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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치킨 가챠로 EX급 각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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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드로우
작품등록일 :
2024.07.28 23:41
최근연재일 :
2024.09.1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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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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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9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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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역지사지

DUMMY

[주의!! 철혈의 눈보라가 더욱 거세집니다!]


순식간에 몰아친 핏빛 눈보라가 성 앞을 휩쓸고 지나간다.


“씨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야?!”

“모두 등불 아래로!!”

“안 쪽으로 들어와!”


허겁지겁 손안의 등불을 높이 드는 꾼들.

살얼음 내리듯 고통스러운 눈발이 삽시간에 내성 안까지 들이닥친다.

그 엄청난 폭풍에 물러선 사람들이 저마다 신음을 토해냈다.


“크으으윽!”

“뭐야, 이 바람은···!”

“열한번째부턴 이런 식인 거야?!”


그런 와중에 황성빈이 제 등불을 들고서 앞으로 나서며 소리쳤다.


“무명! 무명은! 그 새끼는 어떻게 됐어?!”


거기에 앞서 바깥 상황을 살피던 꾼이 대답했다.


“눈보라 때문에 보이지 않습니다!!”


너무도 거센 눈보라 때문에 한 치 앞도 잘 보이지 않았던 것.

이런 와중에도 꿋꿋이 피어오르는 등불의 희미한 푸른빛만이 저 끝에 보일 따름이었다.

이를 내려다본 황성빈이 눈살을 좁혔다.


“죽었나···?”


그와 동시에 폭풍 너머에서 울려 퍼지는 기괴한 단말마.


“■■■■■■■■■■■-!!!”


“온다···!”


겁을 집어먹은 누군가가 떨리는 목소리로 그리 외쳤다.


“놈들이, 망자들이 오고 있는 거야!!”


그 순간 콰아앙-! 하고 울려 퍼지는 굉음. 


“?!”

“키에에에에에에에-!!”


이윽고 바로 앞까지 들이닥친 것 같은 망자들의 괴성에 불이 없는 사람들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뒤에는 망자. 앞에는 꾼들.

매섭게 몰아치는 추위에 ‘둔화’가 걸린 팔다리는 더 이상 말을 듣지 않고.


“무, 무명도··· 별수 없었던 거야.”

“추, 추워. 너무 추워!”

“엄마, 아빠···!”


그런 그들이 다시금 절망에 빠진 그때였다.


그 속에 섞여 있던 한 남자가, 불현듯 무언가를 깨달은 얼굴로 길목을 돌아보았다.


“자, 잠깐, 잠깐만···.”


서리가 붙는 와중에도 그 자리에 일어선 그가 멍한 시선으로 길목을 바라보았다.

그가 중얼거렸다.


“왜···. 가까워지지 않지?”

“···뭐?”


“키에에에에엑!”

“쿠악, 쿠웨아아악!”


분명 머지않은 저곳에 망자들은 있는데. 

지금도 그들의 괴성이 바로 앞에 있는 것처럼 들려오는데.


“왜 더 가까워지지 않냐고···!”

“!!!”


그제야 이를 눈치챈 사람들이 하나둘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어?”

“그, 그러게.”


마치 당장이라도 저 눈보라를 뚫고 망자들이 쏟아질 것만 같았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가까워지지 않는 그림자에 그들의 시선이 떨렸다.


거기에 그 눈보라 너머를 바라보던 황성빈이 입을 벌렸다.


“이거 설마···.”


그의 눈동자가 당혹감으로 떨렸다.


“정말 막고 있다고?”


그 군세를?

혼자서···?!


촤아아아악! 솟구치는 검은 선혈과 함께 망자의 모가지가 하늘로 날아간다.


[스킬 ‘무자비한 영혼’이 발동되었습니다.]

[10%의 확률이 적중하였습니다!]

[대상이 그 자리에서 성불합니다.]


“뭐야 이거. 생각보다 잘 터지잖아? 확률 혜자였네.”


쏘아진 방패가 길목을 넘어가려는 망자의 두개골을 부수고 다시 돌아온다.

그 즉시 오른손의 검을 휘둘러 뒷걸음질치는 망자를 썰어버리는 도살자.


[스킬 ‘무자비한 영혼’이 발동되었습니다.]

[10%의 확률이 적중하였습니다!]

[대상이 그 자리에서 성불합니다.]


거기에 썩은 시체가 비명조차 내지르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흙이 되어 바스러진다.


<벌써 연속 5번 터지지 않았슴까?>

<아무래도 오늘 되는 날인 모양이다.>


하지만 설사 적중하지 않더라도 상관없었다. 

그런 망자들은 상태이상 ‘취약’에 걸려 두부처럼 찢겨나갔으니까.


“키에에엑!!”


그리고 그 중심에서 도살자는 마치 물 만난 물고기처럼 망자들 사이를 휘젓기 시작했다.


그러자 저마다 괴성을 지르며 물러서는 북부의 망자들.


“누가 히든 스킬 아니랄까 봐 성능 확실한 거 봐라.”


[특수 스킬 ‘무자비한 영혼’]

[이 스킬을 지니고 있는 한, 혼백 계열의 몬스터들은 사용자에게 본능적인 거부감을 느끼게 된다.]


거기에 푸른 등불까지 등지고 있는 이상, 그들을 막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그야말로 날먹 그 자체.


물론 적의 수가 수인 만큼 얕은 발악도 쌓이면 상처가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거룩한 수도사 안젤리나의 팔찌] [등급: 희귀+]

[착용 시 사용자를 대상으로 몸의 회복을 돕는 치유 마법이 상시 발동됩니다.]


그 정도의 상처는 안젤리나의 팔찌가 주는 치유 효과로 순식간에 치유할 수 있을 터.


‘방어구는 또 거덜 나게 생겼지만···.’


어차피 영웅 등급 장비를 얻기 전 까진 소모품. 그 정도야 돈 주고 수선하면 그만이었다.


위로 도약한 도살자가 반신을 휘감곤 힘껏 방패를 투척하자 열댓 명의 망자들이 그대로 쓸려나간다.


“키에에에에엑?!”


[대상이 그 자리에서 성불합니다.]

[대상이 그 자리에서 성불합니다.]

[대상이 그 자리에서 성불합니다.]

[대상이 그 자리에서 성불합니다.]


그런 그때였다.

작은 뿔 나팔에 힘을 주며 군세를 가르고 달려오는 중간 보스, 북부의 백부장.


부우우우우!!


“■■■■■■■■-!!”


썩어 문드러진 자신의 애마와 함께 거침없이 질주하던 그가 선우를 그대로 짓밟으려던 그때였다.


“?!”


[스킬 ‘무자비한 영혼’이 발동됩니다.]


무명과 눈이 마주치자마자 깜짝 놀란 군마가 알아서 뒤집어지고.

그 위로 올라선 도살자가 곧장 백부장의 모가지를 날려버렸다.


“키이이익?!”


[대상이 그 자리에서 성불합니다.]


거기에 선우가 헛웃음을 흘렸다.


“이거 예상은 했지만.”


그러자 이젠 알아서들 물러나는 망자들을 바라보며 그가 덧붙였다.


“쉬워도 너무 쉬운데?”


차마 다가올 엄두도 못 내는 그들을 향해 선우가 물었다.


“안 오니?”

“크륵, 크르를···.”

“안 오면 이제 이쪽에서 간다?”

“···!”

“살자야.”


그 부름에 기다렸다는 듯 자세를 다잡는 도살자.

그런 그에게 선우가 명령했다.


“물어.”


그 순간 콰아앙-! 하고 그의 신형이 망자들을 향해 쏘아지고.

이젠 선우가 아니라 그들이 디펜스를 할 차례였다.


*


엄동설한의 폭풍이 조금씩 멎어가기 시작한다.

끝없이 이어지던 망자들의 괴성이 점차 희미해져 가고.


“······.”

“······.”

“꿀꺽.‘


추위 속에서, 혹은 등불의 온기 속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이 저마다 숨을 죽였다.


챙! 칭! 촤아아악!


차가운 핏빛 바람 소리가 옅어질수록 귓가에 들려오는 외로운 검 소리.


캉! 카아아앙-! 푸우욱!


“끼이이이이이아아아아아아아아악!”


소름 끼치는 괴성이 한기로 가득 찬 외성 한가운데에 울려 퍼진다.

하지만 그건 이전과는 명백히 다른 소리일 터.


“망자들이···.”


이를 내려다보고 있던 유주희의 숨이 떨린다.


“두려워하고 있어?”


살아 생전 악독하며, 잔인하고, 죽음조차 우습게 여긴다 알려졌던 자들이.

공포를 모른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던 그자들이.


“끽, 끼에에엑! 끼에에엑!”


조금씩 열리기 시작하는 시야 너머로 망자들이 하나둘 도망치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죽고 난 뒤에야말로 진정한 공포를 깨달은 것처럼.


부우우우우-!


그와 동시에 뱃고동 같은 뿔나팔 소리가 울려 퍼진다.


공세를 시작할 때를 제외하면 단 한 번도 울린 적이 없었던 나팔수의 신호가 폐허가 된 철성을 날카롭게 가로지르자 각성자들이 저마다 동요했다.


“나팔 소리다···.”

“지금 이게 울린다고?”

“그럼 설마 이거.”


세 번 울리는 나팔에 사람들이 떨리는 눈동자로 머리를 들었다.


“퇴각··· 신호인가?”

“뭐···?”


공세가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절망에 휩싸여있던 이들이 얼어붙은 몸을 움직여 자리에서 일어난다.

조금씩 물러나기 시작하는 눈보라 너머, 그들 앞의 길목으로 향하는 시선들.


“그럼 막아냈다는 거야?”


그들의 눈동자가 파르르 떨린다.


“그, 군세를··· 정말 혼자서?”


그와 동시에 기다렸다는 듯 걷히는 시야.


“!?”


그곳에는 아직도 강하게 불타오르는 거대한 횟대가 고고히 길목을 지키고 있다.


화르르륵!


마치 몰려드는 사악에 홀로 저항하듯, 강렬하게.

그 순간, 이를 바라보던 유주희는 저도 모르게 숨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


고개를 돌리면 그곳에는 전신의 방어구가 엉망진창이 된 한 남자가 서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치의 물러섬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듯.

등불을 등에 진 채 고고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 남자가.


“정말··· 해냈어?”


그 압도적인 광경에 그녀는 저도 모르게 가슴이 떨려오는 걸 느꼈다.


그 수백, 수천의 군세를 상대로. 


“정말로···?”


“그럴리가!!!”


거기에 황성빈이 인정할 수 없다는 듯 외쳤다.


“그 많은 망자들을 모두 물리쳤다고?!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그가 소리쳤다.


“또 무슨 히든 조건 같은 꼼수를 이용한 거겠지! 지금껏 그딴 식으로 S 랭크를 달성해왔던 것처럼!”


그런 그때였다.

마치 서서 죽은 것처럼 가만히 고개를 숙이고 있던 무명이, 천천히 그 오른팔을 들기 시작한 것은.


“···!!”


그런 그가 마치 힘겨운 듯, 땅에 박힌 횃대를 그 손에 쥔 순간.


[망자들의 열한번째 공세가 종료되었습니다.]

[처치 수에 비례하여 푸른 등불이 더욱더 강하게 타오릅니다.]


파아아아앙-!!


마치 폭발하듯 거대한 불길이 하늘 위로 솟구쳤다.


“!!!”


한순간에 주변의 어둠을 몰아내는 강렬한 푸른 불길.

주변으로 퍼지는 온기에 내려앉은 눈발들이 녹아내리고.

이를 본 사람들이 일제히 경악 어린 표정을 지었다.


“뭐···!!”

“무, 무슨···.”

“불길이···!!”


이제껏 본 적 없는 규모로 불타오르는 그것은 이미 등불을 넘어선 봉화일 터.


그 불꽃을 쥐고서 서 있는 그를 향해 누군가가 중얼거렸다.


“꼼수 같은 게 아니야···.”


그 목소리는 두려움과 동시에, 일종의 경외였다.


“저건··· 혼자서 다 막은 거야.”


그저 순수한, 그의 힘으로.


울려 퍼진 그 말이 마치 엄숙함처럼 퍼져나간 그때였다.

망자들이 남긴 수백의 갑주들과 투구들 위에 선 그가 땅에 박힌 그걸 힘껏 빼내 들었다.


쾅!!


그러자 백여 명의 시선이 오로지 그 한 사람만을 향한다.

그리고 무수한 시선들을 받아치듯, 내성의 각성자들을 향해 돌아서는 무명.

그런 그가 손에 쥔 횃불을 높게 치켜세웠다.


“?!”


거세게 타오르는 그 불꽃의 끝이 가리키는 건 다름 아닌 내성의 중심. 아니, 사람들 너머 그 위에 군림해있는 간악한 독재자.

거기에 각성자들이 홀린 듯 저마다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그곳에 자리한 건 다름 아닌 호완 길드의 팀장, 황성빈이었다.


이를 본 꾼들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티, 팀장님!”


그 명백한 도발에 황성빈이 두 눈을 부릅떴다.


“무명 저 개새끼가···!!”


선우가 엄청난 크기로 자라난 푸른 횃불을 바라보며 말했다.


“불은 이정도면 이제 충분한 거 같고.”


그가 작게 침음했다.


“그러고 보니 아까 쟤들, 다른 사람들의 등불을 박살 내면서 놀던 거 같던데, 맞나?”

<맞슴다.>

<아주 악질이기 그지없다.>


그로 인해 죽은 각성자들의 시신이 지금도 사방에 널브러져 있었다.

닷새 동안의 지옥 속에서 죽어간 무수한 시체들이 묻히지도 못한 채 썩어가는 가운데.

마치 인천 대참사를 연상케 하는 그 광경에 그는 살짝 불쾌한 기분을 느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고.”


그렇다면 어디.


“역지사지. 한 번 들어가 볼까?”


[곧 열두 번째 공세가 시작될 예정입니다.]

[각성자들은 개인 정비를 끝내 주십시오.]


공세가 시작되기 전까지 남은 시간 15분.

그 전에 선우는 꾼들에게 남은 디펜스를 짬 때릴 생각이었다.


“살자야.”

<맡겨라.>


그 순간 선우의 신형이 저를 내려다보는 꾼들을 향해 쏘아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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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매국 +7 24.09.14 4,618 121 13쪽
36 페널티 +23 24.09.13 4,837 149 17쪽
35 식은땀 +13 24.09.12 4,901 141 16쪽
34 나도 모르겠다 +7 24.09.11 4,993 112 13쪽
33 위?기 +4 24.09.10 5,139 118 17쪽
» 역지사지 +6 24.09.09 5,271 121 12쪽
31 나의 이름은 +13 24.09.08 5,609 129 19쪽
30 철성의 정상화 +6 24.09.07 5,763 129 17쪽
29 히든 스킬 +6 24.09.06 5,964 134 17쪽
28 좀만 서두를까? +6 24.09.05 6,108 136 19쪽
27 잠시만 얼굴 좀 봅시다 +6 24.09.04 6,431 139 17쪽
26 내겐 공략본이 있어요 +6 24.09.03 6,594 140 16쪽
25 때아닌 선물 +8 24.09.02 6,761 139 18쪽
24 꾼이 되었다 +5 24.09.01 6,856 140 17쪽
23 맛있게 빨아 먹자 +9 24.08.31 7,008 153 18쪽
22 청부업자 +18 24.08.30 7,131 151 16쪽
21 약 주고 병 주고 +8 24.08.29 7,165 159 17쪽
20 너의 이름은 +9 24.08.28 7,197 156 18쪽
19 성염술 +12 24.08.27 7,293 160 13쪽
18 충분하고도 남는다 +5 24.08.26 7,262 149 12쪽
17 정답이지? +8 24.08.25 7,382 156 15쪽
16 자랑이다 +5 24.08.24 7,435 145 13쪽
15 이제 가볼까 +6 24.08.23 7,557 150 17쪽
14 루미네의 마굴 +3 24.08.22 7,666 14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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