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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련하 님의 서재입니다.

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완결

설련하
그림/삽화
설련하
작품등록일 :
2021.06.28 08:42
최근연재일 :
2022.10.17 08:20
연재수 :
290 회
조회수 :
378,236
추천수 :
7,321
글자수 :
2,467,752

작성
22.10.07 08:45
조회
1,050
추천
8
글자
19쪽

278화. 천인족 신선(神仙) 모임

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DUMMY

그때 태을 신선이 이해가 안 간다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


“그런데 시선까지는 알겠는데 또 환선은 뭔가요? 저는 처음 듣습니다.”


그러자 천령 영선(天靈英仙)이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웃더니, 두 신선을 보며 자세하게 설명을 해 주었다.


“그럴 거야. 환선은 잘 알려지지 않았거든. 사실 환선은 천신의 능력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분들이라네.

능력이 천신(天神)의 백분의 일만 되어도 우리가 가늠할 수 없는 힘이지. 그런데 환선들 중에는 그 정도까지 힘을 가진 분들이 몇 분 계신다고 했어.

그들은 이미 팔계(八界)의 구속을 벗어난 존재들이야. 그렇다고 천신의 권능을 벗어난 것은 아니지만···. 천신의 많은 부분을 이들이 돕고 있다네.”


궁금하여 계속 묻는 태을 신선이다.


“정말 알수록 끝이 없군요. 그런 능력을 지닌 분들께서 계시다니. 그럼 그분들께서는 어디에 기거하시나요?”


“그분들은 이미 팔계의 구속을 받지 않지만 스스로 팔계를 벗어나지 않고 살아가려 한다네.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보이지 않는 위험이 있거든.”


“보이지 않는 위험이요? 아니 그게 뭔데요?’


태을 신선이 마치 어린 학생처럼 눈망울을 초롱초롱 빛내며 묻는다. 그러자 천령 영선이 마치 손자처럼 귀엽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후후후! 자네도 참 호기심이 대단하이. 꼭 어린 학생 같구먼.”


“많은 것을 알아 놓았다가 나중에 손자 녀석이 오면 알려 줘야지요.”


“손주 사랑이 대단하구먼. 그 보이지 않는 위험이란 말일세 신선의 힘이 어느 이상 커지면 영체가 버텨 내지 못하는 지경에 이른다네.

그 영력을 견디지 못해 폭탄처럼 터져서 소멸하거나 정신이 버텨 내지 못하고 오락가락 하는 거야. 잘못하면 미치광이가 되는 것이지.

거인처럼 힘만 세지 마치 어린애처럼 사리 분간을 못 하는 경우도 있고 말이야. 아예 주화입마에 들어서 악귀처럼 바뀌는 경우도 있다네.

그러니 아주 위험한 존재야. 둥근 고리처럼 잘못하면 수십억 년의 공부가 도로아미타불이 되어서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하여 ‘고리 환(環)’ 자를 붙여 환선이라고 부르는 것일세.”


“아~ 그렇군요.”


설명을 다 듣고 난 태을 신선이 환선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무섭다는 듯이 어깨를 부르르 떨면서 말했다.


“그럼 그런 위험한 존재들이 이 선계에 같이 살고 있다는 말씀입니까? 어쩐지 전신이 으스스한데요?”


“후후후! 그렇게 걱정할 필요는 없네. 그들 중에 하나라도 정신이 혼미해지면 이 선계가 파괴될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은 선계의 가장 안쪽에 결계를 치고 그 안에서 환선들만 거주한다네.

누구의 간섭도 없이 말이야. 그 결계는 그들이 공동으로 친 것이기 때문에, 그들도 밖에서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쉬워도 안에서 나오려고 혼자서 결계를 부수는 것은 불가능하지.”


“정말로 그렇습니까?”


“그럼, 천신이라면 몰라도 말이야.”


“하아~ 그렇다면 다행이군요. 그쪽으로는 절대로 가면 안 되겠군요”


태을 신선이 그제야 안심이 되는 모양이다. 그 얼굴을 보고 천령 영선이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이 피식 웃었다. 신선씩이나 되어 가지고 어린아이가 호랑이를 겁내듯 하니 웃을 수밖에!


“선계의 저 뒤쪽에 이르러 결계(結界)가 쳐진 곳에 다다르면 경고가 오지. 들어가면 위험하니 일반 신선은 절대 접근하지 말라고 말이야.”


천령 영선이 환선들이 머무르는 방향을 손가락으로 가리켜 주었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정보를 서로 주고받았다. 수행상의 깨달음을 비롯하여.


“그런데 자네들 정말 부럽구먼. 이렇게 젊은 모습을 하고 있다니······. 나는 이렇게 늙어서 비렁뱅이 같은 노인이 되었는데 말이야.”

천령 영선의 말에 태을 신선이 그게 아니라는 듯이 호들갑을 떨며 말했다.

“아이고~ 선배님, 이것은 비술을 써서 젊게 한 것이지 저희가 젊은 나이에 비승해서 그런 게 아닙니다. 저희도 벌써 200살이 넘었습니다. 혹시 원하시면 모습을 바꾸어 드리겠습니다.”


“뭐라고? 아예 모습을 바꿔? 나도 신통을 부려서 변신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건 장시간 유지하기가 힘들거든. 다른 좋은 방법이 있는가?”


그러자 득의양양하게 웃는 태을 신선.


“하하하하! 이것도 다 제 손자 녀석이 알려 준 비법이지 뭡니까. 환술이나 변신술로 모습을 바꿀 수는 있지만 법력이 높은 상대에게는 통하지 않지요. 대부분 들통이 납니다.

그런데 이 비술로 세월을 거꾸로 돌려서 자신의 젊은 시절로 돌아가면,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본 모습이니 남이 모르지요.

글쎄 제 손자 녀석이 영의 수행을 갔다가 계면의 소우주에서 5억 살이 넘은 서린족의 기맥이라는 선신을 만났답니다. 자그마치 5억 살이요.

그런데 이름자 끝에 같은 맥자를 썼다고 글쎄 다짜고짜 의형제를 맺자고 해서 형님으로 모셨답니다.”


“뭐? 5억 살?”


태을 신선은 천령 영선이 놀라는 모습을 보고 마치 자신의 일인 양 자랑스럽게 설명을 하면서, 기맥에게 어떤 내용들을 배워 왔는지 미주알고주알 줄줄이 꺼내 놓는다.


“그럼 정말로 5억 살이 넘은 사람과 의형제를 맺었다고? 그리고 그렇게 좋은 내용들을 다시 오라는 조건으로 그냥 줬단 말인가? 믿기지가 않는군.

어지간히 홀로 외로웠던 모양이야. 그래서? 그 내용들을 나도 좀 알려 줄 거지? 우리끼리 뭉쳐서 좀 강해져야 마계나 요계의 토벌전에 참여해도 소멸되지 않고 살아남을 것이 아닌가?”


드디어 천령 영선이 태을 신선의 낚싯밥에 걸려들었다. 손자를 위해서 과감하게 미끼를 던진 것이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같은 천인족 대선배님 이시니 당연히 알려 드려야지요. 대신에 나중에 제 손자인 쥬맥이 오거든 잘 부탁드립니다.

그 녀석이 무인 출신이라 싸움을 무척 잘해서 우리들 싸움 대장으로 키울 거거든요. 그 녀석이 옆에 있으면 아주 든든할 겁니다.”

“아, 당연히 오는 게 있으면 가는 게 있어야지. 아무 걱정하지 말게.”


그러자 태을 신선이 붉은 옥간을 하나 꺼내더니 손에 쥐고···, 쥬맥으로부터 받은 내용들을 의식으로 선별한 다음 법력을 이용해서 옥간에 기록했다.


선인족에서 받은 것과 쥬맥이 개량한 옥간 기록 전송술까지 모두 말이다.


“자, 이 옥간을 손에 법력을 실어서 한번 잡아 보시지요. 아마 깜짝 놀라실 겁니다. 하하하하!”


의기양양(意氣揚揚)하게 웃으면서 붉은 옥간을 천령 영선에게 내민다.


그러자 손에 법력을 실어 그 옥간을 잡은 영선(英仙)이 놀라는 시늉이 아니라 실제로 그 내용에 깜짝 놀랐다.


“아니, 이렇게 많은 내용을 한순간에 머리에 각인시킨단 말인가? 그리고 내가 힘들게 5천 년간 수행해서 얻은 것들보다 훨씬 귀한 신통과 비술들이 수두룩하게 들어 있구만. 이거 정말 고마우이. 큰 힘이 되겠어.”


태을 신선은 일단 주고 나니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 혹시 돌고 돌아서 기맥에게 알려지면 쥬맥이 곤란해진다.


“대신에 손자 녀석이 어렵게 얻은 귀한 자료이니 우리 천인족이 아니면 절대로 알려 주지 마세요. 큰일납니다.

혹시 그 소식이 기맥에게 흘러들어 가면 화근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5억살이나 먹은 귀신입니다.”


그러자 천령 영선이 어린아이 같은 소리를 한다는 듯이 야단치며 말했다.


“에끼, 이 사람. 나를 어찌 보고 그런 말을 하는가? 말하지 않아도 당연한 것을······. 내가 한두 살 먹은 애도 아닌데 말이야.”


“아이쿠, 선배님 죄송합니다. 제 말은 그 뜻이 아니라······.”


태을 신선이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천령 영선의 눈치를 보며 쩔쩔맨다.


“그건 됐고, 이렇게 옥간을 이용해서 순식간에 머리에 각인시키는 것도 정말 좋은 비술이군. 마음에 쏙 들어.

마음대로 일회용이나 기록용, 필요하면 금제를 걸어서 지정된 사람이 아니면 볼 수 없게도 할 수 있으니까 말일세. 그나저나 이제 나도 좀 젊어져 볼까? 자네들이 좀 봐 주게나.”


그러자 돈문 신선이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 일부러 웃으면서 말했다.


“허허허! 젊어지시는 것은 좋은데 그래도 저희들보다 나이는 좀 많게 하세요. 후배들보다 젊으면 선후배 간에 위계가 서지 않습니다.”


“후후후! 이 사람들, 지금 내가 자네들보다 더 젊어질까 봐서 걱정하는 거지? 걱정 말게. 딱 한 살만 더 높게 할 거니까. 그러면 되지?”


“아~ 예 예 예.”


대답이 끝나자마자 천령 영선이 잠시 동안 비술을 연습하면서 익히더니···, 마침내 세월을 거꾸로 쭈욱~ 돌려서 스무 살쯤으로 모습을 바꿨다.


그러자 두 신선이 깜짝 놀라며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손사래를 친다. 돈문 신선이 안 된다고 하니 태을 신선도 맞장구를 치며 말린다.


“아니고~ 안 됩니다. 너무 어려요. 지금 모습은 열두어 살밖에 안됩니다. 최소한 15년쯤은 더 쓰세요.”


“안 됩니다. 안 돼요. 그렇게 다니시면 남들한테 애들 취급을 받습니다.”


“그래? 그럼 이 정도면 될까? 너무 나이 들어 보일 텐데?”


그러면서 이번에는 스물일곱 정도로 모습을 바꾸는데, 그래도 둘이 팔팔 뛴다. 아직 자신들보다 젊어 보이니까.


“아직도 너무 어려요. 저희와 같이 다니시면 막냇동생으로 압니다. 한 칠팔 년만 더 쓰세요. 그래도 어린 총각 같습니다.”


이렇게 옥신각신해서 겨우 서른 두 살쯤 먹어 보이는 젊은이로 모습을 바꾸고, 기분이 좋은지 연신 웃으며 전신의 치장도 새롭게 바꾼다.


옷도 형태나 색상을 젊어 보이게 바꾸고, 머리도 단정하게 말아서 틀어 올린 뒤 비녀를 꼽고···, 등등.


어디서든 누구나 늙어 보이는 것은 싫어하는 모양이다. 그것도 세월이 주는 한 특권인 것을!


“후후후! 좋았어! 그런데 이제는 이 웃는 소리도 좀 바꾸어야 하나? 허허허, 호호호, 하하하, 허 참.””


마음껏 모양을 내고 이리저리 살펴보던 천령 영선이 돈문과 태을 신선을 보며 갑자기 생각난다는 듯이 물었다.


“그런데···, 아까 우리의 고향별이 유성과의 충돌로 파괴되어 지구로 이주를 했다고 하지 않았나? 참으로 애석한지고! 이제 고향을 잃어버렸군.”


그러자 돈문 신선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지요. 지구로 이주할 수 있어서 그나마 멸족을 면해 다행입니다만······.”


“그건 천만다행이고······. 그런데 지구라는 곳은 어떻게 알고 찾아간 것인가? 사전에 알지 못하면 힘들 텐데.”


“지구라는 별은 아리별같이 미리내의 은하계에 있는데, 워낙에 천지자연의 영기가 짙어서 이주하기 몇백 년 전부터 공간이동을 할 수 있는 선인들과 신수들 사이에 널리 알려졌었습니다.

그래서 능력이 뛰어난 선인들과 일부 신수가 사차원(四次元)의 공간균열을 열고 몰래 다녀오기도 했고요.

이주 시에 수많은 선인들이 힘을 모아서 대규모로 공간의 문을 열고 이주하느라 많은 희생을 치렀습니다. 그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립니다.”


말을 마친 돈문 신선의 눈에 지난 과거를 회상하며 아련한 아픔이 어린다.


“정말 어려운 일을 해냈군. 아리별이 파괴되고 큰 희생을 치른 것은 가슴 아픈 일이지만, 그래도 종족이 멸족되지 않고 생존해 있다는 것에 감사를 드려야겠군. 정말 고생들 했네.”


천령 영선이 따뜻한 말로 위로를 하자 두 신선도 겸손하게 대답했다.


“당연히 저희가 해야 할 일이지요.”


그러면서 셋의 시선이 아련한 추억을 머금고 먼 하늘을 바라보았다.


아마 어릴 적에 뛰어놀았던 뒷동산과 보석같이 빛나던 밤하늘의 별들을 떠올리면서 그리운 추억에 잠기는 것 아니겠는가?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쉬잇~


셋이 그렇게 아련한 눈빛으로 먼 하늘을 바라볼 때, 멀리서 푸른 둔광을 끌면서 누군가 급하게 다가왔다.


천령 영선이 눈을 가늘게 뜨고 누가 다가오는지 살펴보더니 반가운 얼굴로 일어서며 맞이했다.


모습을 보니 외관은 천인족과 유사한데 보랏빛 피부에 금색 눈동자를 지녔다. 7척의 키에 굵은 머리카락을 틀어 올렸고······.


겉에는 금빛 선인복을 걸쳤는데 얼굴 표정이 온화하고 친근감을 주었다.


“아니, 자네는 한수가 아닌가? 무슨 일이길래 이렇게 급히 찾아온 거야?”


그런데 한수라는 신선은 천령 영선을 알아보지 못했다. 변신이라면 알아볼 방법도 있으나 본모습을 비술로 완전히 바꾸었으니 못 알아볼 수밖에!


“실례지만 누구세요? 나는 여기 사는 친구 천령을 찾아왔는데, 그 친구는 어디 가고 웬 젊은이들만 모여 있습니까? 이 별의 주인은 어디를 가고요?”


그제야 이유를 알아챈 천령 영선이 기분이 좋은지 파안대소를 했다.


“우허허허허! 자네 나를 모르는가? 내가 바로 천령일세 이 친구야!”


그러자 한수라는 신선이 깜짝 놀랐다.


“그래? 정말 천령이란 말인가? 그런데 왜 이렇게 젊은이 모습을 하고 있나? 기를 살펴보니 변신술도 아닌데?”


“후후후후! 사실 최근에 비술을 하나 익혔지. 그래서 모습을 좀 바꾼 거고.”


“정말로 그런 좋은 비술이 있으면 나도 좀 알려 주게. 같이 젊게 사세나.”


“미안하이. 이건 언약을 하고 받은 일회성 비술이라 다른 사람에게 알려줄 수가 없다네. 자네가 이해해 주게.”


“에이~ 너무 부럽네. 이제는 자네와 같이 어울리기도 어렵겠군. 이렇게 늙은 노인네가 새파랗게 젊은 자네하고 함께 다닐 수가 있겠나?”


“이보게, 그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겉모습이 무슨 장애가 된다고, 마음이 중요한 거지. 비록 모습은 변했어도 나는 여전히 자네의 친구일세.”


“그래도 하여튼 부러우이. 좋겠네.”


얼굴 표정을 보니 정말로 엄청 부러운 모양인데, 나이 든 노인네가 젊음을 부러워하는 것은 어디나 똑같은 모양이다. 신선(神仙)이 되어서까지······.


“크흠 흠, 아니 그런데······.”


입장이 난처해진 천령 영선이 헛기침을 하면서 화제를 다른 것으로 돌렸다.


“이렇게 서둘러서 급히 온 것은 무슨 일 때문인가? 설마 내 얼굴을 보려고 온 것은 아닐 텐데······. 어서 그거나 속 시원히 말해 보게. 무슨 일인가?”


“아! 그러고 보니 자네 모습을 보고 할 말을 깜빡했군. 그런데···, 여기 계신 두 분은 처음 뵙는데 누구신가?”


“나도 인사를 시킨다면서 깜박했군. 어서 인사하게. 여기 두 신선은 내 고향별 출신의 후배들일세. 이쪽은 돈문 이쪽은 태을 신선이야. 둘 다 인사드리게. 내 친구인 한수 영선일세.”


“처음 뵙겠습니다 선배님. 저는 지구별에서 온 돈문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저는 같은 별 출신 태을입니다. 저도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아이고~ 반가워요. 모두 이 친구 후배님들이군요. 앞으로 잘해 봅시다. 그런데 이 친구는 아리별 출신으로 알고 있는데 두 분은 지구별이라고요?”


“예, 일이 그렇게 되었습니다. 실은 아리(峩理)별이 유성과의 충돌로 파괴가 되어서 저희 대에 이르러 종족이 지구별로 이동을 한 것입니다.”


“아~ 그래도 종족을 보존했다니 천만다행(千萬多幸)이지요. 생존도 힘들었을 텐데 이렇게 신선을 두 분이나 배출하고···, 참으로 대단하군요.”


그러자 무슨 일로 왔는지 물었던 천령 영선이 성질이 급한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대화에 끼어들었다.


“이 사람아! 여기는 무슨 일로 왔냐니까? 정말 궁금해서 죽겠네그려.”


“응, 실은 말일세 내일 대대적인 마계의 적군(赤軍) 토벌이 있다네. 그래서 토벌전에 참가할 신선들을 모집하고 있는데 보상이 꽤 쏠쏠하다고 하니까 우리도 같이 참가를 하세나.”


“그래? 적군 토벌이라면 그 마계의 험난한 흑산 계곡에 간다는 것이 아닌가? 그 악명 높은 험지를 뭐하러 가려고 그래? 딱 죽기 십상인 곳인데······.”


“헤헤~ 너무 걱정하지 말게. 영선이나 되어 가지고 무슨 겁이 그리도 많은가? 이번에는 대형 전함(戰艦)이 자그마치 스무 척이나 뜬다네.

최근에 적군(赤軍)의 수가 너무 많이 불어나서, 마계를 지키는 신장과 천장들로는 감당이 안 된다고 하더군. 희망자는 모두 데리고 간다고 지금 모집 중일세. 그래서 같이 가려고 왔네.”


“지난번에도 많은 신선들이 참가를 했다가 수백 명이 영체가 소멸되어 다시 윤회의 길로 들어서지 않았나?”


“이 사람아, 그때는 참전자의 숫자도 적었고 전체를 지휘를 하는 신선도 태선(太仙)급이 아니었나?

그런데 이번에는 전체 지휘를 시선(始仙) 중에 한 분이 하시고, 태선과 만선(萬仙)도 많이 간다네. 그리고 흑산계곡에는 수행에 도움이 되는 여러 가지 영약과 재료들이 많으니 일거양득이 아닌가? 그러니 같이 가 보세.”


“아니 뭐라고? 시선(始仙)급이 가신다고···, 그게 정말인가? 나는 선계에 온 뒤로 시선급은 아직 보지도 못했네. 그렇다면 한번 따라가 볼까?”


이때 옆에서 대화를 듣던 태을 신선이 술 생각이 나는지 입을 쩝쩝거리다가, 이번 작전에 보상이 크고 얻을 게 많다는 말에 귀가 솔깃해서 물었다.


만약 많은 보상을 받으면 무엇보다 먼저 술을 구할 심산으로 말이다.


“그런데 선배님, 적군이 무엇인가요? 저희 둘도 같이 참전할 수 있나요?”


“아~ 적군! 적군은 마계의 흑산계곡이라고 엄청나게 깊고 험한 곳이 있는데, 그곳에서 무리를 지어 집단 생활을 하면서 마도를 추구하는 자들일세.

피부에서 의복까지 모든 것이 시뻘게서 그냥 적군(赤軍)이라고 부르는 게야. 마도 무공을 익히는 자들이라 무척 강하고 잔인해서 위험하다네.”


“그럼 저희도 경험 삼아서 선배님을 모시고 같이 참전하면 안 될까요?”


그러자 옆에서 듣고 있던 한수 영선이 잘됐구나 싶은지 한 수 거들었다.


“아~ 그것도 좋겠습니다. 우리 모두 같이 참전합시다. 후배님들이 똑똑해 보이는데 우리도 덕 좀 보게······.”


그래도 후배들을 데리고 위험한 곳에 간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착잡한 표정을 짓던 천령 영선이 물었다.


“그럼 자네들도 정말로 가고 싶은가?”


그러자 이번엔 돈문 신선이 나섰다.


“태을 신선도 한가락 하고 저도 짐이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허락해 주신다면 저희가 옆에서 돕겠습니다.”


이렇게까지 말하니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천령 영선도 결국 허락을 하고 말았다. 그래도 오랜만에 만난 고향별 후배들이라 마음이 놓이지 않고 신경이 많이 쓰이는 모양이다.


“그래, 자네들이 원한다면 한번 같이 가 보세. 대신에 내 주변에서 떨어지지 말고 위험한 일에는 먼저 나서지 말게. 그곳은 정말 험한 곳이야.”


“알겠습니다. 항상 조심하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내일 출발한다는 흑산(黑山) 전투에의 참가가 결정되었다. 이를 지켜보는 한수 영선도 일행이 더 늘어나니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감사합니다. - 설련하(偰輦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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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9 289화. 선신(仙神)의 무공 22.10.17 1,053 8 18쪽
288 288화. 요왕의 혈제(血祭) 22.10.14 1,052 7 19쪽
287 287화. 태을현철을 찾아서 22.10.14 1,050 8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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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5 285화. 잔인한 토벌(討罰) 22.10.13 1,053 7 19쪽
284 284화. 흑산계곡 대전투(大戰鬪) 22.10.12 1,053 7 18쪽
283 283화. 마령적(魔靈賊)과의 싸움 22.10.12 1,057 7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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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1 281화. 갈대밭의 혈투(血鬪) 22.10.11 1,050 7 18쪽
280 280화. 거인들의 복수전(復讐戰) 22.10.10 1,045 7 19쪽
279 279화. 적군(赤軍) 토벌 참전 22.10.10 1,058 7 19쪽
» 278화. 천인족 신선(神仙) 모임 22.10.07 1,051 8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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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5 275화. 황혼 빛이 찬란한 여행 22.10.06 1,053 7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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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8 268화. 오성마족과의 대결 22.09.30 1,053 8 18쪽
267 267화. 마족의 성마맹(聖魔盟) 22.09.30 1,057 7 18쪽
266 266화. 마왕 참마수와의 대결 22.09.29 1,056 8 19쪽
265 265화. 마황룡과 팔각녹수 22.09.29 1,073 7 18쪽
264 264화. 영체의 마계 수행 22.09.28 1,058 8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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