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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치킨 가챠로 EX급 각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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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드로우
작품등록일 :
2024.07.28 23:41
최근연재일 :
2024.09.18 09:30
연재수 :
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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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3,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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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78,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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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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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베이징 (수정)

DUMMY

사실 집회소에서 이런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쯤은 애초부터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바였다.


‘저난이도 퀘스트가 며칠이나 지연되었는데 사망자도 많으니.’


당연히 밖에선 진즉 난리가 났어도 이상하지 않은 것이다.

각성자의 절대 수가 엄청나게 중요한 요즘 같은 시대엔 더욱이.


‘그리고 눈치 빠른 길드들은 내가 이 퀘스트를 수주했다는 것도 알아냈을 거고.’


결국 전부 그들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간단한 일이었다.


‘내가 확실하게 등장할 걸 안다면야. 어떻게든 수작을 부리려고 하겠지.’


예를 들면 은밀한 추적 스킬을 준비해둬서 그 소재를 파악하려고 한다던지.


당해본 사람은 안다고.

그가 아는 길드는 그런 놈들로 득실거리는 곳이었다.


때문에 선우는 퀘스트 정산이 끝난 이후, 생존한 각성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동시에 귀환했으면 좋겠다고요···?”


유주희가 두 눈을 끔뻑였다.


“예,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


저들을 위해 저렇게 피투성이가 될 때까지 싸워놓고는 고작 보답이라고 요구하는 게 ‘동시에 귀환하기’라니.


그녀를 비롯한 연회장의 각성자들이 감동을 먹은 듯 그를 바라본 건 덤이었다.


“맡겨주세요! 신호 주시면 저희 모두 셋 세고 바로 귀환 탈게요.”


주먹을 불끈 쥐며 말하는 유주희에게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부탁할게요.”


도살자가 좋은 안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 퀘스트의 귀환 지점은 하나니까 말이다.>


보통 그러면 집회소의 귀환 장소도 하나였다.

그리고 시간 차 없이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귀환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

일반적으로는 각자 개인 정비를 마치고 따로 귀환하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집회소에서 기다리고 있을 자들도 이건 예상하지 못했을 터였다.


“뭐, 뭐야!”

“시발 어딨는 거야 대체?”

“보여?”

“아니, 안 보여!”

“설마 아직 귀환을 안 했나?”

“그럴리가 있나!”


그리고 몸을 숨길 인파만 있다면.


‘인식 왜곡의 가면의 효과는 발동한다.’


타인의 인지를 왜곡해 그를 향한 주의를 극단적으로 흐트러뜨리고, 존재감을 죽이는 가면의 효과가.


거기에 처음부터 그를 인식하고 있어서 예외인 유주희가 신기하다는 듯 두 눈을 끔뻑였다.


‘어떤 스킬이라도 가지고 있으신 건가?’


바로 앞에 무명이 있음에도 그를 찾지 못하는 각성자들이 엉뚱한 곳을 헤집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유주희에게 선우가 눈짓하자, 그녀가 소리쳤다.


“저기! 치료사 안 계신가요! 여기 부상자들이 많아요!!”


거기에 구석에 있던 협회의 직원이 손을 들었다.


“부상자분들 이쪽으로 와주십시오!!”

“아, 저쪽이래요 여러분!”


그러자 유주희를 따라 광장을 벗어나는 부상자들. 

그사이에 섞여 이동하던 선우가 엉뚱한 곳에서 저를 찾은 각성자들을 바라보며 어이 없단 표정을 지었다.


‘거 많이도 오셨구만 그래?’

<아무래도 생각보다 더 슈퍼스타이신 거 같슴다?>


그중 단연 눈에 띄는 건 성마였다.


‘···권용준.’


전 길드장의 모습에 선우의 두 눈이 가늘어졌다.


“이런 빌어먹을!”


그야말로 잔뜩 독기가 오른 얼굴.


‘예전이랑 변한 게 하나도 없네. 저 인간은.’


그 순간 심장 어딘가가 뒤틀리는 기분이 들었지만 그는 꾹 눌러 담았다.


<마스터. 아직은 때가 아님다.>

‘알고 있어.’


거기서 시선을 돌리면 다소 침착한 얼굴의 최가빈도 보였다.


“부상자 수습을 우선하세요. 경상인 각성자들은 잠시 대기시키고요.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청취해야 하니까.”


‘저 사람이 상현 길드의 최가빈인가?’


이명, 타로의 정령사.

맨날 명전톡으로만 톡했지 실물은 이번에 처음 보는 것이었다.

거기에 신실자의 눈알이 빠질 듯 커졌다.


<홀리 쉩, 실물이 훨씬 이쁘지 말임다!!>

‘······.’


거기에 일순 여미새를 냅다 던지고 픈 충동이 든 선우였지만 일단 참았다.


안그래도 도살자가 지금 자리에 없어서 쓸 수 있는 카드가 신실자 뿐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지금 빙의 가능 시간을 거의 소모해 대기 상태로 들어가 있었다. 

대기 시간 동안엔 원래 있던 ‘공방’으로 돌아간다는 걸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선우였다.


‘퀘스트가 길어지니까 이런 문제도 생기네.’


그가 속으로 중얼거렸다.


‘S랭크 확정권도 생겼겠다, 어서 한 명 뽑기라도 해야지 원.’


하여간 그런 최가빈 또한 그를 찾진 못한 눈치였다.

아니, 오히려 다른 길드들의 움직임을 더 신경 쓰는 것 같은 느낌.

그리고 그건 정답이었다.


최가빈이 머리칼을 귀 뒤로 우아하게 넘기며 피식 웃음을 흘렸다.


‘역시 이 인간들.’


그녀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성마, 재천, 성보 길드를 둘러보며 생각했다.


‘무명을 노리고 있었던 거네.’


사실 어느 정도 짐작은 하고 있었던 그녀였다.

그래서 그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무명을 노리고 있었다면, 그녀는 별개로 무명을 지키기 위해 그들을 감시하던 중이었던 것.


‘절대 안 되지.’


내가 어떻게 무명과 연락을 텄는데.


살면서 처음 당한 읽씹과 차단이라는 굴욕에, 자존심까지 다 버리면서 겨우 만들어낸 혼신의 성과가 바로 무명과의 명전톡이었다.


‘이게 제로값이 되는 건 용납 못해.’


오죽하면 이번 퀘스트에서 혹시나 무명이 죽기라도 했을까 방금까지도 노심초사했을까.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그 정도인가 싶어도, 그녀는 대상현길드장의 막내딸이었다.

누군가에게 이렇게까지 매달려본 적이 없는 그녀에게 있어 이는 중대 사항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무명한테 수작을 부려?’


절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건드릴 거면 그간에 무참히 구겨진 제 자존심이라도 복구해주던가!


최가빈의 눈동자가 싸늘하게 빛났다.


“혹시라도 놈들이 이상한 행동 하면 사정없이 찔ㄹ··· 아니 방해하세요.”

“예, 알겠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다행인 점은 무명에겐 역시 뛰어난 ‘은신’ 스킬이 있다는 점이었다.


‘아무리 이렇게 사람들이 많다지만···.’


이쯤 되면 눈에 띌 법도 할 텐데.

심지어 몇몇 각성자들은 ‘탐지’ 스킬까지 돌리고 있었다.

하지만 뭔가 잘 안되는지 짜증 난 신음만이 터져 나올 뿐.


‘정말 감쪽같은 스킬이네.’


보면 볼수록 탐나는 각성자가 아닐 수 없었다.


‘이쯤이면 됐나.’


그런 한 편 유유히 3층을 빠져나온 선우가 마지막으로 성마 길드장 권용준을 돌아보았다.


“아직 귀환하지 않은 거일 수도 있으니 경계 강화해!”


잔뜩 일그러진 그 얼굴에 조소를 날린 선우가 속으로 중얼거렸다.


‘조만간 또 보자고.’


그의 모습이 집회소에서 사라졌다.


*


한편 중국, 베이징.

붉은 자금성을 뒤로한 채, 머리가 다 벗겨진 중년 남성 랴오판(廖凡)이 손을 내밀었다.


“이번 파견도 고생하셨습니다. 조 전무.”


그러자 짧은 스포츠머리의 근육질이 인상적인 남자가 그 손을 맞잡곤 씨익 웃었다. 


그는 다름 아닌 현재 최가빈과 함께 상현 길드를 양분하고 있는 조경태 전무이사였다.


중국에서의 파견 일정을 무사히 마무리한 조경태가 말했다.


“별말의 말씀을요. 국장님.”

“조 전무가 이렇게 우리 중화를 위해 힘을 써주니 내가 참으로 든든합니다.”

“다 국장님께서 오래 전부터 상현 길드를 믿어주신 덕분 아니겠습니까.”

“하하하! 그렇게 말해주니 너무도 고맙군요.”


그 두 사람이 나란히 걸으며 자금성의 성벽을 올려다보았다.

지난 긴급 퀘스트 실패로 인해 대파가 나버린 이곳 현장은 지금도 온갖 건설 인부들로 수복이 한창이었다.

이를 바라보는 랴오판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조 전무도 알다시피, 이번 시즌이 시작된 뒤로 우리 중국이 약간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60% 이상의 실패율.

하지만 그에 반해 일본은 현재 34%.

심지어 한국은 무명이라는 신성으로 인해 30%에 도달한 상황이었다.

이는 중화란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그들에게 있어서 굴욕이나 마찬가지였다.


그가 말없이 한탄했다.


‘대국이 소국에게 밀리는 처지라니!’


더구나 각성 시대가 도래한 뒤로 거의 대부분의 시즌에 있어서 중국은 실패율에서 한국을 앞서 본 적이 없었다.

이는 그들에게 있어 일종의 콤플렉스로 남아 있었다.


“인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소수의 괘씸한 각성자들은 해외로 망명할 틈만을 보고 있지요.”

“지금뿐이지 않겠습니까. 곧 시즌 말입니다. 이번 시즌만 잘 넘기면 다시 모든 것이 바로 설 것입니다.”

“아뇨, 아닙니다. 그게 아니에요, 조 전무!”


중화의 야망은 고작해야 현상 유지 같은 것이 아니었다.


‘우리야말로 이 세상의 중심이다. 아니! 중심이어야만 한다.’


이대로라면 이번 시즌에 잃은 각성자들로 인해 다음 시즌에서도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을 터.


“난 조 전무의 증조부께서 한 때 우리 중국의 인민이었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맞습니까?”

“사실입니다.”

“그렇기에, 조 전무의 심장 어딘가엔 분명 중화에 대한 뜨거운 열망이 숨겨져 있으리라 난 믿고 있습니다.”

“······.”

“조 전무. 솔직히 말하지요.”


그가 말을 이었다.


“나는 조 전무야말로 상현의 주인이 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가빈인지 뭔지 하는 그 계집 따위가 아니라.”

“···!!”


흠칫하는 조경태에게 국가각성전시총국 국장, 랴오판이 걸음을 멈추어 섰다.


“제가, 그리고 우리 중국이 조 전무를 도울 방법이 있습니다.”


그러자 조경태가 미간을 좁혔다.


“도울 방법 말씀이십니까?”

“난 허언을 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건 조 전무도 잘 알지 않습니까?”


거기에 다시 걸음을 옮기며 그가 생각했다.


‘우리가 위기인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에겐 아직 계획이 있었다.

다시 잃어버린 명예를 회복하고, 더 나아가 중화의 힘을 널릴 떨칠 계획이.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한 가지 처리해야할 일이 있었다.


“하지만 그전에, 나 랴오판이 인간 대 인간으로서 조 전무에게 한 가지 부탁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부탁 말씀이십니까?”

“무명.”

“!!”


랴오판이 두 눈을 빛냈다.


“조 전무, 나는 그 자를 원합니다.”


거기에 조경태가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죄송하지만 국장님. 국장님께서 그 자를 원한다고 해도 제가 도울 수 있는 건 없습니다.”

“그건 무명의 정체를 아무도 모르기 때문입니까?”


조경태가 고개를 끄덕이자 랴오판이 웃음을 흘렸다.


“그 부분은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조 전무.”

“그게 무슨···.”

“다른 대부분의 나라와는 달리, 우리 중국에는 국가 관리 길드가 몇 존재합니다. 그리고 걔 중에는···.”


방금까지의 푸근한 인상은 온데간데 없이, 그 자리엔 정적들을 죽이고 당의 높은 자리까지 올라간 구렁이의 모습이 서있었다.


“···차마 공개적으로 입에 담기 힘든 자들도 있지요.”

“설마···!”

“암부.”


그것은 중국 정부가 각성자들을 통제하기 위해 만든, 각성자를 사냥하는 각성자들.


“걔 중에 추적과 암살에 매우 능한 인재가 한 명 있습니다. 그 자를 저희가 한국에 ‘파견’하겠습니다.”


하지만 파견은 현지 길드, 혹은 게이트에 등록된 관리 기관의 요청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


“조 전무는 그저 파견을 저희에게 요청해주시기만 하면 됩니다.”

“대체 무얼 생각하고 있으신 겁니까?”

“뭘, 별거 아닙니다.”


퀘스트 중에 추적하여 접촉하는 것이 첫째요.


“설득하고 교섭사는 것이 둘째요.”


만일 거부 의사를 표한다면.


“마지막은 굳이 입 밖에 내뱉고 싶지 않군요.”

“···하지만 무명은 그 레벨대에서 쉽게 당할 정도로 호락호락한 자가 아닙니다.”


그가 들은 게 사실이라면 적어도 비슷한 레벨대에선 적수라고 할만한 자가 거의 없을 터.

하지만 어쨌든 그와 접촉하려면 그와 비슷한 레벨대여야만 한다는 딜레마가 있었다.

난이도 20 이전의 저난도 퀘스트들은 전부 레벨 제한이 걸려 있으니까. 


“그건 걱정하실 게 없습니다. 그 자만큼 ‘살인’에 특화된 자는 없으니까.”

“대체 어떤 자이길래···.”

“후원 성좌가 한 때 마계의 공포였던··· 살인귀라는 것만 알려드리지요.”

“···!”


한 마디로 요약하면 마족이란 얘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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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위?기 +4 24.09.10 5,581 128 17쪽
32 역지사지 +6 24.09.09 5,704 130 12쪽
31 나의 이름은 +13 24.09.08 6,058 138 19쪽
30 철성의 정상화 +6 24.09.07 6,205 138 17쪽
29 히든 스킬 +6 24.09.06 6,413 140 17쪽
28 좀만 서두를까? +6 24.09.05 6,556 143 19쪽
27 잠시만 얼굴 좀 봅시다 +6 24.09.04 6,881 147 17쪽
26 내겐 공략본이 있어요 +6 24.09.03 7,041 148 16쪽
25 때아닌 선물 +8 24.09.02 7,210 147 18쪽
24 꾼이 되었다 +5 24.09.01 7,295 146 17쪽
23 맛있게 빨아 먹자 +9 24.08.31 7,448 162 18쪽
22 청부업자 +20 24.08.30 7,564 159 16쪽
21 약 주고 병 주고 +8 24.08.29 7,597 166 17쪽
20 너의 이름은 +9 24.08.28 7,628 165 18쪽
19 성염술 +12 24.08.27 7,730 170 13쪽
18 충분하고도 남는다 +5 24.08.26 7,695 158 12쪽
17 정답이지? +8 24.08.25 7,814 164 15쪽
16 자랑이다 +5 24.08.24 7,857 153 13쪽
15 이제 가볼까 +6 24.08.23 7,998 157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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