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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치킨 가챠로 EX급 각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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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드로우
작품등록일 :
2024.07.28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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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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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3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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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내겐 공략본이 있어요

DUMMY

그가 고개를 갸웃했다.


“선물?”


심지어 발신인을 확인해보니 ‘익명’으로 표기되어 있었다.


“···누구지?”

<무슨 일 있으심까?>


방구석에서 새우깡을 입에 쑤셔 넣고 있던 신실자가 묻자 선우가 작게 침음했다.


“아니 누가 선물을 보내서.”


작은 그릇에다 날계란 두 개를 까 넣고 젓가락으로 빠르게 휘젓는다.

그리고는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라면 냄비에다 스르륵 흘려 넣은 그가 말했다.


“게다가 익명으로 보냈네.”

<길드에서 보낸 건가?>


조막만 한 칼로 함바그 도시락을 썰고 있던 도살자가 묻자 선우가 어깨를 으쓱였다.


“글쎄. 길드면 굳이 익명으로 보내진 않았을 거 같은데.”


냉동고를 열어 일전에 미리 썰어서 얼려둔 파를 꺼내 찹찹 냄비에 던져 넣자 순간적으로 낮아졌다가 다시 올라오는 국물의 온도가 면발을 더욱 쫄깃하게 만들어주고.

그와 동시에 올라오는 진한 라면 스프의 내음.

적당히 면발을 휘저으며 젓가락으로 꺼냈다가 다시 담갔다가를 반복한 선우가 이내 가스레인지의 불을 끄고 냄비를 조심스럽게 방으로 가져왔다.


<근데 또 라면 드심까.>

“라면이 뭐가 어때서.”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차라리 선배처럼 편의점 도시락이라도 사드시지 말임다.>

“안돼. 아껴야 해.”


그래야 하루빨리 이 거지 같은 반지하 단칸방에서 벗어날 게 아닌가. 

거기다 슬슬 난이도 15부터는 게이트 전용 탈 것도 하나 장만할 필요가 있었다.

도살자가 함바그를 우물거리며 말했다.


<난이도가 올라가면 지역이 넓어지긴 하니까 필요할 것도 같다.>


심지어 고난도 퀘스트 중에는 클리어하는 데 며칠을 헤매야 하는 퀘스트들도 꽤 있을 터.

그런 퀘스트에서 뚜벅이로 지낸다?


“미친 짓이지.”


물론 빙의 하면 그 속도야 오토바이 부럽지 않겠다만.

빙의 시간에도 한계가 있는 만큼, 고작 이동하는 일에 빙의를 사용할 수는 없는 법이었다.


“그래서 내가 명예의 전당에서 카탈로그를 하나 가지고 왔지.”


짠, 하고 선우가 꺼내든 건 간지나는 오토바이크가 표지에 그려진 전당 전용 카탈로그였다.


<별게 다 있군. 명예의 전당에서 탈 것도 파는 건가? 냠.>

“사람들이 기를 쓰고 전당에 이름을 올리려는 이유가 다 있는 법 아니겠어.”


카탈로그를 열어보면 정말 각양각색의 다양한 탈 것들이 존재했지만 걔 중 단연 핫픽은 바로 몬스터 바이크였다.


보통은 선발대들이 주로 이용하는 이 전천후 바이크는 차량 등에 비하면 유틸성에서 비교가 안 되기 때문이었다.


<솔플에도 그만한 게 없긴 하지 말임다.>


오독, 하고 새우깡이 부러지는 소리가 들린다.

어느새 새우깡만 세 봉투째 까고 있는 신실자의 모습에 선우가 어이없단 표정을 지었다.


“쟤는 언제 또 새우깡에 꽂혔대.”

<먹다 보니 이게 씹는 맛이 있지 말임다. 오독.>


그러자 도살자가 미묘하게 발끈한 어투로 반박했다.


<함바그도 씹는 맛이 있다.>

<아 네···.>


대체 뭘 경쟁하는 거야.


하여간 선우가 가장 사고 싶은 건 단연 블랙맘바라 불리는 S클래스 몬스터 바이크였다.

책정가만 원화로 1억 5천만원에 달하는 이걸 픽한 건 단순히 멋있어서 때문만은 아니었다.


“절벽조차 타고 오를 수 있는 높은 유틸성에, 자가 수복 기능으로 수리비 절약, 엔진을 끄면 은신 차폐도 가능하고, 중상급 방호 마법이 장착된 데다 심지어 마석도 덜 먹는 압도적인 연비까지. 이건 살 수밖에 없지 않을까?”


그 외에도 여러 가지 기능들로 떡칠된 모습에 도살자가 두 눈을 끔뻑였다.


<좋아 보이긴 한다만. 오토바이를 몰아 본 적은 있는 건가, 마스터?>

“···스쿠터 정도는?”

<꿈 깨는 게 좋을 것 같다.>

<얌전히 차나 타고 다니십쇼.>


선우의 표정이 시무룩해졌다.


<그래서, 마스터. 선물로 대체 뭐가 온검까?>

“아.”


그가 깜빡했다는 뜻 선물함을 열람해보았다.

그러자 튀어나온 건 다름 아닌 은색의 팔찌.

세밀하게 세공되어 새겨진 파란 마석이 전등 불빛에 매끄럽게 빛난다.


“팔찌네?”

<호오.>

<이거 꽤 값나가는 것처럼 보이지 말임다.>


거기에 선우는 장비 설명을 확인했다.


[거룩한 수도사 안젤리나의 팔찌] [등급: 희귀+]

[평생을 영락한 죄인들의 업을 짊어지고자 했던 거룩한 이가 차고 다녔던 팔찌.]

[그녀와 반평생을 함께 했던 이 팔찌는 둘도 없는 친우와 나눈 우애의 증표이기도 했다.]

[착용 시 사용자를 대상으로 몸의 회복을 돕는 치유 마법이 상시 발동됩니다.]

[착용 시 반경 5m 내에 존재하는 독공(毒功)과 그로 인한 함정을 미리 감지할 수 있습니다.]


“헐.”


이를 읽은 선우가 저도 모르게 입을 벌렸다.


“치유 마법 상시 발동?”

<설마 착용하기만 하면 그냥 24시간 발동되는 검까?>

“미친, 그런가 본대?”


항상 길드원들과 파티 단위로 움직이는 다른 각성자들이라면 모를까.

언제나 혼자 움직이는 선우에겐 너무도 유용한 효과였던 것이다.

심지어 포션을 제외하면 유사시 스스로를 치료할 방법이 없는 그로선 더욱이.


‘지금이야 아직 별다른 부상 없이 무난하게 퀘스트를 수행 중이라지만···.’


앞으로도 그럴 거란 보장은 어디에도 없었다. 

거기다 살자와 미새의 말대로 갈수록 퀘스트는 더욱 악랄해질 거라고 하지 않나.

도살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때 만일 치유 스킬을 가진 영웅를 뽑지 못한 상황이라면 이만한 장비도 없을 거다.>

<그때마다 포션 값 아끼는 건 덤이겠고 말임다.>


물론 심각한 중상에는 아무래도 꿍쳐둔 비싼 특제 포션을 사용할 수밖에 없겠지만, 대부분의 경상 정도는 이 팔찌로도 문제없을 터.

거기다 심지어 독공과 그로 인한 함정을 미리 감지하는 기능까지.

물론 함정에는 흑마법도 있고 여러 가지 종류가 있긴 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무서운 게 독 아니겠어?”


독 중에는 무색무취의 치명적인 맹독들도 많았기 때문이었다.

도살자가 동의한다는 듯 입을 열었다.


<냠냠. 괜히 많은 영웅들의 최후가 독사(毒死)인 게 아니다.>

<선배 말이 맞지 말임다.>


독에는 난다 긴다 하는 영웅들도 만불독침이라도 있는 게 아닌 한 장사 없긴 매한가지였다.


“그나저나.”


선우가 은 재질의 팔찌를 들어 올리며 말했다.


“대체 어느 귀인이 이런 알잘딱 지리는 선물을.”

<알잘딱?>

<알잘딱깔센. 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 아님까?>

<흠. 별다줄이다.>

“······.”


대체 늬들은 어떻게 그런 걸 다 아는 건데?


하여간 좋은 장비긴 한데 여러모로 찜찜하기도 한 그였다.

신중하기 짝이 없는 그로선 이유 없는 호의 따윈 믿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그 상대가 각성자라면 더욱이.


“그런데 익명이라 반품하고 싶어도 할 수 없고···.”

<아까운데 그냥 쓰시는 게 어떻겠슴까.>


폴짝, 내려온 신실자가 팔찌를 들고서 이리저리 살폈다.


<딱히 마법이나 마기 같은 건 보이지 않지 말임다.>

<애초에 명망 높은 수도사의 준성물급 장비다. 거기에 다른 마법을 부여하는 건 쉽지 않겠지.>

<뭐, 어디 마스터의 숨겨진 팬이라도 있는 게 아니겠슴까?>

“팬??”


거기에 신실자가 피식 웃었다.


<왜, 꾼꾼이도 그렇고 마스터 은근 인기 많지 않슴··· 아아악!?>


그런 신실자를 잡아 창밖으로 던져 버린 선우가 다시 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지금 이 시각부터 이 방에서 꾼꾼이는 금지어야. 알겠어?”


그 살벌한 눈빛에 함바그를 막 입에 넣으려던 도살자가 다시 함바그를 내려놓고는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 알았다. 마스터.> 

“옳지.”


그건 그가 팔찌를 들고서 다시 갈등했다.


‘이걸 어쩐다.’


그냥 눈 감고 받아먹어? 말아? 

아, 찜찜하긴 한데, 그렇다고 그냥 두기엔 또 탐나고.


“으으음···.”


그렇게 고민하던 것도 잠시.

선우가 결심한듯 팔찌를 손목에 찼다.

그러자 마치 주인을 인식이라도 한 듯 팔찌 주변을 가볍게 밝혔다 사라지는 불빛.


“뭐··· 이대로 썩히기엔 너무 아까운 장비이기도 하니.”

<실자가 이상한 거 없다고 하지 않았나. 그냥 써도 될 거 같다. 음.>


그렇게 선우의 눈치를 보던 도살자가 다시 슬쩍 함바그를 입으로 가져갔다. 냠.


*


다음날, 퀘스트 집회소 앞 광장.

평소에도 항상 많은 사람으로 소란스러운 광장이었지만 오늘은 평소보다 조금 더 어수선했다.


“이거 뭐야? 난이도 12짜리 퀘스트들 벌써 다 나갔어?”


중소 길드 소속 각성자가 당황한 듯 집회소의 퀘스트 발주 창을 올려다보았다.


[25번 퀘스트 ‘설산의 아둔한 그림자’]

[난이도 12] [인원 제한: 30명]

[총합 Lv 80 이하만 수주 가능]

[이미 수주 인원이 가득 찬 퀘스트입니다.]


[32번 퀘스트 ‘만달리오의 귀기 들린 괴담’]

[난이도 12] [인원 제한: 20명]

[총합 Lv 80 이하만 수주 가능]

[이미 수주 인원이 가득 찬 퀘스트입니다.]


[67번 퀘스트 ‘영락한 로스릭의 추억’]

[난이도 12] [인원 제한: 25명]

[총합 Lv 80 이하만 수주 가능]

[이미 수주 인원이 가득 찬 퀘스트입니다.]


다른 퀘스트를 찾아봐도 마찬가지였다.


[이미 수주 인원이 가득 찬 퀘스트입니다.]

[이미 수주 인원이 가득 찬 퀘스트입니다.]

[이미 수주 인원이 가득 찬 퀘스트입니다.]


그걸 본 각성자들이 어이없단 표정을 지었다.


“아니 대체 누가 아침 댓바람부터 저난도 퀘스트를 싹 긁어갔대? 어디 마석 채굴 팀이라도 돌았어?”

“누구 뭐 아는 사람?”

“와, 정말 씨를 말려 놨네.”


그런 그때 한 각성자가 각성 메신저를 보곤 미간을 찌푸렸다.


“아니 시발.”

“왜?”

“오늘 재천 길드에서 채굴 팀 로테 돌렸단다.”

“뭐어?”

“사전 고지도 없이?”


그가 고개를 끄덕이자 다른 이들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시발 요새 상현 애들 기세가 예전만 못하다고 재천 이 새끼들 어깨 존나 올랐네.”

“아니 그래. 뭐, 백번 양보해 사진 고지 없이 채굴 팀 돌린 건 그렇다 쳐. 근데 왜 난이도 12 퀘스트만 일괄적으로 채굴하는 건데?”

“몰라. 나도. 보통은 난이도별로 팀을 나눠서 돌리지 않나?”

“보통 그렇지. 대체 어떤 개념 없는 새끼들이 특정 난이도만 사재기해.”

“근데 여기 있네. 그 개념 없는 새끼들.”

“아주 집회소 지들만 쓰죠?”

“하···. 덕분에 최소 한 달 동안은 난이도 13으로 올라가긴커녕 그 이하 난이도에서 존나게 뺑뺑이 치게 생겼네.”

“내 말이.”


그렇게 사람들이 구시렁거리던 한편.


“···? 어?”


한쪽 구석에서 이전에 선우가 구해줬던 각성자, 유주희가 저도 모르게 큰 소리를 내었다.

그러자 일제히 그녀를 바라보는 팀원들.

거기에 팀장인 노경준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왜요, 주희 씨. 무슨 일 있어요?”

“아, 아뇨. 그게···.”


일전에 팀이 전부 병원 신세를 지게 되는 바람에 새로운 팀으로 인사 이동하게 된 그녀가 아직 어색한 새 팀장에게 퀘스트 창을 보여주었다.


“그, 방금 새로운 퀘스트가 발주된 거 같은데요?”

“예?”


놀란 팀장이 발주창을 확인하자, 놀랍게도 그곳엔 아까까진 없던 퀘스트가 새로 발주되어 있었다.


[78번 퀘스트 ‘망자의 푸른 등불’]

[난이도 12] [인원 제한: 300명]

[총합 Lv 80 이하만 수주 가능]


[퀘스트 시나리오]

[쇠퇴한 아르키아 제국의 북부 대공 ‘철혈의 아니스’가 자리 잡은 푸른 등불의 철성이 멸망의 위기에 처했습니다. 잔혹한 괴수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이대로 철성의 등불이 꺼지게 된다면 제국에는 재앙이 들이닥치게 될 것입니다. 당신에겐 이제 두 가지 선택이 있습니다. 

무자비한 악몽으로부터 제 목숨이라도 부지하거나, 아니면 그들을 물리쳐 제국을 구원하십시오.]


[성공 조건: 괴수들로부터 생존 혹은 괴수들의 전멸.]

[실패 조건: 사망]

[퀘스트 기여도에 따라서 보상의 순위가 결정됩니다.]


“어? 진짜네?”


심지어 퀘스트 조건도 간단했다.

난이도 12를 클리어해서 13으로 넘어가는 게 목적이라면 굳이 괴수들과 싸우지 않고 생존만 해도 된다는 소리였으니까.

그러자 이를 확인한 팀원들의 표정이 단숨에 밝아졌다.


“그럼 우리 이제 한 달 동안 손가락만 빨고 있지 않아도 되는 거예요?”

“심지어 인원 제한도 넉넉하네?”

“어떡할까요. 팀장님. 바로 수주할까요?”


유주희가 묻자 잠시 고민한 팀장, 노경준이 입을 열었다.


“네. 처음 보는 퀘스트이긴 하지만 클리어 조건도 간단한 데다··· 뭐가 더 있더라고 기껏해야 난이도 12니까요.”


그가 웃으며 제 팀원들을 돌아보았다.


“제가 있으니까 걱정할 거 없을 겁니다.”


왜냐면 그는 길드의 신인들을 빠르게 위로 올리기 위해 능력치 레벨 대신 스킬 레벨만 올린 베테랑 버스 기사였기 때문이었다.

그와 꾼들의 차이점이라면 노경준은 하청 길드 소속이 아닌데다, 딱히 범죄를 저지르지 않고 묵묵히 버스만 태운다는 점일까.

거기에 친절한 성격까지 겹쳐 길드 내에서 나름 인망이 높은 그였다.


“네, 팀장님만 믿을게요!”

“하하, 그럼 빨리 수주할까요?”


하하 호호하는 팀원들.

그런 그가 슬쩍 유주희를 흘깃했다.


“주희씨도 자, 어서요.”


그리고는 제 어깨를 잡는 그 자연스러운 스킨십에 움찔한 그녀가 슬쩍 몸을 뒤로 빼었다.


“아, 네. 그쵸. 빨리 줄 서야죠. 하하.”


웃음으로 얼버무리며 팀원들을 쫓아 쪼르르 수주 줄로 향하는 유주희.


“······.”


그런 그녀를 말없이 바라보던 노경준의 두 눈이 가늘어졌다.


*


‘과연. 이런 수를 쓰다니.’


호완 길드 소속 꾼인 전석현, 아니 그의 가죽을 뒤집어쓴 청부업자 록시안이 속으로 웃음을 흘렸다.


성좌 ‘광암의 심판자’가 무명을 특정 퀘스트로 유도할 수 있다고 자신하길래 대체 무슨 생각인가 했는데.


‘다른 퀘스트들의 수주 제한을 전부 꽉 채워버리면 그야 어쩔 도리가 없지.’


아무래도 ‘광암의 심판자’는 재천 길드장의 성좌와 개인적인 친분이라도 있는 모양이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저 정도 규모의 대형 길드가 갑자기 이런 식으로 움직일 리가 없을 테니까.

록시안이 재미있다는 듯 턱을 쓸어내렸다.


‘정말 어지간히 무명이 눈엣가시인 모양인데?’


아니면 박형태인지 뭔지 하는 각성자가 그토록 중요하던가.

사실 그로선 뭐가 됐든 아무래도 좋았다. 그는 그저 받은 대로 일할 뿐이니까.


‘모든 건 우리 늑인족의 부흥을 위해.’


그런 그가 습관적으로 코를 킁킁거린다. 

그 냄새가 향하는 곳은 다름 아닌 무명.


사람들 사이에서 무명이 퀘스트 창을 올려다보는 것이 록시안의 눈에 들어왔다.


‘기묘하군. 기묘해.’


만일 냄새만 아니었다면 무명은 그조차 눈치채지 못했을 정도로 희미한 존재감을 지니고 있었다.


‘관련 스킬이라도 있는 건가?’


그럼 호완 길드 등에서 지금까지 그를 찾지 못한 것도 이해가 가는 록시안이었다.

물론, 늑인족의 월등한 후각을 지닌 그에겐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일 터.

그런 그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자, 어떡할거냐. 무명.’


록시안이 속으로 킥킥 웃었다.


‘수주할 거냐? 하겠지? 지금 아니면 새로운 퀘스트가 발주될 때까지 한 달은 기다려야 할 테니까. 그렇지?’


하지만 저 불쌍한 무명은 꿈에도 모를 터였다.


바로 그 하나 남은 퀘스트야말로, 절대로 수주해서는 안 될 최악의 함정이란 사실을.


‘킥킥킥.’


이윽고 무명이 수주를 위해 집회소로 들어가는 걸 본 록시안이 앞으로를 기대하며 제 입술을 햝아 먹는 한 편.


<미리 말해두지만 마스터.>

‘뭔데.’


선우의 어깨 위에서 날아다니는 공략본, 아니 도살자가 말했다.


<이 퀘스트는 함정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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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매국 +7 24.09.14 4,616 121 13쪽
36 페널티 +23 24.09.13 4,834 149 17쪽
35 식은땀 +13 24.09.12 4,897 141 16쪽
34 나도 모르겠다 +7 24.09.11 4,988 112 13쪽
33 위?기 +4 24.09.10 5,136 118 17쪽
32 역지사지 +6 24.09.09 5,267 121 12쪽
31 나의 이름은 +13 24.09.08 5,607 129 19쪽
30 철성의 정상화 +6 24.09.07 5,762 129 17쪽
29 히든 스킬 +6 24.09.06 5,959 134 17쪽
28 좀만 서두를까? +6 24.09.05 6,107 136 19쪽
27 잠시만 얼굴 좀 봅시다 +6 24.09.04 6,423 139 17쪽
» 내겐 공략본이 있어요 +6 24.09.03 6,592 140 16쪽
25 때아닌 선물 +8 24.09.02 6,757 139 18쪽
24 꾼이 되었다 +5 24.09.01 6,854 140 17쪽
23 맛있게 빨아 먹자 +9 24.08.31 7,006 153 18쪽
22 청부업자 +18 24.08.30 7,126 151 16쪽
21 약 주고 병 주고 +8 24.08.29 7,160 159 17쪽
20 너의 이름은 +9 24.08.28 7,195 156 18쪽
19 성염술 +12 24.08.27 7,289 160 13쪽
18 충분하고도 남는다 +5 24.08.26 7,257 149 12쪽
17 정답이지? +8 24.08.25 7,379 156 15쪽
16 자랑이다 +5 24.08.24 7,433 145 13쪽
15 이제 가볼까 +6 24.08.23 7,554 150 17쪽
14 루미네의 마굴 +3 24.08.22 7,661 14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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