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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비행장

좋은 스킬 잘 받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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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비행멧돼지
작품등록일 :
2022.05.06 13:07
최근연재일 :
2023.02.26 09:52
연재수 :
263 회
조회수 :
52,436
추천수 :
1,111
글자수 :
1,318,896

작성
23.01.21 01:08
조회
97
추천
4
글자
11쪽

3부 14화 : 개시 (3)

DUMMY

경기 시간은 4분을 넘었다. 상대의 중앙은 프록시마였고 키브엘과 교대했지.


상대편이 라미로를 양옆 끝으로 보냈을 리는 없다. 라미로는 우리 쪽 효진이처럼 혼자 있을 때 먼저 공격받아서 좋을 게 없으니까.


프록시마가 중앙, 키브엘이 가까운 오른쪽에서 접근해왔으니 상대의 왼쪽 가운데가 라미로였을 거고.


그럼 경유진과 TG가 양쪽 끝이었다는 말. 그런데 TG가 자기 팀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소리는 내가 이쪽으로 올 수록 멀어졌다.


그렇다면 이쪽에는 경유진이 왔다는 의미. 학선이를 왼쪽으로 보내길 잘했다. 처음부터 경유진을 마주쳐서 피해다니면 손해니까.


이쪽에 김학균이 있는 건 경유진 입장에서 유쾌한 일은 아니지만 애초에 별로 중요한 놈도 아니고...


하 김학균 놈 안 끼길 바랬는데 몸 움직이는 게 날쌔고 팔다리가 길어서 화면에 잡히기 좋은 놈이다보니 결국.


그래도 일찍 탈락하는 역할을 받아서 그렇게 강하게 설정되어 있지 않고 잡기 좋은 위치에 있다. 확인하러 와보니 멀쩡히 살아있네. 경유진은 다른 그룹을 노리러 갔나보다.


자, 게임과 관련없는 잡담은 얼마든지 해도 된다고 했으니 말을 좀 걸까. 이 안의 대화는 방송이나 관객에게 전달되지 않게 되어있으니.


"오랜만이다. 학균아."


김학균은 똥씹은 얼굴...


"형이 마고였다면서요?"


"그거 알려진 지 꽤 됐는데 그사이 널 한 번도 못 봤네."


"마고가 죽은 게 아니라 다행이지만... 여장이 취미예요?"


"그건 아닌데 사정이 있어서. 시간없으니 싸우면서 이야기해도 되지?"


"잠깐, 형 잠깐 잠깐..."


"일찍 나가서 구경해. 방송에 잘 나오게 해줄게."


이렇게 말하면 악을 쓸 놈이지. 애초에 성깔도 좀 더럽고 너는. 열심히 덤벼라.


각 그룹장이 아니면 엔피씨 역할 맡은 사람들은 심심하잖아. 방송에서 좋은 그림 뽑아내고 일찌감치 나가 있는 게 낫지.


학균이는 내 공격을 받아내고 공격도 하면서 빠르게 말을 쏟아낸다. 급하게.


"아니 그래서 형 내가 한국에서 개판치는 놈들 때려잡는 사이 형은 세계를 다 돌아다녔더라고요? 대단한 사람들하고 같이 움직이고 막, 이글스피릿이 형 따라다니고? 미국이랑 편 먹었다가 싸웠다가 또 편먹고 대체 뭐예요?"


"부러웠구나. 그래."


"아 좀 살살! 살살! 기분은 아프거든요! 그래서 형은 뭐예요, 선택받았어요? 왜? 누구한테? 살살 때리라니까요!"


"아무리 우리 말이 안 들린대도 너무 막 물어보는 거 아니냐. 다 끝나면 알지 않겠냐?"


"궁금하잖아요! 난 그거 물어보러 왔는데!"


"다행이네. 경유진 누님 있어서 온 건 아니란 말이지?"


말이 없네.


꿈은 빨리 깨라. 너와 맞는 사람 찾아서 가. 경유진은 아니야.


<시간 왜곡>과 <스틸스킨>둘만 유지하고 있으면 내가 이 녀석을 잡는 건 어렵지 않다.


신경쓰이는 건 이제 전투를 벌였으니 경유진이 내 위치를 알 거라는 것. 좀 무리해서 빨리 끝내는 게 좋다.


학균이의 남은 체력은 대충 30%. 맞으면서도 악을 쓰지만 아무래도 쉽게 잡히는 역할을 부여받았다보니...


어라?


"어?"


너도 놀라냐?


학균이가 빨라졌다. 내 공격도 더 잘 피하고. <시간 왜곡>을 걸고 있는데.


"어, 어?"


어리둥절 하면서도 공격 매운 거 보게.


공격을 몇번 더 꽂아넣었지만 계속 매섭게 움직인다. 이거 조금만 늦게 왔어도 일이 꼬일 뻔했네. 김학균 체력 얼마 안 남았으니 빨리 끝내자.


일단 <스틸스킨>을 <세이프하우스>로 바꾸고. 자, 김학균은 맨손이고 휘두르는 공격을 잘 못 하니까 최대한 적게 움직이면서 반격 좀 넣고...


"고생 많았다."


"형 나중에 다 설명해주기에요!"


낮은 자세로 접근해 위로 한껏 뻗어 올려찬다. 그 상태로 김학균의 남은 체력은 0, 이 안의 학균이는 해제되고 저기 콕핏에서 깨어나겠지.


공중에 뜬 상태로 정지한 후 노이즈가 걸린 것처럼 지직거리다 사라진다. 얻은 포인트는 4500... 우리 팀 전부에게 그만큼의 출력이 더해진다.


그건 그렇고 경유진이 여기가 보이는 곳에 있다는 말인데, 가까이 있지는 않을테고.


효진이에게서 폭죽은 없고, 손목을 보면 우리 팀은 전부 생존해있다.


경유진을 미리 탈락시켜서 나쁠 건 없으니 찾아보는 게 맞지만, 라미로의 위치를 내가 아직 모른단 말이지... 경유진과 라미로가 같이 있으면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어.


나는 풀밭을 벗어나 숲 구역으로 갔다. 어쨌든 최대한 몸을 숨기고 주변을 보기 위해. 효진이 쪽에서 연락용 폭죽이 피어오르나도 보고.


잠시 기다리고 있으니 효진이가 쏴올린 폭죽이, 그에 멀지 않은 곳에서 TG가 자기 팔이라도 때렸는지 길고 짧은 게 확실한 소리가 몇 번 반복된다. 거리를 생각하면 TG가 소리를 낸 것이 먼저, 효진이가 그에 맞춰 신호를 쏜 거다.


효진이의 신호 의미는 적 포착, 삼촌이 접근 중, 지원이 필요.


경유진이 이쪽에 있는 건 분명하니 삼촌이 먼저 공격한다면 라미로. 학선이가 지원 갈 테고, 좋아. 이건 잘 됐다.


나도 숲에서 나와 경유진을 찾는다. 비선공으로 설정된 엔피씨 한 명이 날 보고 기대에 찬 눈빛을 보내다가 내가 손을 흔들며 지나가니 실망해버린다. 손은 마주 흔들어주지만.


찾기는 하는데 좀 막막하네. 경유진을 빨리 탈락시키려면 효진이가 필요한데 효진이는 지금 라미로 쪽에 집중할테고.


아까 위치에서 몸을 숨긴 채 김학균을 지목해 <펌핑>을 사용하려면 테이블 산 부분의 기슭 아래일 가능성이 크다. 거기에 녹색 그룹 엔피씨도 하나 잡아서 포인트를 얻을 수 있는 위치였으니까.


경유진을 찾는 중에 하늘에 떠있는 시계가 5분을 가리키고, 금지구역이 예고되고... 지금 내가 있는 곳이 지정된다. 흠... 여기서 더 앞으로 나갔다가 1분 내로 돌아오지 못하면 상대에 가까운 채 고립되게 생겼는데.


다시 효진이의 폭죽이 올라온다. 효진이가 공중으로 솟아오르는 위치는 다르게 조정하긴 하지만 저렇게 여러 번 썼으면 이제 상대도 위치를 알겠지.


시간은 1분, 나는 돌아오면서 아까 마주치고 인사를 나눈 엔피씨를 냅다 공격한다.


...뭔가 기분이 이상하네.


수염을 멋지게 기른 사람은 약간 서툰 영어로 말을 걸어온다. 응원하고 있다, 팬이다, 그래도 사실은 키브엘 팀이 이겼으면 좋겠다, 당신이 싫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뭐 그런. 나도 이런저런 좋은 이야기 나눈 다음 상대의 체력을 0으로 마무리하고 빠르게 자리를 벗어난다.


꽤 대놓고 공격했는데 경유진이 가세하지 않았단 말이지. 그러면 금지구역 안에서 좀 안전한 곳을 찾기 어려웠다는 이야기. 어, 그러면... 아까 그 기슭이 아니라 저기 굴곡진 초원 건너편인가?


상황을 확인하고 아군을 도우러 가냐, 여기서 경유진을 탈락시키냐...


당연히 후자다. 공격을 가자.


우리 쪽에서 한 명 잃어도 그게 학선이나 미라는 아닐테니 경유진과 1:1 교환해서 나쁠 것이 없다. 미안해요 삼촌, 효진아.


예상한 위치에 있었고, 마냥 숨어있어서 좋을 건 없다고 생각했는지 마주 공격해온다. 약간 의외기는 해.


키브엘이 경유진을 스카웃한 게 조금 의외인 게 이 사람이 재미있는 사람이 아닌 것도 있지만 같은 화학계라는 부분. 키브엘이야 각 계열의 한계를 벗어나있긴 하지만 처음부터 이런 판을 벌일 거면 경유진과 역할이 좀 겹치지 않나? 싶고.


모르지 뭐, 라미로와 경유진이 페어가 잘 맞으니 그걸 노렸을수도 있고. 연습 중에 경유진-라미로 둘이 고립된 한 명을 노리면 속수무책이었다. 거의 아무 반격도 못 하고 탈락만 하는 수준으로.


경유진은 <안전지대>를 자기를 중심으로 넓게 깐다. 저 안에 들어가면 스트레스가 확 쌓여서 판단이 성급해지고 초조하며 불안해하며 아마도 건강까지 나빠진다.


경유진이 저걸로 농성하고 버티는 놈들의 능력을 확 낮추면 김학균이 뛰어들어가 정리했다던데. 일단 주변의 돌을 하나 집은 다음 내가 유일하게 가져온 원거리 공격, 송골매의 <판결>을 실어 던진다.


끙... 역시 아무거나 던져서 제대로 된 위력을 내기는 무리인가? 투사계처럼 쓰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조작계라서.


<세이프하우스>를 걸고 저 안으로 들어가냐, 아니면 여기서 발만 묶어두고 다른 지원을 여기로 유인하느냐.


생각하는 중에도 잠깐씩 멍해지려고 한다. 아이고야. 저 사람과 내 거리가 지금 200미터는 떨어져있는데...


<호르모니아>를 안 써도 이 정도. 고산지대라 산소가 좀 적어서 별 거 없이 손을 쓸 수 있는 건가.


어디 보자... 지금 내 뒤에서 벌어지는 일을 생각해보면, 라미로를 포착하고 학선이가 사전에 정한 대로 이동.


TG가 라미로에 합류하고 효진이가 지원할 거다. 효진이의 위치가 드러났으니 키브엘이 나서고 삼촌이 막거나, 프록시마가 나서서 미라가 막거나. 효진이에게 둘이 공격을 갔는지 한 명만 갔는지가 관건.


금지구역은 맵이 사각형이라고 했을 때 오른쪽 아래와 왼쪽 위, 우리 편 시작지점 바로 옆.


그러면, 공격이 수월하지 않더라도 지금 경유진과 전투를 벌이는 게 우리에게 더 나은 선택이다. <세이프하우스>를 걸고 들어가자.


햐, 공기부터가 맵네. 최대한으로 상쇄시키고 있는데도 벌써 몸이 반응한다.


"진짜 오네. 괜찮아요?"


기술을 걸고 있는 사람이 할 말이 아닌데.


"견딜만해요."


"거 참."


아무래도 맨손 전투는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 도구를 가지고있다. 경유진의 캐릭터에 맞는 좋은 것. 연금술 같은 데 사용될 것 같은 플라스크.


경유진은 플라스크 입구를 손바닥으로 막았다가 그 안에서 뭔가를 꺼내듯 잡아당기고, 불길이 그 안에서 쏟아져나와 내 눈앞을 가로막는다.


뜨겁거나 아프진 않지만 주변이 잘 안 보이고 더 불안해진다... 내가 멈칫거리는 사이, 경유진은 언제 내 뒤로 돌았는지 플라스크의 입구를 나에게 향하고 폭발이 일어난다!


세게 맞았네. 서로 안 보이는 건 마찬가지, 나는 다시 돌을 하나 집어들고 플라스크를 노리고 <판결>을 던지... 지만, 미리 반응하고 피한 거 보니 이 안에서는 내가 뭘 해도 경유진에겐 잘 보이나보다.


불길 속에서 살짝 웃고 있는 거 좀 어울리네... 즐거워보여서 다행이야.


수월한 상황은 아니지만 지금까지의 정보로는 이 상황을 유지하는 게 맞다. 나는 내 남은 체력을 확인하고... <시간 왜곡>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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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 마지막화 : 너의 세상, 나의 세상 23.02.15 105 4 10쪽
259 3부 34화 : 하나의 끝은 다른 끝을 향하고 23.02.14 95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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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 3부 31화 : 미래의 방향 (5) 23.02.11 120 4 10쪽
255 3부 30화 : 미래의 방향 (4) 23.02.10 99 4 11쪽
254 3부 29화 : 미래의 방향 (3) 23.02.08 101 4 11쪽
253 3부 28화 : 미래의 방향 (2) 23.02.07 96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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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 3부 25화 : 사람마다 다르고 23.02.03 98 4 10쪽
249 3부 24화 : 구원자 23.02.02 96 4 11쪽
248 3부 23화 : 다른 결말 23.02.01 108 4 10쪽
247 3부 22화 : 증명 (3) +2 23.01.31 122 4 10쪽
246 3부 21화 : 증명 (2) 23.01.29 92 4 9쪽
245 3부 20화 : 증명 (1) 23.01.28 99 4 10쪽
244 3부 19화 : 광고 시간 23.01.28 95 4 10쪽
243 3부 18화 : 개시 (8) 23.01.26 94 4 11쪽
242 3부 17화 : 개시 (7) 23.01.25 101 4 9쪽
241 3부 16화 : 개시 (6) +2 23.01.24 99 4 10쪽
240 3부 15화 : 개시 (4) 23.01.22 96 4 11쪽
» 3부 14화 : 개시 (3) +2 23.01.21 98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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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5 3부 10화 : 모든 준비가 끝나가고 23.01.16 94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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