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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련하 님의 서재입니다.

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완결

설련하
그림/삽화
설련하
작품등록일 :
2021.06.28 08:42
최근연재일 :
2022.10.17 08:20
연재수 :
290 회
조회수 :
378,227
추천수 :
7,321
글자수 :
2,467,752

작성
22.10.12 08:42
조회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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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19쪽

283화. 마령적(魔靈賊)과의 싸움

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DUMMY

그곳에는 아직도 화염이 이글거리는 태양이 여섯 개나 떠서 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었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거대한 물체들이 쉼없이 하늘을 오간다.


그중에서도 유독 검게 반짝이는 검은 별들이 수억 개가 모여서 마치 쩍 벌어진 거대한 계곡 같은 형상을 이룬 곳으로, 전함들이 의식의 속도에 가깝게 빛살처럼 거리를 좁히며 다가섰다.


“그런데 형님! 흑산계곡이라고 해서 무슨 대협곡 같은 곳인 줄 알았더니 그게 하나의 은하계란 말입니까?”


“그렇다네. 수억 개의 검은 별들이 모여서 멀리서 보면 마치 검은 산과 깊은 계곡 같은 형상을 만들어 내는데, 그곳을 흑산 계곡이라고 부른대. 그 가운데 중심별을 이루는 20개의 거대 별들이 적군들의 본거지라고 하더군.”


“아니, 그러면 너무 큰 전쟁에 우리가 뛰어든 것 아닙니까? 위험한데요.”


“이제 와서 어쩌겠나? 평소에 갈고 닦은 솜씨로 열심히 싸워야지. 천령 선배님이 선장(仙將)이시니 우리가 본보기로 앞장을 서야 하지 않겠나?”


“그야 그렇지만······.”


태을 신선은 힘없이 말끝을 흐렸다.


‘이럴 줄은 미처 몰랐지.’


이렇게 거대한 전투가 벌어지는지 전혀 모른 채 젊은(?) 혈기에 경험을 쌓겠다고 호기롭게 덤빈 것인데······.


쉽게 말하면 우주 전쟁이 아닌가? 20개의 거대 별에 30억이 넘는 적군이라니 생각만 해도 기가 막힌다.


“아마 전함 한 척이 적군들이 본거지로 삼고 있는 별 하나씩을 맡아서 전투를 벌일 것 같아. 즉 신선들 1만 명이 별 하나씩을 토벌하는 것이지.”


“그러면 대충 계산해서 30억을 20개 전함으로 나누면, 우리 전함이 1억5천의 적군을 상대해야 한다는 거네요? 이러다 뼈도 못 추리는 것 아니에요?”


태을 신선의 표정이 자못 심각하다.


“이 사람아! 우리 전함에만 자그마치 신선들이 1만 명이야. 아니면 이렇게 많은 신선들을 왜 데리고 왔겠어? 승산이 있으니까 왔겠지. 걱정 말고 한번 부딪쳐 보자고.”


그러자 조금 안심이 되는지 얼굴이 펴진 태을 신선이 이번에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른 것을 물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전함이 흑산계곡으로 가는 속도를 보니까 거의 의식의 속도로 가는 것 같은데, 우리가 선인 시절에 마계 수행을 하러 왔을 때는 의식의 속도로 움직일 수가 없었잖아요. 혹시 무슨 이유라도 있나요?”


“아~ 그거. 마계나 요계, 중계, 유계 이렇게 4계에서는 의식의 속도로 다닐 수 없도록 천신께서 의식에 금제를 걸어 놓으셨다고 하더군. 그렇지 않으면 통제가 어려우니까 말이야. 특히 마계와 요계는 더 심하게······.”


“그럼 우리 전함은 어떻게 의식의 속도로 비행을 하고 있는 거지요? 말이 앞뒤가 잘 안 맞는 것 같은데···.”


태을 신선이 마치 시비를 붙듯이 따지고 든다. 기분을 풀 데가 없으니 엉뚱한 곳으로 화살이 날아가는 것이다.


“허허 이 사람 참, 그래도 받아 줄 사람이 형님인 나밖에 없군. 흠! 이 전함은 말일세, 시선 이상의 고계 신선들께서 비술로 제작한 특수 법보이기 때문이라네.

큰 사고가 났거나 마계나 요계 등에서 작전을 수행할 때 사용하는 것이니, 천계에서도 모른 척 눈을 감아 주는 것이고 말일세. 그리고 신선도 태선부터는 법력에 따라 점점 속도가 빨라져서 의식의 속도에 근접한다고 하더군.

그래야 사고가 난 곳으로 빨리 달려갈 수 있을 것 아닌가? 아니면 현장으로 가다가 아까운 세월을 다 보내겠지.

흑산 계곡은 이렇게 의식의 속도로도 닷새 이상이 걸린다고 하니까 물리적인 거리로는 정말 엄청나게 먼 거리야.

그러니 우리가 선인 시절에 수행을 왔을 때는 감히 가 보려고 꿈도 꿀 수 없는 곳이고 말일세.”


“아~ 그래요?”


태을 신선이 가만히 듣다 보니 선계에 비승한 게 몇 년 차이도 안 나는데 돈문 신선이 아는 게 너무 많다.


“형님은 저보다 겨우 몇 년 앞서 오셨는데 그런 걸 어디서 배우셨습니까?”


“이 사람아!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한다는 말도 못 들어 봤어? 선궁에 가면 경전당(經典堂)이라고 있는데, 그곳에 가면 수많은 경전과 공법들 그리고 팔계(八界)의 지도나 참고 서적 등이 수도 없이 많다네. 공짜는 아니지만······.”


“아니, 그럼 돈을 내고 본다는 말입니까? 신선들이 돈이 어디 있다고요.”


또 돈 얘기인지 알고 태을 신선이 너무한다는 듯이 따지고 든다. 생계에서는 쥬맥이라는 물주가 있었는데 여기는 물주도 없으니 답답한 것이다.


속마음을 알고 있는 돈문 신선이 그래도 웃으면서 설명을 보탰다.


“선계에 무슨 돈이 있겠나? 그와 같은 역할을 하는 가치 있는 것들이지. 공을 세워서 업적 점수를 쌓기도 하고, 마계나 요계에 가서 수행하면서 마령단이나 요령단을 챙겨다 쓰기도 하지.

전에 말한 것처럼 영과나 영초를 대신 사용하기도 하는 등 많은 수단이 있다네. 지금 적군 토벌에 자원해서 가는 것도 다 그것 때문이 아닌가?”


“저는 경험도 쌓을 겸 해서 간다는 말을 믿었는데 속마음들이 다 따로 있었군요. 저는 보상 받으면 술부터 사 먹을 텐데······. 으휴~ 벌써 침이 넘어가네. 형님도 한 잔 드리지요.”


“아직도 술타령인가? 쯧쯧!”


돈문 신선의 핀잔에 태을 신선이 머쓱해지자 두 신선은 대화를 마치고, 번호패를 통해서 전달된 태원일방진(太元一方陣)을 익히기 시작했다.


이 진법은 이번 적군 토벌에 참가하는 모든 신선들이 기본적으로 익혀서 작전에 참가할 때 펼쳐야 한다.


이렇게 진법을 수련하며 흑산계곡으로 날아가기를 사흘째. 번호패를 통하여 긴급한 목소리로 전음이 들려왔다.


[비상! 비상! 모든 신선은 선실에서 비상 대기하라! 곧 마천(魔天)을 노략질하는 대규모의 마령적(魔靈賊)이 서쪽에서 출몰할 예정이다.]


곧이어 금영령 천간장과 천령 선장(仙將)의 목소리가 차례대로 들려온다.


[나는 금영령이다. 7호(七號) 전함의 갑간(甲干) 소속 신선들은 모두 선장의 지시에 따라 일사불란(一絲不亂)하게 전투에 임하도록 하라!]


[나는 갑간 1조(一組) 선장 천령이오. 일각 뒤에 모든 조원들은 전음에 따라 진행 방향 좌현(左舷)의 후방 쪽으로 집결하시오. 잠시 후 기포 사격이 이루어진 뒤에 방어전이 펼쳐지니 7갑1(七甲一) 번호를 따라 움직이시오.]


“마령적? 이게 무슨 소리지?”


전음이 끝나자 마령적이 출현했다는 말에 모두 긴장을 하는데, 아직 마령적이 무엇인지 모르는 태을 선인은 답답하기만 하다. 또 묻는 수밖에!


“그런데 형님! 마령적이 뭡니까? 마령적이 얼마나 대단하길래 이런 대형 전함들을 공격한단 말입니까?”


“생계에는 마적들이 있듯이 마계에는 마령적이 있고, 요계에는 요령적이 있다네. 쉽게 말해서 수많은 군소 전함을 이끌고 하늘에서 약탈을 감행하는 우주 해적단(海賊團)이지.

그 수도 적게는 수천에서 많게는 수십만 명까지 여러 집단이 있고 말일세. 그들은 오직 혈투에서 쾌감을 느껴 상대를 가리지 않고 달려든다네.”


두 신선이 이런저런 내용을 묻고 답하는 사이에 전함에서 기포(氣砲) 사격이 시작되었다.


우르릉~ 쿠웅! 쿠구궁!


기포를 쏘는 소리에 이어서 하늘에 푸른 궤적을 남기며 기탄(氣彈)이 무수히 발사되었다. 마치 불꽃놀이처럼.


기포는 천지영기를 법보로 압축시켜 포탄처럼 쏘아서 터뜨리는 것으로 그 위력이 아주 대단했다. 특히 마계나 요계 등 기로 진체를 이루는 세계에서는 속세의 포탄보다 수백 배의 위력을 과시하니 알 만하지 않은가?


펑! 꽈광! 펑! 꽈과광!


마령적의 해적선에 맞은 기포는 ‘꽝!’ 하고 터지면서 불타올랐고, 명중되지 못하고 허공에서 터진 것은 ‘펑!’ 소리를 내면서 기의 파편이 폭죽(爆竹)처럼 사방으로 퍼졌다.


“우와! 장난이 아니네요. 전함에서 이렇게 강력한 기포까지 발사하다니!”


태을 신선은 창밖으로 보이는 기포 사격을 바라보며 연신 감탄을 하고 있는데, 옆에서 돈문 신선이 옆구리를 쿡쿡 찌르며 말했다.


“여보게, 지금 구경이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네. 사격이 끝나면 바로 출동을 해야 할 거야. 우리도 어서 출동 준비를 해야지.”


서둘러 방패 형상의 법기를 꺼내 전투 준비를 하니 태을 신선도 부랴부랴 검 형상의 공격용 법기를 꺼냈다.


둘 다 출발하기 전에 후배를 염려한 천령 영선으로부터 받은 것이다. 그때 번호패로부터 전투 출동령이 떨어졌다.


[출동! 전원 출동하라! 지금부터 마령적에게 공격을 감행한다.]


그러자 전함으로부터 무수한 둔광이 일어나며 신선들이 소속 선장으로부터 지시를 받은 곳을 향해 날아올랐다.


20척의 거대한 전함에서 20만에 이르는 선군이 별빛처럼 쏟아져 나오는 모습은 마치 한 폭의 그림과 같았다.


모두 저마다 익힌 공법에 따라 색깔이 다른 빛무리를 이끌고 나타나니, 마계의 하늘이 순식간에 별무리로 가득 찼다. 마치 은하수처럼 말이다.


먼저 실시한 기포 사격으로 마령적의 해적선은 반수 가까이가 벌써 파괴되었고, 온전한 비행선에서는 마령적이 벌떼처럼 쏟아져 나왔다.


그런데 그 수가 대충 보아도 신선들보다 몇 배는 많은 것 같았다.


본신의 힘에 의해서 날 수 있는 수가 얼마 안 되는지 거의 팔구 할의 마령적은 마기가 진하게 풍기는 작은 마법기를 타고 움직였고, 나머지는 신선들처럼 본신 비행이 가능했다.


태을과 돈문 신선도 미리 지시를 받은 대로 좌현 후방으로 날아갔다.


그러자 잘 보이는 위치에서 선장인 천령 영선이 머리 위에 7갑1(七甲一) 이라는 번호를 띄우고 조원들을 유도했다. 그러자 순식간에 100명에 이르는 신선들이 그 주변으로 모여든다.


그때는 벌써 마령적이 수백 장 거리까지 벌떼처럼 쇄도하고 있었다. 그들은 날아오면서도 쇄기형으로 진세를 이루어 단숨에 선군을 돌파하겠다는 듯이 화살처럼 날아온다.


“모두 태원일방진을 펼치시오!”


태을 영선의 지휘에 따라 100명의 신선들이 세 겹으로 둥글게 원을 치고 진법의 위치를 점하며, 공격과 방어용 법기를 꺼내어 전투를 준비했다.


그러자마자 마령적이 꿰뚫을 것처럼 부딪쳐 오는데···, 경지가 높은 신선군이 그대로 진세를 유지하며 마령적의 예봉을 피해서 옆으로 살짝 벗어났다.


이에 미처 방향을 틀지 못하고 허공을 스친 마령적 수천 명이 크게 원을 그리며 돌아오더니 순식간에 선군 1조의 주위를 둘러싸고 공격을 감행한다.


“공격! 우리의 원수들이다. 가차없이 죽여라! 전원 공격하라!”


그 말이 끝나자마자 콩 볶는 소리가 주변을 울리며 기탄이 빗발친다.


뚜두두두두! 뚜두두두두!


마령적은 타고 있는 마법기로 기탄(氣彈) 사격을 감행하며 공격을 퍼부었다. 그리고 나머지 한 손으로는 검이나 도, 창 등을 휘두르며 무인처럼 치고 들어온다.


“바라바라 밀데 홈 바라밀 데~ 천신의 방패!”


“마라 데 마라 홈 마데~ 청기호신광!”


신선들은 제각기 기본적인 방어막인 천신의 방패나 청기호신광을 법술 신통으로 발현하여 영체를 보호하면서, 각자 더 강한 방어용 법기나 공격용 법기를 꺼내서 대응했다.


열 배가 넘는 마령적이 주위를 감싸고 공격해 왔지만 진 안으로 뚫고 들어오지 못했고, 일부는 신선들의 법술 신통에 당해서 수십 명이 추풍낙엽처럼 마법기(魔法器)에서 떨어져 내린다.


“태원일방진 발동!”


쿠웅!


진을 발동함과 동시에 사방으로 기의 파동이 퍼져 나가면서, 강한 기류가 주변을 감싸고 휘돌기 시작했다.


신선들은 미리 연습한 대로 다섯 명씩 조를 이루어 공격과 방어를 병행했다. 셋의 법력이 오행의 기운에 맞추어 조화를 이룬 뒤 공격을 감행하면, 기가 몇 배나 더 크게 증폭되면서 폭포수처럼 터져 나가며 적을 공격했다.


그 공격이 열 명의 기운에 맞먹는 기운을 발산했고, 둘이 오행의 기를 뭉쳐서 방어를 병행하면 다섯이 합한 기운보다 강렬한 방어막을 형성하여 일행을 적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한다.


그뿐만 아니라, 그 공격과 방어가 전체 100명이 펼치는 법력과 맞물려서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보충했다.


진법의 뛰어남을 실감하며 태을과 돈문 신선은 선배인 천령 영선의 체면이 있으니 가장 적극적으로 공격했다.


“으아아아악!”


“끄어어억!”


기세 좋게 공격하던 마령적들이 진법으로 펼치는 기폭의 공격을 받아 내지 못하고, 마치 별이 폭파되듯이 비명을 지르며 불꽃처럼 터져 사라진다.


마령적들은 모두 전신이 칠흑처럼 검었고 쭉 찢어진 붉은 눈동자에 이마에는 뿔이 한두 개씩 달려 있었다.


사나워 보이는 뻐드렁니 두 개가 아래로 삐어져 나와 보기 흉했고, 전신에는 한 치 길이의 털이 가득 나 있다.


“이 원수들! 우리 동족을 이리도 무참히 학살하다니······.”


아마 고계 마령적들인지 수백 명이 마법기를 타지 않고도 맨몸으로 허공을 날며 공격을 가해 온다.


그러면서 해적선에서는 기포 공격이 간간이 이어졌는데······.


다행히 마기를 압축하여 쏘는 해적선 기포 사격은 신선들의 전함에서 발사하는 기포의 위력에 미치지 못했다.


검은색 마기에 휩싸여 전함으로 날아간 기탄들은 모두 전함의 보호 금제에 막혀 공중에서 터져 버렸다. 그때마다 희미한 금제의 막이 별빛처럼 반짝거리며 떠올라 하늘을 수놓았다.


그리고 신선군(神仙軍)을 공격한 기포들은 선장들이 조원들의 태원일방진을 통해 이끌어 낸 압축된 기를, 영패를 통해서 기포처럼 발사하여 적의 공격이 이르기 전에 상쇄시켰다.


쿠르르릉~ 꽈앙!


사방에서 터지는 폭음에 신경 쓸 겨를도 없이 태을과 돈문 신선도 동료들과 발을 맞추어 태원일방진으로 마령적을 과감하게 공격했다.


그렇지만 적의 수가 워낙 많아서 선군에서도 부상자가 하나둘 늘어났다.


이제 어느덧 공격해 온 마령적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 모두 신선들의 반격에 목숨을 잃고 먼지처럼 사라진 것!


마령적도 신선군이 20만이나 되리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집단 공격이 느슨해지고 이제는 개별 공격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점점 불리해짐에도 마령적은 물러설 줄 몰랐다.


“진법 중지! 모두 조를 이루어 잔당들을 소탕하시오!”


선장인 천령 영선이 법력을 실어 외치면서 주변의 신선들 넷과 함께 조를 이루어 앞장서서 마령적을 공격했다.


파바바바박!


쿠구궁! 쿠웅!


손에 단혼사를 뽑아 든 천령 영선이 푸른 법력이 일렁이는 기다란 채찍을 휘두르며, 1조를 공격해 온 적들의 우두머리로 보이는 자와 대결에 나섰다.


“어디 겁도 없이 선군(仙軍)의 전함을 공격한단 말이냐? 목을 내놓아라!”


“이 원수들! 내 검을 받아라!”


상대도 선어를 익혔는지 서로 대화가 가능했다. 우두머리는 기다란 검에 검은 마기를 일렁이며 마검강(魔劍罡)이 발현된 검을 들고 단혼사를 받아쳤다.


꽈아아앙!


그러자 거대한 폭음이 울려 퍼지며 사방으로 불꽃이 튀어 나간다. 그 여파에 주변에서 전투를 벌이던 이들이 어쩔 수 없이 밀려나며 거리를 벌렸다.


“받아랏!”


“하압!”


둘은 한 치의 물러섬도 없이 서로를 죽이기 위해서 사력(死力)을 다하여 막상막하(莫上莫下)의 전투를 벌였다.


쿠웅!


천령 영선이 기의 영역을 구축하자 주변에 기파가 파도치듯이 밀려간다.


이에 적의 우두머리도 무도의 극의에 이른 듯 주변에 마기로 영역을 구축하고 검은 연무로 주변을 둘러쌌다.


영역에는 자신이 있다는 듯이 우두머리가 마기의 은영(隱映)을 드리우고 검을 번개처럼 휘둘러 천령 영선의 머리를 공격하자, 검은 마기가 구름처럼 일어나 주변을 감싸며 시야를 가린다.


그 속에서 무형 검강이 비 오듯 쏟아졌고 마귀 같은 분신 여섯이 나타났다.


파바바바박!


빗발치는 무형 검강을 호신강기로 막으며 천령 영선이 마법으로 발현한 단혼사를 왼손으로 옮겨 잡았다.


그렇게 계속 왼손으로는 방어를 하면서 오른손에는 법술 신통으로 무극진천검을 시전했다. 즉 한 몸에 마법과 법술 신통을 동시에 전개한 것!


이것은 신선 중에서도 영선 이상이 아니면 시전하기 어려운 비술이었다.


법술의 진언을 외며 오른손으로 천지양단과 황소천군 식으로 눈앞에 펼쳐진 검은 연무를 베니, 쪽빛으로 빛나는 거대한 무극검이 나타났다.


그러자 천안통으로 검은 마기의 영역을 꿰뚫어 보며 진신과 분신을 구별하더니, 왼손의 단혼사를 휘둘러 분신들을 막는 척하면서 진신의 심장을 향해 힘차게 무극검을 앞으로 내질렀다.


그러자 법력이 무극검을 타고 앞으로 3장 이상이나 쪽빛으로 쑤욱 밀려나가며 심장 부위를 힘차게 파고들었다.


퍼억!


“크아아아악!”


불의의 일격에 당한 우두머리가 급히 영역을 거두고, 가슴에서 검은 피를 철철 흘리면서 비틀거리며 물러섰다.


“으윽~ 안 되겠다. 모두 후퇴하라!”


삐이이익! 삐이이익!


소리가 울려 퍼지자 후퇴 신호인지 공격하던 마령적들이 번개처럼 몸을 빼내며 해적선으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그때는 이미 다른 전함들의 전투도 대부분이 끝나 가는 상황이었고······.


#


다행히 전투가 큰 피해없이 끝났다. 1조에서는 10여 명의 신선들이 부상을 당했으나 모두 영체 재생술로 자신의 부상을 자가 치료했다. 영단을 꺼내어 삼키는 신선들도 제법 많았다.


[다시 출발한다. 모두 승선하라!]


명령이 떨어지자 순식간에 신선들이 별빛처럼 흩어지며 자신의 선실로 돌아갔다. 태을 신선은 혼자 심심하니 돈문 신선의 선실로 동행을 했다.


“그래도 생각보다 싸울 만하네요. 흑산계곡의 전투도 이 정도만 되면 좋겠는데······. 안 그렇습니까? 형님.”


“적군과의 전투는 더 험악할 거야. 그러니 사전에 기를 잘 추슬러 놓게”


“그런데 이해 안 되는 게 있습니다.”


호기심 많은 태을 신선이 의문이 풀리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래, 또 뭐가?”


“생각해 보세요. 우리 전함이 거의 의식의 속도로 나아가고 있는데, 어떻게 마령적이 탄 해적선들이 우리 전함을 공격할 수 있을까요? 이상한데···.”


“그건 나도 자세히는 모르겠는데 얼핏 들은 얘기로는, 예전에도 수없이 선계의 전함이 마계나 요계의 위험한 무리들을 토벌하러 나섰대.

그러다 보니 전투에서 파괴되어 버리고 온 전함들도 많다는 거야. 그런데 그 전함들의 파편에는 막강한 선령력이 깃들어 있어서 그들이 그 파편들을 끌어모아 해적선을 만든다고 하더군. 그래서 똑같지는 않지만 엇비슷한 속도를 낼 수 있다고 해.”


돈문 신선이 잠시 중간에 말을 끊고 숨을 고르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감사합니다. - 설련하(偰輦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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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5 285화. 잔인한 토벌(討罰) 22.10.13 1,052 7 19쪽
284 284화. 흑산계곡 대전투(大戰鬪) 22.10.12 1,053 7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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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1 281화. 갈대밭의 혈투(血鬪) 22.10.11 1,050 7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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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 266화. 마왕 참마수와의 대결 22.09.29 1,056 8 19쪽
265 265화. 마황룡과 팔각녹수 22.09.29 1,072 7 18쪽
264 264화. 영체의 마계 수행 22.09.28 1,058 8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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