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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련하 님의 서재입니다.

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완결

설련하
그림/삽화
설련하
작품등록일 :
2021.06.28 08:42
최근연재일 :
2022.10.17 08:20
연재수 :
290 회
조회수 :
378,231
추천수 :
7,321
글자수 :
2,467,752

작성
22.09.30 08:44
조회
1,056
추천
7
글자
18쪽

267화. 마족의 성마맹(聖魔盟)

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DUMMY

두목인 듯한 녀석이 크게 소리치니 감았던 그물을 약간 느슨하게 풀고 배를 저어 강변으로 가서, 땅 위로 그물을 당기기 시작했는데······.


그때 핏물 같은 강물 속에서 고래가 휘젓는 것처럼 크게 파동이 일어났다.


악마 같은 부족들은 큰 물고기가 잡힌 줄 알고 더욱 기를 쓰며 그물을 점점 땅 위로 끌어 올렸다.


처음에는 그물 안에 붉은 물고기들이 올라오더니 차츰 거대한 지느러미 같은 물체가 보이고···, 서서히 땅 위로 끌려 올라온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물에 끌려서 올라온다기보다는 제 스스로 움직여서 올라오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물 위로 드러난 지느러미만 해도 저렇게 거대한데 지금 그물을 당기는 힘으로는 쉬 움직일 것 같지 않아서다.


그러는 중에 물속에서 다시 엄청나게 큰 파동(波動)이 일어났다.


그리고 들리는 괴성.


“크러러렁~~”


생전 처음 듣는 거대한 짐승의 포효와 함께 붉은 핏빛의 아가리를 쩍 벌리고 물속에서 괴물이 뛰쳐나왔는데···.


그 모습을 보더니 갑자기 고기잡이를 하던 악마 같은 부족민들이 기겁을 하면서 뿔뿔이 흩어져 도망을 간다.


“으아악! 괴물이다.”


“혈룡경(血龍鯨)이다! 도망쳐라!”


그 사이에 벌써 동작이 굼뜬 서너 명은 괴물의 아가리로 사라지고 말았다. 생김새가 몸체는 꼭 고래 같은데 머리는 용의 머리를 닮았고, 배에는 튼튼해 보이는 네 개의 다리가 달려 있다.


그런데 또 뒤에는 용의 꼬리가 아니라 고래의 지느러미를 달고 있었으니. 처음에 드러난 지느러미가 바로 꼬리인 모양이다. 움직임도 재빨라서 이리저리 쫓아다니며 어부들을 잡아먹었다.


길이는 30장쯤에 몸통 너비가 7~8장쯤 되어 보였는데, 턱에는 붉고 굵은 수염이 여러 가닥 자라 있다.


‘결국 내가 나서야 하나?’


마인이든 아니든 쥬맥이 보고만 있을 수 없어서 기파를 흘리며 숲에서 걸어 나오자 이를 감지한 괴물이 지그시 쥬맥쪽을 바라본다. 그러더니······,


쫓던 어부들을 놔두고 어슬렁거리며 쥬맥에게 서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상대에게서 전해 오는 기파로 보통의 적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렸는지 잔뜩 경계 태세를 갖추고 말이다.


언제든지 공격할 자세로 접근해 왔다. 그러자 쥬맥이 영체에 호신강기(護身罡氣)를 두르고 혈룡경을 보며 느긋하게 기검(氣劍)을 꺼내 들었다.


한편으로는 상심통으로 괴물 혈룡경의 마음을 읽으니 혼자서 입맛을 다시며 미리 김칫국을 마시고 있다.


[호오~ 이놈이 아주 맛있게 생겼구나. 그런데 위험한 냄새가 풍겨. 먹을까 말까? 에이 내가 언제 그런 것 따졌나? 일단 먹고 보는 거지, 쩝쩝.]


잠깐 망설이다가 일단 결정을 내렸는지 입을 벌려 무언가를 날려 보냈다. 얼핏 보니 검은 구슬이다.


파바바박!


구슬이 바람을 찢는 소리와 함께 공기 중에서 터져 나갔다. 그러자 그 안에서 핏빛 연무가 뭉게뭉게 일어나더니 괴물의 몸을 가려 주었고······.


혈룡경은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핏빛 연무 속에 몸을 숨기더니 가까이 접근하면서 소리 없이 쥬맥을 덮쳤다.


파앗!


그러나 이미 기감(氣感)으로 괴물의 위치를 파악한 쥬맥이다. 번개처럼 검으로 공간의 결을 찢어내고 그 속으로 숨더니, 공간이동을 통해 혈룡경의 머리 위에 나타났다. 그러자 쥬맥의 동선을 놓치고 어리둥절하는 혈룡경!


그때 검강을 길게 발현하여 뇌 속으로 쑤시려고 하는데···, 혈룡경이 몸을 날려 발랑 뒤집어지더니 네 개의 다리에서 날카로운 발톱을 날려 보냈다.


오랜 세월 동안 마수 수행을 하면서 제법 신통을 익힌 모양이다.


쉬쉬쉬쉬쉿!


바람을 가르며 날아오는 발톱을 피하고 기검(氣劍)을 2장이 넘는 채찍으로 변화시켜 번개처럼 휘두르는 쥬맥!


따다다다당!


서로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발톱들이 모두 튕겨져 나갔다. 방어에 그치지 않고 이제는 공세로 전환하여 채찍으로 괴물의 몸체를 연이어 가격했다.


퍼버버버벅! 퍼벅!


그런데 피부가 얼마나 견고한지 강력한 경력을 실어서 휘둘러 치는데도 피부에 붉은 자국만 날 뿐이다.


결국 아무런 상처도 낼 수 없었다.


“끄으윽~”


그때 괴물이 용 같은 입을 벌려 트림을 하면서 붉은 구슬을 뱉어 냈다. 그것을 입김으로 쏘자 사과만 한 구슬이 쥬맥을 향해서 쾌속하게 날아오는데, 그 뒤에서는 검붉은 불길이 일었다.


이에 번개처럼 채찍을 휘둘러 편강(鞭罡)으로 구슬을 내리치는 쥬맥이다.


꽈아아아앙!!


거대한 폭음과 함께 마치 폭탄이 터진 것처럼 사방으로 커다란 불덩이가 무수히 튀어 나갔다. 그런데······,


그런 구슬이 계속해서 혈룡경의 입에서 토해지며 쥬맥에게 날아들었다.


결국 채찍에 영력(靈力)을 실어 수없이 내리치자 한동안 근처에서 폭음이 진동했다. 괴물이 쥬맥의 응수에 놀란 모양이다. 위험한 냄새가 풍겼지만 그래도 이 정도는 아니라고 보았는데···.


[햐! 이놈이 생각보다 제법이구나. 그럼 어디 이것도 한번 받아 봐라!]


사납게 입을 쩍 벌리는데···, 검은 불길이 확 일면서 시커먼 암흑의 불길이 뿜어져 나와 쥬맥을 덮쳤다.


이미 상심통으로 괴물의 마음을 읽은 쥬맥이다. 번개처럼 채찍을 검으로 전환시켰다. 그러면서 한 손은 수인을 맺어 휘두르며 법술의 진언을 외운다.


“마라 데 마라 홈 마데~ 청기호신광!”


그러자 호신강기 위에 푸른 막이 한 층 더 생겨 이중의 호신막을 형성했다.


이렇게 생긴 청기호신광으로 검은 불길을 막으며 한 식경을 치고받고 싸워도 쉽게 승부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불길을 토하지 못하게 수많은 검탄을 날려 쩍 벌린 입을 공격하니, 괴물이 얼른 입을 다물고 머리에 난 두 개의 뿔을 날려 보냈다.


그러자 두 개의 뿔이 공중에서 빙글 한 바퀴를 돌더니 커다란 붉은 곰으로 변했고, 기다란 발톱으로 사정없이 쥬맥을 할퀴러 들었다. 위기의 순간!


이형환위로 2장을 훌쩍 물러난 쥬맥.


무영창으로 11성 마법 ‘진선(眞仙)의 분노(忿怒)’를 펼쳐서 금빛이 나는 집채만 한 거대 주먹으로 괴물을 번개처럼 내리친다.


퍼억!


그러자 무언가 깨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괴물의 머리가 마치 수박처럼 터져 나갔다. 그리고 머리가 날아간 목에서 꿀렁꿀렁 흘러나오는 붉은 피!


그 피가 얼마나 많은지 강으로 흘러드니 강에서는 많은 물고기가 그 핏물을 받아먹으려고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아마 신수급 괴물의 피라서 일반 물고기들에게는 영약과 같은 모양이다.


선인이나 무인들이 영물이나 신수의 내단과 영기가 깃든 고기를 먹듯이 말이다. 그와 무어 다를 게 있겠는가?


생각지도 않은 싸움에 뛰어들어 긴 싸움에 조금 지친 쥬맥. 몸을 좀 추스르기 위해서 괴물의 몸에 기대고 있다가 검에 긴 검강(劍罡)을 발현하여 괴물의 단전(丹田) 부위를 갈랐다.


그러자 그 안에서 참외만 한 붉은 마령단이 나왔는데······.


겉은 피처럼 붉으면서 반투명하고 안에서는 별빛같이 반짝이는 수많은 알갱이들이 이리저리 떠도는데, 그 주위를 검은 마기가 회오리치고 있었다.


뿔과 발톱을 법기의 재료로 거두고, 검강을 발현하여 튼튼하고 부드러운 뱃가죽을 폭 2장에 길이 10장 정도로 길게 잘라 냈다. 채찍으로 두들겨도 상처 하나 나지 않았으니 얼마나 강하겠는가? 쉬 구할 수 없는 재료다.


등가죽은 갑각같이 두껍고 딱딱하여 잘 휘지 않으니, 호신갑을 만들기에는 질기면서도 강한 뱃가죽이 좋았다.


가죽과 부산물을 영력 처리하여 저공간(貯空間)에 넣고, 괴물의 몸체에 손을 댄 뒤 삼기일원의 영력으로 몸 안의 마력을 모두 빨아들였다.


“아무리 마계라지만 너도 자연에서 왔으니 자연으로 돌아가거라.”


영력을 실은 주먹으로 혈룡경을 내리치자 전신이 폭죽처럼 터지면서 붉은빛 알갱이로 부서져 사라져 버렸다.


‘시간이 얼마쯤 흘렀을까?’


하늘을 바라보니 벌써 네 번째 해가 지고 없었다. 그래도 아직 해가 하나 더 지기까지는 시간이 남아서 핏물처럼 붉은 강을 따라 하류로 좀 더 내려가 보기로 했다.


#


풍둔술(風遁術)로 빠르게 대협곡을 따라서 하류로 날아가는 쥬맥.


비록 대지의 모든 것이 검은색이지만 조금씩 농도가 다른 색이 조화를 이루어 제법 풍경은 그럴듯했다.


어떤 곳은 붉은색과 암녹색이 일부 뒤섞인 곳도 눈에 띄었고.


강 하류로 한참을 더 내려가자 협곡의 폭이 훨씬 넓어졌다. 강줄기가 둘로 나뉘고 그 사이에 제법 큰 섬이 있어서 한숨 쉴 겸 해서 내려앉았다.


그런데 섬 안에 있는 조그만 동산 뒤에서 여러 사람이 두런두런 나누는 말소리와 함께 무시하기 힘든 강한 기파(氣波)가 퍼지고 있다.


‘아니, 이런 외딴섬에 무슨 일일까?’


호기심이 동한 쥬맥. 살그머니 동산위로 올라가서 반대편을 내려다보았다.


‘어? 인원이 꽤 많은데······.’


놀랍게도 그곳에는 마족의 무사로 보이는 이들이 500여 명이나 모여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풍기는 기운이 하나같이 예사롭지 않았다.


특히 그중에 100여 명은 최소한 입신의 경지에 버금가는 무인들이다.


모두 제각기 다른 무기를 허리에 차거나 등에 메었다. 일부는 망치처럼 무거운 것을 손에 들었고 말이다.


‘뭐지? 마계에 이렇게 뛰어난 무인들의 집단이 있었나? 하나둘도 아니고 말이야. 이것 참 당황스러운데······.’


비록 선신(仙神)의 경지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생계의 지구보다도 훨씬 많은 초고수들이 모여 있었다.


이런 실력자들이 모여 있으면 쥬맥으로서도 혼자서는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각자의 성명절기(盛名絶技)로 연수합격(連手合擊)을 하면서 차륜전(車輪戰)으로 협공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영력이 소모되어 무릎을 꿇을 수도 있다. 삼기일원을 이루었으니 법술과 마법을 병행하면 이길 수는 있겠지만.


만약 무공만으로 부딪치게 된다면 과감하게 초전에 박살을 내거나 그도 아니면 도피(逃避)라도 해야 되지 않겠는가? 무모하게 끝까지 싸우기 보다는.


그래도 이기지는 못할지라도 둔술이라든지 이계의 공간이동술을 일부 익히고 있으니 자신의 한 몸을 빼내기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은신술로 영체를 숨기고 모여 있는 마족(魔族) 무사들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서 자세히 살펴보는데······.


크게 100여 명씩 다섯 부류로 나뉘었다. 생긴 것은 모두 8척 장신에 마귀같이 길고 뾰족한 귀, 고양이 눈처럼 생긴 샛노란 둥근 눈이다.


거기에다 콧구멍이 하늘로 뚫린 납작한 코에 입에는 날카로운 이빨이 가득했다. 그리고 입은 귀가 있는 부분까지 길게 찢어져 있었고.


손가락 끝에 손톱이 야수처럼 날카롭게 자란 것 외에는 대체적으로 외형이 사람과 비슷했다. 지구의 야차족이나 반인족처럼 뒤에 꼬리도 없고 말이다.


그래도 나름 문명을 이루었는지 잔털이 자욱한 몸에는 갑각으로 만든 갑옷 같은 것을 반팔형 상의와 반바지 형태로 만들어 입고 있었다.


다섯 부류는 피부 색깔만 빨간색, 검은색, 회색, 암녹색, 암갈색 등으로 각기 달랐고 외형은 모두 똑같았다.


‘이놈들이 무슨 말을 하나?’


상심통(相心通)과 천이통(天耳通)을 발현하여 그들이 서로 무슨 말을 하는지 기를 집중하여 들어 보았더니······.


같은 부류끼리 떼를 지어 모여 있는데, 모인자들 중에서 가장 연장자로 보이는 붉은 피부의 무사가 앞으로 나서서 모두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자~ 그만 조용히 하시오. 나는 적성마족(赤聖魔族)의 족장을 맡고 있는 혈적자라고 합니다.

오늘 우리 오성마족(五聖魔族)의 무인 중에 가장 무공이 뛰어난 고수(高手) 집단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바로 성마맹(聖魔盟)을 결성하기 위함이요.

이 사실은 모두 사전에 알고 참석했을 것이니 길게 설명하지 않겠소. 요즘 생계의 많은 선인 나부랭이들이 수행을 하여 신선이 된답시고···, 우리 성마족(聖魔族)을 희생양으로 삼아 그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습니다.

여러분! 너무 억울하지 않습니까? 우리가 무슨 죄를 지었습니까? 단지 마계에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우리가 이대로 당하고 있어야 하겠습니까? 우리도 뭉쳐서 복수를 합시다.

우리도 이제 참을 만큼 참았습니다. 일대일로는 어려울지 모르지만 우리가 모두 뭉쳐서 대응한다면 그까짓 선인 나부랭이들 모두 죽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성마맹을 결성하여 우리 모두 하나로 뭉칩시다. 누군가 뭉치면 살고 헤어지면 죽는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러자 들불처럼 환호가 터져 나왔다.


“와아~~~ 성마맹 만세!!”


“와아~ 옳소!”


“복수를 합시다!”


“우리도 뭉쳐서 싸웁시다!”


모두 힘차게 소리를 지르고 무기를 든 한 손을 치켜들며 환호한다. 그러자 앞에서 연설을 하던 무사가 조용히 하라고 손짓을 하더니······.


“그래서 오늘 우리 5개 성마족이 모여 성마맹을 결성함에 있어 전체를 이끌어 갈 맹주를 추대하고자 합니다.

어떤 방법으로 맹주를 선출할 것인지 각 성마족의 대표들께서는 의견을 발표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에 따라서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들의 맹주를 뽑도록 하겠습니다.”


그러자 회색 피부를 가진 무사가 손을 번쩍 들더니 예리한 눈빛으로 주변의 무사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나는 회성마족(灰聖魔族)을 맡고 있는 족장 현추엽입니다. 내 생각에는 각 성마족 대표들이 비무를 펼쳐서 가장 무공이 뛰어난 분이 맹주를 맡았으면 좋겠습니다.”


“좋습니다. 나는 갈성마족(褐聖魔族)의 족장 도야탄이요. 우리도 그 의견에 찬성합니다. 간단하게 대표자들의 비무로 결정합시다.”


암갈색 피부의 대표자가 회색 피부 대표자의 말에 찬동을 하고 나섰다. 그러자 이번엔 암녹색 피부를 가진 무사가 손을 번쩍 들더니 입을 열었다.


“나는 녹성마족(綠聖魔族)의 족장 역천수요. 물론 개인의 무공 수위도 중요하지만, 맡고 있는 그 집단의 힘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러니 대표자 비무보다는 각 부족별로 20명씩의 무사를 대표자가 인솔하여 진법으로 겨루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러면 개인의 역량과 조직의 힘이 같이 증명되지 않겠습니까?”


“옳소. 그렇게 합시다. 나 흑성마족(黑聖魔族)의 족장 파천라도 그 의견에 동의합니다.”


검은색 피부의 대표자가 그 발언에 찬동하고 나섰다. 그러자 앞에서 진행을 하고 있던 붉은색 피부의 혈적자까지 그 말에 찬동했다.


“우리 적성마족의 의견도 마찬가집니다. 그러면 다섯 부족 대표들의 의견이 3대 2로 갈렸으니 다수결의 원칙으로 진법 대결을 펼치겠습니다. 갈성마족(褐聖魔族)과 회성마족(灰聖魔族)은 이의가 있으면 말씀하시오.”


“좋습니다. 그렇게 합시다.”


“그 의견에 따르겠습니다.”


다른 의견을 가졌던 두 부족이 녹성마족(綠聖魔族)과 흑성마족(黑聖魔族)의 의견에 동의했다.


“자, 그러면 지금부터 한 식경 뒤에 바로 이 자리에서 각 부족별 20명씩을 족장이 직접 인솔하여 진법 대결을 벌이도록 하겠습니다.

가능한 살상을 금하고 한쪽이 승복하거나 현저하게 승패가 보이는 상황이면 대결을 중지시키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쉬는 동안 준비들을 하시오.”


쥬맥이 나무 뒤에 은신하여 마족들의 동태를 관찰하느라 한눈을 팔고 있을 때, 소리 없이 뒤쪽으로 마족의 무사(武士) 다섯이 나타났다.


모두 입신(入神)의 경지에 버금가는 기운을 풍기고 있었는데······.


쥬맥이 은신한 채 그대로 물러날까 하다가 마족 무사들의 실력이 무척 궁금하여 은신을 풀고 모습을 드러냈다.


“앗! 저기에 누군가 있다.”


“생계의 인족이다. 잡아라!”


그들이 번개처럼 우르르 몰려와서 쥬맥을 빙 에워쌌다. 그래도 쥬맥은 눈 하나 깜박하지 않고 기검(氣劍)을 품에 안은 채 그들을 바라봤다.


“무슨 소리냐? 인족이라니······.”


마침 주변에 흩어져 쉬고 있던 마족 무사들이 그 소리를 듣고 모두 우르르 몰려왔고, 그 소란에 우두머리들의 시선까지 쥬맥에게 집중되었다.


“저기다! 저기에 인족의 수사가 있다. 도망치지 못하게 모두 포위해라!”


“무기를 들고 있다. 조심해라!”


마치 제물이라도 발견한 모양새다.


쥬맥은 삽시간에 500여 명의 마족 무사들에게 둘러싸였다. 그래도 여유를 가지고 평온한 얼굴로 주변을 둘러보자 도리어 마족 무사들이 놀란다.


“저놈이 겁도 없이 눈도 하나 깜짝하지 않는 것을 보니 대단한 고수인 모양이다. 모두 조심해라.”


그때 마족의 대표들이 도착했다. 그들은 눈을 지그시 뜨고 예리한 눈빛으로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쥬맥의 경지에 깜짝 놀라는 표정이다.


그들의 수준으로도 정확히 경지를 파악하기가 어려운 수준이니 그들보다 훨씬 윗길의 고수라는 소리 아닌가?


그때 적성마족의 혈적자가 앞으로 나서더니 쥬맥에게 말을 걸었다.


“너는 도대체 누구냐? 어떻게 우리의 비밀 회합을 알고 나타난 것인가?”


[하하하! 나는 쥬맥이라는 사람인데 우연히 옆을 지나다가 보았을 뿐이다.]


“호오! 우리말을 알아듣고 마음속으로 말을 하다니 정말 놀랍군. 그런데 거짓말하지 마라. 이곳은 배가 없으면 누구도 들어올 수 없는 섬이다.

보아하니 선인도 아니고 무사인듯 싶은데 이곳에 어떻게 들어올 수 있다는 말이냐? 어서 바른대로 이실직고하라.”


[믿고 말고는 당신들 마음이고···, 그래서 나를 어찌하겠다는 것인가?]


“우리의 원수이니 그냥 보내 줄 수 없다. 순순히 목을 내놓아라. 그렇지 않으면 발기발기 찢어서 죽일 것이다. 물론 영혼마저도 윤회하지 못하게 흩어 버릴 것이고 말이다.”


[하하하하! 그래? 능력이 있으면 어디 한번 내 목을 가져가 보시던가.]


협박에도 꿈쩍하지 않자 혈적자가 각 부족을 대표하는 족장들을 손짓해서 모으더니 쥬맥을 곁눈질하며 말했다.


“저놈의 수준이 보통이 아닙니다. 내 성급(聖級)의 능력으로도 그의 경지(境地)를 제대로 가늠할 수 없었습니다.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그러자 흑성마족의 파천라가 사납게 눈을 치뜨고 쏘아붙였다.


“아니 어떻게 하다니요? 생계의 인족 같은데 원수이니 당연히 죽여야지요.”


“옳소! 우리 모두 협공하여 저놈을 갈갈이 찢어 죽여서, 죽은 우리 동족들의 원한을 조금이라도 풀어 줍시다.”




감사합니다. - 설련하(偰輦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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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6 276화. 죽음도 막지 못하는 사랑 +1 22.10.06 1,052 8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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