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서가야 님의 서재입니다.

일곱 개의 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추리, 일반소설

서가야
작품등록일 :
2018.08.22 17:21
최근연재일 :
2019.05.15 02:56
연재수 :
103 회
조회수 :
12,041
추천수 :
185
글자수 :
577,838

작성
19.04.19 00:47
조회
83
추천
1
글자
12쪽

29장 사건의 전말 (3)

DUMMY

규진이 숨을 한번 크게 들이쉬더니 말을 꺼냈다.


“안 실장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설악산으로 가던 길이었습니다. 혹시 가평휴게소 가보셨어요?”


물론입니다. 곽 경사의 낯빛이 한결 밝아졌다. 수사가 몸에 밴 경찰답게 듣는 걸 좋아한다. 규진은 미소 뒤에 표정을 숨겼다. 중얼중얼 쓸데없는 만담이나 하려고 꺼낸 말이 아닙니다. 곽 경사님!


“설악산엔 가지 않았습니다. 달리는 차에서 뛰어내리는 한이 있더라도 어떻게든 빠져나올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쉽게 도망쳤습니다. 출발한 지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안 실장이 가평휴게소에 차를 세웠거든요. 안 실장의 행동이 수상하다는 걸 눈치챘지만, 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갔습니다.”

규진은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한쪽 얼굴을 찡그렸다.

“가평휴게소에서 마을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갔습니다. 고속도로 아래로 난 터널을 지나고 나니 삼거리가 나오더군요. 거기서 잠깐 고민했습니다. 북쪽으로 가면 홍천강을 따라 북한강으로 합류한다는 건 고속도로 휴게실에서 가져온 관광 지도를 보고 알았습니다. 큰 강을 따라가는 게 아마 가장 쉬운 선택이었겠죠.”


거긴 길이 없는데? 곽 경사는 무의식중에 말이 튀어나오려는 걸 참았다. 거짓말을 하는지 아닌지 들어볼 좋은 기회다.

“그래서 북쪽으로 가셨나요?”

“아니요.”

“그럼 남쪽으로 가셨겠군요. 길 따라 한 시간쯤 걸으면 면사무소가 있는 마을이 나왔을 테니까요.”

안 실장의 진술을 듣고 미리 지도를 확인한 곽 경사였다.


“아니요. 저는 길을 따라 남쪽으로도 북쪽으로도 가지 않았습니다.”

규진은 묘한 표정으로 곽 경사를 바라보았다.

“저는 산속으로 도망쳤습니다.”


곽 경사는 고개를 갸웃하며 이해 못 하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뭐가 그렇게 급했나?

“누가 매복해 있었습니까?”


“과연 아무도 없었을까요?”

규진의 반문에 곽 경사는 인상을 찌푸렸다. 질문을 질문으로 대답하면 안 되지. 그렇다면 다시 질문으로 답해주지.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안 실장은 제가 휴게실에서 도망가는 걸 보고도 쫓아오지 않았습니다.”


곽 경사의 눈빛이 번뜩였다.

“참고인 진술에서 안 실장은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박규진 씨가 감쪽같이 사라졌다고 진술했습니다.”

곽 경사가 말을 끝내기 전부터 조 순경이 눈치를 줬다. 곽 경사님 왜 자꾸 수사 정보를 노출하시는 겁니까? 그건 직속 상관이 부하 직원을 혼내기라도 하는 눈빛이었다.


“안 실장은 이미 작은아버지를 배신한 상태였습니다. 인적 없는 시골길에서 제가 머리에 쇠파이프라도 맞고 쓰러진다면 누가 가장 기뻐하겠습니까? 위임장을 들고 달력에 동그라미를 치며 웃을 사람이 누구겠습니까?”


“이지영 씨가 사람을 매복했을 거라고 생각하시는군요.”

“그게 아니라면 안 실장이 출발한 지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가평휴게소에 멈출 필요도 없었고, 일부러 화장실 반대편에 주차해서 휴게실과 마을을 잇는 샛길을 보여줄 이유도 없었을 겁니다.”


생각보다 똑똑한 친구잖아, 곽 경사는 누가 봐도 생각이 읽히는 표정으로 눈을 깜박였다.


“운전 중에 안 실장은 누군가가 보낸 문자메시지를 흘끔흘끔 들여다보곤 했습니다. 삼거리에서 저는 북쪽으로도 남쪽으로도 갈 수 없었습니다. 누가 길목에 숨어있었을지 확신할 순 없었지만, 가장 안전한 길은 산길이었습니다. 저는 정신없이 산속을 달렸습니다. 정상 표지석에서 주위를 둘러보니 서울양양고속도로가 발아래 터널로 지나고 있더군요. 근처에 신학대학이 하나 보였지만, 편한 길을 택할 처지가 아니었습니다. 장락산 가는 길이라는 이정표를 따라 다시 달렸습니다. 작은 손전등만 하나 들고 밤새 능선을 타고 계속 걷다 보니 봉미산을 넘어 용문산 정상이 나오더군요. 자정이 지나서야 용문사에 도착했습니다. 그렇게 멀리까지 갈 생각은 아니었지만, 그 정도 도망가고 나서야 두려운 마음이 사라졌습니다.”


곽 경사는 낮은 탄식을 뱉었다. 각자의 이야기 하나하나가 모두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사연이다. 조 순경은 아예 수사일지에 메모하는 것도 멈추고 넋 놓고 규진의 말을 들었다.


“용문사 앞에서 낯선 사람을 만났습니다. 이 시간에 여기서 뭐하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저는 등산하다가 길을 잃었다고 했습니다. 그 사람이 용문역에 가면 전철을 탈 수 있다고 하길래, 아무 생각 없이 그가 가리킨 방향을 향해 걷기 시작했는데 거기서 세 시간을 더 걸었습니다. 도착하고 나니 그제야 그 사람에게 화가 나더군요. 힘들게 도착한 용문역 앞에서 능이버섯국밥을 한 그릇 먹고 역에 들어가니 새벽 다섯 시 첫차가 도착했습니다.”


유엔은 초롱초롱한 눈으로 규진을 바라보았다. 대견하다는 표정이었다.

“거기서 몇 시간만 더 내려왔으면 우리 만날 뻔했네.”

유엔의 말이 농담인 줄 알고 곽 경사가 웃었는데, 얼굴빛을 다시 보니 진담인 것 같았다. 양평군 용문에서 유엔이 갇힌 여주시 개군까지 거리는 직선거리로도 10km는 족히 넘을 산길.

“무장공비보다 행동반경이 넓으시군요.”


뜬금없이 무장공비라니, 지금 상황에서 그걸 농담이라고 하십니까? 짜증 섞인 표정으로 유엔은 눈을 흘겼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감탄하는 마음은 숨기고 조 순경이 물었다.

“그 시간에 김여원 씨는 창고 컨테이너에 감금된 상태였습니까?”


“네.”

“또 누가 있었죠?”

“제가 차에서 정신이 들었을 때 옆자리에는 박재열이 앉아 있었습니다. 최대식은 처음 보는 사람과 대화하고 있었습니다. 컨테이너 열쇠가 어디 있냐는 얘기가 들렸습니다.”

“김여원 씨는 정신을 차린 후 저항하거나 도주를 시도한 적이 있습니까?”

조 순경의 질문은 예리했지만, 말투가 너무 딱딱했다.


“제 손발이 노끈으로 묶여 있었습니다. 처음에 저를 납치한 사람들이 묶은 그대로였습니다. 그리고, 저항을 시도할 만한 몸 상태도 아니었습니다. 머리가 깨지도록 아팠습니다. 정말 깨지도록 아팠습니다.”

“미량이긴 하지만, 김여원 씨 몸에서 마취제 성분이 검출되었습니다. 아마 의식을 잃게 하는 약을 먹였을 겁니다.”


“조 순경!”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인 납치사건에 대한 수사 정보를 그렇게 흘리면 어떡해, 하는 곽 경사의 꾸짖음이 느껴졌다.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을 짓더니 유엔은 낯빛을 바꾸었다.

“열쇠를 줬습니다.”


“네?”

곽 경사는 깜짝 놀라며 유엔을 보았다.


“제가 눈을 뜨는 걸 보더니 박재열이 제 바지 주머니에 열쇠를 밀어 넣었습니다. 진짜 은행금고 열쇠 말입니다.”


“아니, 박재열은 왜 그걸 김여원 씨에게 준 거죠? 그걸 주면서 뭐라고 하던가요?”

질문하는 곽 경사의 목소리가 떨렸다.


“우리 목숨값보다 귀한 거야, 라고 했습니다. 잘 간직하라는 말이었겠죠.”

유엔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걸 왜?”

“아마 빈손으로 집에 들어가고 싶어서 그런 거 아닐까요?”


하나 마나 한 대답이다. 믿을 수 없는 사람에게 소중한 걸 맡긴 이유가 짐작 가냐는 게 곽 경사의 질문이었지만, 유엔도 고개를 저을 뿐 더는 대답하지 못했다. 대답이 아쉽긴 해도 곽 경사의 머릿속에 한 가지 의문은 풀린 셈이다.


“지금처럼 시간 순서대로 차근차근 말씀해 주시면 됩니다.”

팽팽한 줄이 끊어지지 않게 조심스레 낚싯줄을 감는 심정으로 곽 경사는 숨겨진 이야기를 끌어당겼다.


“트럭 멀어지는 소리가 들렸어요. 갑자기 이런 얘기 하면 이상하게 생각하시겠지만, 그 트럭 엔진소리 제가 아는 소리였습니다. 4년 전 아빠가 돌아가신 사고를 일으킨 게 바로 그 트럭이란 걸 알아차렸다고 하면 안 믿으시겠죠?”


놀랄 만한 직감이다. 곽 경사와 조 순경은 깜짝 놀란 얼굴로 서로 마주 보았다. 경찰 누구도 김대업이 살인죄로 긴급 체포되어 조사받고 있다는 걸 유엔에게 말했을 리 없다.

“혹시 그 교통사고 수사 진행 상황 들으셨습니까?”


“아니요. 못 들었습니다. 일주일 넘게 컨테이너에 갇혀 있다가 경찰서에서 풀려난지 이제 한 시간 지났습니다.”


“그 살인사건 범인이 잡혔습니다. 사고를 일으킨 트럭 기사가 실토했습니다. 이지영이 시킨 일이라고 하더군요.”

어차피 알게 될 일이다. 오늘 이 자리에서 말한다면 이만한 선물이 어디 있겠나. 곽 경사는 큰 떡밥을 던졌다. 무심코 던진 미끼에 유엔이 어떻게 반응할지 지켜보며 곽 경사는 한마디 덧붙였다.

“나중에 다시 여쭤보겠지만, 그 교통사고에 관해 특별히 하실 말씀 있으신가요?”


“아빠를 죽인 이지영을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가능하다면 트럭 기사분은 선처해주셨으면 합니다.”


곽 경사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지영이 김대업에게 억지로 시킨 일이었다고 말한 적도 없는데 유엔은 벌써부터 선처를 논하고 있다. 섬뜩한 기분이 든 곽 경사의 양팔에는 소름이 돋았다. 김여원은 뭔가 알고 있다. 누구에게 들어서 아는 게 아니라 이 여자는 스스로 알고 있다.


그 순간 유엔은 티 나지 않게 씩, 웃었다.

규진은 놀랐다. 유엔에게 그보다 더 깊은 원한이 있었던가? 사고를 일으킨 사람이 잡혔다는데 이렇게 여유로울 수 있다니. 보이지 않는다는 그 눈으로 어디까지 보고 있는 건가, 서늘한 기운이 느껴졌다.



“트럭이 떠난 시간은 9월 11일 새벽 1시 15분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상한 기류를 감지한 조 순경이 사람들을 제자리로 돌려놓았다.


“어지러웠습니다. 차 문을 열더니 박재열과 최대식이 좌우에 서서 저를 컨테이너로 옮겼습니다.”

사소한 게 생각났지만,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으로 유엔은 인상을 찌푸렸다. 뭔가 말하기 껄끄러운 불편한 일을 숨기는 건가 걱정하는 눈빛으로 규진이 바라보는 게 느껴졌다.


“억지로 밀어 넣은 건 아니고 그냥 제 발로 걸어갔습니다. 누가 봐도 거기가 제 자리였으니까요.”


곽 경사는 얕은 숨을 내뱉었다. 자기가 감당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는 두려움 같은 게 얼핏 느껴졌다. 어떤 흉악범 앞에서도 한 번도 기가 죽은 적 없던 곽 경사는 유엔의 눈빛에 기가 눌려 몸이 저절로 구부러졌다.


“박재열과 최대식이 나눈 대화가 들렸습니까?”

곽 경사의 얼굴을 본 조 순경이 고개를 한쪽으로 틀더니 간단하게 질문했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아시죠? 그거 밖에서만 잠글 수 있는 창문이란 거.”


“한 시간 정도 창고에 머문 후 박재열은 새벽 3시 30분에 귀가했습니다.”

조 순경은 수첩을 뒤적이더니 그다음 상황을 알려주었다.


“제가 정신을 차린 건 새벽 5시 무렵이었을 겁니다. 상처에서 흘러내린 피가 머리카락과 엉겨붙어 있었습니다. 그나마 다행히도 침대 앞에 구급상자가 놓여져 있었습니다. 아마 시노 아빠가 두고 간 것 같습니다.”

유엔이 말을 마치자, 없는 사람처럼 웅크리고 있던 시노의 어깨가 떨렸다.


곽 경사는 주위를 둘러보며 사람들의 눈치를 살폈다. 내친김에 빈틈없이 들어야 한다. 9월 13일 살인사건이 날 때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계속 들어야 한다.

“최대식이 무슨 말을 했습니까?”


“시노 아빠는 사흘 동안 한마디도 안 했습니다.”

“사흘요? 왜 사흘이죠?”

“창살 달린 창문 틈으로 시노 아빠가 마실 물과 음식을 넣어 줬습니다. 음식은 먹고 남을 만큼 충분했습니다. 둘째 날엔 제가 농담삼아 치킨과 맥주가 먹고 싶다고 하니 한 시간 뒤 창문을 두드리더군요. 하지만, 치킨을 넣어 줄 때도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사흘이 지나자 아무도 대답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치킨은커녕 김밥 한 줄 갖다 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 뒤로 딱 나흘을 굶었습니다.”


유엔은 할 말은 다 했다는 듯 젓가락을 들더니 족발과 수육을 집어 앞접시로 옮겼다.


경찰서에서 다 말해줬으면 얼마나 좋아, 조 순경은 분주하게 유엔의 말을 기록하며 속으로 투덜거렸다. 이제 가장 중요한 사람이 남았다. 시노, 사건을 마무리 짓기 위해서는 그녀가 입을 열어야 한다. 모두의 시선이 시노에게 모여들었다.


작가의말

규진이 재치있게 위험한 상황을 모면했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은 유엔은 벅차오르는 감동을 느꼈습니다. 규진이 밤을 꼬박 새우며 홀로 산길을 달렸다는 말을 들으며 묘하게도 유엔은 보람을 느꼈습니다. 저는 컨테이너에 갇혀 나흘을 굶으며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어 놓고는 그저 뿌듯한 마음만이 가득 남았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일곱 개의 바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작품 개요 18.11.19 239 0 -
103 2부 5화. 다락방 비밀의 문 19.05.15 54 1 14쪽
102 2부 4화. 새덕 마을의 비밀 19.05.13 55 1 15쪽
101 2부 3화. 푸른 곤룡포 19.05.09 47 1 12쪽
100 2부 2화. 광산의 실 소유주 19.05.08 52 0 15쪽
99 2부 1화. 사고로 위장한 살인 19.05.07 58 0 13쪽
98 단편 외전-4. 유엔의 각성 19.05.02 60 1 13쪽
97 단편 외전-3. 사악한 빙의 (하) ※공포 주의※ 19.04.30 52 1 13쪽
96 단편 외전-3. 사악한 빙의 (상) ※공포 주의※ 19.04.29 62 1 13쪽
95 외전-2. 크고 예쁜 도토리 19.04.28 56 1 13쪽
94 외전-1. 죽은 자의 혼령 19.04.26 66 1 12쪽
93 32장 마지막 질문 (1부 최종화) 19.04.25 72 2 16쪽
92 31장 그녀가 있던 자리 (2) 19.04.24 72 2 14쪽
91 31장 그녀가 있던 자리 (1) 19.04.23 70 2 15쪽
90 30장 풀잎에 달린 이슬 (2) 19.04.21 72 2 15쪽
89 30장 풀잎에 달린 이슬 (1) 19.04.20 70 1 14쪽
» 29장 사건의 전말 (3) 19.04.19 84 1 12쪽
87 29장 사건의 전말 (2) 19.04.17 68 0 11쪽
86 29장 사건의 전말 (1) 19.04.15 73 1 12쪽
85 28장 염곡동 살인사건 (9) 19.04.12 77 0 13쪽
84 28장 염곡동 살인사건 (8) 19.04.10 64 0 13쪽
83 27장 박쥐 사냥 (3) 19.04.08 73 1 13쪽
82 27장 박쥐 사냥 (2) 19.04.05 83 0 12쪽
81 27장 박쥐 사냥 (1) 19.04.03 77 0 11쪽
80 26장 위험한 갈림길 (2) 19.04.01 73 0 13쪽
79 26장 위험한 갈림길 (1) 19.03.29 80 1 13쪽
78 25장 볼모가 된 세자 (3) 19.03.27 74 0 11쪽
77 25장 볼모가 된 세자 (2) 19.03.25 79 1 13쪽
76 25장 볼모가 된 세자 (1) 19.03.23 87 0 12쪽
75 24장 가짜 열쇠 (3) 19.03.20 81 0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