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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 님의 서재입니다.

봉황의 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밤길
작품등록일 :
2013.09.06 23:05
최근연재일 :
2014.12.19 00:05
연재수 :
126 회
조회수 :
438,947
추천수 :
13,047
글자수 :
683,299

작성
14.05.22 17:00
조회
5,063
추천
116
글자
11쪽

제7장 천종(3)

이 글은 가상의 이야기이며 등장인물,사건등 모든 내용은 실제와 관련없는 허구임을 밝힙니다.




DUMMY

그러자 주변에 대기하고 있던 6명이 동시에 칼을 뽑아 들고 휘를 둘러싸기 시작했다.

챙! 채챙!

대답도 없이 일사불란하게 둥글게 포진한 자들의 기세가 칼끝으로 모아졌다. 그런데 휘가 생각하기에 예전에 자신을 막아서던 자들보다 차이가 많아보였다.

사실은 휘의 능력이 더 커진 것이지만 본인은 그 사실을 깨닫고 있지 못했다.

“흠... 예전보다 많이 부족하구나. 겨우 이런 실력으로 앞을 막아섰단 말이지. 내게 자비를 기대하지는 마라. 너희가 한 짓을 그대로 돌려주마.”

스즈키는 자신에게 겨눠진 칼들을 보며 이미 얼어붙어서 휘가 말하는 내용이 귀에 들리지도 않았다. 당연히 통역도 불가능 했지만 휘는 개의치 않았다.

서서히 주변을 맴돌던 자들 중 4명이 순차적으로 앞으로 쏘아져 들어왔다.

“으악!”

챙!

스즈키가 눈을 찔끔 감으며 비명을 질렀다. 이건 조폭들 간의 칼싸움이 아니었다. 사방에서 지쳐드는 칼날의 기세가 자신이 감당할 수준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 자리에 말뚝처럼 굳어있는 자신의 몸에 아무런 변화도 느껴지지 않았다. 분명 칼에 찔렸을 텐데 고통이 찾아오지 않았던 것이다. 슬며시 눈을 뜨자 검은 옷을 입은 자들이 쓰러지는 게 눈에 들어왔다. 놈들은 얼마나 대단한지 쓰러지면서도 비명소리조차 내지 않았다.

자신이 잠깐 눈을 감은 사이 네 명이 바닥에 쓰러져버렸다. 쓰러진 그들의 몸에서 붉은 액체가 흘러나와 바닥을 적셔가고 있었다.

“어헉!”

스즈키가 다리가 풀려 제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버렸다. 이미 스즈키를 붙잡고 있던 휘의 손은 떠나있었다.

“헉~ 이 이 무슨...이 이럴 수가...”

1대 제자는 자신의 눈을 껌뻑이며 믿을 수 없다는 듯 입을 벌리고 말을 잇지 못했다. 자신의 수하들이 누구인가? 그 혹독한 훈련을 모두 견뎌내고 본산 내 무력집단서열 세 손가락에 들어가는 암연조가 아니던가. 합격진을 구성한다면 설사 종주와 겨룬다고 해도 저럴 수는 없었다. 한꺼번에 넷이 모두 당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네... 네놈! 무슨 야비한 수를 쓴 것이냐?”

1대 제자가 앞으로 나섰다. 이 황당한 상황에도 침착하려 노력하며 즉시 지쳐 들었다. 자신의 목숨 같은 수하들이 쓰러지자 기습을 시도한 것이다.

“이 놈!”

쉬익!

1대 제자의 칼날이 날카롭게 휘의 목을 노리고 날아들었다. 동시에 쓰러지지 않은 나머지 두 명도 소리도 없이 휘의 상체를 노리고 쏘아져 들어 왔다. 서로 손발을 많이 맞춰본 듯 날카로웠다. 휘의 손이 서서히 움직였다.

스윽!

채챙!

빠르게 달려들던 1대 제자의 칼을 든 손을 낚아 챈 휘가 몸을 돌리며 1대 제자의 칼로 나머지 두 명의 칼을 쳐냈다.

퍽!

“으악~”

동시에 딸려오던 1대 제자의 얼굴로 휘의 주먹이 날아들었다. 1대 제자는 비명소리와 함께 뒤로 주르륵 밀리며 나뒹굴었고 그의 칼은 주인을 떠나 휘의 손에 들려졌다.

다시 휘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 움직임을 쫒기가 힘들었다. 마치 물결이 일 듯 잔상만이 뒤를 따랐고 칼을 든 두 명이 잠시 멈칫하였다.

투둑!

쨍그랑!

“... ... ”

어느새 휘는 두명을 지나쳐 1대 제자의 복부에 칼을 박아 놓고 멈춰 서 있었다.

“끄윽! ... 으으으.”

1대 제자가 쓰러진 상태에서 상체를 꺾으며 신음을 흘리더니 다시 푹 쓰러졌다. 그와 동시에 칼을 놓친 두 명의 몸통이 분리되며 서서히 무너져 내렸다.

휘가 주변을 돌아보았다.

이미 먼저 달려왔던 자들은 사색이 되어 그 자리에 굳어있었다. 도망가고 싶어도 몸이 움직이질 않았던 것이다.

저벅 저벅!

휘가 발걸음을 옮기다가 뒤를 돌아보았다. 스즈키가 바닥에 주저앉아 덜덜 떨며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어서 일어나 따라와라.”

“네... 넵! 가 가 갑니다.”

스즈키가 허겁지겁 일어나려 했으나 다리에 힘이 풀려 다시 주저앉았다. 그러다가 두 손으로 엉금엉금 기다시피 따라나서며 간신히 일어났다. 몇 걸음 옮기던 스즈키의 눈에 몸통이 갈라진 시신에서 쏟아져 나온 내용물이 들어왔다. 주변은 핏물로 검게 변해 있었다.

“으... 우웩!”

자신도 야쿠자생활을 하며 사람도 죽여 봤고 잔인한 짓을 많이 했다고 생각했지만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이건 일방적인 살육이었다. 감당이 되질 않았다.

턱!

“헉!”

멈칫거리며 토악질을 하고 있던 스즈키의 뒷목을 휘가 움켜쥐고 앞으로 내 던졌다.

“한번만 더 꾸물거리면 네 놈도 저렇게 만들어 버리겠다.”

스즈키가 자신의 속안에서 올라오는 내용물을 꿀꺽하고 삼켜버리고는 벌떡 일어나 뒤를 따랐다.

휘가 떠나버리자 남겨진 자들이 그제야 정신이 돌아와 후다닥 도망치기 시작했다.


휘가 종주의 집무실이라고 추측되는 곳에 도착할 때까지 앞을 가로막는 자들은 더 이상 없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 지금 휘가 찾아온 곳은 소종주의 서재였기 때문이었다.

예전엔 종주의 집무실이었지만 백여 년의 세월동안 여기도 변하였던 것이다. 점점 커져가는 규모에 따라 종주의 집무실은 더 깊숙한 안쪽으로 웅장하게 만들었고. 예전 종주의 집무실은 본산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점점 외곽으로 치우치게 되어 소종주에게 물려주게 되었다. 오히려 주변이 한적하게 되어 수련하기 좋은 장소가 되었던 것이다.

요즘 소종주는 나름 깨달은 바가 있어 수련에 매진하던 중이었다. 조금만 더 성취를 보이면 사부님과 겨뤄도 부족하지 않으리라 생각하며 수련에 심취해 있었다.

그런데 조용하던 본산 내에 경보가 울리며 비상방송이 퍼지고 있었다. 비상시에 대비하기 위하여 담당자들을 교육은 시키지만 아직 한 번도 울린 적이 없던 사항인지라 소종주도 얼떨떨하니 무슨 일인지 행동을 취하기 애매하였다.


애애애 앵!

- 비상 상황. 비상상황입니다. 지금 본산 내에 괴한이 침입하여 무차별 살인을 저지르고 있음. 괴한은 두 명이며 칼을 소지하고 있음. 모든 인원은 무장을 갖추고 괴한을 상대 할 것. 괴한은 종주님을 노리고 있음. 실제상황입니다. 비상. 비상...


소종주가 황당한 표정으로 전화기를 집어 들어 내선 통화를 하기위해 총무원의 번호를 눌렀다.

“나다. 무슨 일이기에 비상방송까지 하는 건가?”

[넵! 소종주님, 괴한이 종주님을 노리고 침입했다고 합니다. 지금 암연조가 전멸했습니다.]

“뭐야? 암연조가 당했다고? 놈들이 칼을 들고 있다고 했는데 총기를 소지하지는 않았는가?”

[네, 돌아온 목격자들에 따르면 총기는 소지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빈손이었는데 암연조장님의 칼을 빼앗아 사용했답니다. 검술실력이 엄청나다고 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암연조장이 칼을 빼앗기다니... 말이 되는가?”

[목격자가 한 말입니다. 한 순간에 전멸했다고 합니다.]

“알았네, 내가 얼른 내려가지. 그리고... 그 정도라면 돌격대를 무장시켜 출동시키게. 완전무장을 시키도록, 설마 총 앞에서도 설칠 수 있을까.”

[네. 돌격대도 준비 중에 있었습니다. 소종주님의 명에 따라 돌격대를 출동 시키겠습니다.]

“좋아!”

전화기를 내려놓으며 소종주는 암연조장을 떠 올려보았다. 1대 제자이자 자신의 사제였다. 다혈질이지만 침착하고 상황판단이 빨라서 암연조장의 임무를 잘 해내고 있었다. 그런 암연조를 자동화기가 아닌 검으로 전멸을 시키다니 말이 되질 않았다. 더구나 상대는 두 명이라고 하지 않는가. 도대체 실력이 어느 정도이기에 그게 가능하단 말인가? 만약 자신이 암연조와 겨룬다면 필패였다. 겨우 2명의 합격을 간신히 상대할 정도라고 해야 할까?

소종주가 황급히 자신의 검을 챙겨들고 뛰쳐나갔다. 어서 빨리 나서야 피해를 막을 수 있으리라.


휘가 스즈키를 끌고 조금 가파른 길을 오르자 눈앞에 기억에 있는 건물이 나타났다. 오르는 길도 조금 바뀐 것 같지만 저 커다란 나무아래 건물은 분명 종주라는 자의 집무실이었다. 지금 안에 종주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우선은 부딪쳐봐야 했다.

그때, 건물의 안에서 젊은 남자가 칼을 한 손에 쥐고 뛰어 나오는 게 보였다. 소종주였다.

소종주는 저만치 걸어오는 두 사람을 보고 저들이 방송에 나온 괴한이란 생각이 들었다. 본산의 인원이 많기는 하지만 어딘가 이질적으로 보였다. 피 묻은 칼을 털지도 않고 쥐고 있는 자는 한눈에도 굉장히 위험해 보였지만 나머지 한 놈은 어딘가 정신이 빠져있는 것처럼 보였다.

“누구냐?”

“으... 종주를 만나러 왔습니다.”

대답은 힘없이 비실거리던 정신 빠진 놈에게서 들려왔다.

소종주가 검의 손잡이에 손을 가져가며 외쳤다.

“네 놈들이 암연조를 살해한 자들인가?”

그러자 비실거리는 놈이 칼을 쥔 위험해 보이는 자에게 무어라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소종주는 그들이 나누는 대화가 한국말일 것이라 짐작했다.

“한국인인가?”

“아니요... 아 네, 저... 난 일본인이고 이 사람은 한국인이 맞는 것 같습니다.”

“일본인 이라고?”

“난 신주쿠 야마구찌파의 행동대장입니다. 이 자에게 끌려와 통역을 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누구십니까?”

“난 대천종의 소종주다.”

“이 사람 굉장히 무섭습니다. 더 이상 피해를 보기 전에 어서 종주님께 안내해 주십시오.”

“종주님을 찾는 이유가 무엇이냐?”

스즈키가 휘에게 한참을 설명을 했다. 소종주는 가만히 두 사람을 지켜보기만 하였다.

스즈키가 먼저 입을 열었다.

“자신은 조선의 봉황문에서 왔답니다. 종주님을 만나면 이야기하겠답니다.”

“이미 사람들을 여러 명 헤쳐 놓고 대화를 하겠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스즈키의 말을 전해 듣던 휘가 옆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 쪽에는 족히 몇 백 년은 됨직한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소종주의 집무실을 뒤덮고 서 있었다.

스윽!

휘가 늘어뜨렸던 칼을 비스듬히 가볍게 휘둘렀다. 그리고는 돌아서서 스즈키에게 말을 전하도록 했다.

“조... 종주가 자신 앞에 나타나지 않는다면 이 본산에 있는 모든 사람을 주... 죽일 거랍니다. 어 어허억!”

그그극! 쿵!

스즈키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거대한 느티나무가 우뚝 선 채로 옆으로 스르륵 미끄러져 바닥에 쿵 떨어졌다. 나무 밑둥 가까이 대각선으로 잘린 면이 그대로 드러났다.

“헉!”

소종주가 기겁을 했다. 자신역시 웬만한 통나무는 단칼에 벨 수 있었다. 그러나 저건 아니었다. 장정 여럿이 팔을 벌리고 둘러쌀 정도의 아름드리 느티나무를, 그것도 밑둥을 칼로 저리 벨 수는 없었다. 그리고 사전 동작도 일절 없었다. 거저 가볍게 휘둘러 저리 벨 수 있다니. 저 자는 자신과 같은 인간이 아니었다.

끼기기기~, 우지끈!

콰쾅!

소종주가 잠시 기겁을 하는 사이, 거대한 느티나무가 옆으로 기울어지며 자신의 집무실을 덮쳐갔다. 지붕을 무너뜨리며 오래된 고택을 통째로 짓뭉개 버렸다.

“도 도대체 이 이런 말도 안 되는... ”

기겁을 하고 있는 소종주에게 스즈키가 말을 건넸다.

“선택을 하랍니다. 여기서 죽을 건지, 종주에게 안내를 할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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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제7장 천종(2) +4 14.05.21 3,567 113 11쪽
34 제7장 천종(1) +2 14.05.20 4,176 129 11쪽
33 제6장 새로운 출발(10) +4 14.05.19 4,495 139 14쪽
32 제6장 새로운 출발(9) 14.05.18 4,398 133 10쪽
31 제6장 새로운 출발(8) +2 14.05.16 3,583 99 12쪽
30 제6장 새로운 출발(7) +4 14.05.15 3,694 101 21쪽
29 제6장 새로운 출발(6) +4 13.11.13 3,916 120 11쪽
28 제6장 새로운 출발(5)-내용수정했습니다 +2 13.11.08 5,387 168 27쪽
27 제6장 새로운 출발(4) +8 13.11.06 4,477 115 14쪽
26 제6장 새로운 출발(3) +10 13.11.04 4,572 138 13쪽
25 제6장 새로운 출발(2) +1 13.11.02 4,442 151 10쪽
24 제6장 새로운 출발(1) +6 13.10.31 4,776 133 13쪽
23 제5장 단죄-그 시작(5) +6 13.10.29 4,311 113 14쪽
22 제5장 단죄-그 시작(4) +8 13.10.24 4,310 129 14쪽
21 제5장 단죄-그 시작(3) +4 13.10.21 4,569 133 13쪽
20 제5장 단죄-그 시작(2) +4 13.10.18 4,834 125 15쪽
19 제5장 단죄-그 시작(1) +2 13.10.16 5,624 142 15쪽
18 제4장 재회(7) +2 13.10.14 5,603 125 13쪽
17 제4장 재회(6) +4 13.10.11 5,437 141 13쪽
16 제4장 재회(5) +2 13.10.09 5,422 124 14쪽
15 제4장 재회(4) +2 13.10.07 5,289 111 12쪽
14 제4장 재회(3) +5 13.10.04 5,683 125 14쪽
13 제4장 재회(2) +10 13.10.02 6,663 131 16쪽
12 제4장 재회(1) +3 13.09.30 7,074 151 14쪽
11 제3장 부활(3) +4 13.09.27 7,166 139 15쪽
10 제3장 부활(2) 13.09.25 7,763 179 12쪽
9 제3장 부활(1) +4 13.09.22 8,556 184 13쪽
8 제2장 봉황문(3) +1 13.09.20 7,092 153 7쪽
7 제2장 봉황문(2) +4 13.09.17 7,664 18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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