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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련하 님의 서재입니다.

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완결

설련하
그림/삽화
설련하
작품등록일 :
2021.06.28 08:42
최근연재일 :
2022.10.17 08:20
연재수 :
290 회
조회수 :
378,219
추천수 :
7,321
글자수 :
2,467,752

작성
22.09.30 08:47
조회
1,052
추천
8
글자
18쪽

268화. 오성마족과의 대결

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DUMMY

녹성마족의 역천수도 흑성마족 파천라의 말을 거들고 나섰다. 그러자 나머지도 모두 덩달아서 ‘옳소!’를 외치면서 일제히 찬성을 하고 나선다.


그러자 혈적자가 다시 앞으로 나서서 자신의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면 이렇게 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저자의 경지를 보니 보통 수준이 아닙니다. 내 능력으로도 어느 정도의 경지인지 도통 가늠을 할 수가 없어요.

그러니 5개 부족별로 진법을 겨루기로 했던 것을 저자를 잡는 것으로 대체합시다. 진법으로 저자를 잡는 부족이 승리한 것으로 합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 부족별로 최상위의 무사들을 20명씩 뽑아서 계속 차륜전(車輪戰)으로 몰아붙여야 합니다. 그러면 아무리 신의 경지에 올랐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힘이 바닥나지 않겠소. 바로 그때 때려잡는 겁니다. 내 생각이 어떻습니까?”


“좋소. 그렇게 합시다. 나머지 무사들로는 크게 원을 그려서 포위망을 구축합시다. 그렇게 빠져나가지 못하게 지키면서 합격진으로 공격하고요.”


“좋습니다.”


이렇게 서로 의견 접근을 본 부족들이 정예를 선출하고 주위에 포위망을 구축한 뒤, 진법으로 공격을 개시할 때까지 쥬맥은 팔짱을 낀 채 그들의 움직임만 유심히 관찰했다.


“공격 개시!”


“자! 모두 공격합시다.”


“우와~ 공격하라!”


마침내 외부를 완전히 포위하고 다섯 개의 각 부족별 진이 내부로 진입하면서 마족들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그제서야 쥬맥이 검을 내려뜨리며 몰려오는 마족들을 주시했다.


선발된 무사들 하나하나가 예리한 칼날 같은 기세를 풍기고 있어서 무시하기 어려운 자들이니, 비록 선신의 경지에 올랐다 하나 방심할 수 없었다.


[자, 오너라!]


그러자 진법으로 공격을 개시하는 마족. 처음부터 그 기세가 심상치 않다.


“마성진(魔星陣)으로 공격하라!”


흑성마족의 파천라가 두 개의 커다란 반달형 월륜(月輪)을 앞세우고 진을 지휘하면서 먼저 공격해 왔다.


각각이 다른 무기를 들었는데······.


장병(長兵)과 단병(短兵)이 짝을 이루어 교묘하게 공수를 겸하고 있다.


미늘창이 좌측을 공격하는 가운데 우측에서는 채찍이 날아들었고, 뒤에서는 손목에 착용한 소형 활에서 소리 없이 발을 향해 화살이 날아들었다.


그 와중에 파천라가 월륜을 휘두르며 정면으로 치고 들었는데 그 기세가 자못 위맹하다. 이들도 전투 결과에 따라 성마맹의 맹주가 결정되는지라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리라.


쥬맥은 이번 전투를 특별한 초식 없이 싸우기로 했다. 이미 선신(仙神)의 경지에 이르러서 휘두르는 하나하나가 바로 초식이 되었으니 말이다.


또한 무사 대 무사로서 법술이나 마법을 사용하지 않고, 오직 순수한 무공으로 한번 겨루어 보고 싶었다.


‘그래, 무사대 무사로 겨루는 것이지.’


그렇게 마음을 굳히는 순간···, 공격이 몸에 다다르자 한순간에 쥬맥의 영체가 허공으로 솟구치며 머리가 아래로 가게 거꾸로 섰다.


그러면서 검강이 2장 정도 발현된 검을 번개처럼 휘리릭 내저으니, 파란색 검강이 주변을 자욱하게 뒤덮는 가운데 무기의 충돌음이 들린다.


따다다당! 따다당!


투두두두둑!


소리도 없이 날아들던 화살은 어느새 모두 절반으로 잘렸고, 미늘창과 채찍도 반으로 잘려서 바닥으로 떨어졌다.


“크윽!”


파천라가 휘두른 월륜만이 깨지지 않았으나 대신 뒤로 주르륵 1장이 넘게 밀려나며 바닥에 긴 이랑을 만든다.


네 명의 1차 공격이 무위로 돌아가자 즉시 다른 네 명의 2차 공격이 곧바로 이어졌다.


“받아랏!”


“차앗!”


정면에서 거대한 청룡도가 천지를 양단할 듯이 내리치는 가운데 좌측에서는 검이 날카롭게 옆구리를 찌른다.


동시에 좌측에서는 무거운 부(斧: 도끼)가 어깨를 향해 번개처럼 날아들고.


그리고··· 뒤에서는 소리 없이 참마도가 하체를 공격하며 아래서 위로 치고 들어왔다. 단숨에 결판을 내겠다는 듯이 말이다. 또한 진을 이루어 공격하는 것이라 각각이 파고드는 혈도의 위치와 공격하는 각도가 매우 교묘했다.


각각이 하나를 피하면 다른 쪽을 피하기 어려운 중요한 혈을 노리고 있었으니. 그 위력도 만만치 않았고.


절묘한 순간에 서로 배합을 이루어 공격하는 것을 보니 오랜 시간 합격 훈련에 심혈을 기울인 모양이다.


모두 경지가 높아서 무기마다 강기가 한 자쯤 뻗어 있다. 등골을 시리게 하는 오싹한 기운을 풍기면서······.


그러나 쥬맥이 비웃듯이 입술을 비틀며 빙긋이 웃더니, 순간적으로 몸이 잔영을 남기며 눈앞에서 사라졌다.


이형환위(以形換位)의 수법으로 청룡도를 힘차게 내리긋는 무사 옆에 나타나 가볍게 장으로 옆구리를 가격한다.


파박!


“끄윽!”


그러자 거대한 청룡도(靑龍刀)를 든 거한이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쥬맥을 바라보다가 힘없이 털썩 쓰러졌다.


[굼벵이처럼 너무 동작이 느리구나. 이렇게 굼떠서야 어떻게 나를 잡겠느냐? 좀 더 빨리 움직여라.]


심지어 좀 더 빠르게 공격하라고 적을 독려한다. 청룡도를 든 거한을 시작으로 쥬맥의 몸이 동섬서홀(東閃西忽)하면서, 합격진(合擊陣) 사이를 누비며 신나게 공격을 퍼부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검영이 구름처럼 자욱이 일어나 시야를 가렸고 이어서 채찍이 주변 3장을 휩쓸었다. 오직 번쩍거리는 기의 흔적을 남기면서······.


그러니 쥬맥이 어느 무기를 쓰는지 종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분명 검이 공격해 들어왔는데 어느 순간에 그것이 채찍으로 바뀌었다.


흑성마족도 파천라를 필두로 혼신의 힘을 다해서 연합 공격을 퍼부었지만 쥬맥의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했다.


“으아아악!”


순식간에 사방에 비명이 난무하고 쥬맥의 눈이 없는 공격은 상대를 가리지 않았다. 자신 외에는 모두 적이니······.


검이 갑자기 채찍이 되어서 멀리 있는 적의 심장을 파고 들고, 다음에는 창이 되어 허리를 양단했다. 어느 순간 직도로 변해 근접 공격을 감행했고.


흑성마족의 진법은 훌륭했지만 쥬맥의 공격 아래 채 일각을 버티지 못했다. 원래 진법이란 그 구성원에 힘입은 바가 크니 진법을 구성한 핵심 인력을 몇 명 쓰러뜨리면 진법의 효력이 약화되게 되어 있는 것!


그런데 벌써 여러 명이 쓰러졌으니···. 절반은 무기가 부서지고 절반은 이미 바닥에 큰대자로 드러누웠다.


“교대하라! 적성마족 공격!”


“공격하라! 적룡대진을 펼쳐라!”


패한 흑성마족이 뒤로 물러나면서 그 자리를 붉은 피부의 적성마족이 메우며 다른 공격이 시작되었는데······. 적성마족에는 고수들이 많은지 이미 흑성마족과 겨루는 것을 보았는지라 처음부터 강공(强攻)을 펼치고 나왔다.


5명씩 조를 이루어 길게 용처럼 늘어서서 한 손은 무기를 들고 한 손은 앞사람의 명문혈에 손바닥을 붙여, 격체전력(隔體傳力)으로 맨 앞쪽에 있는 무사에게 마기를 전달했다.


그러면 맨 앞쪽의 무사는 검이나 도 등의 무기를 이기어검(以氣馭劍)이나 이기어도(以氣馭刀) 등으로 띄워 공격을 감행했는데 그 위력이 대단했다.


그러면서 검결지를 취하지 않은 다른 손으로 권장법을 펼쳐 공격하니 한 번에 여덟 가지의 공격이 가해진다.


어디 그뿐인가?


족장을 맡은 혈적자는 단신으로 그 사이를 누비며 쥬맥의 공격을 방해하고 간간이 공격까지 병행했다.


그래도 오늘 모인 마족 무사들 중에서는 혈적자의 무공이 가장 높은지 때로는 허공답보(虛空踏步)로 떠올라 머리 위에서 공격을 가한다.


서로 팽팽히 힘의 균형을 이루며 공격과 방어가 교차하는데······.


파바바바박!


사사사사삭!


“일 조 앞으로! 삼 조 뒤로!”


잠시만 방심해도 목숨을 앗아갈 공격들이 눈 깜박할 사이에도 수없이 이루어지며 숨가쁘게 공수가 오고 갔다.


“합!”


“끄아아악!”


번개처럼 내지르는 권장에 한 명이 비명을 내지르며 무너진다. 이렇게 일각이 흐르자 쥬맥이 좀 더 공격의 강도를 높였다. 영력을 내뿜어 주변 30장에 기의 영역을 구축하며 마족들의 움직임에 제동(制動)을 걸었다.


“얍!”


우렁찬 기합과 함께 우측 장을 내밀어 정면에서 공격해 오는 조의 선봉과 장(掌)끼리 정면 충돌했다. 그러자······.


꽈아아앙!


“끄아아악!”


장끼리 부딪쳤는데 폭음이 들리며 5인 1조로 공격하던 정면의 다섯 명이 울컥 피를 토하면서 뒤로 주르륵 밀렸다. 입신급(入神級)에 버금가는 다섯 명의 격체전력을 혼자의 힘으로 무너뜨리자니 쥬맥도 꽤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잠시도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번개처럼 몸을 이형환위로 이동하니 방금까지 있던 자리에 다른 조의 공격이 집중되어 바닥이 초토화가 되었다.


[이놈들! 정말 죽고 싶은 것이냐?]


쥬맥이 빛살처럼 보법을 밟으며 우측으로 틀더니 이번에는 우측을 공격하는 조와 순간적으로 장이 마주쳤다.


꽈아아앙!


“으아아악!”


순식간에 또 다섯 명이 한 마리 용처럼 길게 바닥에 쓰러지며 피를 토했다.


그 틈에 혈적자가 공중에서 백회혈을 향하여 장을 내리치며 주변에 검은 기를 내뿜었다. 바로 쥬맥의 영역을 약화시키려고 한 짓이다.


그러나 이미 선신의 경지에 이른 쥬맥의 영역이 하위 경지에 이른 이의 공격에 쉽게 무너질 리가 없었다. 그저 한 번 출렁였다가 다시 제자리다.


“하앗!”


기합 소리와 함께 쥬맥의 몸이 그 상태에서 그대로 무릎을 편 채 철판교 수법으로 뒤로 넘어가며 같은 장으로 혈적자의 장과 마주쳤다. 그러자······.


퍼엉~


“끄억!”


신음 소리와 함께 혈적자의 몸은 고공(高空)으로 3장이나 튀어 올랐고 쥬맥은 그 상태에서 몸을 빙글 돌리며 귀신처럼 사라진다. 움직이는 속도가 너무 빠르니 눈이 쫓아가지 못하는 것!


쥬맥이 다시 나타난 것은 좌측을 공격하는 조의 맨 뒤쪽이었다. 마치 땅에서 솟듯이 불쑥 모습을 드러낸다.


당황하여 모두 바라보는 사이에 쥬맥의 권강이 파도가 치듯이 튀어 나갔다.


파바바바박! 파박!


“아악! ······끄억!”


푸른 빛이 빗살처럼 밀려가서 다섯 명의 명문혈에 격중했다. 몸속으로 파고든 영력이 거센 파도처럼 밀려가며 마족들의 단전을 파괴하니 모두 고통스럽게 비명을 내지른 것일 터.


그와 동시에 위에서 하강하면서 구름같이 검강을 일으키며 공격해 오는 혈적자를 향하여, 다섯 손가락에서 동시에 지강(指罡)이 발출 되었다.


이것은 바로 오지(五指) 탄지신공.


쉬쉬쉬쉬쉭!


금빛을 띤 다섯 개의 지강 중에서 세 개는 혈적자의 검에 부딪쳐 터지며 공격을 차단하고, 그 틈에 두 개는 그대로 날아가서 팔과 다리에 적중한다.


“끄아악!”


그 공격에 혈적자도 몸에 두 군데나 구멍이 뚫리며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쥬맥이 확실히 숨통을 끊기 위해서 번개처럼 다가가는데······.


파바바박!


후위를 공격하는 삼 조가 나서서 이기어창(以氣馭槍)으로 쥬맥의 앞을 공격함과 동시에 뒤에서는 장으로 명문혈을 번개처럼 공격해 왔다.


그러면서 그 사이에 한 무사가 혈적자를 구출하여 잽싸게 자리를 피한다.


그래도 적성마족의 진법 공격은 이미 붕괴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진법을 지휘하는 자가 이미 부상을 입었고 핵심 기능도 대부분 마비되었으니.


“안 되겠다. 나머지 3개 조가 모두 합공하라! 죽기 아니면 살기다. 공격!”


“와아~ 죽여라!”


지금까지 지켜보던 3개 부족의 정예들이 동시에 벌떼처럼 달려들었다. 이제 맹주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대결에 자신들의 생사가 달렸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지금처럼 맹주를 차지하겠다고 1개 부족씩 달려들면 모두 각개 격파를 당한다고 생각하는 것일 터.


이제는 녹성마족이 일시에 공격하고 방어를 하면서 1차 접전을 벌이면, 바로 다음은 갈성마족이 나서서 공격하고, 이어서 회성마족이······.


고수들이 조를 이루어 차륜전으로 합격(合擊)을 하면서 쥬맥의 힘을 서서히 빼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


이렇게 파도처럼 인해 전술의 힘으로 거세게 밀어붙이며 쥬맥의 힘이 다하기를 기다리는데, 그게 어디 쉬운가?


[흥! 그런다고 내가 당할 것 같으냐?]


쥬맥의 검이 갑자기 3장이 넘는 채찍으로 바뀌었다. 채찍을 따라서 지옥의 겁화처럼 시퍼런 불길이 일어나 양강(陽强)의 기운이 넘실거렸고.


[자! 모두 오너라!]


마치 검무를 추듯이 하면서 채찍에 편강(鞭罡)을 실어 사방을 후려치는데, 푸른빛이 마치 뇌전처럼 번쩍거리면서 사방으로 퍼져 나가나니!


어지간한 무사는 바라보기도 어려울 지경이다. 그래도 검환(劍丸)이나 도환(刀丸) 등의 대량 살상 수법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마족들에게는 천만다행(千萬多幸)이라고나 할까?


심적으로 쫓기고 있는 그들이 지금 그 사정을 알 리도 없지만 말이다.


그때, 뒤를 공격하던 회성마족에서 일제히 검탄(劍彈)이나 도탄(刀彈) 등으로 공격을 퍼부었다. 빗발처럼······.


파바바바밧!


꽝 꽈과과과광!


수십 개의 검탄과 도탄이 뒤섞여 날아들더니 쥬맥의 주변에서 폭발을 일으켰다. 이에 주변의 땅이 모두 뒤집어져 황량한 황무지나 같았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쥬맥의 몸은 이미 땅을 밟고 있지 않았다. 거추장스러운 것들이 많기 때문에 지면(地面)에서 한 자 정도를 떠서 미끄러지듯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모두 거리를 벌리고 탄(彈)이나 환(丸)으로 공격을 퍼부어라!”


마침내 마족들도 취할 수 있는 방법 중 가장 강수(强手)를 두기 시작했다.


최강자(最强者)들로 구성된 공격조는 대부분 입신(入神)의 경지에 버금가는 고수들이니 탄이나 환의 공격도 가능한 수준이었다.


그런데 공격 수위를 높일수록 쥬맥의 공격도 점점 강해져서 어찌 보면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것이나 같았으니······.


파바바바밧!


쉭! 쉬쉬쉬쉭!


탄과 환이 뒤섞여 쥬맥 주위로 빗발처럼 쏟아져 내렸다. 어떤 검환(劍丸)이나 도환(刀丸)은 제법 수박처럼 커서 그 위력이 굉장해 보인다.


꽈과광! 꽝! 꽈광! 파바바박!


그 공격에 쥬맥이 서 있던 자리 주변의 20장이 순식간에 초토화가 되어 버렸다. 쥬맥은 어떻게 되었는지 흔적도 없었고 그 자리에는 오직 폐허뿐! 심지어는 마족들 수십 명도 그 공격에 휘말려서 목숨을 잃었다.


“그놈이 아주 작살이 났구만.”


“검환과 도환에 산산이 부서졌을 거야. 겁 없이 혼자서 덤비더니······.”


“샅샅이 뒤져서 뼈다귀라도 찾아라!”


쥬맥을 잡은 줄 알고 마족들이 희희낙락하며 모두 쥬맥이 서 있던 자리 주변으로 몰려들어 흔적을 찾으려고 뒤지는데···, 그러나 바로 그때!


[이것들이 보자 보자 하니까······.]


쥬맥의 싸늘한 목소리가 서늘하게 울려 퍼지며 검은 공간이 입을 벌리고, 쥬맥이 멀쩡한 몸으로 그 안에서 걸어 나왔다. 손에는 3장에 이르는 황금빛이 나는 채찍을 들고서.


[내가 검환을 썼으면 너흰 예전에 이미 죽은 목숨이었다. 어디 받아 봐라.]


쥬맥의 손에서 황금빛이 나는 채찍이 퍼런 불길을 내뿜으며 사나운 용처럼 주변을 할퀴고 강타했다. 그러자 채찍을 따라서 강기가 빗발치듯이 퍼져 나가며 마족들을 휩쓴다.


“크아아악!”


“아악~ 살려 줘!”


사방에 비명이 난무하고 순식간에 수십 명이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졌다.


“성급(聖級) 무사들은 전원 출동하여 공격하라! 그 이하는 모두 뒤로 물러나 원진(圓陣)을 구축하라!”


부상을 입고 뒤로 물러났던 혈적자의 외침에 따라서 최고 고수들만 80여 명이 쥬맥을 에워싸고, 나머지는 뒤로 물러나 원진을 구축했다.


아직 몸이 성한 족장(族長)들을 선두로 하여 사방에서 연합 공격(聯合攻擊)을 펼치며 치고 들어온다.


좌측에서는 현추엽이, 우측에서는 도야탄이, 정면은 역천수가······.


셋을 기점으로 하여 이번에는 반드시 사생결단(死生決斷)을 내려고 사방에서 벌떼처럼 치고 빠지니 눈이 현란할 지경이다. 이제 모두 목숨을 걸었다.


쥬맥의 무기는 채찍에서 검으로 바뀌어 소낙비처럼 검탄을 쏘아 내다가···. 어느 순간 청룡도로 바뀌어 공기에 검은 균열을 일으키며 주변을 휩쓸었다. 이제야 마족들도 쥬맥을 잡기 위해서는 그들 모두의 생명을 건 도박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일까?


한 시진에 가까운 혈투가 벌어진 뒤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진이 빠진 양측. 모두 묵시적인 휴전에 들어갔다.


힘이 부친 마족들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한 발 물러섰는데···, 쥬맥이 번뜩 아내 생각이 들었다.


‘늦게 가면 또 바가지를 긁을 텐데···.’


벌써 시간이 꽤 지났다. 싸움은 다음에 와서 해도 되니 빨리 돌아가야겠다.


[미안하다. 내가 급히 볼일이 있으니 다음에 싸우자. 그만 가 봐야겠다.]


쥬맥은 번개처럼 몸을 빼내어 하늘로 날아올라 거대한 대협곡을 벗어났다.


그러자 사방을 포위하고 다음 공격을 암암리에 준비하던 마족들은 닭 쫓던 개가 지붕을 쳐다보듯이 황당하다는 얼굴로 멍하니 바라볼 뿐이다.


대협곡에서 빠져나와 하늘을 바라보니 벌써 다섯 번째 해가 화염을 토하며 지고 있다. 늦으면 안되는데······.


돌아갈 생각으로 지도를 불러내 위치를 확인한 다음, 둔광(遁光)을 일으키며 마계의 문을 향해 날아갔다.


처음에 들어왔던 곳으로 돌아가니 대문을 지키는 천장이 사고 없이 돌아와서 다행이라며, 마계(魔界)에서 행한 일을 자세히 묻고 장부에 기록하였다.


특히 오성마족(五聖魔族)이 성마맹(聖魔盟)을 결성하여 선인들의 수행에 공동으로 대응하려고 하는 것에 대해서 상세히 묻더니, 얼굴색이 변하며 경고를 발하겠다고 한다.




감사합니다. - 설련하(偰輦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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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8 288화. 요왕의 혈제(血祭) 22.10.14 1,051 7 19쪽
287 287화. 태을현철을 찾아서 22.10.14 1,049 8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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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5 285화. 잔인한 토벌(討罰) 22.10.13 1,052 7 19쪽
284 284화. 흑산계곡 대전투(大戰鬪) 22.10.12 1,053 7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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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1 281화. 갈대밭의 혈투(血鬪) 22.10.11 1,050 7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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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9 269화. 후계자(後繼者)를 찾아라 22.10.03 1,050 7 18쪽
» 268화. 오성마족과의 대결 22.09.30 1,053 8 18쪽
267 267화. 마족의 성마맹(聖魔盟) 22.09.30 1,056 7 18쪽
266 266화. 마왕 참마수와의 대결 22.09.29 1,056 8 19쪽
265 265화. 마황룡과 팔각녹수 22.09.29 1,072 7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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