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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치킨 가챠로 EX급 각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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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드로우
작품등록일 :
2024.07.28 23:41
최근연재일 :
2024.09.1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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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6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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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충분하고도 남는다

DUMMY

<마스터의 눈썰미와 신중한 성격이 도움이 됐군.>


신실자가 동의했다.


<아무리 저라고 해도 이런 식으로 기출변형이 됐을진 몰랐지 말임다.>


신실자의 기억 속에 있는 지옥의 하수인과 지금의 하수인은 다른 존재인 만큼 그 행동반경도 조금 다를 수밖에 없었던 것.


거기에 놈의 충혈된 눈동자가 마치 파충류처럼 세로로 갈라진다.

그와 동시에 입 밖으로 흘러나오는 뱀의 혀.

하수인이 입을 열었다.


“어떻게 나인 걸 알았지?”

“그건 간단해.”


처음 첨탑에 올라 과자를 까먹으면서도, 도살자의 뛰어난 능력치를 이용해 4개의 그룹을 면밀히 살폈기에 알 수 있었다.


“그런 두건을 쓴 각성자는 어디에도 없었거든.”

“······.”


설마 첨탑으로 이어지는 비밀 계단을 발견했을까 하는 방심이 만든 결과였다.


“흐흐흐···.”


하수인이 낮은 웃음을 흘렸다.


“너. 첨탑을 발견했군?”

“그렇다면?”

“기이한 일이야. 네 놈의 성좌가 룰을 깨고 퀘스트 중에 정보를 건넸나? 아니, 아니, 그게 아니더라도 분명 뭔가 비겁한 수를 썼겠지···.”


그 기묘한 분위기에 선우가 미간을 좁혔다.


“네 놈들 각성자는 언제나 그런 식이야. 야비하고, 속물적인 쓰레기들. 입만 열면 거짓말에 제 사명과 의무는 저버린 채 사리사욕에만 눈이 먼 짐승들! 악마보다도 더 악마 같은 녀석들이 바로 네 놈들 각성자니까 말이야!”


선우가 고개를 갸웃했다.


‘쟤 아까부터 대체 뭐라는 거냐?’

<나도 모른다.>

<어디 아픈 거 아님까?>


그런 그의 두건이 흘러내리면서 흉측하게 일그러진 흉터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


거기에 저마다 숨을 삼키는 각성자들.

세로로 찢어진 눈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네 놈들이 조금이라도 제 할 일을 제대로 했다면! 그런 대참사 같은 건 벌어지지도 않았을 텐데! 뻔뻔한 얼굴로 지금까지 유유자적 살고 있는 너희들은 모르겠지···.”

‘···대참사?’


선우가 눈썹을 꿈틀거렸다.


“그날 각성자들의 방만함이 저버린 목숨들이! 지금도 지옥에서 증오를 부르짖고 있다는걸!”


그와 동시에 그의 주변에서 폭발하는 마기.

그 순간 잘려 나갔던 그의 오른팔이 빠르게 재생한다. 


“미, 미친!”

“팔이···!”


당황한 각성자들을 향해 슬슬 인간의 몰골을 벗어던지기 시작한 하수인이 왼손을 뻗었다.


“내게 오라!!”

“?!”


그 순간 켁! 하고 갑자기 제 목을 부여잡는 판금의 박동하.


“수, 숨이···!”


갑자기 그 자리에서 몸을 비트는 그 모습에 놀란 각성자들이 황급히 뒤로 물러섰다.


“뭐야, 시발! 뭐야 왜 이래?!”

“자, 잠깐 이거 설마!”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모습을 드러내는 검은 마기의 문양.


“흑마법···!”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박동하가 그들에게 손을 뻗었다.


“사, 살려···!”

“시발 모두 가까이 가지마!”


그 순간 마치 화살처럼 뒤로 쏘아지는 그의 전신.

어느새 하수인의 손아귀로 빨려 들어간 박동하가 필사적으로 발버둥 치지만 소용없다.

푸직, 하고 그의 목덜미를 파고드는 날카로운 손톱과 함께 터질 듯 곤두서는 검붉은 핏줄.

박동하의 입에서 거품이 흘러내린다.


“어, 어어억, 어어어억!!”


‘흡성대법···!’


체내의 진력을 모두 빨아 가는 흑마법에 도살자가 재빨리 반신을 휘감아 손안의 방패를 쏘아냈다.

그러자 파아아앙! 하고 마치 대포알처럼 날아가는 쇠 방패.

이를 본 하수인이 박동하를 쓰레기처럼 내버리곤 그것을 정면으로 받아냈다.

거기에 콰아아앙-!하고 터져나가는 대기의 압력.

그 엄청난 위력에 놀란 류연서와 각성자들이었지만.


“···자, 잡았어?!”

“방금 그걸?”


어느새 비대해진 검은 손아귀 안에서 조금씩 회전력을 잃어가는 방패의 모습이 보인다.


“흐, 흐흐. 흐흐흐흐흐.”


그와 동시에 기다렸다는 듯 찢겨나가는 두건과 로브.

그 뒤로 드러나는 건 드디어 인간의 가죽을 벗어 던진 검고 흉측한 마족의 실체였다.


콰직! 콰지지직!


조금씩 거대해지는 그 그림자에 이를 올려다보던 사람들의 안색이 새하얘진다.

돋아나는 붉은 쇠뿔은 하수인의 준거요, 날카롭게 돋아난 검은 날개는 악마의 징표로다.


[가소롭고, 가소롭구나.]


파충류와도 같은 굵직한 다리가 쾅! 하고 바닥을 내려찍는다.


[이 마굴이야말로 사악한 자들을 위한 불구덩이이니라.]


그리고 그 흉악한 모습을 올려다본 선우가 속으로 중얼거렸다.


‘비주얼 장난 없네.’

<지옥의 하수인은 오랜만에 보는 거 같다.>

<베갈리안의 체급이 있어서 그런가, 좀 더 흉측하게 생긴 거 같슴다.>

‘본체 드러냈다고 말투 바뀐 것도 좀 킹받네.’

<어차피 찐 악마들의 발닦개 밖에 안 되는 주제에 있는 척하는 것도 좀 웃기긴 함다.>


거기에 선우가 류연서를 흘깃하며 말했다.


“거기, 이름이 류연서라고 했었나?”

“네? 네.”

“길, 잃어버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했었지.”

“네, 그렇···.”


그 순간 그 말의 저의를 깨달은 그녀가 두 눈을 크게 떴다.


“자, 잠시만요. 설마, 지금 여기서 싸우겠다는 거예요?!”


이 거대한 공동은 누가 봐도 하수인의 둥지일 터.

당연히 거체인 하수인이 압도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는 지형이었다.


“저 괴물을 유인할 거면 일단 위로 도망친 다음에···!”

“그렇다고 저놈을 저기다 버리고 갈 순 없잖아.”

“···!!”


선우가 하수인 앞에 내팽개쳐진 박동하를 가리키자 류연서가 저도 모르게 숨을 집어삼킬 수밖에 없었다.


‘이 사람은 대체···.’


선우가 생각했다.


‘쟤까지 살리면 설화의 파편을 하나라도 더 챙겨줄지 누가 알겠어.’


하지만 그 속을 모르는 그녀가 주먹을 강하게 꼬나 쥐더니.

이내 뭔가 결심한 듯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솔직히 말할게요.”

“···?”

“저기 저 사람. 당신이 그렇게까지 해서 구할 가치는 없는 사람이에요.”


명실명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쓰레기가 바로 박동하였다.

지금 당장 여기서 악마의 제물이 되어도 조금의 동정심도 느껴지지 않는 그런 인간.

이를 알고 있는 류연서가 소리쳤다.


“고작 저런 인간을 위해 이런 불리한 곳에서 당신이 싸울 이유는 어디에도···!”

“그래서.”


거기에 슬슬 귀찮아진 선우가 그녀의 말을 끊었다.


“그러니까 그게 뭐.”

“···!!”


그에겐 박동하가 쓰레기인지 아닌지는 조금도 중요하지 않았다.


류연서의 눈동자가 떨린다.


“대체 왜···?”

“말했잖아.”


그가 그저 비루한 한손검만을 쥔 채, 하수인을 향해 걸어가며 말했다.


“해야만 하니까, 하는 거라고.”


그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대답에, 류연서는 저도 모르게 입을 벌렸다.


‘위험에 빠졌으니 일단 구하고 보겠다는 거야?’


그녀의 검은 눈동자가 떨린다.


‘설사 그 사람이 인간쓰레기라고 할지라도?’


그런 그때 재생이 완전히 끝난 지옥의 하수인이 괴성을 내지른다.


“■■■■■■■■···!!”


저릿한 공포가 피부를 곤두세운다.

강렬한 마기는 곧 살기가 되어 이들을 짓누르고, 원초적인 절망감이 잊을 만하면 피어올라 온다.

그것이야말로 악마와 인간의 성성이 좋지 않은 이유.


‘분명 그럴 텐데.’


그럼에도 나아가는 그 뒷모습에는 한 치의 망설임도, 물러섬도 없었다.

분명 그 또한 두렵고 무서울 텐데도.


‘대체 왜?’


이해할 수 없었다.


‘왜?’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동시에 그녀는 믿을 수 없었다.

류연서의 안에서 사람은, 각성자는 절대로 믿을 수 없는 존재였으니까.


입술을 깨문다.


‘분명 다른 속셈이 있을 거야.’


그녀가 속으로 되뇌었다.


‘그럴 거야.’


분명 뭔가 도망칠 수단이 있다든지, 뭔가, 뭔가가.


류연서가 각성자들을 향해 소리쳤다.


“모두 절 따라오세요! 제가 길을 압니다!!”

“빨리, 빨리 갑시다!”

“어서요!”

“하, 하지만 그럼 저 사람은···!”

“죽겠죠.”

“···!”


안경을 쓴 한 각성자가 중얼거렸다.


“레벨 100 이하는 죽었다 깨어나도 하수인을 이길 수 없으니까.”

“···그런!”


그가 분한 듯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처음으로 내가 같은 각성자라는 게 부끄러워졌어.”


그런 그때였다. 


[재미있구나. 이 내게 감히 홀몸으로 맞서겠다?]


섬뜩한 목소리와 동시에 거대한 공동을 따라 열 댓 개의 검은 마법진들이 펼쳐진다.

그걸 본 사람들이 비명을 내질렀다.


“이, 이런! 온다!!”

“어서 뛰어요!!”

“이쪽 동굴로!”


[그럼 어디 한 번 이것부터 막아보거라.]


그 순간 휘몰아치는 마기의 폭풍에 각성자들은 이를 악물고 내달렸다.


“빨리! 빨리!!”

“누가 동굴 입구 막아!!”

“나한테 맡겨요!”


안경잡이가 동굴의 벽을 만지곤 소리쳤다.


“[분해]!!”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무너져내리기 시작하는 동굴의 입구.

거기에 류연서는 저도 모르게 뒤를 돌아보았다.

흘러내리는 바위들 사이로, 가면을 쓴 각성자의 위태로운 뒷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수십 개의 검은 마포가 제 앞을 덮쳐오는 그 순간에도 마치 철옹성처럼 버티고 서있는 그 모습이.


“······!”


그녀의 눈동자가 커지고, 착탄과 동시에 검은 불빛이 사방으로 퍼지는 그 찰나.

마지막으로 떨어진 바위 무더기가 동굴의 입구를 완전히 막아버렸다.


*


유일하게 선택하지 않은, 동문.


쿠우우웅! 하는 굉음과 함께 마굴 주변이 격렬하게 흔들리기 시작한다.

거기에 비틀거린 각성자들이 당황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조, 조심해! 흔들린다!”

“뭐, 뭐야···!”

“대체 무슨 일이···!”


그러자 방패를 쥔 누군가가 중얼거렸다.


“···싸우고 있는 거야.”

“뭐?!”

“누군가 싸우고 있는 거라고.”


그가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로 공포스런 마굴을 올려다보았다.


“‘지옥의 하수인’에게 맞서서, 서문의 누군가가···!”


거기에 뒤편에 있던 산만한 덩치의 각성자가 사람들을 헤치고 앞으로 나왔다.


“씨발, 대체 뭐하는 거야!”


그가 석상 앞에 멍때리고 있는 방패한테 소리를 질렀다.


“아직도 레버 안 내리고 뭐 하는 건데! 시발 단체로 죽고 싶기라도 한 거야?!”

“어떻게 내려.”

“뭐라고?”


방패의 남자가 마굴을 가리키며 목소리를 높였다.


“씨발 안에서 싸우고 있는데 우리가 어떻게 내리냐고 이 새끼야!”


그가 손에 쥔 레버를 가리켰다.


“이거 내리면 시발 그대로 다 끝나버릴 수도 있는데!”

“이 새끼가 진짜 미쳤나!”

“목숨 걸고!”

“···!”

“목숨 걸고 들어가서 싸우자는 게 아니잖아 씨발! 그럼 기다리는 것 정도는 해줄 수 있는 거 아냐?”


방패의 남자가 제 손목시계를 들어 보이며 말했다.


“아직··· 20분 남았어.”

“!!”


거기에 사람들이 입을 다물었다.


“아직, 선택 종료까지 20분 남았다고···!”


*


콰아아아앙-!!! 쾅! 콰아아앙! 콰아아앙!!


흑마법진으로부터 쉴새 없이 쏟아지는 포격이 거대한 공동을 마구잡이로 뒤흔든다.


그 모든 공격이 일점타격한 다름 아닌 한 명의 인간. 


거대한 충격파와 동시에 자욱한 먼지구름이 공동 위로 피어오른다.


[으하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


그 압도적인 힘에 취해 광소를 터뜨리던 하수인이 입가를 말아 올렸다.


[이제 알겠느냐?]


그가 앞으로 걸음을 내디디며 말했다.


[어리석고 불쌍한 자여. 그러니 인간은 주제를 알아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못하면 이처럼 일신의 파편은커녕 영혼 한 조각조차 남지 않는 것이니.]


그럼 잔반을 먹어 치우고 도망친 놈들을 데리러 가볼까.


그렇게 하수인이 팽개친 박동하에게 다가가려던 그때였다.


“실자야.”

[······?!]


먼지구름 가운데서, 들리지 말아야 할 목소리가 울려 퍼진 것은.

가면을 쓴 그가 말했다.


“이 정도면 충분하니?”


손가락에 끼워져 있던 그의 반지가 검은 불빛으로 명멸한다.


[엘드리안의 마기를 베어 문 반지] [등급: 영웅]

[사용 시 10분 간 적의 공격 마법을 전부 흡수한 후, ‘마기’로 변환해 반지에 저장한다.]

[저장된 마기: 700 / 800]


거기에 ‘연옥의 신실자’가 입가를 말아 올렸다.


<충분하고도 남지 말임다. 마스터.>

[네 놈, 대체 어떻게···!]


선우가 저를 내려다보는 하수인을 향해 말했다.


“영웅 빙의.”


순간, 새하얀 성력의 폭풍이 그들 주변을 집어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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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매국 +7 24.09.14 4,621 12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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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나도 모르겠다 +7 24.09.11 4,999 112 13쪽
33 위?기 +4 24.09.10 5,142 119 17쪽
32 역지사지 +6 24.09.09 5,275 121 12쪽
31 나의 이름은 +13 24.09.08 5,614 129 19쪽
30 철성의 정상화 +6 24.09.07 5,769 129 17쪽
29 히든 스킬 +6 24.09.06 5,965 134 17쪽
28 좀만 서두를까? +6 24.09.05 6,114 136 19쪽
27 잠시만 얼굴 좀 봅시다 +6 24.09.04 6,435 139 17쪽
26 내겐 공략본이 있어요 +6 24.09.03 6,596 140 16쪽
25 때아닌 선물 +8 24.09.02 6,765 139 18쪽
24 꾼이 되었다 +5 24.09.01 6,862 140 17쪽
23 맛있게 빨아 먹자 +9 24.08.31 7,012 153 18쪽
22 청부업자 +18 24.08.30 7,134 151 16쪽
21 약 주고 병 주고 +8 24.08.29 7,167 159 17쪽
20 너의 이름은 +9 24.08.28 7,200 156 18쪽
19 성염술 +12 24.08.27 7,298 160 13쪽
» 충분하고도 남는다 +5 24.08.26 7,265 149 12쪽
17 정답이지? +8 24.08.25 7,386 156 15쪽
16 자랑이다 +5 24.08.24 7,439 145 13쪽
15 이제 가볼까 +6 24.08.23 7,559 150 17쪽
14 루미네의 마굴 +3 24.08.22 7,666 14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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