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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치킨 가챠로 EX급 각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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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드로우
작품등록일 :
2024.07.28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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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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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3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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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이제 가볼까

DUMMY

*


성마 길드 소속 각성자인 류연서에겐 세 가지 철칙이 있었다.


하나는 사람을 쉽게 믿지 말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중에서도 각성자는 절대 믿지 말 것이며.

마지막은 위의 원칙들을 잊지 말라는 것이었다.


“야야! 시발. 좀 빨리빨리 좀 움직이자. 응?”

“넵! 넵!”


대검을 등에 멘 판금 갑옷의 젊은 남자가 앞에 있는 중년 남성의 머리를 툭툭 친다.

원래라면 이는 납득하기 힘든 광경이었지만 이곳에선 아니었다.


각성자와 일반인 사이에 넘어설 수 없는 벽이 있듯이.

각성자와 각성자 사이에도 넘어설 수 없는 벽이란 게 있었다.


저 판금 갑옷은 머잖아 A급이 예상되는 성보 길드의 유망주.

그리고 저 비루한 가죽 갑옷의 중년은 일반인과 다름 없는 D급 각성자.


인원 제한이 없는 이런 특별 퀘스트에서는 D급 같은 저등급 각성자를 잡일꾼으로 데리고 다니는 일이 그리 드문 일은 아니었다.


떨어진 마석이나 몬스터의 소재를 하나하나 줍고 갈무리하는 건 보통 손이 가는 일이 아니었으니까.


“악!”

“푸하하하하!”

“저 병신.”


D급 각성자가 누군가의 발에 걸려 넘어지자 다른 각성자들이 이를 보며 킥킥 웃음을 흘린다.


“야 그래도 이 아저씨라도 있어서 다행이네. 하마터면 우리가 일일히 마석 다 주울 뻔.”

“고마워요 아저씨! 아저씨도 우리랑 있어서 좋죠?”

“하하. 아, 아무렴요.”


‘역겨워.’


일반 사회에선 각성자들, 특히 유망주나 고등급 각성자들을 나라를 위해 목숨 걸고 싸우는 영웅인냥 포장하곤 했다.

마치 ‘인천 대참사의 영웅’처럼.

하지만 1세대 각성자들이라면 모를까, 현세대의 각성자들은 결코 아니었다.


귀환석의 발견으로 급격히 생환율이 올라가면서 게이트는 두려움의 대상을 넘어 비즈니스가 되었다.

퀘스트가 두려워 각성 사실조차 숨기고 있던 많은 이들이 하나둘 길드에 가입하기 시작했고, 늘어난 마석 채굴량으로 폭리를 취한 길드들은 급격히 그 덩치를 불려갔다.

그런 이들을 국가가 완전히 통제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강력한 각성자는 그 자체로 괴물인데다, 그들 손에 퀘스트 실패율이 달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각성자가 떠난 국가, 각성자를 확보하지 못한 국가는 살아남지 못한다.

어찌 보면 국가조차도 넘어서는 거대한 이익 집단이 탄생하는 것도 당연한 걸지도 몰랐다.

그리고 견제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집단들이 무소불위의 지위를 얻게 되었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안 봐도 훤한 일이었다.

각성자 업계는 급격히 부패했고, 타락했다.

그나마 지금의 사회가 멀쩡히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건, 길드들이 한정된 파이를 두고 눈치 싸움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각성자를 견제할 수 있는 건 오직 같은 각성자뿐.

무능력자들은 그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수밖에 없었다.


“야 좀 제대로 걸어봐라. 응? 너 때문에 앞으로 가질 못하잖아.”

“죄, 죄송합니다.”


그 불쾌한 광경에 류연서가 질린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각성자들 중엔 저들처럼 그만한 대접을 받을 가치도, 자격도 없는 이들이 태반이었다.

영웅이니 뭐니 바깥의 프로파간다가 만들어낸 대외적인 이미지는 그저 허상에 불과했다.


‘······.’


그리고 그건 류연서도 본인도 마찬가지였다.

그녀 또한 각성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두 눈으로 봤음에도 침묵해왔으니까.

바로 지금처럼.

역겹다는 건, 어디까지나 자기혐오의 발로였던 것이다.


그녀가 쓴웃음을 흘렸다.


‘어쩌면 나 같은 사람들이 각성자로 선택 받을 확률이 높은 걸지도.’


그런 그녀에게 판금 갑옷의 유망주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너 류연서, 맞지? 오랜만이네?”


불쾌한 시선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는 것이 느껴진다.

욕망이 눈동자를 스친 그가 스리슬쩍 그녀에게 붙었다.


“그렇게 마스크 쓰고 있으면 답답하지 않아? 이쁜 얼굴인데 왜 가리고 다녀?”


그러면서 내밀어 오는 무례한 손길을 탁, 쳐낸다. 

류연서가 그를 날카롭게 째려보며 말했다.


“저리 꺼져. 박동하.”

“아이고. 무서워라.”


하지만 오히려 재미있다는 듯 그가 눈가를 이죽였다.


“난 네가 앙칼지게 굴 때가 제일 귀엽더라.”


그 말에 류연서의 얼굴이 확 구겨졌다.


“미친 새끼.”

“그러고 보니 성마에 들어갔다며? 각성 했을 땐 이 업계엔 발 안 담근다고 하더니 어떻게 마음이 바뀌었, 워워. 알았어. 알았으니까 그 칼 집어넣어.”


거기에 칼집에서 반쯤 단검을 뽑은 그녀가 사납게 말했다.


“그 입 닥치고 가던 길이나 가라. 마지막 경고다.”

“오케이. 흐흐. 이따 보자고.”


그러면서도 류연서의 몸매를 한 번 훑은 그가 킬킬 웃으며 다시 돌아갔다.


“···? 뭐야. 아는 애야?”

“어. 대학 동기.”

“오올, 혹시 이미···”

“아니, 그런 건 아니고 뭐, 그래도···.”


앞서가던 전위들이 속닥이면서 힐끗 바라보는 게 기분이 나쁘지만, 꾹 참은 그녀였다.

지금 성마 길드원은 여기서 그녀 혼자뿐.

필요 이상의 마찰은 일으키는 건 좋지 않았다.


그런 그때, 전용 스킬 [릴리스의 마력안]을 사용 중이던 류연서가 요새의 내성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마력안’은 생명체의 마력을 특정하는 광범위한 색적 스킬의 일종이었다.

모든 생명체는 ‘마력’을 극소량이라도 지니기에 마력 그 자체를 숨기지 않는 한 투명화급 은신 스킬이라도 마력안의 색적을 피해 갈 순 없었다.


그리고 방금, 그녀는 날렵한 누군가가 ‘마력안’의 범위를 완전히 벗어나는 것을 감지한 것이다.


류연서가 두 눈을 가늘게 떴다.


‘아까 그 사람이네.’


‘은신’과 ‘민첩’ 관련 스킬이 있는 건지 퀘스트가 시작하자마자 사람들 몰래 혼자 성벽을 타고 올라 가버린 가면의 각성자.


거기에 류연서는 코웃음을 쳤다.


이런 경우는 보통 다른 각성자들과 동행하기 마련.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건 뭔가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게 대부분이었던 것이다.


숨어있다가 보상만 가로챈다든지, 보스의 막타를 쳐서 기여도를 뺏는다든지.


‘아니면 혼란을 틈타 동떨어진 각성자를 털어먹을 생각이든지.’


저 가면 쓴 각성자도 그렇게 다르진 않을 터.


‘실패율이 5%나 걸린 퀘스트에도 그런 궁리나 하고 있다니.’


그녀가 냉소를 흘렸다.


‘그래. 이게 맞지.’


그들을 따라 요새의 내성으로 들어가며 재차 중얼거렸다.


‘각성자는 이게 맞아.’


*


내성 안쪽으로 진입한 도살자는 신실자의 지시대로 빠르게 발을 움직였다.


<아, 여김다.>


그러자 어느 촛불 장식 앞에 멈춰선 도살자가 물었다.


<이게 뭐지?>

<여기가 내성의 첨탑으로 오를 수 있는 비밀 문임다.>

“내성의 첨탑?”


선우가 묻자 그의 어깨에 앉아 있던 신실자가 인형처럼 큰 머리를 끄덕였다.


<원래 이 퀘스트의 초반 부분은 각 성문에서 소환된 각성자들이 절대 서로에게 합류할 수 없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슴다.>


각 진입로는 결국 내성의 중심에 있는 마굴 쪽으로 이어지도록 만들어져 있긴 했다.

다만 그 길들이 서로 이어져 있지 않을 뿐.


만일 다른 성문에서 출발한 각성자들 만나고 싶다면 마굴이란 미로 속에 들어가야만 했다.


<그래서 각 성문의 각성자들은 다른 성문의 각성자들이 어떤 상황인지 절대로 알 수 없슴다.>

“굳이 그렇게 설계한 건 정보를 통제하고 혼란을 주기 위해서인가?”

<그렇슴다.>


각 성문의 각성자들끼리 합류하면 서로의 정보를 취합해 전체적인 청사진을 그릴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면 자신들의 상황을 파악할 방법은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이런 퀘스트라도 반드시 공략법은 존재하지 말임다.>


도살자가 팔을 움직여 촛불 장식을 당기자, 덜컹! 하고 바로 옆의 돌문이 스르르 열렸다.


“와우.”

<이 계단을 통하면 첨탑에 올라가 요새의 전체적인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데다, 다른 성문으로도 자유롭게 오갈 수 있슴다.>

“이상하네. 대체 왜 이런 건 그대로 남겨둔 거지?”


단순히 괴롭히는 게 목적이라면 굳이 이런 걸 구현해둘 필요가 있나?


<그건 그게 ‘룰’이기 때문이다.>

“룰?”


도살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그가 어두운 계단 앞에서 간단한 룬 마법을 사용했다.

눈앞에 새겨지는 불의 룬과 함께 어둠을 밝히는 작은 불덩이.


[전용 스킬 ‘라크스 룬 마법 (M)’]

[물, 불, 바람, 땅 등 4대 원소와 관련된 룬을 새겨 그 힘을 끌어올 수 있으나, 그 구성이 정교하지 못해 위력과 활용도는 제한된다.]

[라크스 문파의 전사들은 그들의 룬 마법을 전투의 보조적인 수단으로 활용했다고 전해진다.]


그들 뒤로 비밀 문이 다시 스르륵 닫힌다.

이를 본 도살자가 말을 이었다.


<아무리 질 나쁜 설계의 퀘스트라도 반드시 공략법은 존재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퀘스트 자체가 성립되지 않으니까.>

“그런데 이런 비밀 문은 찾으려고 작정해도 못 찾을 거 같은데.”

<공략법을 만들어두라고 했지, 쉽게 찾을 수 있게 두라고 하진 않았지 말임다.>

“아니, 무슨 개똥겜도 아니고.”


선우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래도 찾을 방법이 없는 건 아님다. 마굴을 잘 뒤져보면 지도가 있지 말임다. 저도 그걸로 알았슴다.>

“···마굴에 들어갈 정도면 이미 필요 없는 시점 아닌가.”

<큭큭, 그게 함정이긴 함다.>


보면 볼수록 가관인 퀘스트였다.


그렇게 첨탑 위로 올라선 선우는 아래로 펼쳐진 요새의 전경에 작게 숨을 삼켰다.

정말 문자 그대로 요새 내성의 구조가 전부 보였기 때문이었다.


“···총 네 그룹으로 나뉘었구나.”


잘 보면 각 성문에서 출발한 네 그룹의 각성자들이 슬슬 나타나는 마수들을 정리하며 내성의 중심으로 전진하고 있었다.


“마수는 좀 아깝네.”

<어차피 쟤들 기여도 하나도 안 줌다. 괜히 힘 뺄 필요 없지 말임다.>


하긴, 마석 한두 개보다 중요한 게 기여도이긴 했다.


그런 신실자가 두둥실 날아 첨탑 난간에 걸터앉고는 말했다.


<이제 우리는 여기서 저 각성자들이 쌍두 트롤들을 모두 죽이길 기다리면 됨다.>


잘 보면 각 그룹마다 쌍두 트롤들이 하나씩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것들을 바라보던 신실자가 두 눈을 가늘게 떴다.


<저 문지기 놈들이 모두 토벌되면, 그때부터가 진짜 퀘스트의 시작이지 말임다.>

“그렇구만.”


고개를 끄덕인 선우가 인벤에서 과자 봉투를 꺼내며 말했다.


“그럼 기다리는 동안 입도 심심한데 이거나 까먹고 있을까.”


그러자 도살자의 목소리가 바로 들떴다.


<오, 역시 마스터다. 센스가 있다.>

“잠시 빙의 해제해 봐.”

<알겠다.>


뽕, 하고 선우한테서 튀어나온 도살자. 

그런 그에게 과자를 건네주는 선우의 모습에 신실자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니, 대체 왜 퀘스트에 과자 같은 걸···.>

“그래서, 안 먹는다고?”

<아, 아님다. 하나만 주십셔.>

“그래. 이럴 땐 그냥 먹는 거야.”


얼떨결에 과자를 하나 받게 된 신실자.

결국 나란히 난간에 앉아 새우깡을 뜯어 먹기 시작한 세 사람이었다.


<······.>


새우깡을 말없이 바라보던 신실자가 조심스럽게 한입했다.


<···!>


생각보다 맛있었다.


*


그런 한편.

평화롭게 첨탑과는 달리, 그 아래는 마수들과의 전투가 한창이었다.


“뭐야? 대체 다른 녀석들은 어딨는 거야?! 우리 벌써 쌍두 트롤 찾았는데?!”


판금 갑옷의 박동하가 거대한 대검을 휘두른다. 

그러자 촤아악! 하고 죽어 나가는 고블린들.

그리고 그 길의 끝, 마굴로 이어지는 길목 앞에는 머리가 두 개인 쌍두 트롤이 괴성을 내지르고 있었다.


“LALALALALALALA-!!”


“설마 우리가 제일 먼저 보스를 찾은 건가!”

“아니, 실화야? 우리 존나 설렁설렁 오지 않았어?”

“내 말이!”


‘이상해.’


새하얀 마법을 쏘아내 길을 틀어막은 마수들을 저격한 류연서가 눈살을 찌푸렸다.


실제로 그녀가 딱히 원해서는 아니었지만, 아주 느리게 전진한 게 바로 그들 그룹이었다.


‘그런데도 우리가 보스를 제일 먼저 발견했다고?’


그녀가 내성의 잔해를 둘러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설마 각자 보스를 잡아야 하는 방식인 건가?’


그래서 처음 파티를 찢어둔 거고?


거기에 판금 갑옷의 박동하가 소리쳤다.


“아, 모르겠고! 어쨌든 간에 저 트롤 새끼만 따면 된단 소리 아냐!”


괴성을 지르며 다가오는 트롤에 그가 입가를 말아 올렸다.


“어차피 처음부터 과잉 전력이었어. 야! 불쏘시개!”

“여기!”


옆의 동료가 던진 자그마한 항아리를 낚아챈 그가 제 대검에 대고 그걸 깨뜨렸다.

그러자 화아아악! 검신을 타고 흐르는 시뻘건 불길.

그걸 본 다른 길드의 각성자들이 소리쳤다.


“야야! 저 새끼들 그냥 트롤 잡을 생각인가 본데?!”

“뭐? 시발 성보 길드는 상도도 없대!?”

“어쩔 수 없지! 우리도 점화한다!”

“다른 파티 기다리지 않고 그냥 잡습니까?”

“그럼 뭐, 시발 이대로 기여도 뺏길 거야?!”


진입로 곳곳에서 피어오르는 불꽃들에 고블린들이 저마다 주춤거리며 물러선다.


“단숨에 몰아쳐!”

“트롤 대가리 하나는 우리 재천 거다!”

“지랄하고 있네!”


쌍두 트롤은 분명 강한 보스였지만 그만큼 약점도 분명해서 불 마법, 혹은 인챈트만 있다면 그렇게까지 상대하기 어렵지 않았다.

다른 길드와의 경쟁 땜에 각자 과잉 전력으로 꾸려온 만큼, 그들만으로도 토벌하는 데엔 충분할 터.


“불쏘시개는 어차피 많아! 가서 죽여!”

“귀환석 없다는 거 의식하면서 싸워!”

“진형 유지하고! 부상 입으면 바로 빠져서 포션 부어!”

“괜찮아! 어차피 불만 있으면 트롤은 무서울 거 없어!”


결국 온 몸에 붙은 불길에 재생하지 못하고 무릎을 꿇는 쌍두 트롤.

그런 그때 박동하가 앞으로 튀어 나가며 소리쳤다.


“막타는 내 꺼다!”

“야, 시발 저 새끼 저거!”

“막아!”

“이미 늦었어!”


그렇게 휘둘러진 대검이 하나 남은 트롤의 머리를 그대로 베어내고. 

좌아악! 하고 문자 그대로 찢어발겨진 모가지에 그대로 불길이 옮겨붙었다.


“AAAAAAAAAAAAAAAA-!!”


믿기지 않는 괴성을 내지르며 쾅! 하고 그대로 무너져 내리는 거구.

그걸 본 다른 길드들은 저마다 탄식을 내었다.


“아오 시발, 저 새끼가 기여도 가장 많이 가져가겠네.”

“막타에 가산점 들어가는 거 좀 바뀌어야 해.”

“내 말이.”

“에이, 텄다 텄어.”


물론 성보 길드 쪽은 그저 싱글벙글이었다.


“동하야! 잘했다!”

“역시 우리 길드 유망주라니까!”

“아, 뭐 이런 걸 가지고.”


트롤에게서 쿵! 하고 멋지게 착지한 그가 류연서를 흘깃하며 웃었다.


“트롤 정도야 별거 아니지.”


거기에 못 볼 걸 봤다는 듯 시선을 돌리는 그녀.

그 모습을 다른 걸로 단단히 착각한 박동하가 류연서에게 다가가려던 그때였다.


갑자기 쿠구구구구! 하고 지반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 심상치 않은 진동에 놀란 이들이 각자 고개를 쳐들었다.


“?!”

“뭐, 뭐야?”

“무슨 일이야?”


그와 동시에 그들 앞에 떠오르는 시스템 메시지.


[4마리의 쌍두 트롤들이 모두 토벌되었습니다. 문지기들의 죽음으로 인해 마굴의 심부가 개방됩니다.]


“네 마리?”

“네 마리라고?”

“이게 뭔 소리야. 설마 다른 곳에서도 보스가 나타났던 거야?”


하지만 메시지는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아끼는 문지기들의 죽음에 타락한 성녀 루미네의 원혼이 격분합니다!]

[원혼에 의해 자극받은 ‘지옥의 하수인’이 심부에 소환됩니다.]

[특별 퀘스트 ‘루미네의 마굴’의 퀘스트 시나리오가 변동되었습니다!]


“뭐?”

“벼, 변동?!”

“그게 무슨···!”


[특별 퀘스트 ‘악마 베갈리안의 선택지’]

[난이도 ???] [인원 제한: 없음] 


[퀘스트 시나리오]

[타락한 성녀 루미네의 분노가 당신들의 영혼을 악마 베갈리온에게 바치고자 합니다! 지옥의 하수인을 피해 붙잡힌 자들을 구출하거나, 아니면 꼴사납게 도망치십시오.]


[클리어 조건 1: 붙잡힌 자들을 구출하여 탈출]

[클리어 조건 2: 구출하지 않고 요새를 탈출]

[실패 조건: 각성자의 전멸]


[주의! 클리어 조건 2의 경우 기여도 보상이 주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퀘스트 실패율도 증가하지 않습니다.]


“!!”


그 처음 겪는 상황에 당황한 그들이 서로를 쳐다보았다.


“이게 뭔···. 뭐? 악마 베갈리안?”

“악마? 악마라고?”

“아니, 지옥의 하수인이 여기서 왜 나와! 이거 레벨 제한 100 아니었어?!”


거기에 한 각성자가 시선을 들었다.


“그런데 여기 보면 구출하지 않고 그냥 탈출해도 된다는데?”

“어? 진짜네. 그럼 그냥 가면 되는 거 아냐?”

“아니, 병신아. 누가 악마한테 붙잡혔다잖아.”

“누가 붙잡혔는데?”

“그건···.”


[바로 네 놈들이다.]


“?!”


갑자기 들려오는 거대한 메아리.

거기에 당황한 이들이 모두 고개를 쳐든 그때였다.

마굴에서 떨어진 검은 손아귀가 방심한 각성자들을 그대로 집어삼켰다.


*


<마스터.>

“어.”


과자 봉지를 인벤토리에 던져 넣은 선우가 중얼거렸다.


“영웅 빙의.”

<알겠다.>


즉시 빙의하는 도살자.

난간 위에 올라선 선우가 혼란스러운 요새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그럼 이제 가볼까.”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그의 신형이 첨탑 아래로 쏘아졌다.


작가의말

조만간 연재 시간을 고정할 예정입니다.

다시 공지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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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역지사지 +6 24.09.09 5,267 121 12쪽
31 나의 이름은 +13 24.09.08 5,607 129 19쪽
30 철성의 정상화 +6 24.09.07 5,762 129 17쪽
29 히든 스킬 +6 24.09.06 5,959 134 17쪽
28 좀만 서두를까? +6 24.09.05 6,107 136 19쪽
27 잠시만 얼굴 좀 봅시다 +6 24.09.04 6,423 139 17쪽
26 내겐 공략본이 있어요 +6 24.09.03 6,592 140 16쪽
25 때아닌 선물 +8 24.09.02 6,757 139 18쪽
24 꾼이 되었다 +5 24.09.01 6,854 140 17쪽
23 맛있게 빨아 먹자 +9 24.08.31 7,006 153 18쪽
22 청부업자 +18 24.08.30 7,126 151 16쪽
21 약 주고 병 주고 +8 24.08.29 7,161 159 17쪽
20 너의 이름은 +9 24.08.28 7,195 156 18쪽
19 성염술 +12 24.08.27 7,289 160 13쪽
18 충분하고도 남는다 +5 24.08.26 7,257 149 12쪽
17 정답이지? +8 24.08.25 7,379 156 15쪽
16 자랑이다 +5 24.08.24 7,433 145 13쪽
» 이제 가볼까 +6 24.08.23 7,555 150 17쪽
14 루미네의 마굴 +3 24.08.22 7,661 14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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