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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비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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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비행멧돼지
작품등록일 :
2022.05.06 13:07
최근연재일 :
2023.02.26 09:52
연재수 :
263 회
조회수 :
52,418
추천수 :
1,111
글자수 :
1,318,896

작성
23.01.28 18:17
조회
94
추천
4
글자
10쪽

3부 19화 : 광고 시간

DUMMY

광고 시간이란 문구를 보자마자 눈앞이 흐려지나 싶더니 콕핏 안에서 눈을 떴다. 쉽게 열리는 뚜껑을 밀고 일어나니 미라도 옆에서.


광고 시간은 3분... 나와 미라는 콕핏에서 나와 각자 궁금한 걸 확인한다.


나는 지금 전세계에서 몇 명이나 보고 있는지, 미라는 효진이나 삼촌의 팔다리를 살피며 혹시라도 멍 같은 맞은 흔적이 남았나 살핀다.


미라가 궁금해하는 건 삼촌이 이야기해준다.


"모두 멀쩡해. 여기 누웠을 때 그대로야."


"다행이네요."


말로는 다행이라 하지만 심각한 표정. 삼촌과 학선이, 효진이가 긴장한다.


내가 궁금한 건 바깥의 스태프가 말해준다. 내 경우는 저쪽이 심각한 얼굴.


"추정 실시간 시청자... 1억 명 미만요."


"...고작요?"


주변이 워낙 조용해 삼촌이 내 쪽으로 고개 돌리는 소리가 들린다. 1억 명이 고작이라고? 하시는 얼굴이 보이는 것 같지만 내 시야는 앞을 향해있으니 기분일 뿐이겠지.


"예, 넘지 않아요."


어째서지... 그렇게나 홍보했는데. 시간대도 인구 많은 지역이 보기 좋게 맞춘 거고.


현명하진 않아도 기업을 운영하기는 한 사람들을 보고 자란 효진이가 탄식한다.


"돈 꽤 퍼부었는데 겨우 1억?"


학선이가 조심스럽게 묻고.


"적은 건가?"


효진이는 툴툴거린다.


"월드컵 결승이 10억을 넘으니까. 월드컵은 스타들도 나오고 결승까지 오는 드라마 빌드업 과정도 있고 하지만... 그래도 화제성은 충분했는데."


지금까지 나와 키브엘에 대해 대체 무엇이 사실인가에 대한 이야기는 한참 돌아다녔다. 인터넷에서 달아오른 만큼 관심이 모인 걸거라 생각했는데.


스태프는, 그러니까 방송 스태프로 위장한 학장님이 보낸 기계를 다루는 사람은... 답답한 심정인지 끓는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이럴 거란 예측도 있었고 그래도 3억 명 정도는 볼 거란 예측도 있었고 그랬죠."


달리 할 말이 없다. 나는 높은 안테나가 달린 기계의 녹색 등이 깜빡이는 걸 보며 화제를 돌린다.


"기계들은, 잘 작동하죠?"


"그럼요. 얼마나 준비해왔는데."


등 뒤에서 삼촌이 말해준다.


"광고 나가는 사이 전투 편집본 같은 게 짧은 영상으로 뿌려질 거다. 그러면 사람들이 볼 수도 있어."


"그렇죠, 남은 게 결정전 뿐이기도 하고."


나는 한숨이 나오는 걸 삼킨 후 미라에게 고개를 돌리고 말한다.


"미라, 그..."


"시간 끌면서, 화려하게."


"바로 그거."


"맡겨둬."


상대편과 연결된 인터폰이 울린다. 스피커 통화 버튼을 누르자 키브엘의 발랄한 목소리가 들린다.


"별로 안 보잖아? 돈도 안 되겠거든 이거. 룰을 좀 바꿀까?"


"지금?"


"<신화투영>쓰게 해 줄게. 대신 우리 라미로에게 <승자독식> 쓰게 해 줄래?"


나는 오른손으로 입 주변을 문지르며 고민한다.


이러면 우리가 저쪽의 한 명을 무조건 먼저 탈락시켜야한다. 미라나 내가 먼저 탈락하면 라미로의 <승자독식>이 발동될테니.


"광고 시간 30초 남았는데. 어떻게 하겠어?"


미라가 내 어깨를 두드린다음 날 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눈에 힘을 꽉 준 채.


"그렇게 하겠다."


"좋아, 라미로~! 저쪽이 좋대!"


인터폰이 끊기고, 남은 광고 시간 10초.


나는 <윈드라이딩>을 제외하고 <신화투영>을 보조 코어에 넣은 다음 콕피트에 눕는다. 덮개가 덮이고 나서야 참았던 한숨을 한번에 뱉어낸다.


화려하게 해보자.


눈을 뜨니 로라이마 산 정상. 키브엘과 라미로는 즐겁게, 가벼운 걸음으로 우리 쪽으로 천천히 걸어온다. 우리 쪽에선 내가 앞장서 걷고 미라가 목과 어깨를 풀며 따라 걷는다.


서로 공격이 닿을 거리가 되자 키브엘이 멈춘다. 라미로는 기세 좋게 더 걸어나오려다 흠칫하고는 뒤로 몇 걸음 물러나고.


키브엘은 아쉽다는 얼굴로 주변을 둘러본다.


"이 안이 다 가짜라서 사람들이 안 보는 걸까?"


아니 사실 시청자 수 1억명이 넘냐 안 넘냐도 대단한 거긴 한데... 그냥 모자랄 뿐.


"이유야 여러가지 있겠지."


키브엘이 얼굴에서 웃음을 거두고 혼잣말하듯 중얼거린다.


"서로에게 간절한 걸 걸고 정말로 죽이고 살렸다면 수억 명이 봤으려나."


평소와 좀 다른 목소리. 라미로도 들어본 적 없는지 눈을 꿈뻑이며 키브엘을 본다.


키브엘은 웃어버린 후 두 손을 깍지끼고 팔을 앞으로 뻗으며 푼다.


"잊어버려. 헛소리했네."


미라가 목검을 위에서 아래로 세게 내려치고 공기가 팽창하며 작은 폭발음을 낸다. 나도 준비해야지.


어떤 경우라도 라미로를 먼저 쓰러트려야하고, 시청률도 챙겨야한다. 갑자기 생각지도 못한 숙제가 생겼어.


라미로를 미라에게 맡기고 키브엘의 공격만 견제하는 게 목적이라면 파초선보다 좋은 게 없지만 그보다는 비슈누의 차크람 수다르사나.


라미로가 입을 떡 벌리고 날 본 다음 키브엘을 본다. 키브엘은 고개를 빠르게 두 번 끄덕인 다음 우리 쪽을 가리킨다... 라미로는 울상을 지으면서도 제자리에서 몇 번 뛰며 몸을 푼다. 참 재미있는 친구야.


"살살 할 거죠?"


"클라이막슨데?"


"그것도 그렇네."


여기 있는 네 명의 출력은 각각 30만. 라미로가 우리 중 한 명을 쓰러트리면 바로 60만대 90만의 싸움이 된다. 절대 탈락할 수 없지만, 이기는 방법은 공격 뿐.


누가 누굴 맡는 것은 없다. 나는 라미로를 겨누고 차크람을 날렸다가 다시 키브엘을 향해 날아가게 하고, 키브엘은 구름을 일으켜 눈보라를 부르고 번개를 쏟아붓는다. 라미로가 질색한다.


"키브엘, 키브엘! 나 맞을 뻔했어요!"


"안 맞아, 괜찮아."


"아니 저릿했다니까요!"


"괜찮대도."




안 그래도 다들 빠르게 움직이는데 번개가 시야를 가리니 좀 그렇네. <엔트로피>를 이용해서 최대한 나와 미라가 번개에 직격당하지 않도록 조절해야겠다.


미라는 발판을 만들고 그 발판이 미라를 튀어오르게 하는 식으로 움직이며 라미로의 머리를 노린다.


"흠!"


라미로는 주먹을 교차해 미라의 손목을 막고, 미라는 바로 몸을 웅크렸다가 내찌른다음 몸을 두 바퀴 돌려 빠르게 몸통과 다리를 연이어 노린다. 라미로는 한번 더 공격할 걸 생각 못 했는지 다리를 맞아 조금 비틀거리고 나는 그에 맞춰 수다르사나를 던지지만...


하늘에서 번개가 떨어져 수다르사나를 튕겨낸다. 아오, 진짜. 던질 때에도 <엔트로피>를 써먹어야하나?


눈보라가 치는 중에 바닥이 갈라지며 용암과 화염이 솟구친다. 미라는 바닥에서 몇 미터 올라가서 선 다음 어이없다는 얼굴을 하고, 나도 수다르사나를 밟고 올라서서 겨우 균형을 유지한 채 조금 감탄한다. 갑자기 안개가 확 생겨버리네.


"키브엘~! 어디로 가요 나! 나 어떻게 해요!"


"발판 만들어 줬잖아."


"전부 너무 멀거든요?"


키브엘은 라미로의 말을 상큼하게 무시하고 우리에게 말한다. 안개 탓에 목소리만 들린다.


"천천히 하자고. 너무 빨리 움직이면 카메라가 못 잡아."


미라가 입을 비죽인다. 그리고 안개가 한 점으로 모여서.... 얼어붙으며 커다란 창이 된다. 창끝에서는 냉기가, 자루의 끝에서는 열기가 피어오르는.


...


멋진데 저거.


키브엘은 창을 계속 돌려 안개를 좁은 곳에 피워올린다음 내 쪽을 공격해온다. 차크람과 창끝, 창의 자루가 계속 부딪친다. 시린 창날이, 이글거리는 자루 끝이, 닿으면 강하게 얼어붙는 안개 속에서.


새삼스럽지만...


나는 입모양을 최대한 숨기고 말한다.


"트리플S 랭크도 이 정도는 아닌데."


키브엘은 건조한 어조로 대답한다.


"규격 외라고 해둬."


찌르는 동작과 창대로 후려치는 동작도 잘 구별되지 않는다. 공격을 눈으로 쫓을 순 없으니 동작을 보고 다음 공격을 읽어내야 하는데 정말 어렵네. 나는 수다르사나로 공격을 막아내다 창끝이 고리 안으로 들어가게 한 후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왠지 뭔가 외쳐줘야 할 것 같은데... 그럴 필욘 없어도.


"하압!"


수다르사나가 빛을 내며 초고속으로 진동하고 키브엘이 만든 창이 두 쪽이 난다. 창끝이 땅에 떨어진 사이 다시 수다르사나를 잡고 강하게 던진다. 키브엘은 남은 창 부분으로 막으려 했지만 내가 겨냥한 곳은 그보다 훨씬 앞 발밑.


땅에 충격이 가해지며 바닥이 흔들리고 키브엘이 휘청인다. 발밑이 불안정한 건 나도 마찬가지지만, 되돌아오는 수다르사나를 잡고 넘어질 듯 회전을 실어 던진다.


창의 남은 부분도 두 쪽이 난다. 키브엘은 부러진 얼음 창대를 두 손에 들고 번갈아보며 곤란한 얼굴로 웃는다.


"못 막으면 끝장이란 기세로 던졌네?"


나는 웃음으로밖에 대답하지 못한다. 숨이 차거든.


아까 부러트린 창끝이 바닥의 냉기를 타고 키브엘에게 돌아가고, 세 개로 쪼개진 창은 얼음 안개로 이어진... 삼절곤이 된다. 저게 되네.


와중에 옆에서 큰 소리가 난다. 키브엘도 나도 그쪽을 보고, 미라가 자세가 무너진 라미로를 세게 내려치려고 한다.


키브엘이 손을 뻗고 미라와 라미로 사이에서 폭발이 일어난다. 미라는 어느 정도 예측했던 듯 물러나고 라미로가 꽥 하는 소리와 함께 나동그라진다.


키브엘은 날 보고 싱긋 웃은 다음 그쪽으로 가고, 라미로는 키브엘에게 뭐라고 호소하려다 날 가리키는 걸 보고 고개를 푹 숙인 후 내키지 않는 뜀걸음으로 내 쪽으로 온다...


나도 숨이 차고 라미로도 지친 기색. 라미로는 한숨을 길게 쉰 다음 내게 묻는다.


"저 분 사람 맞아요?"


"가끔 나도 궁금하더라고요."


"분명 같은 출력인데 말예요. 하, 나도 싸움 잘 하는데. 솔직히 링 위에서 져본 적 없는데."


"맨손으로 하면 좀 다르겠죠?"


라미로는 내가 들고 있는 수다르사나를 빤히 보다가 조심스레 묻는다.


"맨손으로...?"


좋지. 나는 수다르사나를 거둔 다음 양쪽 주먹을 번갈아 잡으며 뚜둑 소리를 낸다.


"그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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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 마지막화 : 너의 세상, 나의 세상 23.02.15 104 4 10쪽
259 3부 34화 : 하나의 끝은 다른 끝을 향하고 23.02.14 95 4 12쪽
258 3부 33화 : 미래의 방향 (끝) 23.02.13 100 4 10쪽
257 3부 32화 : 미래의 방향 (6) 23.02.11 95 4 11쪽
256 3부 31화 : 미래의 방향 (5) 23.02.11 120 4 10쪽
255 3부 30화 : 미래의 방향 (4) 23.02.10 98 4 11쪽
254 3부 29화 : 미래의 방향 (3) 23.02.08 101 4 11쪽
253 3부 28화 : 미래의 방향 (2) 23.02.07 95 4 10쪽
252 3부 27화 : 미래의 방향 (1) 23.02.05 98 4 13쪽
251 3부 26화 : 할머님과 막내 둘의 사정 23.02.04 99 4 11쪽
250 3부 25화 : 사람마다 다르고 23.02.03 97 4 10쪽
249 3부 24화 : 구원자 23.02.02 95 4 11쪽
248 3부 23화 : 다른 결말 23.02.01 108 4 10쪽
247 3부 22화 : 증명 (3) +2 23.01.31 122 4 10쪽
246 3부 21화 : 증명 (2) 23.01.29 92 4 9쪽
245 3부 20화 : 증명 (1) 23.01.28 98 4 10쪽
» 3부 19화 : 광고 시간 23.01.28 95 4 10쪽
243 3부 18화 : 개시 (8) 23.01.26 93 4 11쪽
242 3부 17화 : 개시 (7) 23.01.25 101 4 9쪽
241 3부 16화 : 개시 (6) +2 23.01.24 98 4 10쪽
240 3부 15화 : 개시 (4) 23.01.22 95 4 11쪽
239 3부 14화 : 개시 (3) +2 23.01.21 97 4 11쪽
238 3부 13화 : 개시 (2) 23.01.19 99 4 10쪽
237 3부 12화 : 개시 (1) 23.01.18 99 4 12쪽
236 3부 11화 : 나아가려면 믿어야 하고 23.01.17 88 4 11쪽
235 3부 10화 : 모든 준비가 끝나가고 23.01.16 93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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