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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비행장

좋은 스킬 잘 받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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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비행멧돼지
작품등록일 :
2022.05.06 13:07
최근연재일 :
2023.02.26 09:52
연재수 :
263 회
조회수 :
52,417
추천수 :
1,111
글자수 :
1,318,896

작성
23.01.25 20:40
조회
100
추천
4
글자
9쪽

3부 17화 : 개시 (7)

DUMMY

잊지 않을게요, 삼촌.


생각이 복잡해지네. 내가 아는 이전의 삼촌처럼 슬쩍 접근해 독을 담아 찌르고 물러나는 삼촌이었다면 결과가 좀 달랐을텐데.


하지만 삼촌도 효진이도 잘 판단해서 경유진을 탈락 직전까지 몰아붙였고 지금 프록시마는 우리를 사이에 두고 저쪽의 그룹과 떨어져있다.


여기서 우리가 상대의 한 명을 노린다면 당연히 경유진.


그런데 저쪽도 그걸 준비할 거란 말이지? 그렇다면.


"TG를 집중공격해보면 어떨까."


미라에게 하는 질문이다. 아까 TG와의 1:1 에서 미라는 분명히 우위였다. TG의 미소가 1부터 10까지 있다면 아까 미라와 겨룰 때 표정은 3이나 4정도.


미라는 계산이 빠르다. 나와 달리.


"효진이가 두 대만 맞추면."


"연달아서 경유진까지?"


"프록시마가 눈치채면 따라붙을 텐데, 그럼 좌우 한 쪽으로 몰려. 삼촌이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3:4의 분배에서 우세가 어렵고. 학선을 효진 옆에 두고 가는 대신 한 명에 집중하자."


지금부터 할 일은 돌파, 돌파의 주역은 항상 미라. 미라의 판단에 따른다.


숨길 생각 없이 최고 속도로 돌진, 금지구역이 지정되는 것에 맞춰 공격한다. 키브엘과 TG, 라미로 셋. 경유진은 몸을 숨겼는지 보이지 않지만 라미로가 우릴 보자마자 한 쪽을 돌아본다. 저게 페이크일까, 아니면 진짤까? 라미로는 머리가 빨리 돌아간단 말야.


미라가 먼저 라미로를 겨누고 공격. 당연히 라미로는 자신과 미라의 출력을 동시에 낮춘다. 나는 TG를 막아서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효진이가 공격한다.


키브엘이 고민하는 기색으로 뺨을 두 번 긁고는 발을 세게 딛자 연기가 피어오른다.


TG와 라미로가 있는데 독을 피울 리는 없으니 그냥 시야 차단용. 들이는 출력도 적을 거다. 하지만 이러면 저쪽도 효진이를 볼 수 없고, 나는 효진이에게 공격 신호를 줄 수 있지.


TG의 공격을 몇 번 막아낸다음 손에 돌을 쥐고 당겨 TG를 멈추게 한 다음, 그대로 <회전감옥>. TG가 재빨리 깨트려서 벗어나지만 효진이는 연기의 움직임을 보고 TG의 낙하위치를 알 수 있다.


땅에 내리자마자 정타로 한 대. 키브엘이 과연이라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거 어색하네. 나는 TG를 붙잡고 미라의 반대편 쪽으로 멀리 민다. 뒤에서는 라미로가 비명을 지른다.


"안 보여요! 누구 없어요! 대장? 누님?"


순간 잠깐 발을 멈췄다. 경유진이 가까이 있다... 나올까?


TG는 나에게 붙지 않고 키브엘이 내 앞을 가로막고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폭발을 몇 번 일으킨다. 아프진 않지만 눈이 부셔서 TG를 놓쳤어.


정말 화학계가 할 수 있는 건 다 하나...?


키브엘이 즐겁다는 얼굴로 말을 건다.


"셋이서 안 오고."


"프록시마가 생각과 행동이 빠르잖아. 그래서."


"뒤를 잡힐까봐... 과연."


라미로의 목소리가 더 멀리서 들린다.


"대장! 대장! 여기 바위요! 아까 그 바위!"


쿡쿡거리는 걸 보니 확실하다. 라미로를 고른 이유 중 싸우는 능력만 본 게 아니라 보고 있으면 재미있다는 게 반드시 있을 거야.


경유진이 뭘 깔아도 미라는 잠깐 동안은 영향받지 않는다. 어쨌든 여기서 키브엘에 막혀 TG를 놓치는 건 좀 그렇네.


"자..."


키브엘이 물질을 운용하기 시작한다. 하, 버겁단 말이지 이 사람. 같은 걸 백 년 넘게 반복해 온 인간을 상대하기 쉬우면 그게 더 이상하지만.


"간다."


눈이 말라버릴 것 같은 열기가 빛과 함께 쏟아지고... 그에 이어 냉기가 파도처럼 덮쳐온다!


이론적으로 화학계가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것, 초고온과 초저온의 연속 반복. 출력에서 조금만 밀리면 신체가 말 그대로 녹아버린다.


이런 걸 마음껏 하는 이유는 이 안이 결국 균열 안에 만든 가상의 모의 전투이기 때문이겠지.


페시디오와 출력이 비슷할 때 둘이 싸웠다면 이길 가능성은 아예 존재하지 않겠어.


대처 자체는 어렵지 않다. 화학계를 상대로 김승철의 <엔트로피>는 꽤 괜찮은 기술. 내 중심으로 운용되는 에너지를 조정해 피해를 줄인다.


"어라."


냉기가 땅을 타고 덮쳐오면 내 양옆으로, 열기가 직격해오면 위로 빠져나갈 길을 만든다. 기본적인 요령은 미라가 자기 주변을 뒤틀어 공격을 피하는 것과 같다.


친한 척 하기는 어색하지만, 한마디 해도 나쁠 것까진 없겠지.


"냉동한 거 급하게 해동하면 맛 버려."


"저런, 재미없는 농담인걸."


"맞아. 언짢으라고."


"안 통했거든, 안타깝게도."


꾸준히 몰아붙인다면 TG가 빠질 시간을 버는 것. 하지만...


"어, 어? 대장! 대장! 미드 미아! 아니 저, 그..."


키브엘이 라미로의 목소리가 들리는 쪽을 보고 아차 하는 표정으로 입을 조금 벌린다. 이 틈을 놓칠 수 없으니 나도 재빨리 자리를 벗어난다.


잘 막았다고 생각했지만 두 팔에 감각이 없네. 발끝에도.


키브엘이 나를 쫓나? 아니다. 그럼 저쪽에서는 TG와 경유진 중에 하나를 고른다면 경유진이란 이야기인가, 아니면 최후의 둘을 남길 때 한 명을 반드시 라미로로 한다는 판단인가.


어느 쪽이던 상황은 1분마다 다시 생각해야 한다.


연기에서 빠져나온다. TG와 라미로가 멀어진 사이 연기에 뭘 포함시키기라도 했는지 코가 찡하네. TG가 어디로 갔는지는 효진이가 알려준다. 프록시마가 학선이와 효진이를 공격할 수 있으니 여기서 투자한 만큼 얻어야 해.


효진이가 TG의 움직임을 방해하는 사이 접근해 몸으로 부닥친다. <스틸스킨>을 걸고. 이 정신없는 와중에 충격을 흡수해 솜 벽에 부딪친 기분인 건 정말 대단해.


하지만 TG다시 다시 몸을 바꾸는 것보다 이 상태에서 내가 붙잡은 후 메치는 게 더 빠르다! 어깨 양쪽이 땅에 닿고 손을 못 짚는 상황, 당연히 다시 튀어오르도록 몸을 바꾼다. 그리고 빨리 튀어올라 내 공격을 피하려면 위로 튀어오르는 방법 뿐.


여기서 사용할 게 석동현 아저씨의 <윈드라이딩>. <비행>은 금지되었지만 튀어오른 걸 쫓아가는 건 이걸로도 가능해.


이러면 TG는 나풀거리면서 효진이의 공격을 피할 수 없고, 내 공격에 대비해 몸을 굳히면 효진이에게 정타를 맞는다.


결말은 정해졌지, 선택은?


몸을 굳히는 거 보니 효진이에게 맞고 끝나는 걸로 정했구나, TG. 눈을 찡그린 채 웃으며 중얼거리듯 말한다.


"재밌었습니다."


"힘드네요, 이거."


TG가 뭐라고 말하러 입을 열었지만 효진이의 공격이 명중하며 이탈. 아까 김학균이 그랬던 것처럼 신호를 잘못 받은 TV화면 처럼 노이즈를 일으키고 사라진다.


망설일 시간 없다. 미라라면 키브엘이 자길 향해 달릴 때 이미 이탈했을 거고, 나는 이제 돌아가서 학선이와 효진이에 합류해야 한다.


이제 9분. 다음 금지구역이 정해지면 산꼭대기를 제외한 맵의 절반이 금지구역이 된다. 남은 인원은 양팀 넷씩.


우리 쪽에는 학선이가, 저쪽에는 경유진이 싸움을 피해야하고 미라와 프록시마가 따로 움직인다. 미라는 일찌감치 이탈했을 거고 키브엘은 미라를 쫓아가지 못해. 라미로를 혼자 둔 게 확인되면 내가 라미로를 공격할 거고 키브엘은 그걸 원하지 않는다.


반면 지금 우리에게 가장 안 좋은 상황은 프록시마가 학선이와 효진이를 동시에 잡아버리는 것.


원래 위치로 돌아오니 다행히 둘 다 공격받거나 하진 않은 듯하다. 그렇다면 그사이 프록시마가 포인트를 벌었겠어. 학선이는 내가 오자마자 준비한 말을 쏟아붓는다.


"금지구역은 저기 저 멀리서부터 산의 아래 왼쪽 사분면까지, 북쪽으로는 체스판처럼 엇갈렸어. 2분 뒤부터는 중앙의 테이블 산을 지나야 녹색 그룹장을 공격할 수 있고, 3분 뒤에는 이글스피릿을 공격할 시간이 1분밖에 남지 않아."


"녹색 그룹장하고 호위는 잡혔을지도 모르니 건너뛰자. 이글스피릿은 카딤이랑 같이 있어서 시간이 걸리고, 아예 북쪽으로 가로질러서 킬리 누님에게 가면 어때?"


효진이가 못 볼 걸 본다는 눈으로 날 보며 탓한다.


"야, 언니하고 싸우러 가자고? 정말로? 언니에게 공격을 퍼붓겠다고?"


"어... 이건, 시합이고... 그러니까..."


"내가 진짜 언니를 조준하고 쏴야 해...?"


"TG는 잘만 쐈잖아."


"에이, 할 말 없네. 알았어. 가자."


"그전에 프록시마의 위치를 확인하고."


학선이가 대신 대답한다.


"계속 보고 있었는데 잠잠해. 주변에 움직임이 없어."


"근처에 맴돌지도 않았다면 맵 중앙 테이블 부분을 넘어갔다는 이야기 아닐까?"


"아."


학선이가 미처 생각 못했다는 듯 고개를 절벽 위로 돌린다. 저 위에서 갑자기 공격해 내려왔다면 어려웠겠지. 그리고 그러지 않았다는 건,


"프록시마는 북쪽 포인트를 잡으러 갔다고 봐야겠어. 우리는 이미 녹색 그룹장을 빼앗겼거나 못 잡으니..."


어려운 결론이 나왔다. 그래도 할 수 없지.


"이글스피릿을 빨리 우리 포인트로 바꿔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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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9 3부 24화 : 구원자 23.02.02 95 4 11쪽
248 3부 23화 : 다른 결말 23.02.01 108 4 10쪽
247 3부 22화 : 증명 (3) +2 23.01.31 122 4 10쪽
246 3부 21화 : 증명 (2) 23.01.29 92 4 9쪽
245 3부 20화 : 증명 (1) 23.01.28 98 4 10쪽
244 3부 19화 : 광고 시간 23.01.28 94 4 10쪽
243 3부 18화 : 개시 (8) 23.01.26 93 4 11쪽
» 3부 17화 : 개시 (7) 23.01.25 101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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