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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치킨 가챠로 EX급 각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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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드로우
작품등록일 :
2024.07.28 23:41
최근연재일 :
2024.09.1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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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0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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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위?기

DUMMY

“노, 놈이 이쪽으로 온다!”

“저 새끼 시발, 뭐 하려는 거야?!”

“이, 일단 막아!!”


허겁지겁 등불을 세우며 진형을 갖추는 꾼들.

이를 본 선우가 가지고 있던 횃불을 인벤토리로 던져 넣었다.


“?!”


그러자 갑자기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그의 모습.

거기에 기다렸다는 듯 미치도록 차가운 한파가 피부로 스며들었지만.


[눈보라의 한파가 스며듭니다.]


걱정할 건 어디에도 없었다.


[샐러맨더의 마력이 눈보라의 영향을 상쇄합니다!]


그걸 위한 샐러맨더였으니까.


“어디로 사라졌···!”


그새 내성의 문 안으로 파고든 그가 자세를 낮추더니 섬전 같은 검격을 위로 후려쳤다.


“이런 씹···!?”


그 순간 파아앙-! 터져나가는 투구.

작렬하는 검기에 맥없이 나가떨어지는 탱커 너머, 그야말로 총알처럼 쏘아진 그의 신형이 그들 사이를 꿰뚫는다.


“일단 한 개.”

“!!”


쨍그랑···!


휘둘러진 칼날에 너무도 쉽게 박살 난 등불이 허공으로 흩뿌려진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철설의 어둠이 그들 사이로 파고들고.

갑자기 꺼진 불에 당황한 이들이 정신을 차릴 여유 같은 건 없었다.

그 순간 어둠 속에서 빛나는 건 다름 아닌 가면의 안광.


“무명···!”


희미하게 비추어지는 푸른 빛 사이로 휘둘러진 칼날이 그 자리에서 꾼들을 거침없이 베어낸다.


“커어어억?!”

“아아아악!!”


철성의 어둠을 가르고 퍼져나가는 그들의 단말마.

이를 본 주변의 꾼들이 황급히 소리쳤다.


“노, 놈이 등불을 노린다!!”

“저 미친 새끼가!”

“모두 등불을 최우선으로 보호···!”


점차 짙어지기 시작한 눈보라를 뚫고 날아온 방패가 등불을 쥔 꾼의 턱주가리를 날려 버린다.


“커어억!?”


그와 동시에 바닥으로 굴러떨어지는 등불.

이를 본 주변의 꾼들이 재빨리 그걸 주워 들려고 했지만 이미 늦었다.


“어느새···!”


이미 그 앞에 무명이 서있었기 때문이었다.

곧 매섭게 휘둘러진 검격에 파아앙-!! 하고 허무하게 터져나가는 불길.

바로 코앞에서 등불을 잃어버린 자들이 그야말로 비명을 내질렀다.


“안돼!!”


[눈보라가 다시 짙어집니다.]

[상태 이상 ‘둔화’에 걸렸습니다.]

[종합 능력치 레벨이 30% 감소합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그들의 사지가 얼어붙기 시작하고.


“파, 팔이···!”

“시발, 너무 추추추추워!”

“으으아아아!”


무력하게 쓰러지는 동료들을 본 전위들이 목청이 터져라 소리를 내질렀다.


“어떻게든 불을 사수해!! 사수하라고!!”

“진형을 갖춰!”

“이쪽! 이쪽으로 뭉쳐!!”

“놈이 어디부터 노릴지 모른니까 주의··· 아아악!”

“여기! 여기다!!”

“으아아아악!”


마치 도미노처럼 터져나가기 시작하는 등불들에 황성빈이 두 눈을 부릅떴다.


‘이 새끼···!!’


제 불을 인벤토리를 집어넣은 건 눈보라의 어둠 속에 제 모습을 숨기 위해서···!


반면 자신들은 활활 타오르는 등불을 손에 쥐고 있으니, 결국 그 위치가 노출될 수밖에 없을 터.


‘하지만 그럼 놈도 둔화에 걸려야 정상일 텐데···!’


대체 어떻게 저리 빠를 수가 있단 말인가.


그 순간 뇌리를 스쳐 지나간 생각에 황성빈이 저도 모르게 숨을 삼켰다.


‘설마···.’


그의 눈동자가 떨렸다.


‘둔화에 걸린 게 저 정도라는 건가?!’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말도 안되는 오해였지만 그가 이를 알 길은 없었다.


고개를 저은 황성빈이 앞으로 나와 부팀장, 최정명에게 소리쳤다.


“씨발 그냥 쏴버려!!”

“예?! 하지만 그랬다간 우리 애들까지···!!”

“지금 그딴 걸 신경 쓸 때야?!”

“···!!”


황성빈의 초조한 모습을 처음 본 최정명이 움찔했다.

그제야 현 상태의 심각성이 제대로 와닿았던 것이다.


“잔말 말고 저기로 쏴 이 새끼들아!!”


그의 윽박에 돌아선 부팀장이 마법 스킬 보유자들에게 명령을 하달했다.


“시발 가진 마법 스킬 싹다 그냥 갈겨!!”

“예?!”

“불이 꺼지는 곳이 곧 놈이 있는 곳이다!! 살고 싶으면 일단 쏴!!”

“시, 시발···.!”

“에라이, 모르겠다!!”

“연합한 놈들도 모두 갈겨 이 새끼들아! 안 그러면 다 내 손에 뒤질 줄 알아!”

“일제 사격!!”

“사격!!”


그러자 굉음과 함께 눈보라의 어둠을 꿰뚫고 쏘아지는 수십 발의 마탄들. 

그 휘황찬란한 마력의 탄환들이 일제히 무명을 향해 쏟아지는 그 순간이었다.

선우가 작게 중얼거렸다.


“영웅 빙의.”


콰아아아앙-! 하고 폭발하는 성력과 동시에 그의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가 빛을 발한다.


[엘드리안의 마기를 베어 문 반지]

[사용 시 10분 간 적의 공격 마법을 전부 흡수한 후, ‘마기’로 변환해 반지에 저장한다.]


[알림! ‘구광절맥’으로 인한 과도한 상력이 ‘엘드리안의 마기를 베어 문 반지’의 마기로 억제되었습니다!]

[‘연옥의 신실자’의 모든 능력치가 다시 회복됩니다!]


급속도로 차오르는 마기 스택에 신실자가 입가를 말아 올렸다.


<이 건강해지는 느낌! 참을 수가 없지 말임다!>


그 순간 황금 슬라임이 변신한 건틀렛을 두 손에 장착한 그가 스킬 ‘태양의 가호’를 시전했다.


[스킬 ‘태양의 가호’ (M)]

[이 가호는 곧 루드비아의 영광이며 그 독실함의 준거이다.]

[일시적으로 근력과 민첩의 능력치 레벨이 50% 상승한다.] 


그러자 선우의 전신을 훑고 지나가는 주홍빛 광채.


“실자야.” 


그가 고개를 까닥였다.


“가서 물어.”

<카아아앙!>


굉음과 함께 그가 힘껏 땅을 박차자 어마어마한 추진력이 일순 주변을 휩쓸고 폭발한다.


“저게 무슨···!?”


그 말이 안되는 스피드에 사람들의 두 눈이 빠질 듯 커지고.

그런 그를 따라 장대비처럼 살벌한 마탄들이 쏟아지지만 전부 반지의 먹잇감이 되거나 닿는 것조차 못할 뿐.


“이걸로 다섯 개째.”

“으아아악!”


재차 박살 나는 거대한 등불에 황성빈의 목이 갈라졌다.


“이 새끼가!! 정말 다 같이 죽자는 거냐, 무명!!”


번쩍! 번쩍! 빛나는 마력광 사이로 스치듯 내달리는 검은 그림자가 휘두른 주먹에 또 하나의 등불이 박살 난다.


“무명!!!”


이제 남은 등불은 황성빈과 그의 주변에 남은 단 3개 뿐. 

그 순간 섬뜩한 노랫소리가 그들의 귓가를 스쳐 지나간다.


- 온다. 온다. 그들이 온다.

- 온다. 온다. 그들이 온다.


“■■■■■■■■■■■-!!!”


하울링처럼 울려 퍼지는 괴성을 들은 꾼들이 모두 공포에 질렸다.


“시, 시발···!!”

“공세가, 공세가 임박했다!!!”

“망자들이 온다!!”


거기에 황성빈이 부하들에게 외쳤다.


“당황하지 마!! 아직 우리에겐 등불이 남아 있어! 무명만! 무명만 잡으면 어떻게든···!”


그런 그때, 뭔가 이상함을 눈치챈 그가 고개를 들었다.


“잠깐만.”


갑자기 조용해진 주변에 그의 눈썹이 올라간다.


“근데··· 무명은 어디 갔지?”

“어디긴.”


그 순간, 콰아아앙-!! 하고 그의 뒤로 떨어지는 검은 그림자.

등불 사이로 일렁이는 검은 가면이 그를 향해 입가를 말아 올렸다.


“여기지.”

“?!”


그와 동시에 마치 약속한 거처럼 깨져나가는 등불들.

놀란 황성빈이 재빨리 도끼를 휘두르려고 했지만 이미 그는 안쪽으로 파고든 뒤였다.


“이런 젠···!”


새하얀 빛무리를 추진력 삼아 쏘아진 건틀렛이 그의 명치에 내다 꽂힌다.


“커억···!”


그와 동시에 그의 몸을 꿰뚫고 터져나가는 무형의 충격파.


[스킬 ‘천일권법’]


콰아아앙-!


마치 내장을 진탕으로 휘젓는 듯한 위력에 황성빈의 눈동자가 빠질 듯 커지고.


“어어억···!”


각혈을 쏟아내며 무너져 내리는 거구에, 선우가 마지막 남은 등불을 그 손에서 낚아챈다.


“!!”


그리고는 마치 보란 듯 그 등불을 사람들 앞에 들어 보였다.

거기에 그야말로 사색이 된 꾼들.

이를 바라본 그가 피식 웃더니, 이내 있는 힘껏 그걸 박살내버렸다.


쨍그랑-!!


“아, 안돼···!”

“마지막 등불이!!”


거기에 질겁한 꾼들이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이 시발···!!”

“대체 지금 무슨 짓을 한 건지 알기나···!”

“쉿. 조용.”

“···!”


그 순간 화르르륵! 하고 그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다름 아닌 거대한 횃불.

마치 안쪽의 성문을 모두 커버하고도 남을 기세로 퍼지는 온기에 모두의 입이 벌어진다.

그리고 곧 사람들은 깨달았다.

무명이 가진 저 거대한 횃불이야말로, 이 자리에 남은 유일한 등불이란 사실을.

그런 그들을 향해 선우가 방긋 웃었다.


“이제부터 호완 길드와 그들에게 적극적으로 동조한 너희들에겐 두 가지 선택지가 있을 거에요.”

“서, 선택지라고?”

“무, 무슨 선택지를···.”

“하나.”


검은 가면이 이들을 내려다본다.


“어둠 속에서 추위에 떨며 곧 들이닥칠 망자들에게 비참히 찢겨 죽기.”

“?!”

“둘.”


거기에 사람들은 두 눈을 부릅뜨지 않을 수가 없었다.

거대한 횃대를 치켜든 그가 돌아서더니 이를 그걸 힘껏 투척하는 게 아닌가.


“던ㅈ···?!”

“뭐!?”


놀란 꾼들을 사이를 가로지른 횃대가 날아간 곳은 다름 아닌 내성의 안쪽.

심부로 이어지는 마지노선인 최후의 쇠문 바로 앞.


콰아앙-! 소리와 함께 깊숙이 박히는 횃불에, 그가 말을 이었다.


“저 횃불 아래서, 동이 틀 때까지 망자들과 죽기 살기로 싸우기.”

“!!!”

“그게 뭔···!”

“저 끝도 없는 망자들과 싸우라고?! 저기서!?”

“그런 게 어디있···!”


그 순간 섬광처럼 쏘아진 주먹이 성의 벽을 박살내버린다.


“···!”

“헉···!”


거짓말처럼 조용해진 주변에, 선우가 입을 열었다.


“미안하지만.”


성력으로 타오르는 그의 건틀릿이 살벌하게 일렁인다.


“불평불만은 받지 않습니다. 오케이?”


그와 동시에 울려 퍼지는 진격의 뿔나팔 소리.


부우우우우우우-!!


“그래서.”


마른침을 삼키는 그들에게 선우가 다시 물었다.


“어떻게들 하실래?”


[공세가 시작되었습니다!!]


떠오른 시스템 메시지에 꾼들의 눈동자가 사시나무처럼 떨렸다.

그들이 망설이는 것도 잠시.

점차 가까워지는 망자들의 괴성에 참다못한 이들이 쇠문의 횃불로 달리기 시작했다.


“이, 이런 씨발!”

“어서 뛰어!! 곧 놈들이 온다!!”


[상태 이상 ‘둔화’에 걸렸습니다.]

[종합 능력치 레벨이 30% 감소합니다.]


“자, 자자잠깐! 나 둔화!”

“얼어붙은 새끼들 어서 챙겨!!”

“한 놈이라도 더 필요해!!!”

“진형을! 진형을 갖춰! 빨리!!”

“시, 시간이···!”


그런 그들에게 선우가 기절한 황성빈의 뒷덜미를 들어보이며 말했다.


“야! 니네 보스는 안 데려가?!”


거참 인정머리 없는 것들일세.


그가 고개를 저었다.


*


“키에에에에에엑!!”

“저, 전열을 유지해!!”

“빌어먹을···! 포션, 포션 남은 거 없어!?”


아래를 내려다보면 최후의 문을 두고 망자들과 피 터지게 싸우는 각성자들이 보인다.


거기에 선우가 중얼거렸다.


“역시 꾼들이라 그런가. 생각보다 더 잘 버티는데.”

<이 정도면 오늘 공세는 문제없겠다.>

“그렇겠네.”


사실 이 퀘스트의 함정은 난이도 25라는 그 숫자에 있었다.

기존의 2배에 달하는 난이도는 마치 그들에게 불가능처럼 보였겠지만, 그렇다고 아예 클리어할 수 없다면 또 그런 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처음부터 각 길드가 서로 협력해 방어 전략을 구축했다면 충분히 모두 막을 수 있는 수준이었을 검다.>


이 내성의 구조는 안쪽으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길목이 좁아지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그리고 망자들의 전략은 지극히 단순해서 그저 우직하게 알현실만을 향해 직진으로 병력을 욱여넣는 게 끝.

이렇게 되면 수적 우세 같은 건 거의 의미 없어진다.

처음부터 등불을 키워, 이를 버프 삼아 좁은 곳에서 수성에 임했다면 이 퀘스트는 그리 어렵지 않게 깰 수 있었을 터.


<하지만 저 각성자들에게 가장 기대하기 어려운 게 바로 협력이지 말임다.>


그렇기에 이 퀘스트의 난이도는 그야말로 25에 걸맞다고 볼 수 있었다. 


“그럼 이제 남은 건 저놈 뿐인가.”


선우가 시선을 들자 저 눈보라 너머, 거대한 그림자가 흐릿하게 일렁이는 것이 보인다.


철혈의 아니스.


“실자야.”

<옙. 맡겨주십쇼.>


재차 걸리는 ‘태양의 가호’.

훨씬 가벼워진 몸에 어깨를 풀어준 선우가 말했다.


“그건 그렇고 참 많다. 언제 저거 다 뚫고 아니스한테까지 가냐.”

<어차피 움직이는 건 저이지 않슴까···.>


그건 그렇긴 했다.


<그래도 이참에 탈 것 하나 정돈 마련하는 게 좋겠다.>

“그러게. 역시 아주 깔삼한 오토바이가 한 대쯤은 있어야겠어.”

<오토바이는 무슨 오토바이임까. 그냥 자동차로 참으십쇼. 마스터.>

“······.”

<왜 대답이 없으심까?!>

“야! 나중에 얘기해. 이러다 공세 다 끝나겠다! 어! 빨리 가자!”

<에휴···.>


한숨을 삼킨 실자가 창밖으로 몸을 던진다.

그와 동시에 볼을 스치는 차가운 바람.

문득 선우가 작게 침음했다.


“근데 아까부터 뭔가 하나 빼먹은 거 같은 느낌이···.”

<뭘 말씀이심까?>

“어, 그러니까···. 아.”


그제야 그가 저도 모르게 입을 벌렸다.


“주희 씨한테 불 나눠주는 거 깜빡했다.”


왜나면 던전에서 얻은 등불은 다른 램프나 횃불에게 나누는 게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원래는 공세를 막기 전에 유주희한테 꾼들 몰래 쓰라고 미리 등불을 나눠주려고 했었는데 그만 까먹어 버린 것.


<뭐, 괜찮지 않겠슴까.>


어차피 오늘 밤을 넘기지 않을 퀘스트인데다.


<이 레벨 대의 각성자라면 이 정도 추위에는 얼어 죽지도 않지 말임다.>


추워 죽을 것처럼 아플 수야 있겠다만.


<실자의 말대로다.>


이 퀘스트가 무서운 점은 추위 속에 있으면 망자들에게 살아남을 수 없다는 부분이지, 얼어 죽는 게 아니었으니까.


거기에 고개를 끄덕인 선우가 말했다.


“그래, 대신 후딱 끝내자.”

<알겠슴다.>

<맡겨만 줘라.>


*


한편, 바깥에서는 지금 이번 사태로 인해 심각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었다.

저난도 퀘스트가 이렇게까지 길어지는 일은 전대미문이었기 때문이었다.

거기에 아니나 다를까, 현재 언론들은 하루가 다르게 78번 퀘스트에 대한 기사를 써 내리기에 바빴다.


「78번 퀘스트 ‘망자의 푸른 등불’이 진행된 지 어느덧 닷새째···. 전문가 “저난도에서 이는 이례적인 일.”」

「실종자 총 194명···. 걔 중에 중소 길드 소속 각성자가 대부분.」

「대체 78번 퀘스트에서는 무슨 일이? 게이트 대책관리부 “현재 상황 파악 중···. 조금만 기다려달라.”」


이를 핸드폰으로 확인한 최가빈이 작게 침음했다.


“그래서, 지금까지 생존자는 몇이라고 하죠?”


채굴 팀 팀장 정석훈이 보고했다.


“일단 ‘길드 명부’에선 지금 70명 정도가 사망한 것으로 보입니다.”


길드 명부는 문자 그대로 길드에 등록된 각성자들을 기록한 명부로, 만일 길드 가입자가 사망하면 그 이름은 회색으로 처리되기에 알 수 있었다.


“70명이라고요?!”


그 말에 게이트 분석 팀장, 임하윤이 저도 모르게 숨을 삼켰다.

한 퀘스트에 그렇게 많은 각성자가 사망하는 일은 상당히 드문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사망 사고가 일어날 법한 고난도일수록 오히려 퀘스트를 수주 가능한 인원 제한이 낮아지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300명이나 수주 가능한 건 보통 저난이도 퀘스트였던 것.


“뭐가 됐든 일반적인 사태는 아니에요.”


대체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으면 저난이도 퀘스트가 며칠째 진행되는 것도 모자라, 사망자까지 무더기로 발생했단 말인가.

뭔가 범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게 분명했다.


‘저번 특별 퀘스트 건도 그렇고···.’


최가빈의 두 눈이 가늘어졌다.


‘뭔가 찜찜한 기분이 계속 들어.’


정석훈이 물었다.


“1시간 뒤에 협회로 가시죠?”

“네. 하지만 간다고 해서 뭔가 뾰족한 수가 나올 것 같진 않네요.”


퀘스트 밖에 있는 사람들은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어떤 것도 해줄 수 없기 때문이었다.

협회에 대형 길드의 임원들이 모이는 건 어디까지나 대외적인 퍼포먼스의 성격이 더 강했다.


거기에 최가빈이 답장이 없는 명전톡을 확인했다.


[타로의 정령사]

- 전당 중개를 통해서 마석 대금으로 2억 5천만원을 송금했어요.


[타로의 정령사]

- 확인하는 대로 답장해주시겠어요?


[타로의 정령사]

- ···? 저기요?


이것을 끝으로 무명과의 명전톡은 끊겨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메시지를 보낸 건 정확히 닷새 전이었다.

이걸로 무명도 그 퀘스트를 수주했다는 건 거의 확실해진 상황.


“······.”


최가빈이 저도 모르게 입술을 깨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0명이나 죽은 거라면···.’


이거 아무리 무명이라고 해도 지금 상당한 위기인 게?


최초의 멸마 스킬 보유자를 허무하게 잃을 지도 모른다는 끔찍한 상상을 한 그녀가 양 손으로 제 머리를 부여잡았다.


“아, 정말···!!”


갑자기 터져 나온 전무님의 신음에, 회의실의 팀장들이 모두 벙찐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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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주조자 +10 24.09.17 3,303 102 15쪽
39 폭염 +18 24.09.16 4,132 129 13쪽
38 베이징 (수정) +25 24.09.15 4,812 108 12쪽
37 매국 +7 24.09.14 4,621 121 13쪽
36 페널티 +23 24.09.13 4,842 149 17쪽
35 식은땀 +13 24.09.12 4,905 141 16쪽
34 나도 모르겠다 +7 24.09.11 4,998 112 13쪽
» 위?기 +4 24.09.10 5,142 119 17쪽
32 역지사지 +6 24.09.09 5,275 121 12쪽
31 나의 이름은 +13 24.09.08 5,614 129 19쪽
30 철성의 정상화 +6 24.09.07 5,769 129 17쪽
29 히든 스킬 +6 24.09.06 5,965 134 17쪽
28 좀만 서두를까? +6 24.09.05 6,114 136 19쪽
27 잠시만 얼굴 좀 봅시다 +6 24.09.04 6,434 139 17쪽
26 내겐 공략본이 있어요 +6 24.09.03 6,596 140 16쪽
25 때아닌 선물 +8 24.09.02 6,765 139 18쪽
24 꾼이 되었다 +5 24.09.01 6,861 140 17쪽
23 맛있게 빨아 먹자 +9 24.08.31 7,012 153 18쪽
22 청부업자 +18 24.08.30 7,134 151 16쪽
21 약 주고 병 주고 +8 24.08.29 7,167 159 17쪽
20 너의 이름은 +9 24.08.28 7,200 156 18쪽
19 성염술 +12 24.08.27 7,298 160 13쪽
18 충분하고도 남는다 +5 24.08.26 7,264 14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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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자랑이다 +5 24.08.24 7,439 145 13쪽
15 이제 가볼까 +6 24.08.23 7,559 150 17쪽
14 루미네의 마굴 +3 24.08.22 7,666 14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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