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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랑이야기

문제유발동화 Parody T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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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6.03.07 21:39
최근연재일 :
2020.05.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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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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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03. Snow=White (22)

DUMMY

“자네들, 진정하게. 그만 흥분하고 이야기 좀 들어보게나.”


“아저씨는 또 뭐야? 관계없으면 꺼져!”


“아저씨, 다치고 싶지 않으면 도망치는 게 좋을 거야.”


이 상황을 무시하고 도망친다면 과연 슈네가 무사할까?


아세데프는 그녀를 품에 안았다. 슈네가 벌벌 떨며 그의 옷자락을 잡았다.


아무리 그녀라도 무기를 든 청년들이 우루루 몰려 있으니 무서운 모양이었다.


아세데프는 그들을 노려보았다. 정말 이럴 때 구이드였으면 참 좋았을 텐데.


이럴 때 변호사만 불러올 수 있다면. 그러다간 마을 통째로 날아가는 수가 생길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지금 상황을 타파하는 게 우선이었다.


청년들은 점점 거리를 좁혀 왔다. 언제라도 몽둥이를 내리쳐 머리를 깨뜨릴 준비가 되어 있는 것 같았다.


“잠깐만, 저 아저씨 쾨니히 씨랑 있는 거 봤는데.”


“뭐라고?”


그들은 잠시 웅성거렸다.


“왜 오늘 축제 감찰사가 온다고 해서.”


“그럼 저 늙은이가 감찰사란 말이야?”


그들은 서로 수군수군거리며 아세데프를 삿대질했다.


아세데프는 눈치 빠르게 그들의 대화를 이해했다. 쾨니히인가 하는 놈이 결국 오해한 것이다.


그래서 놈이 나에게 알랑거린 거였어.


아세데프는 픽 웃고 말았다. 역시 권력이란 무서운 거라니까.


“말 안 하려고 했는데 말이네. 여기서 날 해치면 이 마을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네.”


“어떻게 하지?”


아세데프의 공갈에 넘어간 어린 소년이 걱정하며 자신의 대장을 봤다.


청년은 얼굴을 찡그리며 아세데프를 노려볼 뿐이었다.


아세데프는 자신만만하게 미소를 지으며 그를 보았다.


청년은 쳇, 하고 혀를 차더니 몽둥이를 내렸다.


“관리 나리, 저 여자를 두고 가시지요. 이건 우리 마을에서 해결할 일입니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 이 아가씨의 재주가 마음에 들었는데 보내 줄 수 없지.”


“네?”


“아까 자네가 깨트린 거울, 내가 이 아가씨에게서 산 거라네. 거금을 주고 샀지. 자네들은 평생 일해도 벌 수 없는 거금을 말이야.”


아세데프는 비열한 미소를 지으면서 슈네의 어깨를 감싼 손에 힘을 주었다.


슈네는 어리둥절하게 아세데프를 봤지만 아세데프는 내색 한 번 하지 않았다.


“이 아가씨를 직접 수도에 데려가 사례해 주기로 했네. 그런데 자네가 깨트렸으니까 자네에게서 그 돈을 받아야 하지 않겠나?”


슈네는 아세데프를 흘긋 보았다. 이 아저씨가 갑자기 입을 열더니 청산유수로 거짓말을 술술 뱉어내는 것이었다.


슈네는 자신을 안는 아세데프의 팔의 힘이 점점 세지는 것을 느꼈다. 청년은 아세데프의 말에 얼굴을 굉장히 찡그리더니 그들에게 눈짓을 했다.


아세데프는 안심하며 한숨을 쉬었다. 그래도 높은 관리를 어떻게 할 수 있을 만큼 그들에게 패기가 없었던 모양이었다. 그들은 길을 슬슬 터주었다.


아세데프는 얼른 그녀를 잡고 여유롭게 걸어갔다. 아세데프는 흘긋 뒤를 보았다. 그들이 분한 표정으로 그의 등을 노려보고 있었다.


“저 늙은이도 묻어.”


“뭐?”


갑작스러운 대장의 명령에 청년들이 움찔했다. 아세데프도 당황해서 뒤를 돌아보았다.


“묻으라니까!”


청년이 소리를 빽 지른다. 결국 눈치를 보던 몇 명이 소리를 지르며 달려들었다.


“자네 미쳤나!”


“소리 소문도 없이 묻으면 모를 거 아닙니까.”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그건 알아서 할 겁니다. 잘하면 아저씨의 재산도 받을 수 있겠죠.”


“그 멍청한 머리로?”


아세데프는 그들이 말하는 원대한 계획에 어이가 없었다.


아세데프의 죽음을 숨기고 돈을 챙길 만큼 똑똑해 보이지도 않던데.


아세데프는 얼른 슈네를 감싸고 눈을 질끈 감았다.


제일 무서운 사람은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내일도 미래도 없는 멍청한 사람이 무기를 들면 지금 당장 죽을 게 뻔했다.


퍽! 아세데프의 머리 위로 몽둥이가 떨어졌다. 슈네의 머리 위로 빨간 액체가 떨어졌다. 슈네는 깜짝 놀라며 위를 보았다. 아세데프의 이마에 피가 흐르고 있었다.


“아저씨 그만하고 도망쳐요!”


아세데프는 말이 없었다. 슈네는 아세데프의 품에서 나오려고 발버둥 쳤다. 자기 때문에 사람이 죽는 꼴은 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아세데프는 그녀를 놓지 않았다.


슈네는 아세데프를 보았다. 아세데프는 그녀의 시선을 느끼고 웃어 보였다.


“아저씨, 그만해요.”


“이 아저씨가 미쳤나!”


누군가가 발로 강하게 찼다. 몽둥이가 내려온다. 아세데프의 머리카락에 핏물이 들기 시작했다. 엉망이다. 슈네는 눈을 혼란스러웠다.


청년들은 더 신나게 그의 등 위로 발길질을 하기 시작했다. 아세데프는 이를 꽉 다물었다.


‘세상 말세다, 말세야!’


아세데프는 투덜거렸다.


여태껏 수 백 년 살았어도 이런 개념 없는 놈들은 없었던 것 같은데!


“아저씨, 그만하고 도망쳐요!”


슈네가 결국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아저씨, 그만해요! 아저씨 죽어요!”


그녀의 울음소리가 너덜너덜해진 아세데프의 몸에 막혀 웅웅거렸다.


“이런 독한 놈을 봤나. 어디 얼마나 맞아야··· 악!”


갑자기 한 청년이 발길질을 멈추고 고꾸라지고 말았다. 이에 나머지는 놀라 멈췄다.


“요즘 애새끼들은 겁도 없어!”


익숙하고 커다란 목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아세데프는 고개를 들었다.


그 앞에 청년 하나가 이마를 잡고 고꾸라졌다. 그의 곁에는 부서진 사과가 떨어져 있었다.


아세데프는 얼른 고개를 돌렸다. 누군가가 엄청난 속도로 다가왔다.


덩치가 큰 사내는 아세데프의 앞까지 달려와 제 허리춤에서 칼을 뽑았다. 저 흉흉한 분노, 똥 씹은 표정, 저 칼까지 사신이 따로 없었다.


그러면서도 저 익숙한 얼굴이라니.


‘크래미 이 녀석, 할 때는 하는 놈이잖아!’


백마 탄 왕자보다 훨씬 멋있어! 무기를 들고 오는 남자의 출현에 청년들은 얼른 뒤로 물러섰다.


그들도 무기를 들고 있었지만 칼을 보고 겁이 난 것이었다.


“저 놈이 칼 쓰기 전에 죽이면 되잖아! 기사가 일반인을 죽이면 처벌 받아! 무서워 하지마!”


대장의 말에 청년들은 움찔하다가 그에게 달려들었다.


아세데프는 한숨을 쉬었다. 크라셴이 표정 없이 검을 다시 집어넣은 것은 그들의 말이 무서운 게 아니었다.


크라셴 유이오페. 그 또한 미래도 없고 말도 안 통하는 미친놈이다.


왕자도 왕도 두렵지 않은 놈이 청년의 협박에 눈 깜짝할 리 없었다.


“죽어라!”


한 청년이 크라셴을 향해 몽둥이를 내리쳤다.


청년의 몽둥이를 순식간에 피한 크라셴은 청년의 턱에 주먹을 날렸다.


그들의 대장이 거품을 물며 기절하자, 청년들은 놀라 얼어붙었다.


“···하고 싶은 말은 다 했냐?”


너무나도 담백한 목소리였다.


아세데프는 웃음이 픽 나오려는 것을 참았다.


하긴 저런 시시한 시비로 화를 낸다면 크라셴은 왕성에서 진작 도망쳤을 것이다.


크라셴은 손을 털며 그들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한 청년의 몽둥이를 빼앗더니 무릎으로 콰직 부러뜨렸다.


“이 개같은 놈들이.”


크라셴은 으르렁거리면서 이를 드러냈다. 무기를 뺏겨 벌벌 떠는 청년의 손목을 잡아 땅에 내리 꽂았다.


“한꺼번에 덤벼! 아무리 장사라도 여럿은 못 이겨!”


누군가의 말에 나머지 베그먼들은 크라셴에게 달려들었다.


크라셴은 그저 얼굴을 찡그리더니 제일 먼저 다가오는 소년을 보았다.


“그래, 진작에 덤비지 그랬어.”


그는 달려드는 소년의 머리통을 잡더니 뒤이어 오는 청년에게 소년의 머리로 박치기를 했다.


둘이 떨어져 나가자 금방 세 명으로 줄어들었다.


크라셴은 그들이 떨어뜨린 몽둥이로 차근차근 해치워 나갔다. 결국 다들 끙끙 앓으며 울며 살려 달라고 빌기 시작했다.


“너희들 대체 뭐야? 비겁한 새끼들······. 진짜 죽으려고.”


“다, 당신이 이러고도 괜찮을 줄 알아? 선량한 시민을 때리면 어떻게 되는 줄 알아?”


“선량한 시민 좋아하네. 노약자를 저렇게 피떡으로 만들어 놓고 뭐라고?”


크라셴은 정말로 화난 얼굴이었다. 사실은 엄청 분노했던 모양이었다.


그답지 않게 그들의 말에 흥분해서 한마디도 지지 않고 소리쳤다. 크라셴은 성큼성큼 대장에게 다가가 몽둥이를 땅에 내리쳤다.


몽둥이가 두 동강이 나며 반토막이 튕겨 나갔다. 대장은 그 자리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한 명이라고 안심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올 줄은 생각도 못한 것이었다.


설마 소설에서나 볼 법하게 1 대 다수의 싸움에서 월등하게 이기는 싸움꾼을 볼 거라고 생각도 못했다.


이건 너무 뻔하잖아! 대장이 속으로 비명을 지르는 동안 크라셴은 그를 무시하고 아세데프에게 다가갔다. 아세데프는 한숨을 쉬고 그제야 슈네를 놓아 주었다.


“어딜 가면 간다고 해야 할 것 아냐! 거, 꼴좋다. 댁이 죽으면 내가 이러고 다닐 수 없잖아!”


“크래미······.”


“젠장, 저 놈들은 뭔데? 댁이 또 이상한 소리를 해서 그런 거 아냐?”


“크래미, 다시 봤네. 자네도 쓸모가 있구만.”


크라셴은 당황해서 눈을 깜빡거렸다. 아세데프가 이렇게 칭찬한 적이 있던가?


“약 먹었어? 갑자기 왜 그래?”


크라셴은 소름 돋는다고 생각하면서도 손을 뻗었다.


“헛소리하지 말고 일어나. 아니, 일어날 수는 있겠어? 머리가 깨졌는데.”


“이 정도는 괜찮네. 내가 맷집이 좋거든.”


“맷집이 좋은 사람이 저번에 그렇게 죽었어?”


“하하.”


아세데프는 한참 웃고는 일어나 슈네를 부축했다. 슈네는 비틀거리며 아세데프에게 기댔다. 아세데프는 한숨을 푹 쉬고 크라셴에게 그녀를 넘겼다.


“좀 업어 주게. 놀란 것 같으니까.”


“얜 또 왜 이래?”


“그런 사정이 있어서 그래.”


“엄청난 일이 벌어진 건 아니지? 난 감당 못 해.”


크라셴은 투덜거리며 자기가 던진 칼을 허리춤에 꽂고 슈네를 안아 올렸다.


슈네는 불안해하면서 크라셴의 옷깃을 꽉 잡았다.


“참, 크래미, 거울이 깨져버렸네.”


슈네를 안았던 크라셴의 팔이 크게 움찔거렸다.


크라셴은 눈을 크게 뜨면서 아세데프를 쏘아보았다.


“괜찮은 거야?”


크라셴의 경악하는 눈빛에도 아세데프는 어깨를 으쓱여 보일 뿐이었다.


“로지테일이 방법을 알겠지.”


“로지테일님? 그 분이 오셨어요?”


슈네는 로지테일의 이름을 듣고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로지테일의 말대로 슈네에게 거울을 준 건 그녀였던 것이다.


“그럼. 네 거울을 보러 온 것 같더구나.”


아세데프의 말에 슈네의 눈빛이 흔들렸다.


“로지테일님이 이 꼴을 본다면 분명히 실망할 거에요. 제가 이렇게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는 걸 안다면···.”


“로지테일은 그런 걸로 실망하지 않아. 만약 실망한다면 내가 변호해주마.”


아세데프의 다정한 말에도 슈네의 걱정스러운 표정은 사라지지 않았다.


“자기가 후원한 여자애가 이런 볼 것 없는 아이였다는 걸 알면···.”


“슈네, 이 곳은 네게 맞지 않은 것 뿐이야.”


“이런 곳에서도 뛰어나야 넓은 세상에서도 눈에 띄죠!”


“꼭 모두의 요구에 맞출 필요가 없어. 이 마을은 네 큰 그릇을 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곳이라고.”


“어째서 그렇게 말하는 거에요? 제게는 그런 특별한 건 없다고요.”


“슈네.”


“지금 이렇게 한가롭게 대화할 때가 아닌 것 같은데.”


잠자코 슈네를 안고 걷던 크라셴이 끼어들었다.


“한가롭다니! 이건 중요한 일이야!”


아세데프가 크라셴을 흘겨보자, 크라셴은 턱짓을 하면서 광장을 가리켰다.


크라셴의 시선에 광장 쪽을 보던 두 사람은 깜짝 놀라 입을 다물었다.


광장은 붉은 불길로 휩싸여 있었다.


작가의말

요즘 이사하느라고 바빠서 올리지 못했네요. 이사를 완전히 끝내면 이제 글 쓸 시간도 많이 날 것 같아요 ㅎㅎㅎ

아직은 이사 날짜만 잡아놨는데 얼른 이사 끝내고 싶네요.

재밌게 봐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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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3. Snow=White (22) 20.05.25 30 0 12쪽
136 2-03. Snow=White (21) 20.05.20 36 0 11쪽
135 2-03. Snow=White (20) 20.05.19 22 0 14쪽
134 2-03. Snow=White (19) 20.05.18 36 0 13쪽
133 2-03. Snow=White (18) 20.05.15 24 0 15쪽
132 2-03. Snow=White (17) 20.05.14 26 1 11쪽
131 2-03. Snow=White (16) 19.09.09 49 0 14쪽
130 2-03. Snow=White (15) 19.08.29 29 0 11쪽
129 2-03. Snow=White (14) 19.08.28 22 0 11쪽
128 2-03. Snow=White (13) 19.08.27 34 0 14쪽
127 2-03. Snow=White (12) 19.08.11 58 0 13쪽
126 2-03. Snow=White (11) 19.08.02 33 0 12쪽
125 2-03. Snow=White (10) 19.07.31 44 0 14쪽
124 2-03. Snow=White (9) 19.07.30 33 0 12쪽
123 2-03. Snow=White (8) 19.07.29 41 0 11쪽
122 2-03. Snow=White (7) 19.07.22 43 0 12쪽
121 2-03. Snow=White (6) +2 19.07.07 85 0 11쪽
120 2-03. Snow=White (5) 19.07.01 36 0 14쪽
119 2-03. Snow=White (4) 19.06.24 59 0 13쪽
118 2-03. Snow=White (3) 19.06.21 39 0 13쪽
117 2-03. Snow=White (2) 19.06.20 59 0 13쪽
116 2-03. Snow=White (1) 19.06.19 97 0 9쪽
115 2-02. 그 손이 놓친 것: Epilogue. 미다스의 황금손 19.06.18 51 0 14쪽
114 2-02. 그 손이 놓친 것 (10) 19.06.17 46 0 17쪽
113 2-02. 그 손이 놓친 것 (9) 19.06.14 47 0 10쪽
112 2-02. 그 손이 놓친 것 (8) 19.06.13 40 0 12쪽
111 2-02. 그 손이 놓친 것 (7) 19.06.12 63 0 9쪽
110 2-02. 그 손이 놓친 것 (6) 19.06.11 43 1 11쪽
109 2-02. 그 손이 놓친 것 (5) 19.06.10 39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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