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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련하 님의 서재입니다.

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완결

설련하
그림/삽화
설련하
작품등록일 :
2021.06.28 08:42
최근연재일 :
2022.10.17 08:20
연재수 :
290 회
조회수 :
378,230
추천수 :
7,321
글자수 :
2,467,752

작성
22.10.13 08:44
조회
1,052
추천
7
글자
19쪽

285화. 잔인한 토벌(討罰)

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DUMMY

악자룡이 삼지창을 바람개비처럼 돌리니 검은 마기가 자욱하게 일어나며 주변 일대를 잠식했고, 그 속에 보이지 않는 무형 창강이 뒤섞여 천령 영선을 향해 무수히 날아들었다.


그러면서 의식 공격을 병행하는지 머릿속이 깨질 듯이 아프고 머리가 빙빙 돌았다. 곧 구통증이 날 듯한데···.


천령 영선이 정신을 맑게 하는 청심결(淸心訣)을 외우며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선령력으로 금강호신광(金剛護身光)을 이루어 영체를 보호한 뒤 11성 마법 ‘영천망’을 펼쳤다.


파라라라락~~


그러자 영체에서 수만 가닥의 푸른 영기의 실이 뿜어지면서 일대를 촘촘한 그물망으로 감싸 버린다.


날아들던 수많은 무형 창강이 영천망에 걸려 물고기처럼 푸덕거렸고 의식 공격도 청심결에 빛을 잃었다.


그때 천령 영선이 경전당을 드나들며 배운 은환보(隱幻步)로 번개처럼 사라져 자취를 감추더니···, 악자룡의 머리 위에 번뜩 나타났다.


‘금룡계인((金龍契印)!’


파바박!


무영창으로 11성 마법인 금룡계인을 시전하며 손바닥으로 내리치자 금빛 용이 번개처럼 빠져나와 머리를 위에서 아래로 관통하고 사라졌다.


그러자 관통한 양쪽에 금룡의 형상이 뚜렷하게 남았고, 그 금룡의 계인에서 앞뒤로 금빛의 불길이 일어 안으로 타들어 간다. 그 불길은 점점 거세졌고 마침내 머리 위아래로 금룡 형상의 구멍이 뻥~ 하고 뚫려 버렸다.


“크윽~ 내가 금룡계인에 당하다니······. 참으로 원통······ 크아악!”


악자룡이 미처 말을 끝내지 못하고 서서히 의식을 잃으며 뒤로 넘어갔다.


그러자 천령 영선이 번개처럼 수도로 악자룡의 머리를 자르고 영체마저 단숨에 죽이더니, 머리를 적군들이 있는 쪽으로 높이 치켜들며 소리쳤다. 바로 적군의 사기를 죽이기 위한 것!


“여기에 마왕 악자룡의 머리가 있다!”


“와아! 마왕의 우두머리를 죽였다.”


“공격! 나머지 마왕도 모두 죽여라!”


추면불사 악자룡이 죽었다는 말에 다른 마왕들이 멈칫거리는 사이에 두 명이 다시 영선들의 공격 아래 목숨을 잃었고, 두 명은 감당이 안 되는지 멈칫거리며 뒤로 물러선다.


“모두 일제히 공격하라!”


그러자 이제 적군들이 우르르 몰려오며 머릿수로 싸워 보겠다고 덤비는데 그 수가 끝없이 벌떼처럼 밀려온다.


[선군은 2선1조(二仙一組)로 산개하여 적군을 토벌하시오!]


그때 선장의 명령이 번호패를 통하여 전음으로 전달되었다. 그러자 태을 신선이 잽싸게 돈문 신선의 옆으로 서서 히죽 웃으며 말했다.


“형님! 저랑 같이 싸웁시다.”


“그래, 우리끼리 뭉쳐야지 뭐.”


그때 열댓 명이 우르르 둘에게 덤벼들었다. 두 신선뿐만 아니라 사방에서 조를 이룬 신선군과 적군 간에 난전이 벌어졌다. 그러자 다시 전장에는 사방에 적군들의 피가 튀고 여기저기에 시신들이 나뒹굴었으니······.


나중에 서서히 재가 되어 사라진다는 것만 다를 뿐 생계의 전쟁과 다름없었다. 어떤 면에서는 더 잔인했고.


“이놈들! 이 어르신의 솜씨도 한번 받아 보아라! 모두 씨를 말려 주마!”


쥬맥에게 수많은 영물과 영단을 얻어먹어 선령력이 남다른 태을 신선이 수인을 맺고 법술의 진언을 외웠다.


“샤바라 밀데 홈 바라니~ 십팔층지옥화(十八層地獄火)!”


동시에 두 손을 적군들이 밀집한 곳을 향해서 휘두르니, 두 손을 통해서 푸르스름한 초열지옥의 불길이 일면서 점점 커져 가며 주변을 휩쓴다.


그 불길이 얼마나 거센지 근처에 모여 있던 수백 명의 적군들을 불태워서 한 줌의 재로 만들어 버렸다.


그러자 이에 질세라 이번에는 돈문 신선이 나서더니 법술의 진언을 외우며 수인을 맺고 외친다.


“빙살의 기운으로 마귀를 멸하노라. 현천의 한빙살!”


잽싸게 적들을 향하여 두 손을 교차하며 흔들었다. 그러자 푸르게 빛나는 수많은 얼음창 같은 빙살기가 나타나서 뇌전처럼 쏟아지며 적군을 덮쳤다.


이 공격으로 또 적군 수백 명이 동시에 목숨을 잃고 바닥에 쓰러져 푸들거린다. 마치 땅 위에 올라와 숨을 못 쉬고 고통스러워하는 물고기처럼······.


“아니, 이럴 수가······.”


그 모습을 보고 적군들 틈에서 제법 무위가 높은 마도 무사들 수백 명이 분노한 얼굴로 앞으로 나서는데······.


“너희들은 이렇게 마계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죄 없는 수많은 생명을 죽여도 된단 말이냐? 그러고도 너희가 어찌 신선이라고 말할 수 있단 말이냐?”


그중에 하나가 앞으로 나서며 비난하고 따지니 천령 영선이 대표로 나섰다.


[이놈들! 죄 없는 생명이라니! 그동안 너희 종족이 저지른 죄과를 모른단 말이냐? 결국 너희도 세월이 지나 어느 수준에 이르면 너희 선조들처럼 수많은 악행을 저지를 것 아니더냐?]


“당신들이 뭐길래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를 예단하여 이런 징벌적인 조치를 취한단 말이냐? 아무 죄 없이 죽어 가는 저 생명들이 보이지도 않느냐? 이 위선자들아!”


[본래 악의 씨앗은 자라기 전에 싹을 자르는 법이다. 모두 곱게 목을 늘이고 순순히 목을 바쳐라!]


“어차피 죽을 목숨이라면 뭐가 두려우랴. 모두 목숨 바쳐 싸우자. 쳐라!”


“우와아~ ······.”


[모두 공격하시오!]


잠시 멈칫했던 전투가 다시 치열해지고, 수많은 비명과 폭음이 쉴 새 없이 드넓은 암반 위에 울려 퍼졌다.


이렇게 쉼 없는 전투가 열흘이 지나니 이제 죽어 나간 적군의 수를 헤아릴 수 없었고, 어느 순간부터 그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물론 태을과 돈문 신선도 부상을 영체 재생술로 스스로 치료해 가며 앞장서서 전투를 벌였고, 천령 영선은 후배들이 자신의 체면을 살려 주고자 분골쇄신(粉骨碎身)하니 너무 고마웠다.


협곡 곳곳을 누비며 적군을 토벌하고 다른 조나 천간과 협력하여 수많은 마궁(魔宮)을 파괴하며 전투를 벌이니 금방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흘러 버렸다.


“이제 끝날 때가 되었는데······.”


모두 싸움에 지쳐 그렇게 생각할 때 7호 전함이 공격한 별에서만 어느덧 1억이 넘는 적군이 먼지처럼 사라져 갔고 선군도 수십 명이 죽고 다쳤다.


끝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던 선령력도 긴 전투에 마침내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제 조금만 더 지나면 일반 적군과 싸우기도 힘들 것이다.


모두 지쳐서 거대한 검은빛 나무 아래서 잠시 쉬면서 원기를 회복하고 있는데···, 마침내 철수 명령이 떨어졌다.


[나는 선군장 우만공이다. 이번 출전의 목표를 달성하였으니 우리는 이만 철수한다. 지금 즉시 공격 전에 대기했던 위치로 복귀하라!]


“와~ 전투가 드디어 끝났다.”


“빨리빨리 돌아갑시다.”


선장 천령 영선이 앞장서서 전함에서 보내오는 신호를 따라 빠르게 나아가고, 나머지 신선들이 그 뒤를 따랐다.


다행히 이번 출전에서 1조의 신선들 중에 다친 사람은 여럿 있으나 죽은 신선은 없었다. 천령 영선은 그것이 모두 적극 나서서 도와준 한수 영선과 태을, 돈문 신선의 덕분이라 생각했고.


전함으로 돌아오니 다른 조나 천간도 대부분 돌아와 있었고 무슨 일인지 한껏 분위기가 들떠 있었다.


이제 토벌 작전도 끝이 났으니 두툼한 보상을 기다리는 것이다. 부상이야 기로 진체를 이룬 신선들에게는 별 게 아니니 죽은 신선만 서러울 뿐이다.


긴 세월 동안 수행해서 얻은 영체가 흩어져 버리니 윤회를 하면 다시 신선이 되리라는 보장도 없어서 말이다.


1조도 여러 가지 공을 인정받아서 선장은 공적 점수 2만 점에 마령단 500개를 받았고, 태을과 돈문 신선도 공적 점수 1만 점에 마령단 300개를 보상으로 받았다.


이 정도면 그 동안 있었던 여러 전투에 비해서 보상이 매우 후한 편이었다. 아마 고계의 시선이 직접 나선 일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런데 무서운 것은 번호패를 통하여 자신도 모르게 개별로 공적이 다 집계되고 있었다는 것! 전투에서 몸을 사렸던 몇몇 신선들에게는 보상이 절반밖에 주어지지 않았다.


보상 내용을 보면서 제일 좋아하는 이는 당연히 태을 신선이다. 술도 술이지만 무엇보다 공적 점수 1만 점이면 선궁의 경전당에서 꽤 쓸 만한 공법을 교환하여 익힐 수 있었다. 신통이나 마법을 더 익힐 수도 있었고······.


그래도 술이 다른 무엇보다 우선인가 보다. 입맛을 다시던 태을 신선의 말.


“우와, 제법 되네. 형님, 이거면 몇 달은 술값 걱정을 안 해도 되겠네요.”


그 말에 너무 어이가 없는지 돈문 신선은 헛웃음을 치고 말았다.


“허허 참! 이 사람 정말 못 말리겠군.”


그래도 오랜 전투가 끝나고 술 생각에 기분이 좋은지 태을 신선은 계속 입맛을 다시면서 싱글벙글이다.


적군 토벌을 위해서 떠났던 20척의 전함은 목표를 달성하자 다시 의식의 속도로 빠르게 회군했고, 신선들은 다시 평화로운 수도 생활에 젖어 들었다.


* * * * *


쥬맥이 우르대협곡에 거주한 지 20년에 가까운 세월이 흐르니 이제 나이가 어느덧 180살에 이르렀다.


그동안 천인족은 72년간이나 한울의 자리에 머물며 평화와 안정을 일구어 낸 쥬맥을 신화적인 인물로 받들었다.


그래서 쥬맥이 기거하는 근처를 신성시하여 아무도 100리 이내로 근접을 못 하게 했다. 아니, 천인족 개개인이 스스로 접근을 하지 않았다는 표현이 옳았다. 그 영역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지키는 사람은 없었으니까.


덕분에 하루하루를 고요한 대자연 속에서 수행을 거듭한 쥬맥은 이제 완전히 자연과 동화(同化)되어 살아가는 삶을 살았다.


들판에 나가면 벌과 나비가 찾아와서 어깨와 머리에 내려앉고, 작은 새들이 스스럼없이 팔에 내려앉아 재잘거렸다.


일체의 육식을 끊고 선식을 하며 사니 이제는 물에 들어가도 물고기가 도망가지 않고 발목을 간질이며 같이 놀았다. 거의 선인에 가까운 수행을 하며 살고 있는 것이다.


독수리 달이도 그동안 쥬맥에게 여러 가지를 배워서 이제 사람처럼 의사표현을 확실하게 했다. 비록 직접 말로 표현하지 못했지만 상심통을 시전하면 정확한 의사를 표현했다.


별이에게 들었던 신수들의 수업 내용을 달이에게 알려 주니 혼자서 열심히 수행을 하기도 했고 말이다.


혼자 노력해서 신수가 될 수 있을지는 쥬맥도 알 수 없었다. 신수라는 게 그리 쉽게 되지는 않을 테니까.


“기회가 있으면 별이에게 달이를 부탁해 볼까? 주작처럼 제자로 거두라고. 그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


그래서 한번 기회를 보기로 했다.


이렇게 수행에 빠져 지내니 이제는 자식들의 얼굴을 보기도 힘들었다. 세 달에 한 번 정도씩 번갈아 다녀가니 그저 얼굴을 잊지 않을 정도였다.


이제는 태을 선인이나 돈문 선인으로부터 받았던 서책들은 모두 통달을 해서, 머릿속으로 익힌 것만이 아니라 실제로 구현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비전으로 전수되는 일부 부적술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부적을 직접 만들어 사용할 수 있게 되었는데······.


무엇보다 진법에 대한 조예가 깊어져 보호용이나 결계를 비롯해서 장거리 이동을 위한 전송진(傳送陣) 등, 대부분의 진법을 쉽게 설치하고 결점을 찾아 파괴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뿐만 아니라 특정 부분의 기능을 변환하는 것까지 자유자재(自由自在)로 활용이 가능한 수준이 되었고 말이다.


물론 수행의 길이란 끝이 없어서 아직도 모르고 있는 내용들이 더 많을 지도 모르고, 또 어떤 조직에나 비전의 절학이 있으니 그런 특수한 경우까지야 어찌 다 알 수 있겠는가?


지금까지 주변에서 보고 듣고 배운 것 중에서는 그렇다는 것이다.


신통도 이제 20여 가지를 익혀서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었고, 영력에 그 위력을 더하여 선인들이 법력으로 펼치는 것보다 훨씬 위력이 강대했다.


선인들과 달리 무공의 내력과 마력이 법력과 합치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기존에 돈문 선인이나 태을 선인으로부터 배운 신통 외에도 무간지옥(無間地獄), 접인수라참(摺引修羅斬), 심마연참(心魔連斬) 생자필멸(生者必滅), 초륜파황(超倫破荒), 풍둔구겁(風遁九劫), 의형재생(意刑再生) 등 무시무시한 신통들도 여럿 익혔다.


쥬맥은 새로 익힌 신통들을 하나씩 시전해 보았다. 물론 영력을 최소화하여 주변에 미치는 영향을 줄였지만.


그런데도 하나씩 펼칠 때마다 우르대협곡까지 들썩거렸으니······.


“데키 아키나하~ 야차와 악귀의 저주로 명하노니, 무간지옥을 열어라!”


무간지옥이 시전되자 가상의 적으로 삼은 바위를 향해 초열(焦熱)이 위와 아래에서 이글거리며 옥죄는 가운데, 야차와 악귀들이 벌떼처럼 달려들어 쇠처럼 날카로운 손톱으로 바위의 온몸을 할퀴어 댄다. 직접 시전해 보니 약간 마도에 치우친 공법 같았다.


상상하기도 힘든 끔찍한 고통을 가하는 신통이다. 이어서 접인수라참!


“샤르 샤바나 힘~ 악인악과(惡因惡果)의 인과로 명하노라. 접인수라참!”


그러자 큰 바위가 마치 엿을 만드는 것처럼 강제로 길게 늘어지고 종이를 접듯이 몇 겹으로 접혔다.


그 다음은 아수라의 형상이 나타나더니 톱날 같은 거치도로 톱질을 해서 그 가운데를 뎅강 자르는데······.


한 번에 몸체를 여러 개로 잘라 버리면서도 칼날이 날카롭지 않아서 마치 거친 톱날로 써는 듯한 고통을 가한다.


썰리는 그 고통이 얼마나 끔찍하랴!


“으휴~ 이건 좀 심한데······. 용서 못할 악마가 아니면 쓰면 안 되겠군.”


쥬맥이 진저리 치듯이 고개를 흔든다.


이어서 심마연참. 이 법술 신통도 잔인하기는 비슷한 수준인데···, 모두 함부로 쓸 법술이 아니었다.


“아데~ 아메니 나하~ 수억 년 악몽의 심연에서 헤맬지어다. 심마연참!”


심마연참은 싸우는 상대를 심마(心魔)에 빠지게 하여 생(生)에서 가장 고통스러웠던 때를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거기서 헤어나지 못하는 악몽속에서 낭아봉처럼 큰 쇠못이 촘촘히 박힌 몽둥이로 전신을 사정없이 내리치는 고통을 가해서 죽이는 것이고···.


바위는 비록 악몽을 꿀 수 없지만 도깨비 허상 같은 괴물이 나타나 거대한 낭아봉으로 바위를 짓이긴다. 그러자 사방으로 파편이 튀어 나갔다.


보기만 해도 고개가 살래살래 흔들어진다. 그러나 악마(惡魔)나 요마(妖魔)를 멸하는 데에 어찌 인간의 잣대로 사정을 봐 줄 수 있을까?


“바라 데 아키나 훔~ 산 자는 반드시 필멸하리라, 생자필멸!”


생자필멸은 넓은 땅을 수십 장 두께로 그대로 반씩 접어서 땅속으로 깊이 파묻는다. 그리고 그 속에 지옥의 유황불을 지펴서 살아 있는 생명과 영체가 어느 것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영혼까지 소멸시키는 무서운 신통이다.


비록 영력을 최소화했지만 커다란 바위의 절반이 땅속에 파묻혀서, 유황불에 붉게 달아올라 물컹거렸다.


이어서 그 악명 높다는 초륜파황을 시전했다. 바위를 향해서 수결을 맺고 법술의 진언을 빠르게 외운다.


“바라밀 데~ 아키나 흄! 천지의 힘으로 악을 멸하노라. 초륜파황!”


그러자 바위의 위와 아래에서 상상을 뛰어넘는 중압을 가하는 가운데···, 목과 팔다리에 해당하는 부위를 천만 근이 넘는 망치로 내리쳐서 거칠게 부수어 댄다. 뼈와 살이 산산이 부서지는 것이니 그 고통이 얼마나 끔찍하랴?


생각만 해도 치가 떨리는 일이다.


“에이~ 이건 내가 생각해도 너무 잔인한 것 같다. 꼭 필요한 곳이 아니면 써서는 안 되겠어. 잘못하면 내 심성에까지 영향을 미칠 거야.”


쥬맥은 스스로 시전해 놓고도 그 잔인함에 오싹 소름이 끼쳤다.


다음은 풍둔구겁.


“아키 나르힘 데~ 바람의 신이 명하노니 악행대로 참하라. 풍둔구겁!”


풍둔구겁은 바람 속에 몸을 숨긴 날카로운 수만의 칼날이, 마치 포를 뜨듯이 오랜 시간 조금씩 살을 베어 내며 기를 쇠하게 하여 죽이는 것이다!


그 시간이 억겁의 시간처럼 길게 느껴진다 하여 붙여진 이름일지니······.


커다란 바위가 풍둔구겁의 칼날에 만두피보다 더 얇게 포가 뜨여 날리기 시작했다. 마치 눈송이처럼!


“잔인한 것은 이것도 마찬가지군. 으휴~ 악마를 고문할 때나 쓰면 되겠어.”


이어서 시전하는 것은 의형재생.


“샤르나 데킴 아르히~ 만벌(萬罰)의 고통 속에서 죽을지어다. 의형재생!”


이번에는 온갖 형벌 도구가 나타났다. 바위를 비틀고, 인두로 지지고···, 송곳으로 찌르고, 칼로 자르는 등등···.


의형재생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형벌을 가하여 살았다 죽었다를 수없이 반복하는 고통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정신을 무너뜨리는 공격이다.


몸이 온갖 형벌에 걸레 조각이 되어 갈갈이 찢기며 죽어 가는 것인데······.


물론 이러한 무서운 신통들은 인간이나 생계의 살아 있는 생명을 대상으로 펼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마계나 요계의 귀물들과 유계(幽界)의 마귀들이 탈출하여 중계나 생계를 어지럽힐 때 철퇴를 가하기 위한 것!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그 위력이 너무나 끔찍하여, 필요할 때가 있을지 몰라 익히기는 했지만 얼마나 사용할 일이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다음은 마법.


마법도 이제 11성 마법까지는 완전히 익혔고, 요즘은 주로 12성 마법에 주력하고 있었다. 12성 마법도 다 익히기는 했지만 영력(靈力)에 따라서 그 효과의 범위가 달라질 뿐이다.


마법도 그냥 시전하면 주변에 영향이 커서 무언가 대책이 필요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바로 진법을 설치하는 것!


천문과 지리 그리고 환경을 공부하여 그에 맞는 미로진, 환상진, 전송진, 방어진, 공격진 등을 이미 수련했으니까.


이렇게 진법에 통달하다 보니 12성 마법을 시험하기가 훨씬 수월했다.


그 이유는 파괴력이 큰 마법을 그대로 시전하면 주변의 자연이 대거 파괴되었다. 그러나 진(陣)으로 결계(結界)를 치고 그 안에서 시전하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마법의 파괴력이 결계 밖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을 수련장 둘레의 진법이 막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12성 마법의 경우는 미치는 범위와 파괴력이 커서 잘못하면 대륙의 일부가 날아갈 수도 있었다.


영력만 뒷받침된다면 대륙이 통째로 날아갈 수도 있고, 지구가 산산이 부서져서 파괴될 수도 있고······.


물론 아직 쥬맥에게 그런 영력은 없지만 말이다. 그러나 사람의 앞일은 알 수 없는 법! 미래에는 쥬맥에게도 그런 일이 가능할지 어찌 알겠는가?


“혹시 모르니 진법 밖으로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결계를 더 강화해야겠어. 잘못하면 내 고향 같은 대협곡이 보기 싫게 망가질 수도 있으니까 말이야.”


쥬맥은 진법으로 마법의 파괴력이 밖으로 새어 나가지 못하도록 직경 50장의 방어진을 치고, 또 그 밖으로 2중의 결계를 두른 다음에야 그 안에서 12성 마법들을 시전하기 시작했다.




감사합니다. - 설련하(偰輦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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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5화. 잔인한 토벌(討罰) 22.10.13 1,053 7 19쪽
284 284화. 흑산계곡 대전투(大戰鬪) 22.10.12 1,053 7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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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2 282화. 위대한 거인들의 노래 22.10.11 1,086 8 19쪽
281 281화. 갈대밭의 혈투(血鬪) 22.10.11 1,050 7 18쪽
280 280화. 거인들의 복수전(復讐戰) 22.10.10 1,045 7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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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6 276화. 죽음도 막지 못하는 사랑 +1 22.10.06 1,052 8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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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 266화. 마왕 참마수와의 대결 22.09.29 1,056 8 19쪽
265 265화. 마황룡과 팔각녹수 22.09.29 1,072 7 18쪽
264 264화. 영체의 마계 수행 22.09.28 1,058 8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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