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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무식 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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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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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9.11.14 00:35
최근연재일 :
2020.01.16 17:00
연재수 :
2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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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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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22,955

작성
19.12.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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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16화

DUMMY

천하무식 천마 116화




“밥은 먹고 다니냐, 이 반지하 새끼들아. 햇빛 좀 보고 다녀라. 얼굴 꼴이 그게 뭐냐?”

“명년에는 팔자 좀 필 거 같지? 꿈 깨, 병신아!! 10년 뒤에도 니 집은 1평이야!!”

“햇빛도 제때 못 쬐는데 형 얼굴이나 한번 보고 가라~ 형이 해님같은 은총 좀 내려줄게, 인마!”

거암의 끊임없이 이어지는 도발에 정작 힘든 건 그의 전담 힐러 역을 맞고 있던 사제, 우선이었다. 동시에 천마군 네 다섯 놈이 거암에게 달려들자, 그녀로서는 힐 하는 게 아주 죽을 맛이었다.

“아, 싸게 싸게 힐 좀 주쇼. 남편 뒈졌다고 글케 숨죽은 배추마냥 있으면 되나, 복수를 해야지!?”

하마터면 천마군의 다구리에 죽을 뻔 했던 거암이 우선에게 빼액 거리자, 우선도 받아쳤다.

“돌빡 새끼가 덜 뚫린 아가리로 그 딴 소리 씨부릴 거면, 대신에 적한테 침이라도 뱉어, 지랄 맞은 헛소리 하지 말고!”

제7 공격대 최고의 욕설가 우선에게 되로 줬다 말로 받은 거암이 피식 웃었다.

“누님은 힐러가 아니라 탱을 했어야 돼. 입놀림이 역시나 아주 그냥 찰지잖아!”

“뒈진 다음에 씨부려라, 돌빡아!”

욕설에 이은 우선의 턱짓 경고에 거암은 급히 천마군의 기습적인 공격을 방패로 막아냈다. 그러면서도 그는 본능적으로 도발기를 날려댔다.

“와, 이 동네에 무료 급식소라도 있나? 젊은 병신들이 왜 이렇게 떼거지로 몰려다녀?”

그의 거친 인격모독에 지나치던 천마군 두 놈의 발길이 멈추었다. 딜러들의 맹공 덕에 상대하던 천마군 수가 줄어들어 잠시 한숨을 돌리나 싶었던 거암은 할 수 없이 다시 방패 손잡이를 굳게 움켜쥐어야 했다.

어쨌든 거암의 그런 헌신적인 도발 시전과 여러 유저들의 유기적인 활약 덕분에 최전방은 팽팽한 전선을 유지해 나갈 수 있었다.


한편, 경공이 뛰어난 천마군들은 하늘 높이 뛰어올라 시온군 진영의 여기저기에 무작위로 공중 침투를 시도해왔다. 그러자 잠시나마 최전방에서만 이루어졌던 공방이 순식간에 시온군의 전방 모든 지역에서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날아드는 천마군을 저지하려는 원딜들의 요격 시도가 있었지만, 천마군 들의 비행속도가 워낙 빠르다보니 대부분의 시도가 실패로 돌아갔다.

250렙에서 300렙 사이의 중고렙 유저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던 라그나로크 길드 역시도 전방부대로 호명된 길드 치고는 꽤나 뒤쪽에 있다가 하늘로부터 천마군의 방문을 맞이하고 말았다.

세 명의 천마군이 그들의 진영에 떨어지며 순식간에 대여섯 명의 길드원을 공격했고, 그중 네 명이 일격을 채 버티지 못하고 즉사해버렸다.

라그나로크의 마스터, 벵겔이 비명같은 소리를 내질렀다.

“으아, 천마군이다!! 방어, 방어해! 얼른!!”

그래도 전방 배치로 호명받았던 길드답게 길드 산하의 80여 유저들은 네 명의 피해자가 더 발생하는 동안, 세 명의 천마군에 대해 각각 2, 30여명으로 구성된 포위 대형을 구축하였고, 곧바로 각 대형들은 그들이 맡고 있는 천마군을 서서히 압박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곧 천마군 한 놈에 대한 십수 개의 무자비한 공격이 가해졌고, 공격 중 일부는 적이 아닌 아군을 맞추기도 했지만, 어쨌든 천마군들도 다굴 앞에서는 장사가 아니었다.

이렇듯 천마군들이 공중 침투해 들어간 곳들은 많은 피해를 입고서야 겨우 천마군을 죽일 수 있었다. 대략 천마군 하나 죽일 때, 시온군은 서너 명이 죽어나가는 형국이었다.


비교적 후방에 있던 레인보우 길드의 세 쌍둥이 자매 총사, 와인레드, 퍼플레드, 크림슨레드는 100여 미터 전방의 허공을 질주하고 있는 한 천마군을 보자마자 동시에 총을 들었다.

“이마.”

첫째 와인레드가 말하자, 둘째 퍼플레드가 “오른쪽 어깨.”라고 말했고, 거의 동시에 막내 크림슨레드가 “왼쪽 어깨.”라고 말하는 순간 그녀들의 손가락이 동시에 방아쇠를 당겼다.

퍽-

소음기가 장착된 세 정의 베오울프 라이플이 모두 불꽃을 내뿜었음에도 불구하고, 격발음은 오직 한 번만 들렸다. 똑같이 생긴 외모답게 역시나 똑같이 일치하는 세 쌍둥이의 호흡과 집중력이었다.

그리고 거의 동시에, 타겟이던 천마군이 갑자기 몸을 뒤틀며 아래로 떨어졌다. 그 모습을 뚫어져라 지켜보던 세 자매가 거의 동시에 입을 열었다.

“미스(miss).”

“미스(miss).”

“히트(hit).”

잠시 침묵이 흐른 후, 첫째가 입을 열었다.

“너무 빨라, 세 발 쏴서 겨우 한발이라니.”

“너희 아니었으면 나도 못 맞췄을 거야.”

셋째가 그녀의 공을 언니들에게 돌렸다.

“죽었을까?”

둘째의 질문에 나머지 둘이 고개를 옆으로 흔들었다.

“맞췄지만, 탄환이 튕겨나갔어.”

“천마군의 방어력이 너무 강해.”

둘의 말을 듣던 둘째가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큰일이야, 저들의 침투를 막을 수가 없어. 계속 공중을 허용한다면 고렙들이 아무리 전방에 전선을 형성한다고 해도 결국 뒤쪽부터 다 죽고 말거야.”

“뭔가 새로운 조치가 필요해.”

그녀들은 그런 말을 나누며 다시 총을 들었다.


“후방 피해가 심각하군.”

머리를 넘어간 천마군이 시온군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히는 모습을 몇 차례 보던 미스란디르가 침울한 어조로 말했다.

최전방은 시온군의 정예들이 배치된 까닭에 천마군과 대등한 전투를 펼치며 밀고 밀리는 접전을 벌이고 있는 반면에, 그 외 중후방의 유저들은 천마군과 능력 차이가 너무나도 컸다. 그러다보니 최전방 외의 지역은 천마군이 떨어지기만 하면 반드시 몇 배의 희생을 치르고야 마는 것이었다.

하지만 막을 방법도 요원한 것이, 천마군들의 공중 침투 속도가 너무 빠르다 보니 제대로 저지할 수가 없었다.

“너무 빨라...무슨 비행기도 아니고...”

혼잣말로 중얼거리던 군사는 갑자기 뭔가를 깨달았다.

“..그래, 비행기. 비행기라고 생각하면 되겠군.”

그리고 군사가 알기로 적군의 비행기를 보병이 저지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뿐이었다.

군사는 급히 마스터인 크로우를 찾았다. 마침 크로우는 최전방으로 뛰어들기 직전인 상황이라 아직은 대화가 가능했다.

“이보게, 크로우. 화망을 펼치라고 하게. 전군의 원거리 딜러들에게 전방 허공을 향해 화망을 형성해 공격을 퍼부으라고 지시하게.”

미스란디르의 요청에 크로우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대꾸했다.

“이미 그렇게 공격하고 있는 거 아닌가?”

“아닐세. 지금은 천마군을 보고서 그걸 표적삼아 원딜들이 공격을 하고 있는 거지.”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군. 같은 말 아닌가?”

징병제가 없는 나라에서 살아온 크로우는 군대를 경험해보지 못한 탓에 화망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

크로우의 그런 반응에도 미스란디르는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며 차분히 설명했다.

“천마군을 보고서 공격을 하려하니 저지를 못하는 걸세. 이유인즉, 후방의 원거리 딜러들의 레벨이 낮고, 천마군의 움직임이 빠른 까닭이지. 마치 적군 전투기처럼 말일세.”

“전투기..”

크로우가 중얼거리듯 미스란디르의 말을 곱씹었다.

“전투기를 타겟으로 잡고 총을 쏴서는 결코 전투기를 잡을 수가 없네. 너무 빠르기 때문에 총알이 도착할 때쯤이면 이미 지나가버린 후인 까닭이지. 전투기를 잡으려면 비행경로를 예상해서 수십 수백의 총들로 예측 사격을 해야만 하는게지. 그러니까 즉..”

“알겠네. 무슨 말인지.”

개념이 부족했을 뿐 이해력이 부족했던 것은 아니었기에 크로우는 미스란디르의 말을 충분히 이해했다.

곧 크로우는 길드 마스터에게만 허용된 전용 스킬 ‘전체 명령’으로 모든 시온군에게 알렸다.

“모든 원거리 딜러들은 전방 하늘로 화망을 구축하라. 천마군의 비행경로를 예측하고 일제 공격을 감행하여 천마군의 공중 침투를 저지하라!”

그리고 곧 여기저기 크로우의 명령에 따라 화망이 형성되기 시작하자 천마군의 공중 침투가 눈에 띄게 줄어들어 갔다.

“효과가 있군!”

크로우가 기쁜 표정으로 미스란디르를 쳐다봤지만, 군사는 여전히 표정이 어두워 보였다.

“화망이 적절한 대응이 된 듯 하네만, 자네 얼굴이 왜 그런가?”

그러자 크로우가 여전히 구겨진 표정으로 대답했다.

“일시적으로는 화망 전술이 효과가 있겠지. 하지만 저 전술은 불필요한 전력 소모가 너무 큰 전술이네. 결코 오래 지속할 수 있는 것이 아니야. 결국 이 전투는 아군의 힘이 빠지기 전에 속전속결로 이루어져야만 하네.”

“하지만 이 전투를 끝내기 위해서는 결국 이곳의 천마군을 모조리 죽이고, 봉화를 피워내야 하지 않는가? 그것은 결국 우리가 아니라 천마가 해야 할 일이네.”

그리고 그제야 크로우와 군사는 천마가 안 보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크로우가 호들갑을 떨었다.

“헛!! 이런!! 그 자가 안보이잖아!? 그 자가 없으면 우린 이길 수가 없어!! 어디 갔지?”

미스란디르는 눈앞의 크로우와 달리 호들갑을 떨지는 않았지만, 속이 타기는 마찬가지였다.

‘대체 어디로 사라진 건가? 그의 일행이 저쪽에서 싸우고 있는 걸 보면 어디 멀리 가진 않은 거 같은데 대체 어디로 사라졌지? 하늘로 올라갔나?’

천마가 하늘을 날기도 하고, 공중에 떠 있기도 한다는 사실을 기억한 군사가 하늘 높이 고개를 쳐들자, 까마득한 하늘 위에 과연 검은 점 하나가 떠 있는 것이 보였다.

“마스터, 저기 있네. 천마가 하늘 위에 있어.”

군사의 말에 크로우도 하늘을 보고선 그제야 호들갑을 멈추었다. 하지만 이내 크로우는 분노하기 시작했다.

“아니, 여기는 이렇게 죽을똥살똥 힘겹게 전쟁을 치르고 있는데, 저자는 저기서 웬 신선놀음인가? 얼른 봉화당으로 가서 봉화를 피우든, 아니면 여기 천마군들을 죽여주든 해야 할 거 아닌가?”“이상하군. 한입으로 두말 할 자로 보이지는 않았는데.”

군사가 영문을 알 수 없다는 식으로 말하는데, 갑자기 그의 귓가에 차갑디 차가운 전음이 들려왔다.

-당연히 본좌는 두말 하지 않느니라.

헉, 하며 깜짝 놀란 군사는 주변에 날아다니는 귓말 벌레가 없는 걸 알고 다시 한 번 놀라고 말았다.

“어, 어떻게?”

하지만 천마는 군사의 의문을 풀어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

-니가 나에게 한 첫 번째 부탁은 여기 성좌를 탈환하는 것이었다. 그렇지 않느냐?

그제야 군사는 그간 느껴왔던 미묘한 불쾌감의 정체를 알아 차렸다. 천마는 아군의 목숨에 대해서는 아무 조건을 걸지도 받지도 않았었고, 다만 성좌를 지켜주겠노라고만 했을 뿐이었다.

“그, 그렇긴 하오만, 성좌를 제대로 점령하려면 군대가 있어야 하지 않..?”

하지만 군사의 말은 천마의 단호한 전음에 의해 도중에 잘리고 말았다.

-지랄하네. 불만 켜고, 지키기만 하면 되지 군대가 왜 필요한가?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본좌는 성좌를 탈환시키고 지켜주겠노라고만 했을 뿐이니라.

천마의 전음을 듣던 미스란디르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고함과 비명, 그리고 마법과 총칼 소리로 온통 시끄러웠고, 목숨이 오가는 싸움 속에 모두들 살기 위해 발버둥을 치는 중이었다.

군사는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래..서.. 설마하니.. 이들을 다 죽게.. 내버려 둘 생..각인거요?”

-크크크, 본좌에게 같은 말을 몇 번이나 하게 하다니, 네 놈이 목숨이 아깝지 않은가 보구나. 정말 마지막으로 말하겠다. 본좌는 두말 하지 않는다. 본좌는 너희들과 약속한 조건을 반드시 지킬 것이니 그 점은 염려하지 말아라. 반드시 성좌를 탈환할 것이며, 오늘 저녁 즈음이면 활활 불타고 있는 봉화를 보게 될 것이니라.

“그때까지 우리는 버틸 수 없소.”

군사의 말에 천마는 당연한 소릴 한다는 듯이 대꾸했다.

-안 그래도 제자놈의 수련 시간 전까지 다 안 뒈지면 천마군이고 니들이고 간에 본좌가 직접 다 죽여 버릴 예정이니라!!

아군을 죽게 방치하는 것도 모자라서 죽여 버리기까지 하겠다는 천마의 선언에 군사는 벌어진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같은 편인데...?”

-조건에 언제 같은 편 목숨 구하기도 있었더냐?

천마의 어이없는 발뺌에 군사는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아니, 그건 기본적인 상식 아닌가?!’

군사는 천마의 몰상식에 다시 한번 치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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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126화 19.12.23 384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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