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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련하 님의 서재입니다.

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완결

설련하
그림/삽화
설련하
작품등록일 :
2021.06.28 08:42
최근연재일 :
2022.10.17 08:20
연재수 :
290 회
조회수 :
378,244
추천수 :
7,321
글자수 :
2,467,752

작성
22.09.29 08:27
조회
1,056
추천
8
글자
19쪽

266화. 마왕 참마수와의 대결

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DUMMY

자신의 머리를 때려도 상관없다는 듯이 거칠게 공격하다가 그래도 아무런 효과가 없자 갑자기 잠잠해지는 마수.


이런 흥분이 자신을 지키는 데 별로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느낀 모양이다. 그러자 이번에는 전신의 비늘을 칼날처럼 세웠다. 이제는 눈이 보이지 않으니 감각에 의지해서 공격하려고 하는 모양이다.


그래도 제법 머리가 있는지 신경을 곤두세워 우선 쥬맥의 위치를 찾았다.


최대한 소리를 죽여 조용히 하면서 주변으로 마기를 뿌리기 시작했는데···.


그때 쥬맥이 허공답보(虛空踏步)로 머리 위에 떠오르니 전신의 비늘을 칼날처럼 날리며 공격을 감행했다.


그 하나하나의 비늘이 쥬맥의 영체보다도 더 큰데 어찌나 빠른지 날아올 때 주변의 공기가 일그러지며 ‘씨잇!’ 하는 소리가 한참 뒤에 들린다.


그러자 쥬맥이 공간의 결을 찾아서 수강(手罡)으로 길게 찢어 내고 그 안으로 순식간에 사라지더니······,


공간 안에서 기검에 보름달 같은 검환을 발현하여 머리 위의 허공에 나타났다. 출현과 동시에 손을 휘둘러서 유성처럼 날려 보내는 검환(劍丸)!


그 검환이 아무런 소리도 없이 천천히 날아가더니 마수의 머리에 떨어졌다. 시각을 잃었으니 일부러 속도를 늦추는 대신에 소리를 죽인 것이다. 그러나 그 폭발하는 위력은 마찬가지.


꽈아아아아아앙!!


검환이 마수의 머리 위에서 마치 천지를 울리는 듯한 굉음과 함께 터져 버렸다. 그때 마수는 쥬맥을 공격하기 위해서 비늘을 모두 공중에 띄우고 몸에는 방어용 기막만 두르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 기막이 거대한 검환의 폭발에 찢겨 나가며 머리를 직격하자 머리통이 강하게 땅바닥에 처박혔다.


쿠웅!


그러자 머리의 3할 정도가 날아가고 너덜너덜해졌는데도 죽지 않고 머리를 비틀어 대다가 다시 위로 들어 올린다.


그러자 2탄, 3탄, 4탄, 5탄까지··· 연이어 검환이 마수의 머리 위로 떨어지며 굉음과 함께 터졌다.


마침내 머리가 산산이 부서진 마수(魔獸)! 괴로운 듯이 몸통을 꿈틀대다가 결국 천천히 움직임을 멈추었다.


천망(天蟒)을 잡은 경험이 있어서 그래도 이 정도였지 그러지 않았으면 크게 고전(苦戰)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잠깐 몸을 추스리고 기검으로 흑룡형 마수의 단전 부위를 길게 가르니 그 속에서 수박만 한 마령단이 나왔다.


얼마나 오래 살았는지 그 표면은 검고 매끈매끈한데 내부에는 붉고 푸른색을 띤 엄청난 기운이 휘돌고 있다.


우선 내단을 챙긴 뒤에 하늘을 보니 마수의 두 뿔과 비늘 수천 개는 공격을 멈춘 채 아직도 그냥 허공에 떠 있었다. 비록 마수는 죽었지만 아직 법력이 다 소실되지는 않은 모양이다.


혹시 나중에 필요할지 모르니 그것들을 허공섭물(虛空攝物)로 끌어당겨서 저공간(貯空間)에 집어넣었다. 물론 모두 영력으로 봉함하여······.


다음은 날카로운 이빨을 취하고 나서 손을 몸체에 대고 살펴보니 마수의 몸 안에 그동안 쌓인 마력이 충만하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오랜 세월을 살았을 테니 당연하지 않겠는가?


그냥 버리기는 너무 아까워서 가만히 생각해 보다가 손을 대고 삼기일원의 힘을 이용해서 영력으로 끌어당겼다. 그러자 그 마력들이 몸속으로 끌려와 삼기일원의 영력에 녹아들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 방법으로 상대의 진기나 법력도 충분히 끌어올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함부로 사용할 수법은 아니었다. 무림에서도 다른 사람의 진기를 흡수하는 흡성대법 같은 것은 사악한 무공으로 치부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수나 요수 등의 나쁜 무리를 처단할 경우가 아니면 절대로 사용해서는 안 되는 수법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이런 행위를 알게 해서도 안 된다. 괜히 그 모습만 보고 잘못된 오해를 불러오지 않겠는가? 상대를 가리지 않고 죽여서 그 기를 강탈하는 사악한 자로 생각할 것이니 말이다. 그건 너무 억울한 일이다.


‘이제 다 취했나?’


취할 것은 모두 취한 쥬맥이 손에 영력을 가득 실어서 마수의 몸을 내리치자 ‘퍽!’ 소리와 함께 몸체가 검은 알갱이로 흩어지며 완전히 소멸되었다.


그 자리에 앉아서 운기조식을 하는 것은 위험해 보여서 다시 마령과를 취한 동굴의 입구로 날아올랐다.


가만히 주변에 기막으로 결계를 치고 운기조식을 하면서, 흡수한 마력(魔力)을 삼기일원의 힘으로 동화시켰다.


그러기를 두 식경.


마침내 운기조식(運氣調息)을 끝내고 가뿐해진 영체로 다시 날아올랐다. 빠르게 앞으로 날아가니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넓은 평야(平野)에 이르렀다.


“그런데 여기가 어디쯤 될까?”


지금 도착한 곳의 위치를 알기 위해서 지도가 든 옥간을 꺼내 가운데를 영력(靈力)으로 누르자 마계의 큰 지도가 눈앞에 펼쳐졌다.


그래서 빨간 점이 깜박거리는 현재의 위치를 찾으니···, 오랜 시간을 입구에서 비행해 왔는데도 마계가 얼마나 넓은지 아직도 초입 근처일 뿐이다.


그리고 지금 끝없이 펼쳐진 이곳이 마신평야(魔神平野)라고 적혀 있었고.


정보란에는 이곳에 마신족(魔神族)이라는 마계의 부족민들이 많이 살고 있으니 함부로 깊은 곳에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경고 표시가 되어 있다. 마선(魔仙)의 길을 걷는 자가 많으니.


마계에도 선도(仙道)를 추구하는 선인 비슷하게 마도(魔道)를 참구하는 종족이 있다니 참으로 희한한 일이다.


계속 동쪽으로 날아가다가 끝없는 평원에 낮게 솟아 있는 구릉으로 내려섰다. 대지는 다른 곳과 같이 검은 빛이지만 그래도 평원이라서 그런지 약간 푸른 빛이 섞여 있고 공기도 신선하다.


하늘도 비슷한 핏빛이었지만 다른 곳과 달리 약간 푸른빛이 섞여 있었다.


하늘에는 시뻘건 화염을 내뿜는 여섯 개의 해 중에서, 두 개는 이미 지고 네 개만 남아 있는데······.


음양오행목과 상심통(相心通)을 발현하고 주변에 기감(氣感)을 퍼뜨리며 살펴보니 평원의 우측에 있는 검은 숲속에서 큰 기의 파동이 느껴졌다.


‘음! 분명히 뭔가가 있군.’


그래서 영체를 은신하여 천천히 다가가 보았다. 숲 가운데에는 3장 높이의 큰 석조 건물이 서 있고, 그 앞은 100장에 이르는 넓은 광장이 펼쳐져 있다.


그런데 바닥이 모두 검고 단단한 돌로 되어 있어서 무인들이 무공을 연습하는 수련장 같은 느낌을 주었다.


둥근 광장의 가운데에는 동심원(同心圓) 아홉 개가 호수에 돌을 던지면 퍼져 나가는 물결처럼 1장 간격으로 붉게 그려져 있는데···, 그 중심에 사람 같은 것이 수행을 하는 것처럼 좌정을 하고 앉아 있다.


‘음~ 주변 환경도 그렇고, 수행을 하는 것으로 봐서는 아무래도 지성을 가진 개체로군. 그런데 말이 통할까?’


자세히 살펴보니 체구는 쥬맥보다 조금 커 보이나 사람과 비슷한 외형인데 귀가 동물처럼 뾰족하다.


전신이 온통 검은 피부에 옷도 검은 무복(武服) 같은 것을 입고 있었고.


머리에는 황소의 뿔처럼 검은 뿔 하나가 외각으로 앞을 향해서 솟아 있는데 길이가 한 자쯤 되어 보인다.


검고 긴 머리를 갈기처럼 뒤로 길게 늘어뜨리고 두 눈을 꼭 감은 모습. 손에는 처음 보는 형태의 무기를 들고 있는데 길이가 1장쯤 되어 보이는 묵직한 장창이다.


창끝에는 길쭉한 마름모형의 날카로운 날이 있고 그 양쪽으로 낫처럼 굽은 겸(鎌)이 달려 있는데, 창대에는 붉은 털들이 길게 나 있었다.


아마 앉아 있는 자는 지금 지구의 무인처럼 운기조식 비슷한 것을 행하고 있는 모양이다.


머리 뒤로 검은 기운이 안개처럼 일어나 주변으로 스멀스멀 퍼지는 것을 보니 제법 경지에 이른 무사로 보였다.


검은 기운이 안개처럼 퍼져 나가 첫 번째 원에 닿으니···, 붉은 불길이 원의 둘레를 따라 확 일면서 불길 속의 검은 기운이 무사에게 끌려간다. 색이 검으면서도 강렬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으로 봐서는 틀림없는 마기이리라.


검은 안개 같은 기운이 더 퍼져 나가며 두 번째의 원에 닿으니 이번에는 원주에서 주황색의 불길이 일었다.


그러자 그 불길 속에서 붉은 기운이 일어나 또 무사에게 빨려 들어갔고···.


이어서 불길이 세 번째 원에 닿으니 이번에는 푸른색 불길이 일어나며 주황색의 기운이 무사에게 빨려 간다.


이렇게 네 번째에 남색, 다섯 번째에 노랑색, 여섯 번째에 연녹색까지 불길이 일고 더 이상은 번지지 않았다.


아마 지금 이곳에서 수련하고 있는 자는 9단계까지 있는 수련공법 중에서 6단계의 경지에 이른 듯했다.


‘음, 괴이한 수련법이군.’


한참을 지켜본 쥬맥이 자리를 뜨려고 할 때 마침 운기조식이 끝난 모양이다. 원주에서 일어난 불의 기운을 모두 빨아들인 무사가 두 눈을 번쩍 떴다.


그러자 섬뜩하게 빛나는 붉은 눈! 마치 며칠 굶은 뒤 먹이를 노리는 야수의 눈동자 같은 것이 드러났다.


붉은 눈자위 안에서 예리하게 빛나는 작고 까만 눈동자! 그 눈빛만으로도 적의 심장을 찌를 듯하다.


마신족으로 보이는 그 무사가 창을 짚고 일어서더니 두 눈에 마기(魔氣)를 주입하여, 검은 기운이 넘실대는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분명히 다른 이질적(異質的)인 기운이 다가왔는데···, 누구냐? 썩 나서라!”


그러자 자리를 뜨려던 쥬맥이 은신을 풀고 영체를 드러내며 앞으로 나섰다.


[지나가다가 본의 아니게 수련하는 것을 보았는데······, 미안하오.]


그러자 쥬맥을 보고 깜짝 놀라며 경계심을 갖추는 마신족 무사.


“이런···, 그대는 생계의 인족(人族)이 아닌가? 어찌 여기에 들어온 것이냐?”


[그저 지나가는 길이었소. 방해할 의도는 전혀 없었소이다.]


그러나 마신족의 표정을 보니 도저히 믿지 못하겠다는 듯한 얼굴이다. 그러면서 얼굴 가득히 떠올리는 분노심.


“인족이라면 모두 우리의 원수다. 인족 수사들에게 우리 마신족이 수도 없이 죽어 나갔는데 그냥 보내 줄 것 같으냐? 올 때는 네 마음대로 왔지만 갈 때는 결코 마음대로 갈 수 없다.”


[뭐라? 내가 예의를 갖춰 대했는데도 막말을 하다니······. 예법이 형편없는 종족이구나. 너희도 내게 죽고 싶은 것이냐? 마수가 아니라서 봐주려고 했더니 스스로 화를 자초하는구나.]


그러자 얼굴색이 변한 마신족이 노하여 소리를 지르면서 외쳤다.


“닥쳐라! 여봐라, 누구 없느냐?”


짝짝짝짝!


그가 말과 함께 손뼉을 치자 어디에 숨어 있었는지 갑자기 수백 명의 비슷한 차림을 한 무사들이 나타났다. 그리고 나타나자마자 쥬맥을 포위한다.


그러자 같은 무사처럼 보여서 싸울 생각이 없었던 쥬맥도 화가 났다.


[나를 건드리면 반드시 후회할 것이다. 능력이 있으면 붙들어 보도록!]


“뭣이? 건방지구나. 하룻강아지가 범 무서운 줄을 모른다더니······. 너는 내가 누구인지나 알고 그러는 것이냐?”


[보아하니 무술을 수련하는 무사 양반 같구만 큰소리는 무슨. 말로 하지 말고 자신이 있으면 실력으로 말해라.]


“으하하하하! 뭐 실력? 내가 바로 이곳의 마왕 참마수이니라. 인족의 선인 나부랭이가 감히 나를 능멸하다니! 우리 마신족의 무술을 맛 보여 주마. 도망가지 못하게 둘레를 철저히 지켜라!”


무술에는 자신이 있다는 듯이 나서면서 부하들에게는 쥬맥이 도망가지 못하게 막도록 지시를 내렸다.


[하하 참!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군. 나중에 나를 원망하지 마라.]


쥬맥도 이제는 물러설 수 없었다. 아니 얼마나 대단하길래 저렇게 큰소리를 치는지 한번 겨루고 싶었다. 그러자 창을 들고 쥬맥에게 거침없이 다가오는 마왕 참마수! 그의 작은 눈동자에서 쏟아지는 것은 예리한 살기다.


쥬맥도 영체에서 기검을 꺼내어 장창(長槍)으로 변화시켰다. 창에는 창이다.


마왕이 장창을 들고 있으니 같은 무인으로서 호승심이 일어난 것! 똑같이 창으로 겨루어 보고 싶었던 것이다.


수만 수십만과 대적(對敵)하며 전투를 벌인 경험이 있어서 주위를 둘러싼 수백 명의 무사 정도는 이제 안중(眼中)에도 들어오지 않았다.


마왕이 창간(槍杆)의 중간을 잡고 앞을 겨누며 자세를 잡더니······.


“네놈이 같은 창으로 겨루어 보고 싶은 모양인데 틀림없이 후회하게 될 거다. 자! 받아라! 구환일창(九丸一槍)!”


하면서 창을 번개처럼 찔러 오는데···.


창날 둘레로 여섯 줄기의 검은 연무가 나타나서 마치 태풍의 눈처럼 회오리치며 덮쳐 온다.


쥬맥은 자신이 창안한 무궁회류창법(無窮回流槍法)을 펼치기 위해서 무궁회류심법(無窮回流心法)을 운기했다.


그러면서 무궁회류보(無窮回流步)로 한 발을 내디뎌 힘차게 진각을 밟자 땅이 쿵! 하고 지진이 난 듯이 울린다.


[자! 오너라!]


창을 휘둘러 제1초식 수라만참(修羅萬斬)을 펼치니 창끼리 서로 찌르고 횡으로 베면서 격한 싸움이 벌어졌다.


그러나 쥬맥이 누구인가? 수많은 전투를 겪어서 마음에 여유가 있으니, 적의 수준을 알아보기 위해서 일부러 결정적인 공격을 피하고 슬슬 방어를 하면서 상대가 창 쓰는 것을 살폈다.


쥬맥이 장창을 횡으로 가볍게 휘두르자 검붉은 공기가 사방을 짓누르는 가운데 공기 중에 검은 왜곡이 생겨난다.


파바바바밧! 파밧!


한 수로 만 명의 목을 베듯이 춤추는 그 위용에 불안감을 느꼈는지 잠시 주춤한 마왕이 공격 초식을 변경하였다.


“그럼 어디 이것도 받아 보아라! 구환만상(九丸萬象)!”


마왕이 번개처럼 흡(吸)과 탄(彈)을 섞어 동시에 펼치며 창을 휘두르니 여섯 군데에 창의 회돌이가 생기면서 주변을 검은 연무로 뒤덮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이 한 수면 충분히 쥬맥을 압도(壓倒)하리라 생각하는지 얼굴에 피어나는 웃음꽃! 그러나 그것이 자기 마음대로 되랴. 쥬맥이 누군데······.


그 모습을 보고 가소롭다는 듯이 싱긋 웃는 쥬맥이다. 자연스럽게 제2초식으로 넘어가며 공세를 받는다.


‘마룡취산(魔龍聚散)!’


창강(槍罡)을 내뿜어 강기로 검은 용을 만들어 휘두르니 용이 입을 크게 벌리고 주변에서 몰려드는 검은 연무를 모두 빨아들여 꿀꺽 삼켜 버렸다.


[이것도 한번 받아 보시지.]


쥬맥의 창에 이번에는 여섯 마리의 마룡이 나타나서 회돌이를 하고 있는 적의 창을 공격하며 서로 부딪친다.


쿠궁! 차창! 쿵!


무기 충돌하는 소리가 연달아 들리고 그때마다 창의 회돌이가 하나둘 사라지더니 결국은 하나만 남게 되었다.


그러자 마왕 참마수는 화가 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했다. 인족이라 쉽게 보았는데···, 이러다가 큰 코 다치게 생겼다. 그러니 다시 용기를 내어 얼굴을 씰룩거리며 덤벼든다.


“이놈! 아수라마창(阿修羅魔槍)!”


사선으로 번개처럼 창을 휘저었다. 이에 창간(槍杆-창의 자루)에 나 있는 붉은 털들이 꼿꼿이 일어섰는데······. 그곳에서 안개처럼 붉은 기운이 흘러나와서 마왕(魔王)의 자취를 감추었다.


그리고 그 붉은 기운 속에서 아수라의 얼굴 같은 형상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며 마치 환상을 보는 듯한 붉은 기운이 불쑥불쑥 찔러 들어온다. 그런데 그것이 실은 막강한 창기(槍氣)를 동반한 마왕의 창날이었다.


때로는 창이 휘류류 하는 소리를 내고 돌면서 양쪽에 붙은 낫 같은 날에서 시퍼런 강기가 번개처럼 쥬맥에게 날아들었다. 잘못하면 아차 하는 순간에 목이 휙 하고 날아갈 판이다.


그러나 쥬맥은 적의 진기 흐름과 공격을 살피면서 침착하게 대응했다. 이번에도 상대의 공격 강도를 봐 가면서 다시 적당한 초식으로 바꾸었다.


‘혼돈파세(混沌破世)!’


쿠웅!


창간 끝으로 소리가 나게 바닥을 치자 영력이 사방으로 뿜어져 나간다.


그러자 주변의 음양이기와 오행의 기운이 뒤엉키면서 온갖 색깔과 음영(陰影)이 뭉게구름처럼 피어올라 주변으로 퍼졌다. 그리고···, 그 기운이 주변 50장을 순식간에 뒤덮으며 기(氣)의 영역(靈域)을 구축했다.


그와 동시에 긴 장창의 끝에서는 둥그런 달 모양의 창환(槍丸)이 맺혀 마왕 참마수를 향해 빛살처럼 날아간다.


파앗!


꽈아아아아앙!!


천지를 울리는 폭음과 함께 거대한 영력의 기운이 혼돈의 기운을 만들어 적의 기운을 뿔뿔이 흩어 버렸다. 이렇게 계속 강력한 창환을 날려서 공격하는데 쥬맥과 같은 선신급이 아니고서야 어찌 당할 재간이 있겠는가?


마왕은 그제야 허둥지둥 피하려고 하다가 창환 한 방에 피떡이 되어, 전신이 갈갈이 찢기며 날아가고 말았다.


그 여파로 주변을 둘러쌌던 무사들도 태반이 폭풍에 휩쓸려 날아가 버렸고.


“안 되겠다. 모두 도망쳐라!”


“사방으로 뿔뿔이 흩어져라!”


누군가 외치자 겨우 살아남은 몇몇 녀석들은 걸음아 날 살려라 하면서 뒤도 안 돌아보고 줄행랑을 놓았다.


“별것도 아닌 녀석이 까불고 있어.”


쥬맥이 창을 다시 영체로 집어넣고 두 손을 탈탈 털면서 투덜거렸다.


사실 자신도 무사라고 생각하여 비록 마계지만 무사들을 죽이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원수처럼 대하며 죽이려고 달려드니 그냥 둘 수 있겠는가?


아무리 성인군자라 하더라도 내 목숨을 그냥 순순히 내줄 수는 없는 일!


별로 유쾌하지 못한 기분으로 하늘을 바라보니 이제 하늘에는 세 번째 해가 지고 세 개만 남아 있었다.


해가 하나 남으면 돌아가기로 작정하고 이번에는 둔술(遁術)을 펼쳐 하늘로 날아올랐다.


선인족(仙人族)의 선인으로부터 얻은 비술(秘術)을 익혔지만 자주 사용하지 않아서 연습을 하기 위함이었는데······.


그 넓던 마신평야를 지나자 거대한 계곡이 지구의 우르대협곡(大峽谷)처럼 괴물 같은 입을 쩍 벌리고 있었다.


깊이는 비슷하나 폭은 그 열 배쯤 되어 보이는 깊은 협곡 안이다. 그곳에 핏물 같은 붉은 강이 흐르는데···, 전신이 붉은색을 띤 악마 같은 형상의 부족들이 검은 배를 타고 고기잡이를 하고 있었다. 마치 지구의 어부들처럼.


하반신은 붉은 털로 덥수룩하게 덮여 있고 상반신은 갑각(甲殼)으로 둘러싸여 매우 단단해 보인다.


등 뒤에는 척추에 뾰족한 뿔들이 솟아 있고 이제는 퇴화하여 사용하기 어려울 듯한 작은 날개도 달고 있었다.


갈퀴 같은 손에는 짐승처럼 붉고 날카로운 손톱이 두 치쯤 자랐고.


쥬맥은 무작정 공격을 하기보다는 상황을 살펴보기 위해서 은신을 한 채 주변의 숲으로 날아내렸다.


‘정말 악마처럼 생겼군. 무엇을 하는지 일단 잠시만 지켜볼까?’


악마 같은 부족들은 여러 척의 배에서 커다란 그물을 핏물 같은 강물 속으로 던져 넣고, 물고기가 들어가기를 기다렸다가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쥬맥이 상심통을 발현해 들어 보니···.


“으와! 그물이 너무 무겁구나. 대어가 잡힌 모양이다.”


“어서 끌어 올려라! 모두 달라붙어서 힘을 보태라. 어서!”


“이영차! 이영차! 힘줘라.”


서로 합심하니 서서히 그물이 여러 척의 배 위로 끌려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물이 너무 무거워서 배가 한쪽으로 기울고 도저히 더 이상 끌어올리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안 되겠다. 모두 배를 강변에 대고 그물을 땅으로 끌어올려라!”


“땅으로 끌어올려라!”




감사합니다. - 설련하(偰輦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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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6 276화. 죽음도 막지 못하는 사랑 +1 22.10.06 1,053 8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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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 270화. 다시 만난 세 친구(親舊) 22.10.03 1,054 7 18쪽
269 269화. 후계자(後繼者)를 찾아라 22.10.03 1,051 7 18쪽
268 268화. 오성마족과의 대결 22.09.30 1,053 8 18쪽
267 267화. 마족의 성마맹(聖魔盟) 22.09.30 1,057 7 18쪽
» 266화. 마왕 참마수와의 대결 22.09.29 1,057 8 19쪽
265 265화. 마황룡과 팔각녹수 22.09.29 1,073 7 18쪽
264 264화. 영체의 마계 수행 22.09.28 1,058 8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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