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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치킨 가챠로 EX급 각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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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드로우
작품등록일 :
2024.07.28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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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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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2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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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루미네의 마굴

DUMMY

“지옥의 하수인이라고?”

<그렇슴다.>


신실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그 퀘스트에는 두 가지 클리어 방법이 있슴다.>

“두 가지?”

<넵. 하나는 하수인의 둥지에서 퀘스트에서 탈출할 ‘열쇠’를 훔쳐오는 것임다.>

“훔쳐온다? 토벌하는 게 아니고?”


그러자 신실자가 볼을 긁적였다.


<‘지옥의 하수인’은 대악마 베갈리안의 계약자임다. 체급이 좀 있어서 레벨 100 이하의 각성자들로는 죽었다 깨도 잡을 수 없을 검다.>


그래서 탈출이 클리어 조건인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것뿐이면 베갈리안이 아니겠지.>


도살자의 말에 선우와 신실자가 그를 쳐다보았다.


<베갈리안은 배신과 그로 인한 분노와 절망을 먹이로 삼는 악마다. 내 추측이지만 놈이라면 매우 간단하고, 유혹적인 대신 반드시 누군가를 배신해야만 하는 탈출구를 만들어 놨을 거다. 맞나?>


그러자 신실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선배의 말씀대로, 나머지 한 방법은 간단함다. 그냥 몇 명만 ‘포기’하면 됨다.>

“포기?”

<넵. 가짜 보스를 처지하고 나면 마굴의 심부가 개방 될 텐데, 제 기억이 맞다면 각성자 중 일부가 마굴에게 집어삼켜지면서 시나리오 내용이 변동할 검다.>

“변동한다고?”


그 처음 듣는 이야기에 선우가 미간을 좁혔다.


<그리고 그 순간 남은 각성자들에겐 두 가지 선택지가 주어지는 거다.>


도살자가 말을 이었다.


<목숨을 걸고 지옥의 하수인에게 맞서 동료와 열쇠를 탈취해 함께 탈출할 것인가.>


아니면 그들을 버리고 그냥 퀘스트를 클리어할 것인가.


신실자가 냉소를 흘렸다.


<당연하겠지만 후자는 기여도 보상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슴다. 하지만 지옥의 하수인과 목숨 걸고 싸울 필요도 없은 데다, 심지어 퀘스트 실패율도 올라가지 않슴다. 일단 클리어는 클리어니까.>


대신 누군가는 하수인의 제물이 되어 그 영혼이 악마에게 삼켜지겠지.

이를 들은 선우가 기가 찬 표정을 지었다.


“진짜 악취미네.”


그런 그가 신실자에게 물었다.


“귀환석은 어떻게 되는 거지? 대형 길드의 공략팀은 대부분 귀환석을 가지고 있을 텐데.”

<퀘스트가 시작하자마자 봉인됨다.>


거기에 신실자가 입가를 이죽거렸다.


<애초에 ‘귀환석’이라니. 그 지나칠 정도로 편의주의적이고 입맛에 딱 맞는 소모템이 언제까지고 작동할 리가 없잖슴까.>

<결국 그런 건 시나리오의 기획자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봉인할 수 있는 장난감에 불과하다.>

“······.”


지금의 고등급 각성자들의 높은 생환율은 모두 ‘귀환석’ 덕분이었다.

그 귀환석이 있기에 길드들은 제 이익을 위해 적은 리스크로 고난도 퀘스트나 레이드에 도전해 막대한 이익을 챙기면서도 실패율을 무난히 억제할 수 있었던 거였고.

게이트가 발생한 이후, 안정화를 거치며 현재의 사회는 바로 그런 기반 위에 쌓인 거나 다름이 없었다.

그런데 그 귀환석이 언제든 쓸모없는 돌멩이가 될 수 있다?

선우는 살짝 소름이 올라오는 걸 느꼈다.

모르긴 몰라도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다시금 엄청난 혼란이 발생할 터.


‘결국 어떤 상황이 발생해도 대응할 수 있도록 내실을 단단히 다져두어야 한단 소리네.’


그렇기에 지금 선우한테 있어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이 질문이었다.


“그래서, 신실자야. 이거 하나만 묻자.”

<넵, 말씀만하십쇼.>


그가 중지에 낀 ‘엘드리안의 마기를 베어 문 반지’를 들어 보였다.


“이 반지 있으면 그 지옥의 하수인인가 뭔가 하는 그 새끼.”


선우가 고개를 까닥이며 물었다.


“잡을 수 있어? 없어?”

<······.>


거기에 제 마스터를 말없이 올려다보던 ‘연옥의 신실자’가 씨익, 입가를 말아 올렸다.


*


그리고 빠르게 시간은 흘러 특별 퀘스트가 발주되는 날.


거래소에서 임시로 구매한 ‘등급: 고급’ 방어구를 인벤에서 착용한 선우는 마지막으로 가면을 얼굴에 쓰며 물었다.


“지금 몇 시지?”

<넵. 2시 48분임다.>

“벌써 그렇게 됐나.”


본래라면 퀘스트를 수주하기 위해 집회소로 갔겠지만, 특별 퀘스트는 달랐다.

딱히 집회소를 통하지 않아도 알아서 퀘스트에 참여하겠냐는 공지가 모든 각성자들에게 뜨기 때문이었다.


특별 퀘스트는 별다른 인원 제한이 없는 만큼, 레벨 제한만 넘기지 않는다면 누구나 퀘스트를 수주할 수 있었다.


‘물론 그 목숨까지 책임지진 않지만.’


레벨 제한이 100이라는 건 나름대로에 이유가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보통 이런 퀘스트는 어느 정도 체급이 있는 길드들이나 참여하는 게 보통이었다.

작은 길드나 개인이 아예 수주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사전 정보가 없는 만큼 대부분 참여하더라도 떡고물을 주워 먹는 데에 그쳤다.


<마스터. 곧이다.>


도살자의 말과 동시에 기다렸다는 듯 그의 앞으로 공지 메시지가 출력되었다.


[국가 ‘대한민국’의 각성자들에게 알림.] [발신자: 퀘스트 집회소]

[10분 뒤, 특별 퀘스트 ‘루미네의 마굴’이 발주될 예정입니다.]

[퀘스트 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

[특별 퀘스트 ‘루미네의 마굴’]

[난이도 ???] [인원 제한: 없음] 

[총합 Lv 100 이하만 수주 가능]


[퀘스트 시나리오]

[타락한 성녀 루미네의 주검이 깊고 높은 협곡 요새에 불경한 마굴로 뿌리내렸습니다. 신의 가호를 받은 영예로운 선발대로서 마굴에 서식하는 마수들을 처치하고, 그 우두머리를 죽여 이들의 야욕을 저지하십시오.]


[실패 조건: 각성자의 전멸]

[퀘스트 기여도에 따라서 보상의 순위가 결정됩니다.]

======================


[수주를 희망하는 파티, 혹은 각성자는 ‘퀘스트 수주’라고 회신 바랍니다.]

[주의! 특별 퀘스트는 한 번 수주하면 취소할 수 없습니다. 퀘스트 시작시 강제 소환되니 신중하게 판단하십시오.]

[주의! 특별 퀘스트는 위험천만한 기믹이 도사리고 있을 수 있습니다.]

[주의! 특별 퀘스트의 클리어 가능 기한은 ‘대한민국’의 ‘서울’ 표준시로 금일 자정까지입니다. 이 기한을 넘길 경우 퀘스트는 실패로 처리되며 실패율이 5% 상승합니다.]


‘고작 퀘스트 하나인데 이거 하나 실패하면 5%나 올라간다라.’


특별 퀘라 그런지 긴급 퀘스트급은 아니어도 확실히 범상치 않은 느낌은 있었다.


“그럼 보낸다.”

<넵.>

<난 준비됐다.>


거기에 선우는 [퀘스트 집회소]를 향해 ‘퀘스트 수주’라고 적어 메시지를 회신했다.

그러자 즉시 돌아오는 답장.


[각성자 ‘무명’님의 퀘스트 수주가 확인되었습니다.]

[바로 퀘스트 지역으로 이동하시겠습니까?]

[주의! 10분 뒤 퀘스트 지역으로 강제 소환되오니 참고 바랍니다.]


거기에 선우가 도살자와 신실자를 돌아보며 말했다.


“그럼 갈까.”


고개를 끄덕이는 3등신의 빙의혼들. 


“퀘스트 이동.”


띠링! 


[이번 퀘스트에 동반할 수 있는 빙의혼은 총 두 명입니다.]

[1. 마수 도살자]

[2. 연옥의 신실자]


“둘 다 데려갈게.”


[확인되었습니다.]


그 순간 전신을 덮치는 묘한 감각.

고개를 들자 그들은 어느새 자취방이 아닌 낯선 장소에 와 있었다.

거기에 습관적으로 주변을 둘러본 선우가 중얼거렸다.


“여긴 요새의 외성인가?”

<그렇슴다.>


고개를 들면 고고하게 쌓아 올려진 드높은 요새의 성벽이 눈에 들어온다.

그러자 까마귀의 울음 소리와 함께 갑옷 사이로 스며드는 스산한 바람.

하늘은 갈색으로 우중충하고, 다 타버린 깃발들과 부러진 병장기들은 이곳에서 격렬한 전투가 있었음을 시사하고 있었다.


“분위기 한 번 살벌하네.”


그렇게 요새의 내성으로 고개를 돌린 선우는 그만 움찔할 수밖에 없었다.

거기에 그의 어깨에 앉아있던 도살자가 말했다.


<그렇군. 저게 마굴인가.>


저 머지 않은 자리, 요새의 내성 깊숙한 자리에 거대한 바위산이 하나 솟아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검고 가파른 표면은 불길한 바람 소리와 함께 마치 환 공포증이라도 일으킬 법한 구멍으로 도배가 되어 있었다.

그야말로 ‘마굴’다운 모습.


<오랜만에 보는데 여전한 것 같슴다.>

<이 시나리오, 네 세계였나?>

<아님다. 아마 여기는 ‘피올라의 성녀’ 설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퀘스트일 검다.>

<아아, 그 변태녀말이군.>

<어? 선배님도 아심까?>

<예전에 강의를 한 번 같이 들은 적 있다.>

<전 소문만 들어봤지 직접 만난 적은 없슴다. 어땠슴까. 이뻤음까.>

<잘 모르겠다.>


거기에 가까운 성문으로 다가간 선우가 철창으로 이뤄진 그것을 잡고 흔들며 말했다.


“아무래도 여기 외성 밖으로 나갈 수 없는 모양인데.”


‘역시 요새 안쪽만 구현되어 있는 건가?’


이곳이 어디까지나 만들어진 가짜 세계라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런 신실자가 선우의 어깨 위를 둥실 날며 주변을 훑어보았다.


<보아하니 이쪽은 제 2 서문인거 같슴다.>

“제 2서문?”

<그렇슴다. 근데 어디든 상관없슴다. 요새의 구조는 단순해서 결국 모든 성문이 내성의 깊은 곳··· 그러니까 마굴로 이어지지 말임다.>

“요새가 그런 식이면 수성에 불리하지 않아?”

<정확히는 단순해진 검다. 개발살나서.>

“······.”


그런 그때 번쩍이는 섬광과 함께 그가 있던 공터 위로 몇 명의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어휴, 시발. 여기 분위기 왜 이래?”

“하늘 우중충한 거 봐라.”


그런 그들의 모습은 지금까지 선우가 봐왔던 이들과는 조금 달랐다.

저난도의 각성자들과는 다르게 하나 같이 제대로 무장하고 있는 모습들.

오죽하면 [고급] 방어구 말곤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있는 선우가 다소 초라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선우가 제 무장을 쓰윽 내려다보곤 생각했다.


‘조만간 제대로된 방어구를 맞추긴 해야겠다. 애들아.’

<솔직히 폼이 안 나긴 하지 말임다.>

<동감이다.>


그런 그들 중 거대한 대검을 인벤에서 꺼내 쥔 판금 갑주의 한 남자가 인상을 찌푸렸다.


“뭐야, 왜 우리 이것밖에 없어.”

“설마 파티 찢겼나?”

“뭐?”


그렇게 말없이 머릿수를 세던 그가 욕을 내뱉었다.


“시발, 진짜네. 야. 이거 랜덤 전송인가 보다. 찢겼다.”

“아 짜증 나게 만드네.”

“뭐야, 너네 ‘성보’ 길드 애들 아냐?”

“맞는데. 그런 그쪽은?”

“우리 ‘재천’인데.”

“아 샹. 다 섞였네.”

“이 퀘스트 뭐 좆도 없는 주제에 쓸데없이 이런 기믹을 다 처넣어놨냐.”


보아하니 아무래도 기존 파티랑 상관없이 랜덤으로 소환된 모양.

거기에 선우는 소리 없이 박살난 초소 뒤로 몸을 숨겼다.


눈에 띄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라면 모를까.

굳이 저 사람들과 동행할 필요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인식 왜곡의 가면’ 덕분인지, 그들은 비교적 가까운 거리임에도 선우의 존재를 전혀 눈치채지 못한 듯 보였다.


‘살자야. 영혼 빙의.’

<알겠다.>


그렇게 도살자의 영혼이 스며들자, 마치 깃털처럼 가벼워지는 전신.

그가 도살자에게 속으로 말했다.


‘되도록 들키지 않고 내성에 진입하는걸로 하자.’

<음. 내게 맡겨라. 마스터.>


고개를 끄덕인 도살자가 소리 없이 뒤로 빠지더니, 타닥! 하고 성채의 틈을 밟고 위로 몸을 날렸다.

거기에 도살자가 조금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이 가면 상당히 편리하군. 보통 이 정도면 기척이 날 법도 한데.>


시야 밖이라 그런지, 저들은 선우의 존재를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한창 파티를 구성하기에 바빴다.


“아, 됐고. 지금은 길드 따지지 말고 딱 포지션대로 새로 편성하자고.”

“어휴, 시발.”

“포지션 딱 말해. 탱커 관련 스킬 있는 사람 거수.”

“재천 너희 힐러 있어?”

“아니, 없어. 톡 보내봤는데 지들도 지금 자기가 어딘지 모르겠다는데.”

“우리도 없는데.”

“어차피 말이 마굴이지, 마굴 들어갈 필요도 없다며. 괜찮겠지.”


그런 그때였다.


[퀘스트가 시작되었습니다.]

[이 시간부로 ‘루미네의 마굴’ 퀘스트 지역에서 상태창 외의 각성 시스템 사용이 제한됩니다.]

[이 시간부로 ‘루미네의 마굴’ 퀘스트 지역에서 귀환석의 사용이 봉인됩니다.]


“···!”

“뭐?”

“귀환석 봉인이라고?”

“시발 이건 또 뭔데?”


그 예상치 못한 메시지에 당황하는 각성자들.

하지만 혼자 이미 알고 있었던 선우는 성벽 위에서 그들을 한 번 힐끗할 뿐.

이내 그의 신형이 휙! 하고 내성 안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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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나도 모르겠다 +7 24.09.11 4,989 112 13쪽
33 위?기 +4 24.09.10 5,136 118 17쪽
32 역지사지 +6 24.09.09 5,268 121 12쪽
31 나의 이름은 +13 24.09.08 5,609 129 19쪽
30 철성의 정상화 +6 24.09.07 5,762 129 17쪽
29 히든 스킬 +6 24.09.06 5,960 134 17쪽
28 좀만 서두를까? +6 24.09.05 6,107 136 19쪽
27 잠시만 얼굴 좀 봅시다 +6 24.09.04 6,427 139 17쪽
26 내겐 공략본이 있어요 +6 24.09.03 6,592 140 16쪽
25 때아닌 선물 +8 24.09.02 6,759 139 18쪽
24 꾼이 되었다 +5 24.09.01 6,855 140 17쪽
23 맛있게 빨아 먹자 +9 24.08.31 7,007 153 18쪽
22 청부업자 +18 24.08.30 7,127 151 16쪽
21 약 주고 병 주고 +8 24.08.29 7,163 159 17쪽
20 너의 이름은 +9 24.08.28 7,196 156 18쪽
19 성염술 +12 24.08.27 7,290 160 13쪽
18 충분하고도 남는다 +5 24.08.26 7,258 149 12쪽
17 정답이지? +8 24.08.25 7,381 156 15쪽
16 자랑이다 +5 24.08.24 7,435 145 13쪽
15 이제 가볼까 +6 24.08.23 7,556 150 17쪽
» 루미네의 마굴 +3 24.08.22 7,662 14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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