 천마의 날카로운 시선이 그에게 꽂히자 탱커는 다급히 말을 늘어놓았다.

“아니, 방금 그게 뭐냐고 물으셔서...”

그리고 그 순간 천마가 허공에 대고 손가락을 튕기자, 돌연 탱커의 머리가 강력한 힘을 가진 괴수의 공격이라도 받은 듯 허공으로 붕 떠오르고 말았다.

“헉!!!”

남은 다섯 명의 유저가 소리 없이 경악하며 몸만 남은 탱커의 몸뚱어리와 천마를 번갈아가며 쳐다보았다.

‘어, 어떻게 저럴 수가 있는거지?’

아무 소리도, 예고도 없이 멀리 떨어진 상대를 죽여 버리는 천마의 공격 기술에 일행들은 감히 반발심조차 가질 수 없었다.

“감히 본좌가 막 정답을 생각하려고 하고 있었는데 감히 먼저 입을 놀려?”

‘감히’라는 표현을 두 번 연속으로 사용할 정도로 분기탱천한 천마가 다시 바닥에 떨어져 있던 탱커의 머리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러자 휘리릭 하고 날아오는 탱커의 머리! 천마는 탱커를 죽여 버렸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분이 덜 풀린 듯 했다.

하지만 탱커의 머리는 허공을 가로지르며 천마에게 오던 도중 휙 하고 사라져버렸다. 탱커의 남아있던 몸도 함께였다.

유저 특유의 시체가 사라지는 모습에 천마의 미간이 움찔거렸다. 그리고 천마의 시선이 남은 다섯에게 향했다. 천마의 어둡고 무거운 기세가 점점 강렬해졌다. 이윽고 천마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차갑디 차가운 말 한마디.

“네 놈들 사람이 아니구나?”

“무..슨 말씀이신지??”

연달아 충격적인 장면들을 보느라 얼이 빠진 일행들은 분위기마저 무겁게 내려앉자 완전 쫄아 버려서 천마의 질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천마의 마음속에 점점 살심이 커져가는 그 순간, 일행 중 냉철한 지성의 소유자인 마법사가 돌아가는 상황을 재빨리 분석하여 상황을 타개할 합리적인 결론을 내리고는 입을 열었다.

“여기, 칼국수가 많이 있습니다. 얼마든지 더 드리겠습니다.”

그러자 천마가 성큼성큼 냄비가 걸린 모닥불로 걸어왔다.

“가득 담아 보거라.”

천마가 들고 있던 접시를 내밀었다.

“아! 네, 넷!!”

마법사가 서둘러 그릇에 한가득 칼국수를 담아 천마에게 돌려주자, 천마는 이번에도 단숨에 그 뜨거운 칼국수를 비워냈다.

“더.”

천마는 배가 하나도 안 고팠지만, 왠지 이렇게 먹어야만 할 것 같다는 느낌적인 느낌으로 그릇을 비우고 또 비웠다.

마법사는 감히 다른 말은 하지 못하고 천마가 빈 그릇을 건넬 때마다 다시 칼국수를 리필 해주었다.

몇 차례 더 칼국수를 먹던 천마는 문득 주변에 둘러 서 있는 다섯 명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하나같이 낯선 얼굴들. 천마는 이 얼굴들이 다른 얼굴이길 바랐다.

“아니야..”

천마는 일행들의 얼굴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무엇이 아니라는 건지 고민했다. 그렇게 머리로는 고민하는 중에도 입은 열심히 놀려 결국 냄비를 완전히 비워내 버리고 말았다.

“잘 먹었다. 아가씨야.”

아주 익숙한 느낌으로 그렇게 말하던 천마는 입을 꾹 다물었다. 그는 지금 대체 누구한테 ‘잘먹었다’라고 말하고 있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천마가 가만히 있자 일행들도 숨을 죽이고 그의 눈치를 살폈다. 이제 칼국수도 끝이 났으니, 그들의 운명도 조금 전의 탱커처럼 끝날지도 모를 상황이었다.

한동안 가만히 있던 천마가 물었다.

“네놈들 중에 아가씨란 놈이 있느냐?”

“..네?”

예상치도 못했고, 의미적으로도 이해가 가지 않는 천마의 질문에 일행들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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