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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련하 님의 서재입니다.

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완결

설련하
그림/삽화
설련하
작품등록일 :
2021.06.28 08:42
최근연재일 :
2022.10.17 08:20
연재수 :
290 회
조회수 :
378,218
추천수 :
7,321
글자수 :
2,467,752

작성
22.10.13 08:47
조회
1,051
추천
8
글자
19쪽

286화. 새로운 수행(修行)

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DUMMY

쥬맥이 마도식을 계산함과 동시에 두 손을 둥글게 모아서 앞으로 천천히 내밀었다. 그러자 무언가 어른거리는 손!


“환계(幻界)의 심마겁(心魔怯)!”


외침과 함께 손으로부터 날카롭게 공기를 찢는 소리가 주변에 울려 퍼진다.


파파파밧!


그러자 순식간에 진법의 기점 수십 군데에서 마력으로 이루어진 검은 기둥이 하늘로 20장 가까이 치솟았다.


바로 법술 신통의 보조를 받은 마도 환상진(幻像陣)이 먼저 만들어진 것!


진법의 크기는 영력과 능력에 따라서 키우거나 줄일 수 있는 것인데, 쥬맥은 결계 안에서 펼치기 때문에 일단 최소화하여 30장의 크기로 시전 했다.


그 안에 환상진이 형성되자 온갖 악귀와 나찰들이 나타나서 섬뜩한 원성을 내지르며 날카로운 손톱으로 후비고 덤빈다. 마치 꼭 실체처럼 말이다!


만약 적이 공격을 하려고 하면 악귀와 나찰들이 자신의 사랑했던 사람이나 부모 형제 또는 아내나 자식 같은 모습으로 변하여 눈물로 호소한다.


마음이 약해진 순간 바로 심마(心魔)가 찾아 들어 정신을 공격하는데···, 정신이 약한 존재들은 미쳐서 날뛰다가 기진하여 죽게 된다.

그리고 혹시 심마를 이겨 낸 자라 해도 환상진을 벗어나지 못해서 악귀(惡鬼)나 나찰(羅刹)들과 싸우다가 쓰러지기 십상이다.


생각했던 것처럼 제대로 시전이 되었는지 살피던 쥬맥이 만족한 미소를 지으며 환계의 심마겁을 거두었다. 이어서 다른 12성 마법을 펼친다.


“윤회(輪廻)의 계도(戒刀)!”


이번에는 기검화한 백호제마검을 계도로 변환하여 좌우로 천천히 밀었다.


그러자 앞쪽의 30장 범위가 마력에 의해서 흙먼지가 뿌옇게 일며 시간이 빠르게 거꾸로 흐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적이 도망가지 못하게 법술 신통의 미로진(迷路陣)이 보조한다. 이에 갑자기 주변 환경이 바뀌면서 방향을 종잡을 수 없는 진이 형성되었다.


미로진 속에 빠지면 길을 잃고 헤매게 되는데, 미로진 가운데에 한 마리의 토끼를 가져다 놓고 마법을 걸었다.


그러자 ‘윤회의 계도’ 마법 때문에 시간이 빠르게 거꾸로 흘러가더니 나중에는 토끼의 전생으로 넘어간다.


토끼가 점점 작아지다가 어미의 뱃속으로 들어가고···, 이어서 전생인 길다란 구렁이로 바뀌었는데······.


시간이 더 흐르자 구렁이 새끼가 알로 변해 어미의 뱃속으로 들어갔다가 이번에는 전전생의 모습이 나타난다.


키가 조그만 소인족 노인이 나타났고···, 보물에 눈이 어두워서 가면을 쓰고 친구의 등에 칼을 꽂고 있었다.


소인족의 노인도 점점 더 젊어지더니 흰머리가 검은 머리가 되고 주름살이 펴진 뒤에, 키가 더 작아지면서 애가 되어 어머니의 뱃속으로 사라졌다.


윤회의 계도는 이처럼 미로진 속에서 강력한 적이 현재보다 훨씬 약한 전생이나 전전생 등, 윤회 속에서 약할 때를 찾아 계도로 벌을 내려 단칼에 죽이는 무서운 마법이었다.


과거나 전생 등 아직 힘을 얻지 못했을 때를 찾아서 죽이면, 현생과 이어지는 윤회의 고리가 끊겨서 흔적 없이 사라지는 것이다.

쥬맥은 토끼를 죽이지 않았지만 마법의 실상을 보고 고개를 슬슬 흔들었다.


만약 적이 자신의 윤회 속으로 들어가서 자신이 가장 약할 때를 찾아 단칼에 죽인다고 생각해 보라!


생각할수록 참으로 끔찍하지 않은가?


그래도 강력한 마귀나 마신(魔神)을 처리할 때는 이런 강력한 12성 마법이 필요하다. 마법만으로는 제대로 효과를 낼 수 없으니 비록 법술이 보조를 하지만 말이다.


물론 이 마법도 상대가 자신보다 월등한 법력을 가졌거나 더 높은 경지에 이른 경우에는 당연히 통하지 않는다.


윤회의 계도를 시험한 쥬맥이 이번에는 조금 위험한 마법을 시전해 보기로 했다. 그 준비물로는 근처에서 직경이 3장 정도 되는 크고 단단한 대리석 재질의 바위를 가져다가 진법(陣法)의 중앙에 놓았다.


그리고 그 바위를 향해서 무영창으로 우장을 번개처럼 내지른다.


‘천신(天神)의 분노(忿怒)!’


그러자 주변 30장이 법술 신통에 의해 아무것도 빠져나가지 못하는 초열지옥(焦熱地獄)으로 변해 버렸고······,


마력에 의해서 바위가 밀가루처럼 곱게 부서지더니 거세게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한 줌의 재가 되어 사라진다.


사실 이 마법은 선계의 고위 신선들도 잘 사용하지 않는 것인데······.


영력(靈力)이 충분한 존재는 도저히 구원이 불가능한 행성이나 항성계(恒星系)를 통째로 날려서 먼지로 만들어 버리는 악마 같은 마법이다. 별이 통째로 사라지니 그 안에서 살아가는 생명들이야 어찌 살아남을 수 있으리.


물론 그 정도의 위력을 내려면 그만한 영력이 뒷받침되어야 하겠지만······.


쥬맥은 3장이 넘는 바위가 먼지가 되어 초열 지옥에서 타오르는 것만 해도 그 위력에 설레설레 머리를 흔들었다.


그런데 이번에 시전해 볼 마법은 기대가 큰지 얼굴에 웃음이 한가득이다.


불타 사라진 바위가 있던 곳을 향하여 느긋하게 마도식을 계산하며 두 손을 활짝 벌려서 천천히 동그라미를 그리더니···, 앞으로 힘차게 내밀었다.


“팔계(八界)의 신주(神珠)!”


그러면서 두 손으로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잡아서 다시 끌어당겨 가슴에 모으더니···, 앞을 향해 손바닥을 펴고 여러 개의 작은 동그라미를 그렸다.


그러자 작은 동그라미에서 푸른색 광채가 일어나 앞으로 곧장 뻗어 나간다. 그러면서 주변 30장이 성스러운 기운을 풍기는 서광으로 가득 찼다.


보기만 해도 자신도 모르게 절로 고개가 숙여지고 오염된 마음속의 모든 것이 깨끗이 씻겨 나가니 결코 속세의 기운이 아니리라.

이번에는 손을 합장하니 그곳에서 성스러운 기운이 뭉쳐 주먹만 한 진주 같은 구슬이 생겨 점점 덩치를 키웠다.


이어지는 가벼운 손짓에 날아간 구슬은 먼젓번 바위가 있던 자리에 떨어지면서, 바라보기 힘들 만큼 찬란한 광명의 빛이 명멸(明滅)했다.


그 가운데 시간이 거꾸로 흐르더니 점차 주변의 먼지가 모아져서 처음과 같은 바위의 형상을 갖추었는데······.


자세히 보니 처음의 모습 그대로였다!


“오! 과연 천신의 축복이로다!”


다른 때와 달리 그것을 바라보는 쥬맥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목숨을 앗아가는 잔인한 수법들에 이것을 어찌 비할 수 있겠는가?


즉 이 ‘팔계의 신주’라는 12성 마법은 파괴된 어떠한 것도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리는 역천(逆天)의 술법(術法)이 가미된 마법인 것!


비록 역천의 마법이라 하나 그 안에는 죽이기보다 살리고자 하는 자비가 깃들어 있으니 천신의 축복이다.


생명을 죽이고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원래대로 되살리는 것이니 쥬맥은 매우 기분이 좋아서 늙은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었다.


“좋아! 그래, 정말 좋은 거야. 하하하하! 이제 마지막 남은 것도 해 봐야지.”


이제 남은 것은 12성 마법 중에서 가장 어렵다는 것이다. 어떻게 그 마법이 성공했다고 증명할 것인지 방법이 막연(漠然)했는데······.


그때 근처의 계곡에서 짐승 두 마리가 거칠게 싸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쥬맥은 마침 잘 되었다 싶어서 얼른 달려가, 싸우고 있는 짐승들이 모르게 환술로 주변을 감싼 뒤 시전할 진법의 중앙에 가져다 놓았다.


동물들은 옛날의 점박이를 빼닮은 우르표범 종류인데, 아마 영역 문제를 놓고 수컷 두 마리가 다투는 모양이다.


거친 포효 소리,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으로 상대를 공격하며 둘이 사납게 싸우고 있었다. 피를 철철 흘리며······.


꼭 철천지원수처럼 말이다.


그것을 바라보던 쥬맥이 은신술로 숨어서 마도식을 외우며 두 손을 합장했다가 쌍장을 천천히 앞으로 밀어 냈다.


“천신(天神)의 사랑!”


그러자 두 손바닥에서 우윳빛 광채가 퍼져 나가며 주변 30장에 걸쳐 기(氣)의 영역(領域)을 구축했는데······.


그 안에서 하늘의 음악 소리가 울려퍼지며 천지자연의 영기가 오색구름처럼 몰려들고 음양이 조화를 이루었다.


이어서 팔괘의 형상이 허공 중에 흐릿하게 나타나 서로 뒤틀리며 64계로 변화하는 가운데, 5행의 기운이 음양과 조화를 이루며 25행으로 변화한다.


그러면서 그 기운이 거칠게 싸우고 있는 두 짐승을 감싸기 시작했고···, 시간이 흐르며 머릿속으로 스며들었다.


그러자 악을 쓰며 싸우고 있던 표범 두 마리가 천천히 앙칼진 소리를 줄이더니 점점 조용해지는 것이 아닌가?


그러더니 두 마리가 서로 등을 지고 돌아앉아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상대를 흘끔거리다가 다시 마주 보며 서로의 상처를 핥아 주면서 화해를 한다.


이에 주변에 모여든 모든 기운이 서서히 사라지고 두 마리 짐승은 서로 꼬리를 흔들며 함께 뛰어놀았다.


그 모습을 보고 흐뭇한 쥬맥이 결계를 해제하고 외부 진법의 문을 열어 주자 그곳을 통해 나란히 달려나간다.


“허허, 그놈들 참!”


천신의 사랑은 12성 마법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마법이라고 했다. 능력에 따라 수십 만에서 수백 만의 종족 간 전쟁도 화해(和解)와 용서(容恕)로 분노를 잠재우고, 서로를 사랑하게 만드니 이 얼마나 위대한 마법인가?


물론 쥬맥의 능력이 어느 정도 범위까지 가능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중요한 것은 그 능력이 노력에 따라서 계속 커 간다는 사실이다. 언젠가 종족 간의 거대한 전쟁도 잠재울 만큼.


“마법은 끝났고···, 둔술을 해 볼까?”


마법의 수련을 마친 쥬맥이 이제는 여러 가지 둔술을 펼치기 시작했다.


공간의 결을 타고 이동하는 공둔술(空遁術), 거리를 종이 접듯이 줄여서 날아가는 축둔술(縮遁術), 수천 장 땅속으로 보이지 않게 이동하는 지둔술(地遁術)······.


바람을 타고 사라지는 풍둔술(風遁術), 초열의 불꽃 속에서도 불꽃으로 변해 용암 속에서도 번개처럼 날아가는 화둔술(火遁術)이 있다.


그리고 수천 장 깊은 바다에서도 물과 동화되어 나아가는 수둔술(水遁術), 강력한 적으로부터 화급히 도망갈 때 사용하는 포둔술(逋遁術)······.


거대한 괴물의 육체로 파고들어서 급소를 공격할 때 펼치는 혈둔술(血遁術), 기로 진체(眞體)를 이룬 거대 영체를 파괴할 때 사용하는 기둔술(氣遁術)까지.


그 하나하나를 점검하고 수련했다.


이미 익힌 것이지만 경지를 더 끌어올리고 있는 것인데, 마땅한 대상물이 없는 경우에는 마법을 수련할 때처럼 대체물을 가상의 적으로 가져다 놓고 수련을 했다.


둔술 중에 가장 힘든 것은 혈둔술(血遁術)과 기둔술(氣遁術)이었다.


혈둔술은 그 자체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혈둔술을 펼치기 위해서는 강력한 방어막과 같은 괴물의 갑각(甲殼)을 뚫고 들어가야 가능한데······.


그만큼 강력한 무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니 무인 출신이 아니면, 무인이라도 선신급의 경지가 아니면 매우 익히기가 어려운 둔술(遁術)이다.


기둔술은 대부분의 영체가 발현하는 호신강기의 막을 뚫고 진입해야 하는데···, 호신강기를 뚫기 위해서는 송곳처럼 자신의 영력을 한 점에 모아야 강력한 호신막을 뚫을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영체는 진기로 이루어진 몸이기 때문에 자신의 영체 내부에 법력을 자유자재(自由自在)로 이동하여 흘리면서 내부 공격이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영체를 압축하여 더욱 강한 기체, 즉 강기로 만든다.


그런 다음 강기(罡氣)를 송곳처럼 앞을 뾰족하게 다듬고 회전시켜서 상대의 기를 뚫고 빠르게 전진하여, 단숨에 급소를 파괴해야 하는 것이고···.


잘못 펼치면 적의 몸속에서 붙잡혀 한 줌의 혈수로 녹아 버리니 적에게 한 첩의 보약이 되어 줄 뿐이다!


둔술을 하나씩 되뇌이며 쥬맥의 몸이 사라져서 한 점의 빛이 되었다가 땅속으로 사라지고, 다시 근처에 있는 큰 하천의 물속으로 사라지기도 하였다.


“하하하하! 둔술도 익혀 두니 무척 재미있구나. 특히 마계나 요계에 갔을 때 위험이 닥치면 요긴하게 쓰이겠어. 시간이 나는 대로 더 연습을 해야겠군.

어디 이제 무공도 하나씩 연습해 볼까? 그래도 내가 명색이 무인인데···.”


둔술을 수련한 쥬맥이 이제는 그동안 자신이 익히고 창안한 모든 무공들을 진법의 결계 안에서 펼치기 시작했다.


그 안에서 펼치면 모든 것이 파괴되어도 12성 마법인 ‘팔계의 신주’를 펼쳐서 다시 처음처럼 원래대로 복구시킬 수가 있었으니 말이다.


자신이 사랑하는 주변의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도 모든 수련이 가능한 것!


물론 그러한 마법을 자주 펼치는 데에는 많은 영력이 필요하지만······.


그러나 그것을 이제 별로 염려하지 않아도 될 만큼 큰 영력을 쌓았고, 부족할 때는 외기를 끌어다 쓰기도 한다.


마계나 요계로 수행을 가서 귀물들을 잡고 그 힘을 흡수하기도 하였고 말이다. 물론 알려지면 안 되는 수법이니 나쁜 무리에만 은밀히 사용했다.


쥬맥이 무공을 시전하는 동안 진법 내부는 자욱한 금빛 연무에 휩싸였고, 그 속에서 간간이 힘찬 기합 소리와 검의 번쩍임이 구름과 파도처럼 일어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만약 일반 무사들이 그 모습을 보았으면 경천동지할 무위에 입을 쩍 벌리고 경탄을 금치 못했으리라.


특히 검이 수시로 도가 되고 창이 되었다가 채찍이 되기도 하고···, 공간을 넘나들며 때로는 악마의 혀처럼 때로는 선인의 손짓처럼 변하니 말이다.


그저 멍하니 넋 놓고 바라볼 뿐일 터!


휘젓는 하나하나가 초식이 되고 옮기는 보보(步步)가 보법이 되며, 운신을 하는 것이 곧 신법이 되나니!


이제 무예의 틀을 벗어난 초인이라!


뜻에 따라 검이 움직이고 의식과 의지에 따라서 그대로 결과가 드러나니 어찌 범인의 무예와 견줄 수 있으랴!


신나게 한바탕 무공을 시전했음에도 숨결 하나 흐트러짐이 없이 고요하다.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알고 있는 무공을 하나씩 되짚어 펼쳐 보고······,


극의(極意)와 심득(心得)을 정리하며 수련을 마친 쥬맥이 그 자리에 앉더니, 좌정을 하고 운기조식(運氣調息)을 하면서 깊은 생각에 잠겼다.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야.’


어느 순간에 보니 이제 무술과 법술과 마술이 하나로 어우러져 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의 힘을 얻었다.


그러나 아무리 곰곰이 생각해 봐도 자신의 근본은 어디까지나 무인이었다.


무인에게는 무인이 추구하는 길이 있고 무인으로서의 자부심과 긍지가 있는 법인데 지금 자신은 어떠한가?


지금 자신의 모습을 보면 이제 무인인지 법력을 다루는 선인인지 마법을 펼치는 마법사인지 구분이 아리송하다.


“나는 무인이야! 항상 종족을 지키는 무사가 나의 자부심이며 긍지였지 않은가? 지금의 이 상태로는 안 돼.

어떠한 경우라도 무공이 나의 힘을 나타내는 주력이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무공으로는 안 된다.

선신의 경지에 맞는 새로운 무공들을 창안해서 주력으로 사용하고 법술과 마법은 그 보조를 하도록 해야 해.”


자신이 원하는 궁극의 무언가를 구하기 위해 점점 의식은 무극에 다다르고 정신은 새로운 것을 보기 시작한다.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그 속에서 선신(仙神)만이 펼칠 수 있는 자신만의 무공을 만들기 위해 집중했다.


그 틀을 잡기 위해서 때로는 하나씩 해체하고 때로는 하나씩 조합을 한다.


소우주를 만들어 얼마나 오랜 세월을 살아가야 할지 모르니 성급하게 서둘러서 엉성하게 만들 수는 없는 일!


그래서 우주 만물의 법칙을 살펴보고, 음양오행의 묘리를 다시 파헤쳐 팔괘(八卦)와 구궁(九宮)으로부터 64괘와 25행의 조합을 만들어 내고······.


지구를 이루는 많은 물리법칙(物理法則)과 화학법칙(化學法則)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오! 참으로 오묘하구나!’


만물이 무극에서 시작하여 혼돈으로 나아가 음양과 오행의 기운이 싹텄다.


이번에는 팔괘(八卦)가 변화하여 64괘를 이루면서, 오행(五行)이 변화된 25행의 기운이 천지의 음양과 어우러지며 천지영기로 바뀌는 것이 아닌가?


그러면서 만물의 근원을 이루어 간다.


그런 모습들이 무극에 이른 쥬맥의 심안(心眼)에 하나씩 드러난다. 그 하나하나가 물리와 화학으로 결합되면서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한다.


이렇게 그 안에 숨어 있는 여러 법칙들을 세세히 들여다보며 만물의 근원을 이루는 법칙들을 열심히 공부했다.


쥬맥은 무극에 들어 시간을 잊었다!


만물의 근원을 이룬 천지 영기가 어떻게 사람이 되고··· 새가 되고··· 나무가 되고··· 물이 되는지······.


산이 되고 바다가 되고 풀이 되고 한 점 바람과 구름이 되어 흘러가는지를!


그 속에 공간의 법칙과 시간의 법칙이 녹아 들어 작은 생명 하나가 탄생하는 과정들을 물끄러미 지켜보았다.


‘눈으로 보면서도 저 수많은 법칙들을 이해하는 것은 참으로 어렵구나!’


그것은 지금까지 익히고 배워 온 어떤 내용들보다 어려운 공부였다. 인간의 머리로는 몇 시진만에 깨달을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고······.


쥬맥의 몸이 허공 2장까지 떠올랐다.


그러면서 찬란한 금광(金光)에 휩싸이더니 그와 동시에 주변의 천지영기가 몰려와서 금광을 에워쌌는데···.


그 후 다시 천천히 음양오행의 기운으로 분리되더니 각각이 빛을 발하며 금빛의 둘레를 빠르게 감돌았다.


아무도 들여다보지 못하는 진법 내(內)의 결계 속에서 쥬맥의 몸은 그렇게 허공에 두둥실 뜬 채로 시간의 톱니바퀴를 타고 흐르기 시작했다.


#


그렇게 하루가 가고······.


또 이틀이 가고······.


그러다가 한 달이 금방 지났다.


다시 세 달이 흘러가더니······.


······마침내 해가 바뀌었고.


10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지나 버렸다. 무극 속에서 천지만물의 나고 지는 것을 바라보고 공부하면서 말이다.


그동안 쥬맥이 머무른 일대가 서기(瑞氣)에 휩싸이고 자연스럽게 자연이 결계(結界)를 치니, 아무도 그 영역에 발을 디딜 수 없었다.

찾아온 자식들마저 발을 동동 구르며 지켜보다가 돌아가야만 했다.


······그렇게 30년이 넘는 세월이 유수(流水)처럼 흘러갔다. 그 긴긴 세월이 어느 화창한 봄날의 하루처럼 말이다. 누군가는 그 세월을 일장춘몽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쥬맥에게는 진리를 깨닫는 진정 참된 시간이었다.


쥬맥의 나이 200살이 되었을 때.


잠든 것처럼 허공에 떠 있던 몸이 천천히 바닥으로 가라앉고, 모든 광채가 몸으로 스며들며 사라지더니 두 눈을 번쩍하고 떴다.


그러나 그 눈빛에서는 번갯불이 순간적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진 뒤 영롱한 현기만이 반짝일 뿐 그 어느 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무심함뿐!


‘도대체 얼마나 세월이 흐른 것인가? 수행에 빠진 게 엊그제 같은데···.’


쥬맥은 기지개를 켜며 깊은 잠에서 깨어나 굳은 몸을 두들기며 풀었다.




감사합니다. - 설련하(偰輦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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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5 285화. 잔인한 토벌(討罰) 22.10.13 1,052 7 19쪽
284 284화. 흑산계곡 대전투(大戰鬪) 22.10.12 1,053 7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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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 265화. 마황룡과 팔각녹수 22.09.29 1,072 7 18쪽
264 264화. 영체의 마계 수행 22.09.28 1,057 8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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